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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절벽수도원

 

절벽수도원

 

/김윤선



비둘기가 날았다날개를 접은 건지낮고 위태로운 비행그러다, 한 뼘 더 날아올라



공중에 점을 찍듯 멈칫공원에서 가장 높은 곳을 보다가 앉는다, 맹렬한 날갯짓 고요해졌다



절벽을 오르던 흰 옷의 수도사들처럼 흰 비둘기가 날아오른다 아득히 먼, 저 끝희미하게 빛나는 눈동자 하나



- 김윤선 시집 ‘절벽수도원’에서

 

그리스 중부지방에 마테오라라는 작은 공중도시가 있다. 과거 기독교 교인들이 군사들의 박해와 공격을 피하기 위해 절벽 암반위에 집을 짓고 공동체 생활을 했는데 나중에는 수도원으로 변모되었다. 화자는 비둘기를 통하여 인간의 모습을 그려냈다. 절벽에 집을 짓고 살면서 먹이 사냥을 위해 낮고 위태로운 비행을 하는 비둘기들, 이렇게 하루를 연명하는 삶이 어쩌면 우리의 삶과도 같은 것이다. 하지만 화자는 매일같이 먹이를 찾기 위해 반복해서 살아가는 삶에 대하여 식상해 하며 푸른 창공높이 날아보고 싶어 한다. 때로는 맹렬한 날갯짓으로 마음속의 큰 이상을 펼쳐보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흰 옷의 수도사들처럼’ 깨끗한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데 묵은 때가 찌든 이 험한 세상이 그를 과연 가벼워진 흰 비둘기처럼 높고 넓은 세상을 훨훨 날아오를 수 있게 할 것인지 여부가 궁금하다. /정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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