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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헬기 능사 아냐…섬주민 응급의료 대응 위해 백령병원을 병원답게

지난해 닥터헬기 10번 중 3번 날아…대부분 기상요인 탓
백령병원 전문의 ‘한명뿐’ 약사도 없어, 주민들 참고 육지 간다

 

인천시가 운영하는 닥터헬기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실적으로 운항이 힘들기 때문인데, 백령병원 지원을 위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18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닥터헬기는 179번의 출동 요청에서 64번을 날았다.

 

115번을 날지 못했는데, 기상적 요인이 68번으로 가장 많았다. 나머지 47번은 환자 상태가 심각하지 않거나, 이미 손을 쓸 수 없어 출동하지 않은 경우, 일몰이 임박한 경우였다.

 

닥터헬기는 섬과 산 등 의료취약지역의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2011년 인천과 전남에 처음 생겼다.

 

하지만 출동 결정까지 걸리는 시간, 의료진 이동시간, 계류장과 현장 간의 거리 등을 고려하면 골든타임 확보가 쉽지 않아 보인다.

 

예를 들어 서해 최북단 백령도는 닥터헬기 계류장에서 직선거리로 187㎞가 떨어져 있다. 응급환자 이송 시간이 평균 2시간 52분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섬 주민들은 닥터헬기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백령병원을 병원답게 만드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백령병원은 서해5도 백령도·대청도·소청도·대연평도·소연평도 주민들에게 유일한 병원인데도 상황이 열악하다. 백령병원엔 전문의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1명에 약사도 없다.

 

시가 연봉을 올려가며 의사와 약사들을 채용하는데, 섬 특성상 근무 여건이 좋지 않아 선뜻 나서지 않는다.

 

시는 병원에 공중보건의가 7명 있어 주민들이 치료 받는 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은 탐탁치 않다.

 

서해5도는 만성질환을 겪는 노인이 많아 장기간 환자를 볼 수 있는 의사가 필요하다. 공보의는 대부분 의대를 막 졸업한 경우가 많아 수술 경력이 풍부하지 않고, 1년 주기로 병원을 떠나다 보니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공공임상교수제, 스마트병원 등을 활용해 백령병원 지원에 힘을 써보겠다곤 한다.

 

하지만 백령병원은 공공임상교수제 대상이 아니고 스마트병원은 비대면 진료 중심이라 해답이 될 수 없다.

 

지난해 기준 시는 백령병원에 11억 6000만 원을 들였다. 이마저도 노후된 백령병원의 시설을 고치는 데 대부분 사용된다 했다. 백령병원이 제기능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 지원만 하고 있는 셈이다.

 

신영희 시의원(국힘·옹진군)은 “연봉과 처우를 개선하는 것만으론 의사들이 모이지 않는다”며

“인천의료원과 백령병원의 순환 근무와 지원정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소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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