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2년, 대한민국은 두 번의 범국민적인 행사를 맞이했다. 첫째는 여름에 개최된 2002년 한·일 월드컵이며, 둘째는 겨울에 실시한 제16대 대통령선거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은 홈에서 개최되는 만큼 어느 때보다도 첫 승에 대한 바람이 간절했다. 그리고 그 해 6월 4일 부산, 폴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한국은 2:0으로 첫 승을 올렸다. 이어서 미국과는 무승부, 강팀 포르투갈과는 1:0으로 승리 그리고 연달아 16강, 8강에서는 이탈리아, 스페인을 이기고 역대 최고성적인 4위로 대회를 마무리 한다. 이전 대회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던 한국이 우수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응원과 참여 속에 선수와 국민이 하나가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그 해 또 다른 축제인 제16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들의 열기는 어땠을까? 그해 투표율은 70.8%로 제15대 대통령선거와 비교해 볼 때 무려 10%p나 낮은 수치다. 역대 대통령선거를 살펴보면 13대(89.2%)→14대(81.9%)→15대(80.7%)→16대(70.8%)→17대(63.0%)로 투표율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제17대 대선에서는 투표율이 63%를 기록했다. 지방선거나 국회의원선거에 비해 비교적 투표율이 높은 대통령선거임을 생각해볼 때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5년간 국민들의 생활과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이렇게 투표율이 자꾸 떨어진다면 선거에서 당선된 대통령의 대표성에도 문제가 생길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발전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그럼 투표율이 자꾸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들은 여·야 할 것 없이 진정 봉사하는 정치인을 만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선거철이 다가오면 정당이나 후보자들은 국민을 대상으로 각종 선심성 공약과 여론몰이를 한다. 또 상대 정당·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과 공격 등은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누가 당선되더라도 바뀌는 것이 없을 것이라는 인식을 팽배하게 만든다.
그럼 대한민국을 이끌 좋은 정치인을 만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시작은 투표참여에서 시작할 것이다. 이 나라의 주인은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아닌 국민이다. 국민인 주인이 정치와 선거에 무관심하다면 그들의 대표자도 임무에 태만하거나 독단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국민들이 하나가 돼 정당과 후보자들의 공약을 하나하나 따져가며 투표에 참여하다보면 우리의 정치수준 제고와 함께 국민들이 원하는 정치인을 꼭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투표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선거일 투표를 할 수 없다면 부재자투표를 하면 되고, 외국에 머물러 있다면 재외선거를, 또 선원이라면 선상투표로 투표에 참여하면 된다. 투표소도 선거일 당일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서 본인의 간단한 인적 사항만으로 쉽게 투표소를 찾을 수 있다.
선거는 축제이다. 대통령선거는 5년에 한번 오는 큰 축제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없었다면 그 해 성적뿐만 아니라 현 한국의 축구수준도 2002년 이전의 수준에 머물러 있을지도 모른다. 좋은 대통령과 함께 좀 더 발전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지 않은가? 그럼 이번 선거일(12월 19일)에는 꼭 투표에 참여하자.
“당신의 투표가 대한민국을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