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9 (월)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창룡문]밴드왜건과 언더독

밴드왜건(bandwagon)은 서커스 행렬 선두에 선 악대차를 말한다. 미국 선거 유세에 밴드왜건이 처음 등장한 것은 1848년 대선 때다. 휘그당 후보인 재커리 테일러의 열성 지지자 중 댄 라이스라는 서커스단 광대가 있었다. 라이스는 테일러를 밴드왜건에 초대해 같이 선거 유세를 하곤 했다. 밴드왜건은 군중이 별 생각 없이 덩달아 뒤를 졸졸 따르게 하는 데엔 최고의 효과를 발휘했다. 그 효과 덕분에 테일러는 대선에 승리해 제12대 대통령이 됐고 이 같은 소문이 퍼지자 정치인들이 선거 때마다 앞 다퉈 악대차를 동원하기도 했다.

현대판 밴드왜건은 1952년 대선에 등장했다. 공화당은 25t짜리 트레일러를 화려한 밴드왜건으로 개조해 아이젠하워 유세지에 미리 파견해 분위기를 잡았다. 밤에는 10마일 떨어진 곳에서도 보이는 대형 서치라이트를 설치해 각종 놀이판도 벌이게 했다.

이 밴드왜건은 32일간 29개 도시에서 활약함으로써 아이젠하워 승리에 일조했다.

대중이 투표나 여론조사 등에서 뚜렷한 주관 없이 대세를 따른다는 뜻의 ‘밴드왜건 효과’는 여기서 비롯된 말이다. 지금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후보를 지지하는 현상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비슷한 말로는 언더독(underdog) 효과란 말이 있다. 언더독이란 투견(鬪犬)에서 밑에 깔린 개, 즉 싸움에 진 개를 말한다. 사람은 이러한 싸움 구경을 하다보면 밑에 깔린 개가 이겨주기를 바라는 심리가 커지게 마련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일방적으로 몰리는 약자가 강자를 이겨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자신도 모르게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심리로 인해 나타나는 효과를 가리켜 언더독 효과라고 한다. 밴드왜건 효과가 ‘대세론’이라면 언더독 효과는 ‘동정론’인 셈이다. 이 같은 효과는 어느 선거판에서건 자주 나타나 자칫 본질과 다른 결과를 초래할까 우려될 때 자주 사용하는 시사용어이기도 하다.

선거일을 앞두고 일정기간 여론조사결과의 공표를 금지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효과가 선거에 미칠 영향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3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선거가 경기도를 비롯 경합지역이 많아 ‘깜깜이 선거’로 불리고 있다. 여론조사 ‘블랙아웃’(공표금지 기간) 이후의 민심이 궁금하다.

/정준성 논설실장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