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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료계 총파업’ 초읽기… 정부 ‘불통’ 행정 한심

  • 등록 2020.08.06 06:00:00
  • 17면

의과대학교 정원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하는 의료계의 전국 총파업 투쟁에 대학병원 근무 전공의, 동네의원 개원의, 의대생까지 줄줄이 참여를 선언하는 등 확산일로에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정원 증원, 공공 의대 신설, 비대면 진료(원격의료) 허용, 한약 첩약의 건보 급여화 등을 4대악 정책으로 꼽고 전면투쟁에 나섰다. 의사들의 집단이기주의적 행태 못지않게 거듭되는 정부의 ‘불통’ 행정도 성토돼야 마땅하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4일 성명을 내고 정부·여당의 정책에 반대해 7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수업과 실습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대협에 따르면 의대생 수업거부 안건에 전국 40개 의과대학의 85%인 34개 대학이 찬성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오는 12일까지 정부가 5대 요구에 대한 개선조치를 단행하지 않을 경우 14일 제1차 전국의사 총파업을 단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대한의사협회의 요구는 4대악 정책의 전면 철폐와 함께 ‘국가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를 포함한 5가지다. 의료계 전면 파업에 따른 의료대란이 빚어낼 막대한 국민 피해가 우려되면서 민심은 두 쪽으로 급속하게 갈라지고 있다. 다수 여론은 일단 진료거부를 선언한 의사들의 행위를 집단 이기주의의 발로로 보고 있다. 최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확대 방안에 대한 찬성 응답은 58.2%로, 반대(24.0%)보다 2배 이상으로 많았다.

 

그러나 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도록 악화시킨 정부의 소통·협상력 부재 또한 실망스러운 일이다. 정부는 결론부터 내고 밀어붙이기를 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특히 박능후 복지부장관이 최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 의료단체와 합의는 어렵다”고 한 말이 의료계의 강경투쟁을 촉발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지금처럼 큰 병원, 유명병원만 찾아다니는 국민의 특성상 지역 병원에 지역 전형 선발 의사들을 근무하도록 해도 환자의 이용률이 높아질 개연성은 희박하다. 정부가 지역의 환자들을 지역 병원으로 몰아넣는 강제입법을 추진할 가능성마저 농후하다. 이는 국민의 자유를 속박하는 조치로 더 큰 분란을 초래할 따름일 것이다. 의료단체를 집단 이기주의의 화신들로 몰아 때리는 포퓰리즘을 동원하는 현재의 미개한 행정방식은 재고돼야 한다.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합의안을 만들어가는 게 맞다. 현장 의료진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 민주주의의 요체는 ‘절차’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