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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분홍에 빠지다

분홍에 빠지다

                                                     /안현미



너는 분홍 꽃, 분홍 강, 분홍 양말, 분홍 크레파스, 분홍 풍선, 분홍 돌고래를 좋아해



도도, 과가얼룩말, 바다핑크, 애빙던거북, 공룡, 아틀라스곰……

매일 수백의 생물이 멸종되고 있는 이 세계



너는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어?

너 자신의 멸종을?



새로운, 이라는 강박에만 사로잡힌 이 세계



너는 싸이 몽고메리가 탐사한 아마존의 분홍돌고래의

멸종되고 말 분홍을 사랑해



너는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어?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 안현미 시집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색채는 우리의 감정을 대변하기도 하고, 감정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 특히 분홍은 장미빛 인생을 꿈꾸게 하는 색이어서 모든 이에게 행복의 상징이란 느낌을 준다. 그렇게 분홍은 그 색감이 주는 설렘과 포근함으로 우리를 유혹한다. 그것은 어딘가에 있을 신세계로 생각되어 혹여 그곳에 나의 종말이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우리는 그 분홍에 빠진다. 하지만 매일 수백의 생물이 멸종되고 있는 이 세계에서의 그것은 강박이며 착각이다. 이에 우리는 어떠한 색의 동경에 깊숙이 빠지지 않을 제어 속에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의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며 현 세계가 주는 수많은 생명을 사랑해야 한다. 그것만이 우리가 갈망하는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는 샘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서정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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