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럽다 뉘 말하는가 흐르는 강물을/꿈이라 뉘 말하는가 되살아오는 세월을/가슴에 맺힌 한들이 일어나 하늘을 보네/빛나는 그 눈속에 순결한 눈물 흐르네/가네 가네 서러운 넋들이 가네/가네 가네 한 많은 세월이 가네/마른 잎 다시 살아나 푸르른 하늘을 보네/마른잎 다시 살아나 이 강산은 푸르러/가네 가네 서러운 넋들이 가네/가네 가네 한 많은 세월이 가네.’(안치환 글·곡 ‘마른 잎 다시 살아나’) 1987년 6월이었다. ‘4·13 호헌’조치와 ‘박종철 고문치사축소은폐’로 정국이 한창 뜨거웠다. 마침내 10일 국민대회가 전국 18개 도시에서 일제히 열렸다. 6월 항쟁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하루 전인 9일, 연세대 이한열 군이 학교 정문 앞에서 시위 도중 경찰의 직격최루탄을 맞고 쓰러졌다.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7월 5일 세상을 떠났다. ‘마른 잎 다시 살아나’는 그의 추모곡이다. 결국 정부는 ‘6·29선언’을 발표, 직선제 개헌과 민주화조치를 약속한다. 호헌은 가고 개헌이 왔다. 대통령 선거는 직선제로 치러졌고 국민들의 바람과 달리 민주화 진영은 분열했다. 신군부의 2인자 노태우가 대통령이 됐다.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민주화에 대한 열기와 거리를 가
나비를 읽는 법 /박지웅 나비는 꽃이 쓴 글씨 꽃이 꽃에게 보내는 쪽지 나풀나풀 떨어지는 듯 떠오르는 아슬한 탈선의 필적 저 활자는 단 한 줄인데 나는 번번이 놓쳐버려 처음부터 읽고 다시 읽고 나비를 정독하다, 문득 문법 밖에서 율동하는 필체 나비는 아름다운 비문임을 깨닫는다 울퉁불퉁하게 때로는 결 없이 다듬다가 공중에서 지워지는 글씨 나비를 천천히 펴서 읽고 접을 때 수줍게 돋는 푸른 동사들 나비는 꽃이 읽는 글씨 육필의 경치를 기웃거릴 때 바람이 훔쳐가는 글씨 - 박지웅 「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문학동네 2012년 12월 나비는 꽃이 쓴 글씨라고 시인은 읽는다. 아니 쓴다.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해서 시인은 얼마나 많은 말들을 닦고 지우고 쓰고 또 삼키고 토해내기를 수도 없이 했을 것인지. 그렇게 뭉툭해지는 펜 끝을 바라보다 팔랑팔랑 피어나는 활자들이 꽃과 꽃이 주고받는 쪽지라니. 천생 시인은 시인이다. 봄볕 따뜻한 키 작은 뒷산을 걸을 때면 나비가 길을 앞서 따라나선다. 봄으로 길을 안내해 주기라도 하듯, 조붓한 산길을 소리도 없이 이쪽으로 팔랑, 저쪽으로 팔랑 거리다 호젓이 날아가 사라져버리는 산책길이면 시 한 편 마음 가득하게 내놓을 수 있을 것
음식은 잘 나누면 정이 돈독해지지만, 잘못 나누면 서운한 마음이 쉽게 드는 법이다. 옛말에 ‘음식 끝에 정 난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음식 끝에 마음이 상한다’라는 속담도 있다. 그래서 음식을 나눌 때 나보다는 상대편을 배려하는 마음이 넘치면 자리가 즐겁고 돋보이는 것도 이런 연유다. 정으로 나눈 음식은 좋은 기억으로 오래 남는다. 반대로 음식으로 상한 마음은 잘 잊히지 않고 오래간다. 때가 됐으나 소외된 채 혼자 식사한 적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시간이나 여건상 어쩔 수 없어 혼자 먹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동료들이 자신을 의도적으로 빼고 간 것을 안 뒤 음식을 먹는 기분이란, 아마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이럴 땐 상대에 대한 배신감마저 느낀다. 그래서 가장 흔하게 건네는 ‘밥 한번 먹자’라는 말에 사람들이 감동하는가 보다. 물론 지켜지는 경우가 많지 않은 ‘인사치레’인줄 알지만 왠지 듣기에 나쁘지 않다. 배려와 관심의 정이 담겨있어서다. 그중에서도 점심보다 저녁을 제의 하면 더욱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어쩌다 성사가 돼 식사와 함께 술 한 잔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란 심각한 외상을 보거나 직접 겪은 후에 나타나는 불안장애를 말하며, 여기서 ‘외상(trauma)’이란 전쟁, 사고, 자연재앙, 폭력, 살인 및 강간, 납치 등 외부로부터 주어진 충격적인 사건에 의해서 입은 심리적 상처를 말한다. 외상 사건을 경험한 사람은 그 충격과 후유증으로 심각한 부적응 증상을 나타낸다. 특히, 가정 내의 가까운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는 신체적 학대, 가정폭력, 정서적 학대나 방임, 성폭행과 성적학대 등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 심리적 상처로 남아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임상적으로 보면 모든 증상 뒤에는 트라우마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트라우마가 개인의 심신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할 수 있다. PTSD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 약물치료에는 한계가 있어 심리치료적 접근이 중요하다. 특히 1개월 이내의 급성기 치료에 따라 예후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안정적이고 적극적인 치료적 개입이 무엇보다 요구된다. 최근에는 마음챙김 명상과 이정변기요법(移精變氣療法)을 기반으로 하는 PTSD 심리치료 4단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트라우마 환자에게 있어서 ‘안전의 장 구축하
곽상욱 오산시장이 민선시대 이후 오산지역에서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하는 기록을 남겼다. 이로써 연속성 있는 시정 추진으로 지역발전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오산시는 그동안 역대 시장들이 재선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공직분위기 또한 시장 성향에 따라 행정을 펼치다보니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한 것도 사실이다. 이렇다 보니 무엇보다 시민과 공직자들이 인물론에 대한 갈증이 심화되는 과정을 겪어야 했다. 무엇보다 이번 오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시민들이 보여준 곽 시장에 대한 지지율은 압도적이었다. 당초 새누리당 후보와 접전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시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아 재임에 성공함으로써 향후 시정에 탄력을 받게 됐다. 하지만 민선5기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눌림 행정’으로 압축할 수 있다. 초선시장이다 보니 3선 국회의원 그늘에서 제대로 된 시정을 펼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일명 ‘눈치시장’이라는 닉네임이 따라붙기도 했다. 이젠 시민과 공직자들도 강력한 추진력과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 한자성어에 ‘억강부약(抑强扶弱)’이란 게 있다. 누를 땐 누르고, 강할 땐 강하며,
대한민국 국민 81.8%가 사용하는 내 손안의 PC인 ‘스마트폰’은 학교, 지하철, 공원 어디에서나 손쉽게 정보와 지식을 얻는 수단으로 현대인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 중 하나가 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각각 사람들의 색깔과 감성, 감정 또는 그 사람의 이야기까지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한 수단이 되었다. 우리 모두 공동체 인식 속에서 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할 대상이 있다. 바로 학교폭력이다. 상습적인 학교폭력은 자살은 물론 가족 해체라는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현대사회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학교 폭력에 대해 우리 모두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할 이유이며, 그 역할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때 비로소 효율적인 예방을 거둘 수 있다. 안양동안경찰서는 이 같은 스마트폰의 순기능을 접목하여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손쉽게 학교폭력 예방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학교폭력 예방 스마트폰 앱(App)’을 개발·운용하고 있다. 말 못하는 사연을 학교전담경찰관에게 털어 놓고 대화할 수 있는 ‘실시간 Talk’, 학교 폭력 피해 사례를 익명으로 제보할 수 있는 ‘긴급신고’ 등으로
한국영화가 부침을 거듭하다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영화 대 해외영화 간의 시장 점유율만 놓고 보면 2000년대 후반 침체기의 4:6이 지금은 6:4 정도 수준이다. 그리고 매출 역시 2조원 가까이를 기록하고 있으니 그 자체로만 놓고 보면 무엇이 문제라 할성싶다. 또 일각에선 스크린쿼터 없어지면 한국영화 다 망한다고 했는데 오히려 더 잘되지 않느냐는 타박도 있다. 애먼 스크린쿼터만 물고 늘어지지 않았냐 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 안을 찬찬히 들여다본다면, 속이 편치가 않다. 대단히 다른 양상의, 그리고 심각한 흐름들이 자리 잡고 있다는 말이다. 현상은 언제나 기만적이라는 말이 있다. 영화산업, 영화계만큼 딱 어울리는 데가 없다. 겉으로는 봐 영화계만큼 화려한 곳도 드물 것이다. 하지만 속으로는 병들대로 병든 그런 상태다. 영화진흥위 자료를 놓고 그 개념도를 그려 보면 금세 이해가 될 게다. 한국 영화산업을 통틀어 매출이 100 발생했다 치자. 여기서 DVD, 온라인 등 부가시장의 비중은 6%밖에 안 된다. 나머지 94가 문제다. 이중 극장상영이 44.7로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그 다음 배급이 15.3, 제작이 13.2다. 쉽게 말해 한국영화
본격적인 무더위 철이 다가왔다. 높은 기온으로 다양한 식품들이 변질하여 질병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에 대한 특별한 관리와 더불어 철저한 위생 점검이 요구된다. 초등학교 앞의 영세판매점과 노상에서 판매하는 음식물에 대한 여름철의 각별한 관리가 절실하다. 전염병의 경우 많은 사람의 건강과 사회불안을 야기하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인천경찰청이 지난 9일 쌀을 수입해 원산지를 허위로 속여 시중에 판매한 사람을 원산지 허위표시 위반 혐의로 구속하였다. 이 외에도 불량식품 제조와 유통, 허위 과장광고, 무허가로 도축하고 판매한 24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사람의 건강을 해치는 불량음식을 판매하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돈만 벌겠다는 사고를 가져서는 안 될 일이다. 인천경찰청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불량식품 14t을 압수하여 폐기하고 영업정지와 취소 등 행정처분 등을 통해서 불법행위를 사전에 차단하였다. 근절되지 않고 암암리에 자행되는 불량식품의 유통방지를 위한 범국민적인 노력과 당국의 지속적인 관리단속이 절실하다. 최소한 사람들이 먹는 식품에 대한 불법 유통과 판매는 근절되어야 마땅하다. 이번에 인천경찰청이 단속된
올해 49세, 젊은 남경필 경기도지사 당선자에게 기대를 걸어도 될 것 같다. 지난 선거 운동 기간 중 공약으로 내걸 때만 하더라도 설마 했는데 정말 그렇게 할 모양이다. 제일 먼저 시선을 끄는 건 선거기간 약속했던 야당 몫의 사회통합부지사직 신설이다. 이는 야당과의 소통·화합을 위한 것으로, 이로부터 내 사람만 챙기는 정실인사가 아닌 탕평인사가 비롯되기를 바란다. 남 당선인은 도청을 찾아 기자들과 만난 상태에서 ‘도를 대표할 야당 인사’에게 이미 추천 요청을 한 상태라고 밝혔다. 물론 야당에서 이에 응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처음 있는 일이라 부담을 느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선의의 제의라면 거부할 일이 아니다. 남 당선자는 만약 당사자가 고사하면 도의회 야당 다선 의원들과 협의해 추천을 받겠다고 말할 정도로 야당과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정책 입안 단계부터 야당의 의견을 반영하고 항상 의사결정 과정을 같이하겠다는 것이다. 남 당선자의 눈에 띄는 행보는 또 있다. 대부분 당선자들이 대규모로 화려하게 펼치는 취임식을 아예 열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도내 취약지역이나 어려운 사람들이 있는 곳을 방문하는 것으로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때 기치로 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