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 /김하늬 두렵다 나는 벽을 쌓고 있는 그대가 집을 짓고 있는 그대가 나는 무섭다 그대와 조용히 대화를 나누고 싶어도 내가 가까이 가기만 하면 새처럼 멀리 날아가 버리는 그대 두렵다 나는 등을 돌리고 있는 그대가 말을 않고 있는 그대가 나는 무섭다 다정하게 그대와 산책을 하고 싶어도 내가 가까이 가기만 하면 말처럼 잘도 달아나 버리는 그대 두렵다 나는 눈을 감고 있는 그대가 옷을 바꿔 입고 있는 그대가 나는 무섭다 이 세상에는 서로 말을 주고받고 정을 나눌 수 있는 대상이란 얼마 되지 않는다. 서로를 사랑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지 않고 서로를 아껴주지 않는 비극은 사회 구조적인 제 모순에서 시작된다. 우리 모두는 분명히 누군가에 의해 자신의 목숨이 유지되고 현존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소통하는 일은 벽을 무너뜨린 것이다. 쉬운 일 아니지만 내려놓은 자가 이긴다. 말로만 이웃사랑을 형제라고 외치던 어느 날이 기억난다. 권위의식, 개인주의를 먼저 버릴 수 있는 용기를 주면 어떨까? 이 시는 말을 하고 있다. /박병두 시인·문학평론가
예부터 우리나라는 춘하추동이 뚜렷한 계절 덕분에 철철이 피는 꽃의 종류가 매우 다양했다. 따라서 우리 민족은 산수절경에 싸여 꽃과 함께 시와 노래를 즐겨 불렀다. 꽃을 사랑하고 풍류를 좋아한 탓이다. 특히 꽃은 주로 아름다움·화려함·번영·영화로움 등 긍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해서 좋은 일, 영화로운 일에 많이 비유 했다. 꽃에 대한 이 같은 유별난 사랑은 수많은 시나 시조, 가사 등을 남겼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우리의 꽃 사랑은 과거 왕궁에서도 찾아 볼수 있다. 백제 고이왕(古爾王)때는 금꽃으로 꾸민 왕관, 즉 금화식오라관(金花飾烏羅冠)을 썼다. 관모에도 꽃 모양의 납작한 금판(金板) 한상을 붙였으며 관리들에게는 은으로 만든 꽃으로 관을 꾸밀 정도였다. 이런 전통은 고려시대에도 이어졌다. 고려도경(高麗圖經)에는 왕성을 지키는 친위군장들이 금화(金花)로 장식한 모자를 썼다는 기록이 있고 고려사(高麗史)에는 금화장식이 된 모자를 과거에 급제한 사람에게 내렸다는 기록도 있다. 조선시대엔 과거 급제자들에게 임금이 어사화를 하사 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꽃 재배는 어제 부터일까. 그 첫 기록은 동사강목에 나와 있다. 백제 진사왕 때인 390년에 궁실에 연못을
빛과 색의 신비를 푸는데 평생을 바쳤던 위대한 철학자이고 과학자이며 대문호였던 독일의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대화(對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금으로 만든 왕이 뱀에게 묻는다. “금보다 찬란한 것이 무엇이냐?” 뱀이 “빛입니다.”라고 답했다. 왕이 다시 묻는다. “왜 빛이 금보다 좋으냐?” 뱀이, “금이란, 자기 자신만을 밝힐 수 있지만, 빛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물을 포함해서 만물을 비춰주기 때문입니다.” 왕이 다시, “빛보다 좋은 것은 무엇이냐?” 뱀은, “대화(對話)죠”, 라고 대답했다. 왕이 또 묻는다. “왜 대화가 빛보다 좋으냐?” 뱀이 답한다. “인간은 황금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서로 대화를 하지 않고서는 상대를 확인하고 자신을 발전시킬 수 없지만, 대화를 통하면 상승(相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했다. 인간은 대화를 통해서 서로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점에서 다른 동물과 구분된다. 인간은 서로 이야기
여기저기 꽃소식이 줄을 잇고 있는데 워낙 추운 지역으로 소문난 우리 동네는 깜깜하다. 오히려 꽃샘추위에 부풀어 오른 꽃망울이 걱정이 된다. 괜히 섣부르게 피었다 얼어 죽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에는 목련이 피고 이삼일도 못 가서 진눈깨비가 퍼붓고 꽃들은 전부 흙탕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나무에 달린 채로 죽어버리는 참담한 봄이었던 기억이 있다. 작년에는 온 나라가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슬픔에서 헤어나기 힘든 시간이었고 지금도 그 가족들이나 관련된 사람들에게는 결코 지나간 일이 아니다. 그들의 달력은 영원히 4월 16일에서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 아픔을 어루만지고 일으켜 세워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우리 사회를 혼란으로 몰고 가는 몰염치를 보여주는 행태에 염증이 나 시선을 돌리고자 의식적으로 꽃소식에 귀를 기울인다. 나에게 봄은 언제나 게으름을 부리며 느린 걸음으로 온다. 이웃집 지붕위로 목련이 다시 피고 진달래가 피었다는 소리도 들리고 들에 냉이꽃이 핀다. 큰 길에 플래카드가 바람을 맞고 섰다. 주민자치회와 몇몇 단체가 주축이 되어 벚꽃길 걷기 대회를 한다는 소식에 아침 이른 시간이라 참가를 했다. 며칠 전부터 잦았던 비에
공단소방서 119구급대는 2015년 2월28일 연수구 가정집 내 심정지 추정 출동지령을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하여 확인하니 환자는 의식, 호흡, 맥박이 없는 상태로 거실에 쓰러져 있고, 아들이 심폐소생술을 실시 중이었다. 다행히 이 환자는 아들에 의해 초기에 심폐소생술이 실시되었고 구급대원의 적절한 처치가 이어져 생명을 구했다. 또한 현장에서 병원으로 이송 중 주변 차량들의 협조로 구급차가 막힘없이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는 것도 회복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모세의 기적이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요즘은 홍보가 많이 되어 소방차, 구급차 등 긴급자동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꽉 막혀 있던 도로가 좌우로 갈라지면서 긴급자동차가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설 연휴 때에도 모세의 기적이 일어났었다. 5세의 아이가 복통과 탈수증세로 자가용을 이용하여 병원으로 이동 중 차량 정체로 이송이 지연되어 순찰차에 도움을 요청하였는데 이때 순찰차 앞에 모세의 기적처럼 길이 열리며 아이가 제시간에 병원에 도착하여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었다. 도로위에서 모세의 기적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방통행로에서는 우측 가장자리
최근 평택·당진·아산시가 평택항 신생매립지의 귀속 결정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결정기관인 행정자치부가 이용자의 편의 등을 우선 고려해 평택시 손을 들어줬다. 이 결정에 대해 당진시는 강하게 반발하며 정치권과 한목소리로 잘못된 결정이라며 재심사를 통한 의결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14일 행정자치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의(이하 중분위) 평택·당진항 신생매립지 귀속 결정을 놓고 평택시는 잃었던 옛 땅을 다시 찾아왔다는 안도와 축제 분위기다. 하지만 당진시는 가지고 있던 내 땅을 평택시의 어이없는 주장에 중분위가 동조하면서 빼앗겼다는 주장을 연일 내놓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대부분 ‘옛’부터에서 시작한다. 특히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당진시의 합리성을 주장하며 신생매립지도 당연히 당진시 관할이라 정의한 이들이 중분위의 신생매립지에 대한 평택시로의 귀속 결정에 반발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도 이제는 알아야 한다. 반발보다는 헌재 판결로 인한 불합리한 피해를 호소해 왔던 관할권 밖의 지역민들의 고통, 참고만 살아왔던 평택시민들의 고통을. 그동안 평택항 인근 주민들은 수십여
세상 모든 것에는 순서가 있다. 앞에 할 일과 뒤에 할 일이 있는 것이다. 만약 그 앞뒤를 바꿔서 진행하려 하면 일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옛말에 ‘급하다고 바늘 허리에 실 꿰어 쓰려한다’는 말처럼 자신의 필요에 따라 순서와 과정은 몽땅 생략하고 일을 추진하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심지어 국가 정책과 같은 큰 안목으로 풀어 갈 일들도 오로지 눈에 보이는 결과만을 중시하는 성과지향주의적인 발상으로 앞뒤를 가리지 않고 정책이 추진되는 경우도 많다. 눈 앞에 보이는 현상이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졸속으로 일을 추진하다보니 아예 거꾸로 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무예수련에서도 이런 순서와 관련한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대부분 수련인의 근시안적인 욕심으로 인하여 생기는 것으로 단순히 수련의 성과를 높이지 못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몸을 다치게 하는 일까지 생기는 것이다. 어떤 무예든 간에 기본적으로 신체의 역량을 강화하거나 유연성을 높이는 것부터 무예는 시작된다. 그 무예를 담는 그릇인 몸을 체계화시키는 것이 근본이다. 자기 스스로가 자신의 몸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안에 아무것도 담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전
수원문화원과 본보가 공동 주최한 ‘수원화성 돌기’ 행사가 세계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행사로 자리잡았다. 지난 18일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이 행사에는 수원시민 각급학교 학생 등 1만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행궁 광장을 출발한 이들은 팔달산 화성장대로 올라가 화서문~장안문~화홍문~방화수류정~연무대~창룡문 등 5㎞를 돌며 동양 성곽의 백미로 불리는 수원화성을 직접 체험했다. 수원화성은 특히 최근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대표 관광지’에 선정돼 그 의미를 더했다. 시민과 학생들은 서로 손을 잡고 성곽길을 걸으며 한창 무르익은 봄의 정취를 만끽했다. 수원화성이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은 것은 2007년이어서 벌써 7년이 됐다. 성곽이 군사적 목적이었다기보다는 오히려 정치·경제적 측면과 정조대왕의 효심이 서려있는 철학 그 자체여서 지정에 큰 힘으로 작용했다. 게다가 김홍도를 비롯한 예술가들과 채제공, 정약용을 포함한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이 건설에 참여한 역사의 현장이다. 특히 기중기의 효시라 할 수 있는 거중기의 사용, 목재와 벽돌의 조화를 이룬 축성 방법 등 실사구시에 바탕을 둔 새로운 기술을 축성에 도입했다. 화성성역
경기도의 ‘남경필 연정(聯政)’이 경기도내 여·야를 넘어 타 지자체까지 확대되고 있다. 도는 오늘(20일) 남경필 지사가 강원도청을 방문해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상생 협력을 위한 우호교류 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지난 11일 최 강원지사에게 광역지자체 간 연정을 하고 싶단 뜻을 밝힌 바 있는데 여당 새누리당 소속 남 지사의 제의를 야당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최 지사가 흔쾌히 받아들여 성사된 것이다. 오늘 두 지자체의 도지사들은 ▲철도·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비무장지대(DMZ) 공동 방제 ▲인접지역 소방 활동 등 안전 분야 공조 ▲공무원 인적교류 등을 약속할 예정이라고 한다.(본보 17일자 1면) 이 가운데 경기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소방 활동 공조다. 경기도와 강원도는 연천-철원, 포천-화천, 가평-춘천, 양평-홍천, 여주-원주 등의 경계가 접해있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산간지역이나 오지, 농촌지역으로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해당 행정중심지에 있는 소방서의 진화인력과 장비도착이 늦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이웃한 지역의 도움이 더 필요한 것이다. 경기도와 강원도는 앞으로 인접 지역에서 발생하는 화재 뿐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