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고 6일은 현충일이다. 현충일엔 각종 행사가 펼쳐지며 대통령 이하 정부요인들, 그리고 보훈유가족과 국민들이 국립묘지에서 참배한다. 1970년 6월 15일 대통령령으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공포하여 이날을 공휴일로 정했다. 이날 하루만이라도 경건하게 국가와 민족,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생명을 기꺼이 바친 호국영령과 유가족들을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 공휴일이기 때문에 노는 날로만 생각하지 말고 이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날이 되길 바란다.
지금 전국에서는 6·25전사자 유해 발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6·25 때 전투가 가장 심하게 벌어진 지역이었던 경기도 곳곳에서도 발굴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경기도내 전체적인 6·25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은 13개 시·군의 33개 지역에 걸쳐 추진되고 있으며, 2000년부터 현재까지 1천300여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우리는 경제 성장만을 목표로 급한 걸음을 걷느라 이분들을 미처 돌보지 못했다. 치열한 전투 끝에 이름 모를 산골짜기에서 눈을 감았던 용사들의 혼백과 유가족들에게 죄송스럽기 이르데 없다. 이분들의 유해 발굴 작업에 좀 더 박차를 가해 그동안 방치돼 외로웠던 영혼들을 이제라도 보살피고 위로해 드렸으면 한다.
지난 3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파주시 월롱면에 위치한 월롱산 유해발굴 현장을 찾았다. 김 지사는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 9사단 장병들과 유해 발굴 작업을 하고 군대식사도 함께 했다. 장병들은 6·25 때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고 산화한 국군선배의 유품과 유해를 발굴하기 위해 더위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이 지역은 6·25전쟁 초기와 연합군의 반격작전 시 숱한 희생을 치른 격전의 현장이었다. 월롱산 유해 발굴 작업은 지난 4월 13일에 작업을 시작해 6월 14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월롱산 6·25전사자 유해발굴지역도 2014년도 ‘평화의 쉼터’ 조성사업 대상지로 적극 검토할 계획임을 밝혔다. 기억에서 잊힌 호국영령들이 없도록 유해 발굴 작업과 평화의 쉼터 조성사업은 지속돼야 한다. 이성준 수원보훈지청장은 본보 3일자 호국보훈의 달 특별기고를 통해 ‘우리의 나라사랑 정신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고 개탄하면서 ‘희생할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국가정책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실제로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의 조조군대가 강했던 이유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군사들의 유가족들을 위한 보훈정책이 잘 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