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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남과 대화하는 사회가 되기를

 

예전에는 ‘새학기’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렜는데 요즘 새학기가 시작되어 ‘학교폭력 때문에 개학이 두렵다’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는 보도를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내 기억 속 학교는 싸우다가도 다시 웃고 친해지는, 선생님께 손바닥도 맞아보고, 꿀밤도 맞으면서 왠지 모를 동지 의식도 생겼던 학창시절의 중심이었다.

올해 아동청소년 업무를 맡으면서 특수절도, 특수폭행, 상해 소년범으로 들어오는 아이들도 알고 보면 대부분이 여럿이 몰려다니다가 슈퍼에서 물건을 하나 훔쳤다거나, 남의 자전거를 타봤다거나, 말다툼이 커져 코피를 냈다거나 하는 경우들이다.

거의 대부분 신고에 의해 경찰관이 출동하고, 피해자들, 특히 그 부모들이 나서서 처벌해달라고 하는 경우 법에 따라 죄명을 붙이고, 처벌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다수였다.

이런 아이들은 이야기를 들어주고, 가해자와 피해자간에 진솔하게 이야기 할 기회만 제공해주면, 결국은 웃으며 화해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김해 여중생 사건처럼 무시무시한 사건사고를 저지른 경우라면 당연히 엄벌에 처해야할 것이다.

허나 실상 학교폭력이나 소년범으로 신고 되는 건들 중 다수는 초기에 가해자, 피해자 양 당사자간에 대화만 있다면 의외로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

가해자라고 신고된 이도 이야기를 듣다보면 피해자이기도 하고, 피해자라 신고한 이도 알고 보면 가해자인 경우도 있으며, 이전에는 가장 친한 친구였다가 사소한 한 가지에 오해가 생기고 이것저것 하나둘 더해지다 보니 ‘왕따’가 되고 ‘가해자’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최근 우리 사회에 일어났던 여러 사건사고의 대책이 ‘신고하면 포상하겠다’는 내용이 대부분인 것을 보고 이제 우리나라가 ‘남을 신고하는 사회’가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신고하고 처벌하고 탓만 하기 이전에 우리의 미래가 될 아이들에게 다시 오지 않을 좋은 유년 시절을 빼앗는 것은 아닌지, 그들의 미래에 상처부터 내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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