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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돌고 나서]훌륭한 문화유산 ‘화성’ 알고나서

 

우리 고장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화성은 그만한 가치가 있고 또한 가보기도 쉬운 유적이다. 그래서 나도 1년에 2번 정도는 화성을 돌아보곤 했다. 올해도 화성을 돌 생각을 하던 차에 학교에서 ‘2013 수원화성돌기 행사’를 알려주었다. 올해 학교 역사동아리 ‘HIS’의 기장이 되었고, 신입 부원들의 친목 도모를 위해 이만큼 좋은 활동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3학년 기장 형에게 행사에 대해 말씀드리고 부원들과 함께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행사 당일, 1학년 7명과 나, 그리고 4명의 3학년 형들이 화성행궁광장에 모였다. 신입 부원들은 아직 서로 얼굴을 잘 몰라 어색했지만, 행궁광장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씩 친해지는 것 같았다.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매우 혼잡할 것 같아 시작과 함께 서장대로 올라갔다. 장안문으로 가는 길에서는 서북각루와 화서문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세 번째 장소인 창룡문을 거쳐 최근 복원된 마지막 장소인 봉돈에서 행궁광장으로 가는 길에, 통닭 골목이 있었다. 그 주변 지역이 수원고등학교가 현재의 자리로 옮기기 전, 원래 수원고등학교가 있던 자리다. 우리 학교 현관에 옛날 수원고등학교 사진이 있는데 바로 그 위치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우리 고등학교의 104년 역사를 다시 한 번 실감하면서, 행궁광장으로 돌아와 참가자 명단에 이름을 적었다. 아침 일찍부터 화성을 걸어서 고생했다는 의미로 형들과 함께 후배들에게 밥을 사주고 헤어졌다.

먼저 이번 화성돌기 행사에 함께한 HIS 후배와 선배님들께 감사를 표하고 싶다. 수원고등학교 역사동아리 HIS는 작년 정식 동아리로 승격된 신참 동아리다. 그래서 작년 1학년 동아리 가입자가 나밖에 없었고, 선배님들을 포함해서 7명의 인원이 1년 동안 동아리 활동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체험과 학습활동을 하고, 학교 축제 때는 전시활동 등을 했다. 선배님들이 그렇게 힘들게 만들어내고 유지해온 동아리를 이젠 내가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막중했다. 거기다 올해 2학년은 나밖에 없기 때문에 1학년이 적게 들어올 경우 동아리는 다시 소동아리가 될 운명이었다.

그러나 올해 1학년이 8명 가입했고, 모두가 동아리 활동에 열정적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열정을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던 활동이 이번 화성돌기 행사였다. 이번 행사를 늦게 알려줬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제시간에 약속된 장소에 모여 있었고, 그 덕분에 순조롭게 화성을 돌 수 있었다. 나에게 이번 행사는 우리 동아리가 제대로 첫 발은 내디뎠다는 것을 증명해 준 뜻 깊은 행사였다.

또한 이번 행사는 사람들에게 화성이라는 훌륭한 문화유산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켜 주었다. 화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서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정작 우리들에게 그렇게 훌륭한 문화재라는 인식을 주지는 못했다. 사실 나에게도 동네 가까이에 있는 그냥 성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내가 그런 고정관념을 깰 수 있게 해주었다. 아침 일찍 모인 다수의 인파는 지역 주민들의 화성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중에 특히 학생이 많았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들이 화성의 가치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이번 행사에 아쉬운 부분이 하나 있다. 행사 참가자들은 화성을 돌면서 4개의 문제를 풀어야 했다. 그 문제가 있는 위치는 순서대로 서장대, 장안문, 창룡문, 봉돈이었다. 이 문제를 모두 풀면 화성을 전부 돌았다고 할 수 있지만, 문제의 답이 예측 가능한 수준이었다. 모든 문제의 답은 문제를 낸 장소의 이름이었다. 또한, 응모 장소였던 봉돈에서 응모권 접수를 할 때는 답을 쓰지 않은 응모권도 넣을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의미 없는 문제를 내기보다는 화성에 대한 상식을 문제로 내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상식을 알려주는 방식이 이 행사의 목적에 더 부합하다고 생각한다.

화성을 돌면서 3학년 부기장 형이 내게 “이제부터 매년 우리 동아리가 처음 가는 곳을 화성으로 하자”라고 했다. 나도 그 말에 동감했고, 내년에도 우리 동아리는 분명 첫 활동으로 화성에 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 화성돌기 행사가 개최돼서, 동아리 첫 활동이 내가 경험했던 뜻 깊은 활동이 되기를 바란다.

 

화성돌기 체험후기 학생부 금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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