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사표가 14일 최종 수리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노 대행의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대검 차장검사로 심우정 전 검찰총장의 중도 퇴진 이후 총장 직무를 대신해 온 노 대행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사태로 검찰 내부에서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았으며, 지난 12일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면직안 재가가 이뤄지기 전인 이날 오전 대검에서 비공개로 퇴임식을 가졌다. 노 대행의 후임 대검 차장으로는 구자현 서울고검장이 임명됐으며, 구 차장검사가 당분간 총장 대행 역할을 맡게 된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지난 13일 열린 제429회 국회 정기회 본회의에서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상습 채무 불이행자 등 악성 임대인의 주택에 대해 공매를 진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보증기관의 채권 회수 절차에 속도를 붙일 제도적 장치가 본격 가동되는 셈이다. 개정안 통과로 HUG는 보증기관 가운데 최초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공매 대행을 의뢰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그동안 법원 경매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적체 현상으로 회수 절차가 지연되고, 이 과정에서 깔세 등 2차 피해가 확산되는 문제가 반복돼왔다. 공매 제도 도입으로 이러한 구조적 병목을 해소할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HUG는 공매를 통한 채권 회수뿐 아니라 직접 입찰 참여를 통해 해당 주택을 매입한 뒤 무주택자에게 공급하는 ‘든든전세주택’ 사업도 병행한다. 든든전세주택은 주변 시세보다 낮은 보증금으로 최대 8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 유형으로, 전·월세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법 개정의 핵심은 HUG가 상습 채무 불이행자에게 전세보증금 반환을 대신 지급한 뒤 구상권을 행사할 때, 국세 강제징수와 동일한 절차의 공매를 진행할 수 있도록 권한이 부여된 점이다. 공매 대상은 HUG가 대위변제한 악성 임대인의 주택으로 제한했으며, 법원 집행권원 확보, 국토교통부 장관 승인, 캠코 대행 등 제도의 남용을 막기 위한 여러 통제장치도 촘촘히 마련됐다. 윤명규 HUG 사장 직무대행은 “이번 법제화는 보증제도의 공공성과 채권 회수 효율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환점”이라며 “채권 회수 속도를 높여 기관의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경매 절차 지연으로 인한 깔세 문제 등 후속 전세사기 피해 확산을 선제적으로 차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는 준비기간 동안 제도 운영 기준과 현장 절차를 정비하여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과 가시적인 성과가 조기에 창출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본원 화재로 중단됐던 정부 행정정보시스템 가운데 대전에서 복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비 49일 만에 모두 정상화 됐다. 14일 행정안전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홈페이지가 새로 복구되면서 대전센터 복구 대상 시스템 693개의 복구를 모두 마쳤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홈페이지는 개인정보 보호 관련 정책·법령정보 조회, 개인정보위 결정문 열람, 혁신지원 원스톱 서비스 신청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체 709개 시스템 가운데 대구센터로 이전해 복구하는 시스템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정상화된 것이다. 전체 행정정보시스템 복구율은 98.2%(709개 중 696개 복구)로 상승했다. 대구센터로 이전돼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인 16개 시스템 중에는 현재까지 3개만 복구된 상태다. 복구된 3개는 행정안전부 대표 홈페이지·대표 홈페이지 VOD(주문형비디오), 기후부 통합계정관리시스템이다. 정부는 당초 대전센터 복구 대상 693개 시스템을 오는 20일까지 복구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목표보다 6일 앞서 작업을 마무리했다. 대구센터에서 이관·복구가 진행 중인 시스템에 대해서는 12월까지 복구 완료를 목표로 인프라 재구성, 응용프로그램 이관 등의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
"송도라는 말만 근사하지 정말 매일 출퇴근 때만 되면 왜 여기에 사는 지 괴로운 심정 뿐입니다." 송도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최모(39)씨는 "이곳은 버스 환승도, 지하철 이용도 너무 하기 힘든 곳"이라며 "10년 넘게 트램이 들어선다는 말만 즐비할 뿐 뭐하나 나온 게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인천 ‘송도 트램’ 사업이 15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매번 선거철마다 공약으로도 부각되고 있지만 타당성 문턱 조차 넘지 못한 상태다. 13일 인천시에 따르면 송영길 전 인천시장의 공약으로 지난 2010년부터 관심을 모은 송도 트램 사업은 아직까지 국토교통부의 제2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승인과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가 이뤄지지 못했다. 15년이 넘게 구체적인 방안 조차도 나오지 못한 셈이다. 이 사업은 당초 ‘주안송도트램’ 사업을 골자로 계획됐지만 사업비 등을 문제로 송도 일대를 순환하는 노선 구조로 변경됐다. 시는 인천 1호선 송도달빛축제공원역을 기점으로 인천대입구, 연세대, 지식정보산업단지 등을 순환하는 총연장 약 25.2㎞, 정거장 38곳, 차량기지 1곳이 신설되는 구조로 송도 트램을 구체화한 것이다. 총사업비는 약 7461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는 지난 2018년 ‘인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승인받은 뒤, 2019년 타당성 재검토 용역을 통해 송도 트램을 투자 우선순위 3순위로 선정했다. 2020년 도시철도망 변경 승인과 2022년 사업화 방안 수립용역 착수 등 절차를 거쳐왔으며, 현재는 국토부의 2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 검토가 진행 중이다. 승인 단계에 접어들지도 못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또있다. 해당 게획이 고시되면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을 거쳐 예타 대상사업으로 신청해야 한다. 예타를 통과해도 기본계획 수립과 실시설계, 착공 등 복잡한 절차를 거려야 해 실제 착공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철도사업 특성상 개통까지 최소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GTX-B 노선 개통 시기에 맞춰 필요한 준비를 하려면 조속한 추진이 필요만큼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강구 인천시의원(연수5)은 ““송도는 인천의 대표 성장 거점이지만 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기업 유치와 주민 정주 여건에 제약이 크다”며 “국비 확보가 지연될 경우, 시 재원이나 경제자유구역 특별회계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정진영 기자 ]
내년도 ‘빈집철거지원사업’ 예산이 담당부처가 행정안전부에서 국토교통부(도시 빈집)와 농림축산식품부(농어촌 빈집)로 각각 이관되고, 3배 가량 늘어나지만 대규모 불용과 이월이 우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 빈집 철거사업비 규모가 2500만원 미만의 경우, 국비와 지방비 매칭 비율이 올해 7 대 3 혹은 5 대 5에서 내년에는 4 대 6으로 지방비 비율이 높아져 경기·인천 지방자치단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3일 국토위의 내년도 국토부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에 따르면 지난해에 신규 편성된 빈집철거지원사업 예산은 담당부처가 행안부에서 내년도에는 국토부와 농축식품부로 이관되고, 예산도 올해 100억원에서 국토부 150억원, 농축식품부 103억 3200만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예산을 크게 증액한 것은 국토부 담당 도시지역의 경우, 빈집 정비단가(올해 1000만원에서 내년 1200만원)와 정비대상 수(올해 500가구에서 내년 1250가구)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며, 이 때문에 올해 50억원이던 도시지역 빈집 철거예산이 150억원으로 3배 가량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실집행률 부진이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의 경우 예산 50억원 중 49억 6900만원이 지자체에 교부됐지만 집행액은 13억 3300만원으로 실집행률은 26.8%에 불과했고, 올해에도 8월 기준으로 예산 110억 7500만원(도시+농어촌) 중 집행액은 14억 9400만원으로 실집행룰이 13.5%에 그치고 있다. 경기(26가구 선정)는 2억 2000만원 예산 중 집행액은 5300만원(24.1%)에 머물러 있고, 인천(36가구 선정)은 1억 7500만원 중 집행액은 0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수도권 도지시역 빈집 철거사업비 예산이 크게 늘어나면서 매칭되는 지방비의 규모도 크게 늘어나는 것도 문제로 여겨진다. 실질 매칭비 비교에 따르면 철거사업비 규모별로 1000만원~2500만원 미만은 지방비가 올해에 비해 높아지며, 2500만원~3000만원은 올해와 같고, 3000만원 이상은 국비가 높다. 국토위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각 지자체에서는 빈집정비사업 지원금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지방비 추가확보를 위한 추경 편성 일정이 지연됨에 따라 예산의 불용 및 이월이 발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적정 사업 규모와 국비 지원비율 등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한반도가 일본과 달리 지진에 비교적 안전하다는 통념이 흔들리고 있다. 2016년 경주 지진과 2017년 포항 지진에 이어,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발생한 강진까지 연쇄적으로 드러나면서 ‘한반도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은 근본부터 재검토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진 위험이 현실화하고 있는 만큼, 대응 전략을 사후 복구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2016년 경주 이어 2017년 포항까지, 연이은 강진 2016년 11월 22일 오전 5시 59분(일본 표준시)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3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약 25km로, 최대 1.4m 수준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한국표준시)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약 7km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본진에 앞서 규모 2.2, 2.6의 전진이 있었고, 본진 후에는 여러 차례 여진이 이어졌다. 포항 지진으로 예정된 수능 시험장 일부가 균열을 보였고, 여진이 지속되면서 시험은 1주일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학계에서는 한반도에서 발생 가능한 지진 규모를 최대 6.5~7.0 정도로 보고 있다. 규모 7.0 지진은 2016년 경주 지진보다 위력이 60배 이상 강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 재고 필요 그동안 한반도는 판 경계에서 떨어진 지질 구조 덕분에 지진 위험이 낮다는 인식이 있었다. 일본과 달리 강진 빈도가 적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경주·포항 강진은 이러한 안전론에 균열을 냈다. 후쿠시마 강진 역시 규모와 깊이, 쓰나미 가능성 측면에서 일본 대지진 수준은 아니었지만, 강력한 경고 신호로 작용했다. 이어진 국내 강진은 한반도 역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 예방 중심 내진 설계, 정책적 지원 필요 현재 우리나라의 오래된 건축물 상당수는 내진 설계가 적용되지 않아, 강진 발생 시 막대한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건축법은 ‘2층 이상 또는 연면적 200㎡ 이상 건축물’에 내진 설계를 의무화했지만, 이전 건물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아 내진율은 여전히 낮다. 전문가들은 법적 의무 대상이 아닌 건물에도 자발적 내진 설계를 장려할 수 있는 인센티브 제공, 지진경보 시스템 개선, 주민 교육 강화 등 정책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포항 지진 이후 정부는 포항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복구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반복되는 강진과 예상치 못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사후 복구’가 아닌 ‘사전 예방’ 전략이 필수적이다.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면, 정부와 학계, 시민사회가 함께 예방적 안전망 구축에 나서야 한다. 단순 관찰과 분석을 넘어, 지진으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현실적 대응책이 절실하다. [ 경기신문 = 황민 인턴기자 ]
SPC 삼립 시화공장에서 또 한 번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5월 노동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데 이어, 이번에는 장시간 야간 근무 끝에 노동자가 쓰러진 것이다. 정부의 재발 방지 약속과 기업의 개선 대책이 모두 무색해졌다. 13일 정의당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는 시흥 SPC 삼립 시화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PC가 장시간 야간노동 문제 해결을 내세워 도입한 3조 3교대제가 오히려 노동환경을 악화시켰다”며 “결국 한 노동자가 과로 끝에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숨진 노동자 A씨는 지난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사망 전까지 6일 연속 야간 근무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교대제가 바뀐 뒤 피로 누적이 심각했지만 인력 충원은 없었다”며 “A씨의 죽음은 예고된 과로사”라고 지적했다.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은 SPC 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방문해 “장시간 야간노동이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개선을 주문했다. SPC는 이후 기존 12시간 주야 2교대제를 3조 3교대제로 전환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근무 시간이 자주 바뀌고 생체리듬이 무너져 피로도가 더 커졌다”고 호소한다. 노조는 또 “근무시간이 줄면서 법정수당이 월 평균 30만~50만 원 감소했고, 생계 부담이 커졌다”며 “인력 이탈이 늘어 공장은 상시 인력 부족 상태”라고 밝혔다. 현장 노동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다녀갔지만, 회사는 보여주기식 대책만 내놓았다”며 “결국 노동환경이 나아지지 않았고, 한 사람의 생명을 또 빼앗았다”고 분노했다. 이들은 정부에 ▲4조 3교대제 도입 ▲인력 증원 ▲임금 보전 ▲과로사 책임 인정 등을 요구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SPC는 노동시간을 줄이는 척하면서 노동자들을 더 가혹하게 쥐어짜고 있다”며 “정부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근본적인 노동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SPC 측은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며 과로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3조 3교대 도입은 노동자 건강을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미국 연방정부가 43일간 이어진 셧다운(일시적 행정 중단)을 마치고 정상화 절차에 들어갔다. 총 2200조 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남긴 이번 사태는 미 정부 역사상 가장 긴 셧다운으로 기록됐다. 장기화된 행정 공백이 해소되면서 재정 투자 심리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집행 재개와 국채 발행 확대가 금리와 환율의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 정부는 예산안 협상 교착으로 지난 10월 초부터 핵심 부처와 기관 운영이 사실상 멈춰 있었다. 일부 공무원들이 무급 근무를 이어가고,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되는 등 행정 공백이 확산됐다. 국채 발행 일정의 불확실성도 커지며 금융시장 불안이 고조된 가운데, 이번 예산 합의를 통해 최소한의 정책 집행 기반이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 관계자는 “셧다운은 종료됐지만 행정 기능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일주일 정도 더 걸릴 것”이라며 “우선순위를 두고 단계적으로 업무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셧다운 해소에 따른 단기적인 안도감과 함께 정책·금리 리스크가 공존하는 국면이 펼쳐질 전망이다. 셧다운 종료로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가 높아지며 코스피의 완만한 반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미 정부의 지출 재개에 따른 국채 수급 부담과 정치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달러 강세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1470원대 고점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金) 시장은 안전자산 선호가 다소 완화되며 조정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 지정학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증시에서는 반도체·AI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수급 회복 기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금리·환율 민감도가 높은 업종은 단기 변동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는 “역대 최장 셧다운 종료로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일정 부분 해소됐다”며 “이제 시장의 초점은 미국의 재정정책 방향, 국채 발행 속도, 금리 경로로 이동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환율과 금리 민감 업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조정 움직임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에서는 원화 약세와 외국인 순매도세가 이어지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한 주 동안 외국인은 약 7조 원 규모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으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도 약화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고금리·고환율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의 조달 비용과 소비 심리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정책·통화 공조를 통한 불안 심리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공혜린 기자 ]
고금리 장기화와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맞물리며 식어가던 주택 시장의 냉기가 경기도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수도권 외곽까지 매수세가 얼어붙고 청약 경쟁률이 급락하면서, 중견·중소 건설사 단지를 중심으로 미분양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연말 대규모 신규 공급까지 예정돼 있어 ‘미분양 피크’ 재현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경기도의 미분양 주택은 1만 2656가구로 집계됐다. 한 달 전(1만 1857가구)보다 6.7%(799가구) 증가한 수치다. 전국 미분양 물량의 37%가 경기도에 몰려 있다. 특히 평택(3769가구), 김포(1873가구), 이천(1522가구), 양주(1376가구) 등 공급이 집중된 지역에서 미분양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 분양가가 높아진 데다 금리 부담이 이어지면서 실수요자들의 청약 참여가 줄어든 탓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가가 소득 수준을 뛰어넘고, 대출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무주택자조차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청약 시장의 한파도 뚜렷하다. 수원 ‘엘리프 한신더휴(D3블록)’, 김포 ‘해링턴플레이스 풍무(1·2·3BL)’, 용인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 오산 ‘세교 우미 린 레이크시티’, 평택 ‘브레인시티 비스타동원’ 등 주요 단지에서 청약 미달이 속출했다. 일부 단지는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이 미달되며, 무순위(줍줍) 청약으로 전환된 곳도 있다. 청약 미달 단지의 상당수는 중견·중소 건설사 브랜드다. 이들 단지는 분양 일정이 지연되거나 미분양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 시장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한 중소 건설사 관계자는 “브랜드 파워가 약한 단지는 계약률이 50%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자금 회수가 지연되면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상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미분양 물량은 올해 초 1만 5135가구로 정점을 찍은 뒤 7월 1만 513가구까지 줄었지만, 8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9월에도 800가구 가까이 늘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분양 감소세가 멈추고 다시 쌓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시장 회복 신호가 꺼졌다는 의미”라고 진단한다. 문제는 연말이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10월부터 12월까지 수도권 일반분양 예정 물량은 3만 5098가구로, 이 중 70%에 달하는 2만 4682가구가 경기도에 집중돼 있다. 이미 얼어붙은 시장에 대규모 공급이 쏟아질 경우, ‘미분양 피크’가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한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수요자들이 입지와 브랜드, 시공사 안정성을 꼼꼼히 따지면서 중소 건설사 단지가 먼저 타격을 받는 양상”이라며 “경기도를 중심으로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으면 지방으로도 악영향이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주택 시장의 냉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정부의 규제 완화나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지 않는 한, 실수요 중심의 제한적 거래만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수능 출제위원장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교육과정에 맞는 적정 난이도로 출제했다. '사탐런' 현상과 관련해 유불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김창원 수능 출제위원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제 방향 브리핑에서 "2026학년도 수능은 고교 교육 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적정 난이도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고등학교 교육 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출제했다"며 "교육과정에서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함으로써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과정에서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은 이미 출제된 것이라도 문항의 형태, 발상, 접근 방식 등을 변화시켜 출제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수능에도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기조가 유지됐다. 그는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에게 유리한 문항을 배제했다"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말했다. '공통과목 및 선택과목' 구조로 치러지는 국어·수학 영역에서는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출제됐다. 김 위원장은 "선택과목이 있는 영역에서는 과목별 난이도 균형이 이뤄지도록 출제해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출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영역별로는 국어와 영어에서는 출제 범위 안에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했으며 수학과 탐구, 제2외국어/한문은 개별 교과 특성을 바탕으로 한 사고력 중심 평가를 지향했다고 언급했다. 반드시 응시해야 하는 한국사는 우리 역사에 대한 기본 소양을 평가하기 위해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평이하게 출제됐다고 덧붙였다.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의 연계율은 문항 수를 기준으로 50% 수준이다. 특히 영어의 연계 문항은 모두 EBS 교재의 지문과 주제·소재·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 등을 활용하는 간접 연계 방식으로 출제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수능의 최대 변수로 일컬어지는 이른바 '사탐런'과 관련해 "사탐런 현상에는 모든 학생이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려는 본능이 있다"면서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가 영역 간 유불리 문제로까지 퍼진 형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는(출제위원회는) 애초에 세운 목표 난이도에 따라 작년 수능 기조와 올해 6월·9월 모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과정에 근거해 문제를 출제한다면 그러한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사탐런이란 자연계 수험생들이 과학탐구보다 상대적으로 학습 부담이 적은 사회탐구 영역으로 대거 몰리는 것을 뜻한다. 김 위원장은 적정 난이도로 출제됐다는 평가를 받았던 작년 수능과 유사한 수준이냐는 질문에는 "작년 출제 기조를 이어가도록 해서 (과목별) 표준점수 차이가 (작년과) 크게 나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영어 같은 경우 절대평가인 만큼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학생들의 응답 특성을 고려해 적절하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어 1등급 비율에 관심이 많은데 절대평가 체제에서 1등급 비율이 얼마나 되는가는 의미가 없고 우리의 관심사도 아니다"라며 "학생들의 영어 능력을 정확히 측정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안규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