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1 (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부부 아포리아]이혼을 부추기는 무의식적 자동반응

 

결혼하고 싶은 사람과 이혼하고 싶은 사람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혼 사유는 숱하게 많지만 결국 그 사람과 함께 하고 싶지 않을 때 우리는 이혼을 결심한다. 그런데 20년 이상 함께 살면서 서로를 잘 이해할 것 같은 부부가 가장 많이 이혼한다. 그리고 둘 사이가 가장 좋을 것 같은 신혼부부의 이혼율도 높다. 2016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년 이상 산 부부의 이혼율은 30.4%였고, 4년 이하의 부부 이혼율은 22.9%였다. 이유가 뭘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무의식적 자동반응’이 원인이다.

초보운전일 때 차선 변경을 하려면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하지만 1년 정도만 지나면 운전을 하면서 전화통화를 하거나 심지어 식사도 한다. 익숙한 상황에서 무의식적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다. 기분이 좋으면 어떻게 하는가? 또 스트레스 받으면? 사람을 대할 때는 어떤가? 너무 익숙해서 무의식적으로 행동하지 않는가? 어떤 상황이 되면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너무 커지거나,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말수가 줄거나, 가까운 사람에게 너무 편하게 대하거나 하는 등의 행동이 무의식적으로 나타난다. 이런 행동이 ‘무의식적 자동반응’이다. 분명한 것은 나의 무의식적 자동반응 중 배우자가 참고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것은 시간이 해결하지 못한다. 내가 인식하지 못한 문제는 100년이 지나도 고쳐지지 않고 계속 반복된다.

연인 사이에는 상대의 무의식적 자동반응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 그것을 처음 접하는 시기가 신혼기이다. 그래서 많은 부부들이 이 시기에 이혼한다. 이 시기를 잘 넘긴다 하더라도 부부 둘만의 시간이 다시 찾아오는 시기에 이혼한다. 결국 배우자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그 사람의 무의식적 자동반응을 자주 접하게 되고 숨어있던 문제들이 드러난다. 이제 더 이상 정(情) 때문에 참고 사는 시대는 지났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상대가 싫어하는 나의 ‘무의식적 자동반응’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인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치려는 노력이 아니라 그것을 파악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무의식적인 행위 모두가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배우자가 싫어하는 것을 찾아내야 한다. 그것을 찾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그냥 물어보는 것이다. “혹시 내가 하는 말이나 행동 중에 당신이 싫어하거나 불편한 것이 있어?” 질문에 대한 답변 두 가지 중 하나는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것이다.

이제 배우자의 생각을 인정할 순간이다. 대답을 듣고 기분이 상할지도 모른다. ‘아니 그 까짓게 뭐라고 불편해? 그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들며 화가 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때 발생하는 화, 억울함 등의 감정은 좋은 신호이다. 그 감정은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입장하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무의식적 반응은 아무런 신호(감정)를 표시하지 않는다. 감정이 느껴진다는 것은 의식의 영역에 입장했다는 신호다. 이제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회는 상대가 이야기한 나의 무의식적 반응을 인정할 때 생겨난다. 인정하지 않으면 계속 무의식 영역에 남아있게 된다. 내가 인정하지 않는 문제는 100년이 걸려도 해결되지 않는다. 그리고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은 관계에 계속 악영향을 준다.

무의식적 자동반응은 아무런 이유 없이 생성되지 않는다. 가족 또는 지인과의 관계, 학습,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속에서 만들어진다. 당신 잘못이 아니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내가 책임져야 한다. 억울한가? 그렇다면 나의 무의식적 행위의 피해자는 무슨 죄인가? 누구의 잘못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것으로 인한 피해를 서둘러 줄여야 한다. 그래야 덜 억울하다. 그래야 더 행복할 수 있다.

당신의 잘못은 아니다. 그래서 부부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 나와 그 사람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