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길
/박두진
비비새가 혼자서
앉아 있었다.
마을에서도
숲에서도
멀리 떨어진
논벌로 지나간
전봇줄 위에,
혼자서 동그마니
앉아 있었다.
한참을 걸어오다
뒤돌아 봐도,
그 때까지 혼자서
앉아 있었다.
비비새는 딱새과에 속한 일명 뱁새로써 전국 어디에서 볼 수 있을 만큼 우리에게 친근감이 있는 새다. 그러한 새가 어쩌다 혼자 앉아 있었을까? 그것도 숲과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앉는 전봇줄 위에 동그마니 혼자 앉아 있었을까? 되돌아 올 때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때까지 혼자서 앉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혹, 당시 화자의 마음이 외롭고 쓸쓸해서 이 시를 썼을까? 이 시를 접한 지 반 세기가 지났는데도 사뭇 궁금해진다. 나 역시 사람인지라 가끔 외롭거나 우울할 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이 시를 마음속으로 읊어 본다. 그러면 마음이 다시 평안해 진다. 비비새…. 왜 그리 오랜 시간을 혼자서 앉아 있었을까? 아직까지도 궁금하다. /정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