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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생각하는 착한 도둑…10년 만에 돌아온 ‘서툰 사람들’

장진식 유머 코드 담은 대표 연극
어설픈 도둑과 발랄한 집주인의 만남 그려
대본·장면 일부 수정으로 관객 공감대 형성
배우 이지훈 연극 데뷔작
내년 2월 19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야, 나는 맨 처음에 이 집이 들어왔을 때 ‘무슨 골동품 모으는 집인가’하고 잠깐 설렜어. 근데 이게 다 모으는 게 아니라 쓰는 거네. 내가 언제 한 번 괜찮은 거 건지면 보내줄게”

 

집주인이 곤란할까봐 손목에 밧줄 자국이 남지 않게 조심히 결박하고, 목이 마르다고 하면 물까지 먹여주는 ‘서툰’ 도둑이 있다.

 

예기치 않게 찾아온 밤손님에 잠깐 상식적(?)으로만 무서워하더니 이내 쫑알쫑알 자신의 할 말을 다하며 원활한 도둑질을 돕는 ‘서툰’ 집주인도 있다.

 

장진 연출의 연극 ‘서툰 사람들’이 10년 만에 돌아왔다.

 

작품은 장진 연출이 23살 때 완성한 극으로 1995년 서울연극제 출품작으로 초연했다. 20대 중반이던 그를 연극계 스타로 만든 작품이다. 지난 2007년, 2012년 장진 연출로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장진식 유머 코드의 진수라는 평을 받았다.

 

 

지난 1일 프레스콜 현장에서 장진 연출은 “내년 겨울쯤이면 이 작품을 쓴지 정확히 30년이 돼 감회가 새롭다”며 “처음 이 작품을 연출했을 때보다 지금 공연이 더 긴장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서툰 사람들’은 도둑에 대한 직업의식이 투철하지만 어설픈 도둑 ‘장덕배’(이지훈·오문강·임모윤)와 집에 훔칠 것은 없지만 공감 능력만은 풍부한 교사 ‘유화이’(김주연·최하윤·박지예)와의 만남을 그렸다.

 

장진 연출은 10년 만에 작품을 다시 선보이는 만큼, 시대감각을 살려 대사와 장면 등을 수정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웃음과 오래된 컴퓨터, 전축 등 소품은 여전히 관객에게 즐거움을 준다. 현실과 동떨어진 작품의 설정들은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가 된다.

 

 

장진 연출은 “이 작품은 ‘슬랩스틱’ 장르다. 과장·과잉된 하나의 무대 장르이자 연기술이다”며 “‘서툰 사람들’은 굉장히 고전적이지만 지금도 관객들에게 충분히 설득력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이것만큼은 지켜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를 위해선 배우들이 신체 훈련도 돼 있어야 하고, 아이디어도 많이 발산해야 한다며 무대 위 배우들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작품은 장덕배와 유화이 그리고 멀티맨(이철민·안두호)까지 세 배우가 110분을 등·퇴장 없이 이끌어간다. 쉴 틈 없이 쏟아지는 대사량에도 배우들은 흔들림 없는 연기를 펼친다.

 

 

이철민 배우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장진 연출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장진 연출은 직접 대학로 소극장 공연들을 보며 배우들을 선정했다. 특히, 장덕배 역의 이지훈은 이번 작품이 연극 데뷔작이다.

 

이지훈은 “장진 연출이 써준 기라성 같은 대본을 제가 소화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며 “그래도 동료 배우들이 도와줘 즐겁게, 재밌게 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 떨린다. 공연 전에 심장 소리가 귀에 들릴 정도로 긴장된다”고 전했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전하는 유쾌한 웃음을 담은 연극 ‘서툰 사람들’은 내년 2월 19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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