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2 (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창룡문]성비(性比) 50대50

최근 남편이 가사에 쏟는 시간이 늘면서 프렌디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프렌디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친구(friend)’와 ‘아빠(daddy)’를 합성한 단어다. 아이와 친구처럼 지내는 아빠를 뜻한다. 이런 프렌디족(族)이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최근 모 TV방송의 인기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남자들이 육아 전면에 나서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가 ‘아빠 효과(the effects of father)’에 대한 관심의 증가다. 아빠의 양육 참여도가 높을수록 유아의 자아 존중감과 사회성, 도덕성이 크게 좋아진다는 게 효과의 핵심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이유는 딴 데 있다. 여성 경제인구의 증가다.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들이 늘면서 육아 역할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마미트랩(mommy trap·엄마의 덫)도 있다. 직장 여성이 엄마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업무·승진·경력개발 등에서 단절을 경험하는 일을 덫(trap)에 비유한 말이다. 다시 말해 여성이 임신·출산·육아와 관련된 이유로 직장을 떠나야 하는 고민과 고통을 빗댄 신조어인 셈이다. 남성은 직장, 여성은 가사를 전담하던 전통적인 ‘분업 구조’가 남성·여성 모두 일하고, 가사도 협업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나타나는 사회현상이다.

지난달 말 우리나라 남녀 성비가 50대50이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인구 비율은 1970년 49.4%, 1990년 49.7%로 차츰 늘어왔으나 이번에 여성 인구 비율이 50%에 도달했다는 것. 정부가 공식 인구 추계를 시작한 1960년 이후 처음이다.

여성 인구가 많아지는 것은 단순히 수적인 의미를 넘어 사회 모든 분야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킨다는 의미다. 경제활동 측면에서는 이미 ‘남성 중심’에서 ‘남녀 균형’으로 바뀌었다. 공직사회는 더욱 심하다. 사법고시 합격생 중 여성 비율은 이미 41.7%를 넘었고, 국가직 공무원의 절반 가까이(48.1%)가 여성이다. 특히 초등학교의 여성 교사 비율은 76.2%에 달한다. 사정이 이러니 육아에 관한 한 남녀를 논하는 자체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정부도 이참에 육아 정책만큼은 특정 성(性)이 아닌 남녀 모두의 정책으로 궤도수정을 해야 옳지 않을까.

정준성 논설실장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