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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지혜와 지식사이

 

어느 고등학교에서 주최하는 ‘진로의 날’에 초대되어 간 적이 있었다. 필자와 함께 간 후배가 강당을 가득 메운 학생들에게 경찰공무원 임용시험 과목, 신체검사, 면접 등 절차를 소개하면서 자신이 경찰관이 된 사연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관심이 없어 보이던 학생들이 술렁이기 시작하였다. 그 후배는 자신의 학창시절을 이야기하면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사연을 거짓없이 털어 놓았다. 그리고 경찰관이 되고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그리고 그렇게 원하던 경찰관이 된 후,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 등, 속마음을 아낌없이 전해 주었다.

필자도 그 후배의 이야기를 듣고, ‘아, 저게 사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가 끝나자 어수선한 분위기의 강당은 어느새 그 후배에게로 시선이 집중되어 있었고, 학생들은 강당을 떠나지 않았다.

한 선비가 강을 건너게 해주고 있는 사공에게 으스대며 물었다. “자네 글을 지을 줄 아는가?” “모릅니다” “그럼 세상사는 맛을 모르는 구먼. 그러면 공맹(孔孟)의 가르침은 아는가? “모릅니다.” “저런 인간의 도리를 모르고 사는구먼. 그럼 글을 읽을 줄 아는가?” “아닙니다. 까막눈입니다.” “원 세상에! 그럼 자넨 왜 사는가?”

이때 배가 암초에 부딪혀 가라앉게 되었다. 이번엔 반대로 사공이 선비에게 물었다. “선비님, 헤엄치실 줄 아십니까?” “아니, 난 헤엄칠 줄 모르네.” “그럼 선비님은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선비의 모습은 어쩌면 많은 지식을 자랑하며 살지만 정작 ‘살아남는 법’은 모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강의를 마친 뒤에도 학생들은 “경찰관이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 학교를 떠나는 우리들을 현관까지 따라오며 물어왔다. 경찰관이 되는 지혜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절절했다. 필자와 함께 간 후배 경찰관이 학생들에게 전해 준 지혜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살아남는 법을 가르쳐 준 훌륭한 스승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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