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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실학은 20세기 학자들 조어에 불과"

"실학이란 어디까지나 20세기 한국사학자들이 당대의 관점에서 역사를 재구성하며 만들어낸 후대 역사학의 조어일 뿐이다"
도올 김용옥 중앙대 석좌교수는 21일 오후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이 학교 동아시아학술원 대동문화연구원(소장 임형택) 주최로 열린 혜강 최한기 탄생 200주년 기념 동양학학술대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성리학을 극복하는 학문으로서 '기학(氣學)'을 주창한 것으로 주목받고 있는 혜강 최한기 연구의 문제점으로 원전 번역 자체가 부족한 현실, 그의 학문을 '실학'으로 규정할 수 있는가의 문제, 오독으로 발생하는 왜곡 현상 등 세 가지를 지적했다.
그는 "조선 후기에 실사구시를 중시하는 학풍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다만 조선의 유학자들이 '실학'을 내걸고 실천을 벌인 사상사적 흐름이 있다고 규정하는 것은 오류"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는 '근대'의 규정과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라며 "근대와 전근대라는 서구적 도식에 한국사를 짜맞춰 근대 자본주의의 맹아로서 '실학'을 부각시키려는 시도 자체가 이미 봉건제 사회라기보다는 특수한 군주제 양반 귀족사회였던 조선의 시대적 상황과는 맞지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혜강 철학을 이해하는 데 있어 원전의 단순한 오독으로 인한 문제도 심각하다"며 "혜강이 사용한 '지각(知覺)'이라는 말은 알고(知) 깨우친다(覺)는 총체적인 의미인데도, 이를 서양철학에서 사용하는 '지각(sensation)'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해 오류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오류의 대표적 사례로서 혜강의 철학을 경험주의로 처음 소개한 박종홍의 예를 들며, "글자 하나마다 독립된 의미를 가진 한자와 동양철학에 대한 정확한 이해없이 자의적으로 언어를 해석할 경우,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이러한 종류의 오류가 학계에 전반적으로 팽배하다"고 밝혔다.
한편 김 교수는 혜강의 인식론과 우주론을 아우른 실천론에 해당하는 저서 「인정(人政)」 가운데 '측인(側人)'편을 일종의 인터뷰학으로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사람을 평가하는 덕목으로 기품(氣稟).심덕(心德).체용(體容).문견(聞見).처지(處地) 등 다섯 가지를 제시하고 각각에 차례로 4점부터 1/2점까지 점수를 매긴 혜강의 기준을 객관적이라고 평가하며 "학벌은 혜강의 평가표에서는 현재의 상황인 처지(處地)에 해당해 0.5점에 불과한데, 서울대 출신이라고 30점이나 점수를 더 주는 풍토는 잘못된 것"이라며 최근 채용 평가표가 공개돼 파문을 일으켰던 특정 기업을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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