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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장미의 날

 

장미의 날

/양애경

장미의 기분을 알 것 같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가지 위에

솜털 같은 가시들을 세우고

기껏 장갑 위 손목을 긁거나

양말에 보푸라기를 일으키거나 하면서

난 내 자신쯤은 충분히 보호할 수 있어요

라고 도도하게 말하는

장미의 기분

오늘 나는 하루 종일 가시를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밤에는

가위에 잘려 무더기로 쓰러지는 장미꽃들과 함께

축축한 바닥에 넘어졌다 -양애경 시집 ‘바닥이 나를 받아주네’ 창작과 비평사


 

 

 

맑거나 흐리거나, 기분은 그날 일의 성패를 좌우한다. 그것은 주어진 일을 하는데 있어 잘 조절해 나가야 하는 우리의 예민한 감정이며 그러한 태도가 삶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하지만 우리는 간혹 가시를 세우거나, 세워야만 할 때가 있다. 나 자신의 일쯤은 거뜬히 건사하고 보호할 수 있으니 누구도 나의 영역을 침범하지 말라는 일종의 경고 같은, 기껏 장갑 위 손목을 긁거나 양말에 보푸라기를 일으키는 가시처럼 하잘것없는 자존심일지라도 그렇게 그러고 싶은 날이 있는 것이다. 하여 허공을 향해 도도하게 핀 장미의 기분을 알 것도 같은 것이다. 비록 밤에는 가위에 잘려 무더기로 쓰러지는 장미꽃들처럼 바닥을 향해 무너져 내릴지라도 한 번쯤 장미가 되어보는 그러한 행위가 하루를 살아내는 힘이 되기도, 내일을 여는 버팀목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서정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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