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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도깨비 가족

도깨비 가족

/송찬호

깊은 밤 엄마 아빠가 조용히
이야기 나누는 걸 들었다

우리가 옛날에 도깨비였다는 걸
지금
얘가 알면
얼마나 놀랄까

그때 우리가,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했다는 걸 알면

나는 잠든 척했다
우리 집이 가난한 이유를 알았다

- 송찬호동시집 ‘초록토끼를 만났다’ / 문학동네·2017

 

 

 

도깨비는 서양의 좀비나 유령이나 악마와 같은 무시무시한 존재가 아니다. 우리 머리카락을 먹고 자라거나, 손톱을 먹고 자라기도 한다. 몽당 빗자루로 시침떼고서 우리 곁에 바싹 다가와 있기도 한다. 심술을 부리기는 하지만 꾀주머니를 찬 사람들에게 당하기가 일쑤다. 도깨비는 사람을 살찌게 한다. 우주의 경이로움과 신비를 간직하고 있던 우리들의 꿈을 드러낸다. 이젠 꿈이 사라진 시대, 꿈꾸는 사람은 가난하기 마련이다. 극도로 생존경쟁에 내몰리는 우리에게 조금은 가난하더라도 꿈 꿀 것을, 잠든 척 하고 있는 우리들 불면의 귓가에 나직이 일러준다. /조길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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