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병원 못간다=지난 3일 오후 10시께 수원역 맞은편 버스 정류장. 부슬비가 내리는데도 남루한 옷차림을 한 노숙자 두 명이 종이컵에 소주를 주고 받으며 신세한탄을 하고 있었다. 50대 중반인 김씨와 최씨라는 두 노숙자는 "정치권이나 정부가 하는 짓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최씨는 6년전 사업에 실패한 후 수천 만원의 빚더미에 올라 도망치고 있는 상태. 그는 사업실패 직후 이혼을 요구한 아내와 헤어졌고 외동딸과는 연락이 끊겼다. 그는 "날품팔이를 해도 한 달에 20만원도 못 벌고 있다"며 "월급을 받고 싶지만 일자리도 없을 뿐만 아니라 모두 빚으로 뺏기니 도무지 헤어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일자리가 있다는 연락을 받아 가면 대포폰 등을 이용하기 위해 명의를 빌려달라는 제안을 받기도 한다. 최씨는 "몸이 너무 아파도 신용불량자인 것이 탄로날까봐 병원에 가지 못하고 참아야 할때가 가장 서럽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장이나 구청장이 찾아와 실태를 파악하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날계란 훔쳐 먹다 경찰에 붙잡혀=지난 2일 수원중부경찰서에서 노숙자 김모(44)씨가 조사를 받고 있었다 . 전날인 1일 오후 8시
고유가 시대를 맞아 기름값을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전철,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출.퇴근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일을 볼 때에는 환승역이나 직장에 둔 승용차로 일을 보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 자가용은 모셔둔다?= 수원에서 서울 송파구 잠실동으로 통근하는 김모(35)씨. 그는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최고 1천540원으로 오른 지난달 13일부터 수도권 광역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20여 일째 쓰지 않은 자가용엔 먼지가 두텁게 쌓여 있다. 김씨가 살고 있는 영화동에서 잠실까지 직행 버스가 없어 불편하지만 1시간 정도 걸리는 수도권 광역버스를 이를 악물고 이용하고 있다. 김씨는 "한 달에 35만 원정도 절약하는 기름값으로 자녀의 교육비나 생활비에 보태게 돼 마음에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김씨와 같이 자가용을 두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아파트 단지의 주차장도 쉬는 자가용이 많아졌다. 조원동 한일타운 경비 황모(65)씨는 "평일뿐만 아니라 휴일, 명절도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는 주민 때문에 주차 공간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 전철승객 크게 늘었다= 9급 공무원 시험을 준
최근 심각한 취업난과 진로로 고민하는 대학생 등 청년층이 정신적 압박을 못 견디고 인터넷 게임 중독에 빠져 사망하거나 병원에 장기입원하는 등 '후유증'이 심각하다. #인터넷 게임하다 사망=취업 준비중인 황모(24. 아주대 컴퓨터공학과 4년)씨는 요즘 인터넷 게임의 중독성에 몸서리치고 있다. 군 제대 후 3학년으로 복학한 동아리 선배 홍모(26)씨가 지난 달 17일 분당에 있는 단골 PC방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머리를 크게 다쳐 분당서울대 병원으로 실려간지 5일 만에 숨졌기 때문이다. 컴퓨터공학과 전자공학을 복수전공하며 평균 학점도 A로 앞날이 보장됐던 성실한 선배였기에 그 충격은 더욱 크다. 황씨는 "홍선배가 다치던 날 새벽까지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다"며 "홍선배가 게임을 하다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에서 화장실을 가다 발을 잘못디뎌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 것이 화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폐인'되거나 '자해'로 입원=방학을 맞은 이모(22.한양대 컴퓨터공학과 3년)씨는 매일 눈 뜨자마자 컴퓨터 전원부터 켠다. 메신저로 친구와 대화를 나누며 최근 유행하는 농구 게임을 하기 위해서다. 지난 2일도 이씨는 집에 틀어박혀 메신저를 통해 친구와 접속 후 밥
셋째 아이에 대해 한달에 10만원의 육아비를 보조한다는 출산장려책이 지자체의 불합리한 조례와 잘못된 운용으로 보조받지 못하는 부모들이 많다. 이에 따라 관련조례를 현실적으로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주부 엄모씨(30.수원시 장안구 율전동)는 자격증을 준비하면서 두살짜리 셋째아이를 지난 4월부터 의왕 모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엄씨는 자신의 학원 수강비와 첫째와 둘째 학원비로도 벅차다. 셋째아이를 키우는 일은 그야말로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이 절실한 입장이다. 서울시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출산장려책에 따라 셋째 아이의 육아비를 보조해준다는 말에 이사까지 생각했던 그는 지난 7월부터 수원시에서도 10만원씩 육아비를 준다는 말을 듣고 마음을 바꿨다. 그러나 수원시는 어린이집을 통해 엄씨에게 "의왕에 있는 어린이 집에 맡긴 셋째의 육아비 보조를 해줄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 주민등록지가 수원시인데 의왕시에 있는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기면 관련조례에 따라 육아비를 지원해 줄 없다는 것이다. 너무 속이 상하고 황당한 엄씨는 수원시청 여성복지과에 "정부가 셋째 아이 출산장려책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 어찌된 일이냐"고 따졌다. 그러나 실무자는 앵무새처럼 "어린이 집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007년부터 최저임금제 확대실시를 의결함에 따라 아파트 경비, 주차 관리원, 보일러공 등 감시.근속적 근로자도 최저임금을 적용받게 됐으나 본지 취재 결과 이들은 최저임금(주44시간 64만1천8백40원)을 약간 넘거나 이에 미치지 못하는 액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 "최저임금제가 적용돼도 임금인상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며 "최저임금제의 적용은 물론 최저임금 81만5천1백원이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파장동 D아파트에서 경비직으로 근무하는 황모(65)씨는 24시간씩 2교대를 반복하며 한 달에 65만원을 받고 있다. 고혈압과 당뇨병 등으로 고생하는 아내(63)의 약값만 매달 30만원씩 지출해야 하고 공과금과 생활비까지 충당하다 보면 수중에 남는 돈은 커녕 툭하면 현금서비스를 받느라 빚을 지고 있다. 황씨는 "주민이 분리수거도 제대로 안 하고 지시에 따르지 않는 등 고충이 많지만 돈이 필요해 계속 일하고 있다"며 "이 정도 액수도 감지덕지 하며 간신히 입에 풀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만동 W아파트 보일러실에서 24시간씩 2교대를 반복하며 한 달에 80만원을 받는 이모(29)씨는 보일러실을 관리해야 할 뿐만
노동부가 지난 6월 근로자 시간급의 최저기준을 3천100원으로 발표했으나 방학을 맞은 도내 편의점, 주유소, 식당 등에서 방학을 맞아 일하는 아르바이트 생들이 최저기준에 훨씬 못 미치는 시간급을 받고 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본보취재결과 심지어 1천900원을 받고 일하는 아르바이트 생도 적지 않았으며 대부분이 2천100원에서 2천500원의 시간급을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래 전 아버지를 잃고 수원 S병원에서 근무하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는 대학생 오모(21)씨는 J커피숍, D도넛츠 등에서 8개월 째 일하고 있다. 학기 중에 D도넛츠에서 시급 2천300원을 받고 오후 5시간씩 일주일에 5일 근무했으나 한달에 이십 만원이 약간 넘는 급여로는 집에서 아르바이트 장소까지의 교통비도 되지 않는다. 여름방학이 되면서 오씨는 J커피숍에서 시간당 2천 200원을 받고 일하기로 했다. 오씨는 "겨우 내가 쓸 돈을 마련하는 정도"라며 "어쩔 수 없으니 미리 혹독한 사회 체험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수원 세류동 L편의점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는 김모(26)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문대 졸업 후 다니던 직장
주 5일제와 본격적인 피서철이 겹치면서 관공서 인근 상가와 의류점 등의 상인들은 손님이 거의 끊기다시피 해 잠정 폐업, 아예 휴가를 떠나거나 남은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25일 오후 수원 영통 프리미엄 아울렛은 며칠째 지속된 불볕더위와 휴가철을 맞이해 간간히 찾아오는 손님마저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이 중 G옷가게 업주는 셔츠, 바지 등을 균일가인 3천원에 판매하는 미끼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거의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M옷가게는 비옷과 장화, 우산을 주요 상품으로 내놓았다가 장마철이 끝났다며 일찌감치 가을상품을 준비하고 있었다. 업주 김모(43)씨는 "손님이 전부 휴가를 떠났으니 도리가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수원시청과 세무서, 은행 등이 밀집한 인계동 식당가도 마찬가지다. 인계동 M식당 업주는 "본격적인 주5일제가 시작되면서 하루에 백 명씩 찾는 손님이 토, 일요일은 열 명도 오지 않는다. 90% 정도가 감소했다"며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8월은 더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동수원 뉴코아 J꽃가게 업주는 "여름방학 기간이 특히 비수기"라며 "훌훌 털고 떠나고 싶지만 편치 않다. 모든 서비스 업체들이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4층으
"임자! 나도 따라 가오" 19일 오전 11시 30분께 수원시 영통구 B아파트 출입구 계단에 4층 주민 오모(67)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며느리 김모(39)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시아버님이 같이 산책하자며 먼저 나가셨는데 뒤따라 가보니 아버님이 1층 현관 앞에 떨어져 피를 흘린 채 숨져 계셨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3월 파킨슨씨 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님을 6년간 병석을 지키며 극진히 간호했던 아버님이 어머님께 좀 더 잘해주지 못했다며 사별후 괴로워하셨다"는 김씨 진술로 미뤄 오씨가 숨진 아내를 그리워하다 집앞 4층 복도에서 스스로 몸을 던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주위 사람들은 "쉽게 만나, 쉽게 헤어지는 요즘 세태에 '순애보'같은 오씨의 죽음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가족들도 "67세면 아직도 한창이신데 목숨을 끊으셨다"며 "좋은 곳에서 먼저 가신 어머님을 만나 이승에서 못한 사랑을 영원히 이어가시길 것"이라고 기원했다.
18일 오후에 열린 '수원이의지구 광교테크노밸리 환경영향평가서 주민설명회'에서 택지개발 보상문제를 둘러싸고 경기지방공사측이 마련한 대책이 미흡하다며 지역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지역주민들은 공사측이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의견을 무시한채 용역업체가 만든 환경영향평가서만을 토대로 개발 계획을 발표하는 등 형식적인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공사측은 개회식 직후 15분간의 사업설명회를 가졌으나, 지역주민들은 "일반적인 사업내용설명회뿐이고 실질적인 보상 및 이주 대책을 제시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항의해 공사측과 마찰을 빚었다. 이의동, 하동 개발투쟁 위원회장 한상진(56, 이의동)씨는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보상에 대한 논의가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며 "빠른 시일내에 지방공사측이 마련한 세부 계획서를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지방공사측은 "이번 주민설명회는 '초안'에 지나지 않는다"며 "빠르면 8월말, 늦어도 9월에는 현장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주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첨단 광교 테크노밸리 단지와 이의동 신도시를 관통하게 될 영덕~양재 고속화 도로 등 이의동 신도시내 주요 시설 결정이 장기간 진통을 겪
"대테러 훈련이라고요? 그게 뭡니까?" 15일 오후 두 시, 수원역 애경 백화점 앞 광장. 주5일제로 이어지는 주말을 맞이해 복날의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이윽고 올해 들어 처음 실시하는 민방공 대피훈련의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한다. 시민들은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어리둥절하다가 대피지시를 내리는 경찰의 지시에 꾸물꾸물 건물과 지하역사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자동차와 버스 등의 운전자들도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20분을 멈춰 서 있어야 하니 고역이라는 반응이다. 이번 민방위 훈련은 최근 영국런던의 지하철(리버풀역) 연쇄 폭탄 테러와 같은 안보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실시됐다. 하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무관심한 표정이다. 경찰과 안전요원이 지시하니 대부분은 따르지만 '연례행사'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대세다. 중간에는 가는 길이 바쁘다며 종종 걸음으로 광장을 가로지르는 '용감한(?)' 시민도 있다. 훈련 종료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기 직전, 참지못하고 다시 도로 위를 누비기 시작한 차량도 있다. 아스팔트 위에서 20분 정도 멈춰 서 있어야 했던 한 버스기사(54)는 "멈춰 세우니 설 수 밖에 없지 않느냐"며 "날도 더우니 쉬었다 가라는 말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