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씨름협회가 추석을 앞두고 세종청사에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씨름협회 임원들이 지난 18일부터 세종청사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것은 대한체육회에서 선거로 뽑힌 회장에 대한 인준을 미루고 있어 행정 공백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씨름협회는 7월 25일 임시대의원 총회를 열어 남병주 보국전공 회장을 새 수장으로 선출했다.
남병주 회장은 지난 6월 협회장에 선출됐지만 대한체육회가 일부 회원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았다는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 한달 뒤 다시 선거를 치렀다.
씨름협회 관계자는 21일 “체육회가 문제를 제기했기에 이를 수정해 다시 선거를 치렀는데도 한달이 넘도록 회장 인준을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장 인준이 미뤄지자 정부의 보조금도 중단돼 당장 눈앞에 다가온 추석장사씨름대회에도 차질이 생겼다.
지난해 5억원을 들여 열렸던 추석대회는 보조금 중단으로 올해는 3억원으로 줄었다. 우승 상금도 지난해 2천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사무국 직원들은 7월부터 월급을 받지 못했다.
물론 씨름협회가 이번 사태의 빌미를 제공한 면도 있다. 정부는 최근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를 세워 체육단체의 비리를 적발했는데, 씨름협회도 공금 횡령이 드러나 임원이 징계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협회는 “그 일은 이미 2012년에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나 보조금 환수 조치로 처벌을 받았다”며 “과거의 일로 다시 보조금을 중단하고 회장 인준을 미루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협회는 정부가 원하는 사람을 협회장으로 심기 위해 대한체육회를 압박해 회장 인준을 미루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체육회 관계자는 “지난 7월 선거 과정에서 상대 후보가 선거 절차를 문제 삼아 회장 선거 무효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낸 상태”라며 “이것 때문에 인준이 지연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씨름협회는 “새 회장 선출에 반대하는 일부가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해서 적법하게 선출된 회장 인준을 해주지 않는 것은 너무 지나친 조치”라며 “인준이 계속 미뤄진다면 우리도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