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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경기도 농식품 만리장성 두들기기 시즌 1

 김충범

경기도 농식품유통과장
▲ 김충범 경기도 농식품유통과장

 

만리장성으로 강력한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는 중국에 우리 농식품을 수출해보겠다는 당찬 각오로 광주 곤지암 소재 농식품 기업이 중국시장에 도전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기업의 생산 품목은 경기도 쌀(일명 경기미)과 엿기름 등을 주원료로 한 식혜이다. 한중 FTA와 쌀 관세화로 인해 중국산 농산물과 쌀 시장 개방이라는 강력한 적군에 포위되어 위태로운 상황에서 우리 농식품 산업계가 반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식혜의 대 중국 수출이 가능해진다면 기업과 농업인간 쌀과 보리 등 원료 농산물의 계약재배를 통해 상호 안정적인 수익창출 모델을 만들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번에 도전할 식혜는 125㎖의 소형 포장으로 현지 가격은 3위안(한화 약 500원)으로 판매할 예정이며 국내에서는 학교 급식용으로도 공급되고 있다.

이 식혜를 만드는데는 쌀을 기준으로 할 때 약 2g이 들어간다. 중국의 고급 소비층을 대략 5%로 추산하면 약 7천만명이 해당되고 이들이 일주일에 한 개씩 이를 소비한다면 2g/인×52주/년×7천만명 = 7천280t/년이다.

이는 우리 논 면적 1천984만4천710㎡(600만평)에서 생산된 쌀을 수출하는 것과 유사한 규모이다. 이들이 식혜에 맛을 들여 일주일에 2개를 소비한다면 3천966만9천421㎡(1천200만평)의 쌀 수출과 같은 결과가 될 것이다.

식혜는 우리에게 무척 익숙한 음식이나 이웃 중국에는 생소한 먹거리이다. 김치는 우리나라가 종주국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수출실적이 없고 오히려 중국 김치를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중국을 포함하여 세계 시장에서 우리의 인지도가 커지고 우리 음식의 이로움과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탄산음료와 고과당 옥수수 시럽(High Fructose Corn Syrup, HFCS)을 활용한 음료수가 일반화되어버린 지금 비만과 각종 성인병, 특히 어린이의 비만과 충치 등이 급격히 늘고있는 상황속에서 식혜는 건강과 다이어트에 긍정적 역할을 하는 음료로서 평가받고 있다. 우리 고유의 먹거리는 우리가 제일 잘 만들 수 있기에 장차 경쟁자가 없는 블루오션이 될 가능성도 높다고 하겠다.

식혜를 포함하여 경기미를 응용한 가공식품은 경기미 자체에서 얻어지는 소득보다 수익성이 높고 저장의 이점과 운반과 소비에 따른 비용을 낮추고 편이성을 높이면서 연관산업의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등 부가가치 증대효과가 탁월하다. 이에 따라 다양한 가공제품을 개발하고 맛과 디자인을 보완하여 경기미 소비를 늘리면서 농촌체험관광과 연계하는 등 6차산업화하여 농업인 소득을 높여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도 농업기술원이 연구와 개발을 담당하고 농정해양국 마케팅 및 수출 담당부서에서 국내 홍보, 판매 및 해외 수출을 유기적으로 지원하는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수출용 식혜도 이런 과정에서 태어났다.

판촉행사에 소요되는 예산은 전국 수출 평가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받은 상사업비가 기본이 되었고 농산물 수출 전문 기관인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와 중국 바이어측에서 중국 현지에서 지원해줄 예정에 있다.

중국은 세계 4위의 땅덩어리와 세계 1위의 인구 그리고 큰 나라답게 지역별로 독특한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어느 지역은 매운 맛을 선호하고 또 어떤 지역은 단맛을 선호하는 등 권역별로 다양한 맛이 존재한다.

이런 곳에 우리의 새로운 맛이 알려지고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 중국의 소득 증가와 안전 먹거리에 대한 관심 증가,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는 우리의 수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편, 우리에 익숙치 않은 상관습과 각종 비관세 장벽들은 우리의 먹거리 유입을 막고 있다.

우리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인을 세밀히 분석하면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특공대와 품목을 선발하여 집중 공략해보자.

이와 함께 중국인을 대표하는 특성인 만만디의 정신이 중국 시장 진출에도 필요할 것이다.

서두르지 않고 인내하면서 계속해서 도전하고 응원해주는 관시(關係, guanxi)가 우리 농업에도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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