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3일자 23면에는 전국 각지 성매매업소를 홍보하는 성매매 알선 인터넷 사이트 운영진 등 7명이 경찰에 적발됐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아무리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지만 사람이 해야 할 일과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는데, 성매매나 성매매 알선 같은 일은 정말 이 사회와 가족, 특히 자식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다. 지난 2일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의해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이모씨가 그런 부류 중 하나다.
이씨는 성매매 알선 사이트 운영자다. 그는 대학 입학 전인 2006∼2007년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에게 옷을 납품하는 일을 하다가 2009년부터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운영했다고 한다. 그리고 작년 서울의 모 대학 경상계열에 입학해 학업과 성매매 알선 사이트 운영을 병행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올해 2월 경찰의 단속에 적발되자 휴학했다는 것이 경찰의 발표다. 그는 무슨 생각으로 대학에 입학했을까? 지성인이라는 대학생이 되어서도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계속 운영해 온 그를 보면 ‘돈을 벌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도 해도 된다’는 물신·배금주의에 찌들어 썩어가는 우리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섬뜩하면서도 슬퍼진다.
이씨는 지난 4년 동안 3개의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운영·관리해왔는데 매달 10만∼100만원을 받고 성매매 업소 900여곳을 광고했다. 이 ‘사업’으로 15억여원이나 벌었으니 돈이 되긴 했다. 이 사이트의 12만명 회원에게 성매매 업소별 여종업원 프로필, 가격정보, 업소위치 등을 소개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성적 취향을 고려한 다양한 홍보 글도 함께 올렸다는 것이다. 최근 신·변종 성매매 업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관계기관에서 수시로 대대적인 단속으로 범죄예방과 불법업소 근절에 앞장서고 있다고는 하나 한정된 경찰과 공무원 인력으로는 성매매 등 풍속업소의 발본색원이 어렵다. 그만큼 지능적이다.
단속을 피하려고 인터넷과 SNS 등을 이용하는가 하면 해외에 서버를 두고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인터넷 도메인을 수시로 변경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성매매 알선 사이트를 이용하는 성매수자들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성매수 욕구가 지속되는 한 성매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성매매 범죄는 더욱 지능적으로 진화할 것이며, 아무리 지속적인 단속을 펼친다 해도 성매매와 유사성행위를 알선하는 신·변종 풍속업소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또 단속에 적발된다 해도 약한 처벌로 인해 영업을 재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므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성매매공화국’이 되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