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최종변론일과 박영수 특검팀 수사 만료일을 목전에 둔 25일 열린 주말 촛불집회에 대규모 인파가 몰려 들었다.
탄핵찬성 측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과 특검팀 수사기간 연장을 촉구했고, 탄핵반대 측은 수위 높은 발언으로 헌재와 특검팀을 압박하며 탄핵 기각을 요구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4년, 이제는 끝내자! 전국집중 17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탄핵심판 최종변론일을 27일로 정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인용과 28일 만료되는 특검팀의 수사기간 연장을 촉구했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 대리인단이 꼼수로 탄핵심판을 지연하려 했지만 촛불의 힘으로 막아내며 여기까지 왔다”며 “탄핵 결정은 단지 재판관 8명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 이름으로 선고돼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황교안 권한대행이 얼마 전 권한대행 기념 시계를 제작했다”며 “황 권한대행은 권력에 취한 대통령 놀이를 그만두고, 당장 특검 연장을 승인하고 제대로 된 수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은 각계 시국발언, 공연 등으로 이뤄진 본 집회 후에는 일제히 촛불을 껐다가 빨간색 종이를 대고 촛불을 켜는 ‘레드카드(퇴장)’ 퍼포먼스로 박 대통령 및 황 권한대행 퇴진과 현 정부 적폐 청산을 요구했다.
이어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국정농단 사태 공범으로 지목된 대기업 사옥 방면으로 행진했다.
촛불집회에 앞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도 ‘박근혜정권 4년, 너희들의 세상은 끝났다’라는 주제로 민중총궐기 투쟁대회를 개최했다.
퇴진행동은 이날 서울 100만명을 비롯해 전국에서 107만8천130명이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고 발표했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14차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를 열었다.
탄기국 측은 이날 집회에서는 헌재를 겨냥한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정광용 탄기국 공동대표(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장)는 “악마의 재판관 3명이 있다. 이들 때문에 탄핵이 인용되면 아스팔트에 피가 뿌려질 것이다. 어마어마한 참극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과 강일원 탄핵심판 주심을 두고 “(우리는) 당신들의 안위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발언했다.
권영해 탄기국 공동대표는 “헌재가 27일 탄핵심판 심리를 종결하고 어떤 재판관 임기가 끝나기 전 탄핵 인용을 결정짓겠다는 흉계가 보이는 듯 해 걱정”이라며 헌재 앞에서 무기한 단식 돌입을 예고했다.
또 특검이 끝나면 특검 관계자들을 모두 사법기관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탄기국 집회 참가자들은 본 집회 후 오후 6시쯤부터 남대문과 서울역, 염천교, 중앙일보, 서소문을 거쳐 다시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행진했다.
탄기국 측은 이날 집회에 30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퇴진행동과 탄기국 양 측은 모두 3·1절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