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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우

                                          /김용원

아주 캄캄한 곳에서

한 사내가 울고 있다

빈약한 어깨를 들먹이면서

아까부터 흐느끼고 있다

사내의 젖은 눈물 줄기 안으로

보석보다 부신

불빛 한 점 이사하고 있다

익사한 별빛을 따라

비틀거리고 돌아가는

사내의 잿빛 가슴 위로

곡우의 가는 빗줄기

여리게 스미고 있다.


 

시인의 거주하는 화성별곡을 다녀온 적이 있다. 낯선 길을 찾아 가는 여행은 순조로운 여정이 아닌 탓에 시간을 버리고 많은 시간을 도로에서 서성이다 조우한 기억이 난다. 곡우 무렵은 나무에 물이 가장 많이 오르는 시기이다. 인기척이 드물게 있는 농촌 뜨락의 전원마을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어느 날 기행에서 닭소리 여울소리를 신명나게 전파하던 모습들이 생생하다. 파안대소로 웃어대는 그의 눈빛들이 선했다. 개방적이고도 낙천적인 심성까지 효과적으로 격조높게 진술한 이 시에서 길에게 길을 묻다라는 MC의 전율이 때마침 들린다. 시인이 완벽하진 않지만 자연이며, 개방인이며, 기인의 풍모를 짐작하기에 고독의 한줄기로 상념들이 채워진다. 돌아가는 해 그림자에 맡겨진 세월의 숨결 같은 빗줄기에 바람의 통로 그늘을 사념하게 만든 짙은 그늘이 잘 그려져 있다. 불빛 한 점 따먹고 외로움을 이겨내 보자. /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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