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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대통령선거와 막장드라마의 공통분모

 

요즘 뉴스는 온통 대선후보들의 동정으로 채워지고 대선토론은 식탁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런 대선드라마에 밀려 인기 많던 프로야구 관중이 줄었다고 한다. 19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이날까지 열린 80경기의 관중은 86만 7천772명으로 경기당 평균 1만 847명이라고 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 1천562명보다 6.2%가 줄었다. 다른 요인도 있겠지만 매일 방영되는 대선드라마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프로야구 팬들이여 걱정 마시라. 대선은 5월9일이면 끝날 것이고, 지지했던 후보가 당선된 사람은 기쁜 마음에, 낙선한 사람은 좌절감을 잊기 위해 다들 야구장으로 달려갈 것이다. 프로야구뿐 아니라 드라마의 인기도 시들하다고 한다. 그런데 한동안 TV에서 막장드라마가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이런 막장드라마는 사람들이 욕을 하면서도 본다는 특징이 있다. 허우대가 멀쩡하고 부유한 사회 지도층 주인공이 알고 보니 불륜과 배신으로 점철된 과거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가 대부분이다. 출생의 비밀과 이루질 수 없는 사랑, 적과의 동거, 살인과 배반, 복수와 그에 대한 반격이 등장하고 시청자의 동정을 얻는 비련의 주인공이 나온다. 비도덕적이고 비현실적 전개지만 사람들이 흥미는 갖는 것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결말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선드라마는 비현실적인 주장과 전개로 점철

그런 점에서 대선드라마는 막장드라마와 닮은 점이 많다. 이번 대선도 지난 대선들처럼 허구와 검증되지 않은 상호비방, 그리고 말꼬리 잡기 등이 판을 친다. 후보들의 말투나 아들과 부인의 채용비리 정도는 점잖은 편이다. 사드배치문제와 주적 논쟁에 이어 2007년 UN대북인권결의안 기권 시 사전에 북한에게 물어봤는지의 진실공방, 성범죄를 암시하는 돼지흥분제 사건, 서로 후보자격 없으니 사퇴하라는 등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제들과 말 바꾸기는 드라마보다 재미있다. 하지만 재미에 묻혀 더 중요한 논점들이 묻히는 것은 안타깝다. 일자리 창출은 모든 후보가 공약하지만 실현가능성이 불분명하다. 그렇게 쉽다면 각 정당들은 이제까지 뭐했을까? 노령연금을 30만원으로 올리는 일도 결국 세금부담인데 설명이 부족하다.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지만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각론이 없다. 북핵미사일 문제를 모두 해결하겠다고 하지만 원론적인 얘기 이상은 없다. 공약들이 말잔치에 그치지 않으려면 재미는 없더라도 현실적이고 치밀한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그 실현가능성은 후보별, 정당별 이전 행적에 비춰보아야 한다. 이전 행적과 다른 공약이라면 급조된 거짓공약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1년여 전만 해도 없던 정당들의 경우 확인할 길이 없다. 별 정책적 차이가 없는 정당들이 난립한 채 국민통합을 외치니까 공약들이 공허하게 들린다.



대선 이후를 준비하는 후보와 국민들의 자세가 필요

역대 최대인 15명, 원내만 해도 6명의 후보가 나선 것은 인물중심의 정치풍토 때문이다. 정책의 차이가 그렇게 다양할 수 없고, 있다 해도 국민들은 분별하기 어렵다. 정책을 파악하려면 정당역사는 길고, 정책은 일관되어야 한다. 불행히도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이번 대선결과 필연적으로 여소야대 정국일 수밖에 없고, 준비도 부족한 채 파산직전의 정부를 떠맡게 된다. 더구나 대선이 이렇게 막장드라마처럼 진행된다면 그 후유증으로 장관인선 등 정부출범도 쉽지 않을 것이다. 대선 이후가 걱정이다. 대선후보라면 말로만 준비되었다거나 잘해 보겠다가 아니라,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선진화법이라는 장애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말해야 한다. 짧지만 남은 선거운동기간에 이 문제를 극복해 가는 모습을 실천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상대후보를 깎아내리는 것만 가지고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지자만 만족시키고, 상대편에 대한 복수와 홀대를 약속하는 후보라면 막장드라마의 주인공에 불과하다. 사람들은 막장 드라마에서 감동과 교훈을 바라지 않는다. 그냥 재미와 대리만족을 느낄 뿐이다. 하지만 결국 드라마는 허구다. 대선이 막장드라마를 따라간다면 우리의 미래도 장밋빛 드라마에 그칠 것이다. 국민이라도 정신 차리고 이런 대선드라마 속에서 재미를 넘어 현실과 미래를 찾아내야 한다. 그래서 국민들은 마음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