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화의 비밀」(조철수 지음)은 우리의 고대 신화의 원형이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있다며 그 기원을 추적한 연구서이다.
저자는 먼저 울산 천전리 암각화가 구(舊)유럽과 중앙아시아 지역의 신석기 상징무늬와 유사하다고 주장하면서, 마름모 물결 무늬.동심원.연못과 사슴.작은 동물들과 사람의 형상 등 그림을 고대 근동 신화와 비교했다.
암각화에 등장하는 네 발 달린 용은 바빌론 아쉬타르 성문에 새겨진 용과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바다 용'은 하늘과 땅의 신들을 괴롭히는 존재. 신들의 용사 마르둑이 바다의 용 티야마트를 죽이고 그 시체를 위아래로 나눠 세상을 창조했다는 신화가 바빌로니아의 창조 서사시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고대 근동의 문화와 신화적 요소가 인도와 인도네시아, 중국의 해안지역을 거쳐 울산까지 오게 됐다고 말한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헌에는 '아라리'라는 장소가 종종 나온다. 이곳은 들판 언덕에 폐허가 된 신당의 이름이며 죽은 이는 이곳을 지나 저승으로 간다고 여겼다. 저자는 임을 따라 저승으로 가는 길목인 아라리를 우리 민요의 아리랑 고개의 원형으로 봤다.
별자리에 얽힌 이야기도 흡사하다. 견우와 직녀의 별자리는 각각 황소자리와 처녀자리이며 까막까치들이 만든 오작교는 그 아래에 있는 까마귀자리를 가리킨다. 견우 직녀의 이야기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인안나와 두무지의 비극적인 사랑과 맞닿아 있다.
저자는 고구려 벽화 '견우직녀도'가 고대 근동 지역에서 발달한 황도대 여름별자리 그림을 배경으로 엮어진 신화 그림이라고 추측했다.
책은 한글의 창제원리와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자의 관계도 살폈다. 「세종실록」에는 "한글 28자는 세종 임금께서 친히 만드셨지만 그 문자는 옛 전자(篆字)를 본받았다"고 적혀 있다.
저자는 한글의 '히브리 문자 기원설'을 제기했다. 그는 훈민정음이 모방했다는 예글자는 「단군세기」에 등장하는 가림토문자이며, 이 문자는 11~15세기 중국 유대인들이 사용했던 히브리문자를 모방했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히브리어, 가림토, 훈민정음 문자의 자음과 모음, 음운체계를 대조했다.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에서 수메르어 문법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는 세계에서도 몇 되지 않는 수메르어 전공자로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고대 근동 지역 신화를 대중화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책은 이밖에 곰과 호랑이 신화, 태조 왕건의 탄생 설화, 처용가, 바리공주 신화 등 한국 전통의 신화ㆍ전설과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비교했다.
김영사 刊. 400쪽. 1만7천9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