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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수원·안양 서포터스 화합, 응원문화 새 변화되길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의 수원 블루윙즈와 챌린지의 FC안양을 응원하고 있는 축구팬들이 새로운 응원문화를 만들었다. 수원 서포터스 ‘프렌떼 트리콜로’와 안양의 서포터스 ‘A.S.U RED’가 과거 ‘앙숙’ 관계를 청산하고 ‘화합’을 선언한 것이다. ‘프렌떼 트리콜로’와 ‘A.S.U RED’는 지난 8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컵(FA) 32강 수원과 안양의 경기에 앞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수원’과 ‘안양’이 이제 서로를 비방하는 적(敵)이 아닌 ‘존중적 라이벌’ 관계이며, 수원과 안양의 라이벌 매치 명칭도 ‘지지대 더비’에서 ‘오리지널 클라시코(Original Clasico)’로 바꾼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동안 두 클럽이 쌓아왔던 수많은 역사와 이야기가 단순한 수원-안양 양 도시 간의 더비 매치로는 담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게 양측 서포터스 대표의 설명이다. 수원과 안양의 라이벌 관계는 경기장 내에서의 응원을 통해서만 발현되며, 경기 종료 후에는 결과에 승복하고 원정경기 때는 장외응원 없이 돌아가는 등 ‘상호 존중적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외에도 서로에 대한 비방 및 물리적 충돌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엄격히 금지하기로 했으며, 경기장 외에서 야유와 네거티브 응원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사실 그동안 서포터스는 응원문화를 선도하면서도 경기장 밖의 또 다른 권력이라는 좋지 않은 시선이 있어왔다. 특히 수원과 안양의 라이벌 구도는 도를 넘어 폭력 사태로까지 이어지곤 했다. 수원과 안양의 라이벌 구도는 1996년 삼성이 수원을 연고로 축구팀을 창단하면서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재계 라이벌 삼성과 LG의 맞대결이라는 점과 나란히 수도권을 연고지로 삼고 있다는 점 때문에 축구팬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두 팀이 본격적인 갈등 구도를 형성한 건 1999년부터다. 팀 운용 방식을 놓고 김호 당시 수원 감독과 갈등을 빚던 조광래 당시 수원 수석코치가 1999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안양 LG의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본격적인 라이벌 관계가 형성된 것. 여기에 서정원 현 수원 감독이 1999년 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K리그로 돌아와 친정팀이던 안양이 아닌 수원 유니폼을 입으면서 라이벌 구도를 더 뜨겁게 달궜다.

수원의 서포터스인 그랑블루(현 프렌떼 트리콜로)와 안양의 서포터스인 A.S.U RED도 서로를 ‘치토스(LG 치타스에서 따온 것)’와 ‘닭날개(수원 블루윙즈에서 따온 것)’라며 서로를 비하했고, 심지어 서포터스 간 폭행사건까지 빚어 두 팀의 프론트들이 경찰서를 드나드는 일이 잦았었다. 2004년 2월 안양을 연고로 했던 LG 치타스(현 FC서울)가 서울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들의 라이벌 구도는 사라졌고, 2013년 2월 2일 안양이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 뛰어들면서 두 도시 간 라이벌 구도는 다시 생겨났다. 그러나 과거와 같이 서로를 비방하는 적대적 관계가 아닌 존중적 관계로 바뀌었다.

프렌떼 트리콜로와 A.S.U RED는 공동의 적도 만들었다. 안양을 버리고 서울로 연고를 옮긴 FC서울을 공동의 적으로 정하고 격파하자는 ‘북벌 연대’를 맺었다. 서로 폭행사건까지 벌어질 정도로 뜨거웠던 양측 서포터스가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이 지나 ‘화합’이라는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나라의 서포터스 문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프렌떼 트리콜로와 A.S.U RED가 과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서로를 비방하고 폭행사태를 빚기는 했지만 프로축구 흥행과 발전에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 이들이 있었기에 국가대표 축구팀의 서포터스인 ‘붉은악마’도 탄생했고, 2002년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던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도 생겨났다.

프렌떼 트리콜로와 A.S.U RED가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화합의 모습과 존중적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한 것을 보면서 이들이 한 단계 성장해 새로운 응원문화를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프렌떼 트리콜로와 A.S.U RED의 성명서가 한때 경기장 밖의 또 다른 권력으로 불리던 서포터스 문화를 한 단계 성장시켜 건전한 서포터스 문화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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