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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류경무



당신 생각나기는 할까

뭐니뭐니해도 그 봄밤



노릇하게 데워진 바람의 무릎이

세상 모든 창을 타넘는 봄밤



당신 이 언약 알기나 할까

막 뛰어내리고 싶은 망루에 서서



가끔 당신을 읽다가

가끔 당신을 덮다가



나 아직 한 번도 가지지 못한 당신

내 코끝을 지나갈 때



당신을 넘기는 내 손가락

자꾸 바스러지던



점점 녹슬어가던 봄밤


 

다시 봄밤이네요.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바람은 이렇듯 그때의 바람이고 언약들은 아직도 그대로인 채 생생한데, 없는 것은 당신이란 부재입니다. 당신을 넘기고 있는 손가락이 덜컹거리네요. 당신을 향해 뒤꿈치를 들고 걸어 나가 볼까요. 귀를 돌려 세워볼까요. 참 당신 아직도 그 표정 그대로 웃고 있는 것입니까. 당신이 빠져나간 자리에 밀고 들어오는 바람. 우리 오래전 알고 있기는 했습니까? 시간의 두께들이 폐허를 이루고 있는 봄밤입니다. 우리를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김유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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