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공연장에서 국악의 선율을 따라 명상의 세계로 빠져보자. 경기도문화의전당 국악당(예술감독 김영동)은 지난달 9일 선보인 창작국악연주회 '신시'에 이어 14일 다시 한 번 특별기획공연 '바람의 소리'를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올린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경기도립국악단을 이끌고 있는 김영동 예술감독이 직접 여러가지 악기들을 연주하고, 관객들에게 연주곡과 악기에 대한 해설을 할 예정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이번 공연의 타이틀 '바람의 소리'는 1999년 김 감독이 내놓은 명상음반명과 같다. 음반 출시 당시 화제를 모으며 대중적 인기를 끌었던 명곡들을 한 자리에서,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이번 공연의 또 하나의 매력으로 꼽을만 하다. '바람의 소리'를 가장 많이 닮았다는 대금을 비롯, 소금·피리·가야금·거문고·해금 등 국악기의 음색이 무대를 채운다. 도립극단은 또 전통국악기와 함께 아메리카 인디언의 '피리'와 페루의 '키나', 공명악기 '훈(塤)' 등 외국전통악기를 협연해 아름다운 하모니를 전한다. 이날 연주되는 곡에는 '옥저'의 맑은 소리가 서라벌의 환상적인 은하를 연상케하는 '옥저', 인도 라가풍의 성악 솔로와 합창이 돋보이는 '깨달음',
오페라의 향연이 펼쳐진다. 고양문화재단은 오는 6∼8일까지 어린이와 성인의 입맞에 맞춘, 한국과 외국의 감성이 조화를 이룬 오페라를 공연한다. 초연작인 국악오페라 '한울춤'과 어린이가 함께 관람할 수 있는 가족 오페라 '로봇 태토'가 바로 그것. # 어른들 입맛에 맞는 '국악오페라' 한국 근대춤의 거장인 한성준을 소재로 한 오페라가 무대에 올려진다. 특히 서양식 오페라가 아닌 '국악 오페라'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국악오페라 '한울춤'이 오는 7,8일 오후 7시30분 고양 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초연 무대를 갖는 것. 한성준(1874-1942)은 우리나라 근대 전통무용을 집대성한 거장으로, '악가무 일체'를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또 1930년대 조선 고전무용의 현대화를 주창해 이른바 신무용의 원조가 된 그는 100여 가지 전통춤을 집대성해 시대에 맞게 새로이 창작함으로써 오늘날의 한국춤을 가능케한 주인공이다. 한양대 작곡과 이종구(59) 교수가 대본과 곡을 쓴 이 작품은 서양 오페라 형식을 기본으로 하면서 국악의 색이 입혀졌다. 2시간 동안 음악 위주의 아리아와 레치타티보가 극을 이어나가고 관현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는다. 국악의
'쌩쌩'부는 찬 바람에 마음까지 얼어버릴 것 같은 겨울이 시작됐다. 그러나 25일 도내 공연장은 이 차가운 기운을 모두 날려버릴 정도의 열정적인 무대가 마련돼 그 열기가 뜨겁다. '같은 날, 다른 공연' 보여주는 색깔은 다르지만 관람객에게 전달되는 열정만큼은 같을 그 따뜻한 무대를 들여다보자. * 민예총 공연 25일 저녁7시, 수원에 위치한 경기도 문화의 전당 소공연장은 우리 소리와 춤 등 신명나는 무대로 달궈진다.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경기지회(이하 민예총)가 주최하는 공연 '통일다짐 노래·춤·소리 한마당 우/리/민/족'이 선보이기 때문. 이번 공연은 민예총이 6·15 공동선언 5주년과 광복60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창작품이다. 민예총이 일명 '집체무가(集體舞歌)'라 이름붙인 이 공연의 양식은 서양의 총체극과는 차별화돼 다양한 장르가 조화를 이루면서도 각각 독립적으로 선보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통일세상의 흥겨움을 표현하는 1부 '어기여차 통일의 바다로 나가자'에서는 남과 북의 민요가 불리어지고, 소리꾼이 등장해 통일된 한국의 미래상을 풀어낸다. 또 소리꾼의 배치기노래에 이어 무용단이 모습을 드러낸다. 70여 분간 진행되는 공연의 2부는 일제치하에서 통일
"이제는 우리의 축제를 연다!" 23일, 2006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그 동안의 스트레스를 한 번에 날려버리겠다는 수험생들의 함성이 높다.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수시모집에 합격한 청소년 43명이 한 달간의 준비를 마치고 오는 27일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고양 어울림누리 극장에서 열리는 청소년문화예술축제 '세상의 바보들, 열정을 보이다'가 그것. 청소년들이 지난달부터 한 달 동안 기획·구성한 이번 축제는 크게 '놀 땐 놀자'와 '두근거리는 열정' 두 개의 마당으로 꾸며진다. 첫 마당에서 ▲8명의 미술작가와 함께 하는 전시 ▲친구들과 함께 하는 염색 체험 ▲예술과 타로가 있는 카페 ▲생생한 한 달 간의 문화예술교육 현장 전시를 볼 수 있다. '두근거리는 열정' 마당에서는 ▲재활용과 상상놀이단과 함께 하는 내 몸으로 표현하는 몸벌레와 소리 ▲봉산탈출 전수자와 함께 하는 봉산탈춤 따라잡기 ▲연극으로 만난 또 다른 나 ▲처음으로 만든 드라마와 뮤직비디오 ▲우리가 만든 우리들의 이야기 ▲친구들의 축하공연 등이다. 특히 고양시 화수 고등학교 연극반 학생들과 수원시 장안고 학생 등 7명의 고3학생이 만들어 낸 '연극으로 만난 또 다른 나'는 즉흥극 형
"만약 어떠한 제약도 없이 자연과 관계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만들고 싶습니까?" 국·내외 70여 명의 예술가들이 '만약∼이라면'이라는 위 질문에 드로잉과 사진, 채색, 콜라주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을 내놓았다. 경기도 수원시 화성을 끼고 도는 아름다운 방화수류정, 그 곳 옆에 자연미를 듬뿍 담고 있는 대안공간 '눈'에서 오는 22일부터 12월 9일까지 개최되는 '2005 금강자연미술 프레 비엔날레'(조직위원장 배귀섭) 전시를 통해 그 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주최한 (사)한국자연미술가협회 - 야투는 '자연에 관한 비전'(VISION ABOUT NATURE)과 '자연으로부터의 작업전'(ABOUT-FROM-FOR NATURE)을 주제로 지난 8월 15일까지 20여 개국 120명의 작가들의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을 접수 받았다. 그 결과로 지난달 5일부터 22일까지 공주의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특별전시관에서, 11월 4일부터 같은달 19일까지 부산의 대안공간 'art in ori'에서 순회전시를 가졌다. 이제 순회전 마지막 일정으로 수원을 찾은 이 전시는 지역 공간의 특성을 살려 작품속에 담긴 자연의 의미를 한껏 뽐낸다. 이번 전시에 참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송태호)이 일반인들의 출입구인 로비공간을 이용한 전시 '쉼, 休휴'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미술작품을 대중의 일상공간으로 가져옴으로써 '삶 속의 예술'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는데에 의의가 있다. 이에 재단 건물이 대중과 만나는 친근한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전시에는 권종환, 김태중, 방혜영, 이부록, 이중근, 최혜광 등 모두 6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1층 로비에 있는 두개의 기둥에는 이중근 작가가 자신의 혀를 사진으로 촬영한 후 컴퓨터그래픽을 거쳐 꽃을 형상화한 '꽃기둥'이 설치된다. 이 작품은 기존의 꽃가게가 예술작품이 어우러져 이색 공간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방혜영씨는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접하는 오브제를 이용, 1·2층을 일률적인 회색 분위기에서 화려한 전원의 분위기로 탈바꿈하는 작업을 시도한다. 또 이부록 작가는 건물 곳곳에 위치한 픽토그램을 예술작품으로 환원시고, 권종한씨는 솜을 이용해 재단을 새로운 환경으로 변화시킨다. 이밖에도 화장실을 선인장 작업을 통해 탈바꿈시킨 최혜광씨, 자유로움과 유쾌함이 돋보이는 김태중씨의 작업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시는 오는 25일을 시작으로 약 두달간 진행되며,
'가을빛 머금은 생명의 아름다움' 수원의 명소 방화수류정 옆에 위치한 대안공간 '눈'에서는 깊어가는 가을 느낌을 만끽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수원에서는 처음으로 작품을 내놓은 허은영(44·여·서울시 양천구 신정1동)씨의 세번째 개인전이 바로 그것. 오밀조밀한 전시관을 따뜻함으로 가득 채운 허 작가의 2005년 작품은 약동하는 씨앗, 생명의 형상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지의 재질을 살려 특유의 색감과 주름을 입힌 화면에서는 섬세한 작가의 손길이 느껴진다. 작가의 입을 통해 들은 작업 과정도 그의 꼼꼼한 성격을 예측케 한다. 우선 장지를 아래 대고 그 위에 주름잡힌 한지를 덧대, 평면에서 제2의 공간을 만들었다. 또 주홍빛깔 혹은 녹색빛, 고동색 등이 농도를 달리하며 추상적인 자연의 이미지를 창조해냈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스펀지의 특성을 이용해 아크릴 물감으로 빨갛고 초록의 점들을 찍어 섬세하게 마무리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전시장 바닥에 흙을 쌓고 그 위에 네모난 작품 여러개(Space-Waiting)를 꽂아놓은 것이다. 원래 이 작품은 벽면에 모자이크 형식으로 붙이려던 것을 전시관 규모와 구조와의 조화를 염두에 두고 설치
지은이 : 최정동 출판사 : 1만3천9백원 "무엇 때문에 같으려 하는가? 같음을 추구하는 것은 참이 아니다" 올해는 연암 박지원(조선 영조 13년~순조 5년/1737~1805년) 사후 200주년이 되는 해다. 지난 10월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유적지에서 열린 '실학축전2005경기'에서도 이를 기념한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 한 때다. 이렇게 특별한 때가 되어야만 어느 한 구석에서 잠자고 있던 연암 박지원을, 그리고 실학을 깨워내는 것이다. 다시 잊혀져갈 실학과 연암 박지원, 그리고 열하일기. 이러한 상황이 안타까웠던 것일까. 2002년 여름 한 일간지에서 한·중 수교 10주년 기획으로 구성한 답사팀에 사진 기록 담당으로 참여한 저자 최정동은 연암의 발길을 따라가며 그 흔적을 남겼다. 책 '연암 박지원과 열하를 가다'가 바로 그것. 이 책에서는 '열하일기'의 주요한 내용을 소개하며 청나라를 방문했던 연암이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다. 특히 답사단장을 맡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유홍준 교수를 비롯, 팀 구성원들의 전문적인 지식과 매향리에서 수거한 포탄 껍질로 퍼포먼스를 펼친 임옥상 화백의 이야기가 들어있어 연행길(2천8
지은이 : 이무용 출판사 : 논형 2005년 10월 청계천 복원공사가 완료, 인디밴드 카우치와 미디어공간, 서울시 뉴타운정책과 아름다운 마을 한양주택의 파괴 등.... 작가 이용우는 아무런 상관없어 보이는 공간들속에서 공통점을 발견한다. 특정 공간을 매개로 벌어지며 일상의 삶과 문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이면에 존재한 권력관계를 잡아낸 것이다. 공간과 문화, 그리고 정치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는 책 '공간의 문화정치학'은 저자가 10년에 걸친 학문 여정을 모은 첫 결과물이다. 저자가 말하는 공간의 문화정치학은 공간의 생성·변천·소멸 과정을 공간과 주체, 권력의 상호작용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연국하는 학문분야다. 즉, 공간을 둘러싼 물리적·상징적·문화적 권력관계와 갈등·경합의 다양한 과정 및 그 지리적 맥락을 탐구하는 비판지리학의 핵심인 것. 크게 9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1장은 공간담론, 문화정치학, 도시경관론, 도시마케팅 등 네 개 분야에 적용시켜 이론적 부분을 탐색한다. 일상의 공간을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그 이면에 존재하고 있는 것들을 파악해내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지만, 설명하며 사용된 전문용어들은 독자에게 너무 어렵게 느껴져 책을 놓게
인천 신세계갤러리에서는 10월 31일까지 부평구문화예술인회 총회장을 맡고 있는 중견 서양화가 전운영(48)씨의 아홉번째 개인전 '삶의 언저리'가 개최된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여행을 통해 경험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캔버스에 유화 작품으로 담았다. 지리산의 계곡, 보성의 강변, 강원 정선의 설경 등 국내 산하를 비롯해 홍구공원, 이화원, 황산 등 이국적인 중국 풍경의 감동도 재현해 냈다. 미술평론가 이재언씨는 작가의 작품들을 "다채로운 화면 연출과 다소의 과장을 통해 보고 표현한 자연의 모습들이 오히려 자연 본래의 모습을 더 진실하게 직관하고 있어 보인다"며 "대상들을 과학적 관심이 아닌 상징적으로 풀어가는 작가 특유의 시적 정취를 느껴볼 수 있다"고 평했다. 한편 전씨는 11월 7일부터 19일까지 일본 요코하마의 수평선 갤러리에서 동 전시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