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악질’은 인터넷 상에서 최순실을 일컫는 말중의 하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흑막이 하나씩 벗겨지면서 그들의 후안무치에 대다수 국민들의 분노는 폭발 직전이다. 게다가 지난달 26일 박영수 특검팀에 도착해 자신은 억울하다고 고함을 친 장면이 보도됐다. “여기는 더 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 “박 대통령과 경제 공동체임을 밝히라고 자백을 강요하고 있어요”라면서 억울하다고 아우성을 친 것이다. 그가 지난해 10월 말일, 검찰에 처음 출석할 때만 해도 “죽을죄를 지었다, 용서해 달라”고 했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데 말이다.
국민들의 혈압을 올리려고 작정한 것처럼 느꼈다는 사람들이 많다. 도대체 뭐가 억울하다는 건가? 나라를 이렇게 엉망으로 망쳐 다른 나라들의 비웃음거리로 만들어 놓은 대역죄인이 어디서 감히 큰소리를 치는가? 그나마 60대 청소 아줌마의 “염병하네”란 매서운 맞고함에 막힌 속이 조금이나마 뚫린다는 반응들이다. 그런데 흡사 서로 짠 것처럼 박 대통령은 같은 날 보수언론인이 운영하는 개인 미디어에 출연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오래전부터 누군가 기획하고 관리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최순실과 마찬가지로 남 탓에다가, 억울하다는 내용이다.
어이가 없다. 정말로 억울한 것은 국민들이 아닌가? 누구 때문에 나라가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른다는 말인가. 이른 바 ‘비선실세’라는 자들의 국정농단과 헌정유린의 원인이 왜 생겼는지 모르고 남 탓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젠 분노를 넘어 허탈한 마음까지 든다. 박대통령의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이란 말에 빗대 ‘내가 이러려고 대한민국 국민이 됐나. 자괴감이 든다’란 한탄이 국민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비선실세로서 알선수재 혐의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이틀 연속 특검에 강제 소환된 최순실은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한다.
특검은 다시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최씨는 전부터 특검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 소환에 갖가지 이유를 들어 불응하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소환했지만 이번엔 묵비권으로 버티는 것이다. 그의 범죄혐의는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벅찰 정도다. 최근엔 정부가 추진한 760억 원 규모의 미얀마 원조사업에, 특정 업체를 참여시켜주고 회사 지분을 받아 챙기고 주 미얀마 대사를 추천한 정황도 밝혀졌다. 나라를 말아먹는 이런 악질들에게 똑같은 법을 적용하는 것이 부당하단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