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4일 험지로 분류되는 PK(부산·경남) 표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해양수산부’와 국내 1위 해운기업 ’HMM’ 본사 이전을 거듭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날 부산과 경남 창원·통영·거제 유세전에 앞서 SNS에 “K-조선업으로 해양강국을 만들겠다”며 영남권 관련 공약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스마트·친환경 미래 선박 시장을 선점하고, ‘에너지고속도로’를 통한 풍력 선박 시장 마련하는 내용이다. 또 AI(인공지능)·로봇 등을 활용한 선박 제조 시스템 고도화와 중소 조선사 경쟁력 강화, MRO(유지·보수·장비) 성장동력 기반 마련 등을 약속했다. 이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유세 현장을 찾은 이 후보는 “앞으로 대한민국 해양국가화, 부산의 해양수도화에 가장 중요한 일이 있을 것이다. ‘해양수산부’만큼은 부산에다가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 공약에서 이 후보는 “대한민국의 해양강국 도약과 현장 중심 정책집행을 위해 해수부를 부산으로 이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동시에 이 후보는 국내 1위이자 세계 8위 해운기업인 ‘HMM 본사 이전’을 공약으로 걸었다. 그는 “여기에 회사가 있어야 한다. 북극항로가 열리기 전에 준비해야 한다며 이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해양수도화의) 핵심은 해운회사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해운회사가 HMM인데, 물론 민간회사라 쉽지 않지만 정부 출자 지분이 있다”며 “회사를 이전하는데 가장 큰 장애요인은 회사 직원들인데, 그 직원들이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현실성 있는 공약이라는 점과 자신의 강점인 추진력을 어필하기 위해 이 후보는 유세 현장에서 HMM 노조위원장과 해운 전문가들을 만나 정책 협약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다만 부산 숙원 과제로 꼽히는 ‘산업은행 이전’은 추진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과거 성남시장 선거 당시에 고속화도로 지중화라는 불가능한 공약을 했던 경험을 고백하며 “실현 불가능한 약속은 안 하는 걸 원칙으로 정했다”고 힘줘 말했다. 이 후보느 “쉬운 일이었다면 (산은 이전을 공약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3년 동안 했을 것”이라며 “정치는 실현 가능한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이행함으로써 검증·재신임받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국민에게 거짓말하고 국민을 속여서 돈을 뺏는 걸 넘어서서 국민의 주권을 빼앗는 행위에 대해선 여러분이 반드시 표로써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진정한 국민주권국가, 진정한 민주공화국이 가능하다”며 국민의힘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영남권 유세를 마친 이 후보는 15일 전남 광양·여수·순천·목포를 찾아 호남권 유세를 이어간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같은 상임위원회 소속의 직원에게 “쓰리O이나 스와O 하는 거냐”며 ‘성희롱’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양우식(비례) 경기도의원이 피해 직원의 주변인들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경기도당의 징계 심의를 앞두고 있는 양우식 도의원은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직후 사건 장소에 함께 있던 목격자들도 불러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경기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2일 경기도 직원 내부게시판인 ‘와글와글’에는 도의회 운영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양 도의원이 소속 상임위 직원에 “쓰리O이나 스와O 하는 거야?”, “결혼 안 했으니 스와O은 아닐 테고” 등의 성희롱을 했다는 폭로 글이 게시됐다. 폭로 글이 게재된 뒤, 도의회 사무처는 실제 소속 상임위 직원의 성희롱 피해 사실을 확인했고 피해자 분리 조치까지 한 상황이다. 현재 피해 직원은 병가를 내고 출근을 안 하고 있는 가운데 양 의원은 성희롱 폭로 글이 올라온 날부터 이날까지 자신의 사무실로 의회 직원들을 불러들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양 의원이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실제 사건 장소에 함께 있던 목격자들은 물론 인사담당자 등을 불러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이같은 대화 과정이 사건을 목격한 직원들에 심적으로 압박을 주거나 그들의 진술에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 익명을 요청한 도의회 관계자는 “양 의원이 지난 13일 성희롱 사건을 목격한 직원들을 한 명씩 불러들였고 긴 시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도의회 사무처는 양 의원이 피해 직원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을 만나는 것에 대해서는 접근권을 제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을 시 가해자와 피해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각각 분리하도록 하고 있지만 목격자 또는 주변인과 분리하거나 접근을 제한해야 한다는 지침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양 의원에 대한 징계 심의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양 의원의 성희롱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경기도당 윤리위원회는 15일 회의를 열고 징계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국민의힘 중앙당과 경기도당의 지시에 따른 조치이며, 15일 회의 개최와 함께 징계 여부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기신문은 양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천연기념물 서식지 인근에 인천 닥터헬기 전용계류장이 들어선다. 인천시는 천연기념물 서식지 문제에 대한 구체적 계획 없이 전용계류장 조성사업을 진행하다 뒤늦게 피해 저감 대책을 수립했다. 14일 시에 따르면 남동구 고잔동 월례근린공원 3440㎡ 부지에 닥터헬기 전용계류장을 조성하고 있다. 시비 26억 원을 들여 이·착륙장을 비롯한 격납고·사무실·주차장·방음벽·진입도로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시비 1억 5000만 원을 투입해 닥터헬기 계류장 설치 공사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9월 용역을 완료한 뒤 11월 착공에 들어가 내년 준공을 목표하고 있다. 시는 지난 2021년부터 닥터헬기 전용계류장 조성사업을 계획한 뒤 후보지 검토를 거쳐 월례근린공원을 최종 대상지로 확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상지를 둘러싼 환경적 문제가 불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 문제를 놓고 딜레마에 빠져드는 모습니다.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의 탈당 여부에 “본인의 판단 존중”을 밝혔음에도 자진탈당을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가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탈당을 요구할 경우 일부 보수층의 지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고, 그대로 안고 갈 경우 중도층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 후보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탈당 문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께서 잘 판단하실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경남 사천의 우주항공청을 방문한 다음 기자들과 만나 “그건(윤 전 대통령이 탈당을) 제가 듣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그는 전날 대구·경북 선대위 출정식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것은 본인의 뜻”이라며 “당이 윤 전 대통령 보고 ‘탈당해라, 하지 마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현재로선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양향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나와 “지금이라도 윤 전 대통령이 스스로 판단해서 사죄하고 사법적 판단을 받을 동안만이라도 그냥 조용히 있으면 좋겠고 스스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특히 “강제적인 조치도 해야 된다”며 “스스로 물러나야 된다고 하는 얘기 중에 박수 받을 때 떠나라. 무대에서 끌어내려지기 전에 이게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동훈 전 대표도 김 후보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고, “출당조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윤 전 대통령이 당적 정리를 요구하는 주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것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여겨진다. 반면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은 SNS에 “윤 전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하는 것은 체제수호 전쟁을 치르다 쓰러진 장수를 재치는 것과 다름없다”며 “윤 전 대통령에게 탈당을 강요하는 것 역시 정도가 아니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당의 품격이며 보수의 도리”라고 밝혔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는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윤 전 대통령과의 결별 가능성에 대해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15일 전국위원회를 거쳐 비대위원장에 정식으로 임명되는 김 지명자는 “내일 정치개혁에 관한 부분하고 앞으로 당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에 대한 부분들, 전반적인 내용, 시대정신까지 담아서 말씀드리려고 하고 있다”고 밝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떤 내용이 담길지 주목된다. [ 경기신문 = 김재민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은 14일 자신들을 대상으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 1인당 3~5줄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독립을 보장한 헌법 제103조, 합의 과정의 비공개를 정한 법원조직법 제65조, 재판에 관한 국정조사의 한계를 정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8조, 국회법 제37조 제1항 제2호 비목 등의 규정과 취지에 반한다”는 내용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고, 증인으로 채택된 다른 대법관 역시 간결한 내용의 사유서를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헌법과 법률을 들먹이며 청문회 불출석을 말하는 것 자체가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고 쏘아댔다. 이어 “대법관들이 마치 짠 듯 3, 4, 5줄짜리 복사기로 복사해 붙인 듯 합의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청문회에 나갈 수 없다는 내용이 참 부끄럽다”고 지적했다. 앞서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은 대법원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심리·선고 과정에서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조 대법원장 등 사법부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후 대법원을 향해 ▲대법관들의 전자기록 열람 로그 자료 ▲전원합의체 회부 과정과 회의록 ▲재판연구관 등으로부터 받은 보고·참고자료 ▲판결문 원본 등을 요구했으나 대법원은 ‘청문회는 진행 중인 재판의 합의에 관한 것’이라는 취지로 제출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민주당과 혁신당은 이재강(민주·의정부을) 의원이 대표발의한 ‘조희대 대법원장 등에 의한 사법남용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조희대 특검법)’의 법사위 전체회의 상정을 주도하며 대법원 압박에 나섰다. 특검법은 대법원이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한 것과 관련해 조 대법원장의 사법권 남용 및 대선 개입 혐의를 수사하는 내용이다. 대법원 판결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대법관 수를 기존 14명에서 100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상정됐는데, 두 법안 모두 15일의 숙려기간을 채우지 못했지만 국민의힘의 반대 속에 민주당과 혁신당의 주도로 상정됐다. 다만 이번 달에는 본회의가 예정돼 있지 않고 대선 기간 중이므로 이날 상정된 ‘조희대 특검법’ 등은 대선 전 본회의를 통과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
“넥쏘 2세대가 나온다고 하는데 기존 차량이나 제대로 수리해 줬으면 좋겠어요.” 인천 송도에 거주하는 40대 A씨. 국내 최초의 수소 자가용인 현대자동차 넥쏘의 차주다. 하지만 A씨는 ‘넥쏘는 도로를 활보하는 수소폭탄이다’는 말로 강한 불만을 표출한다. 몇 년 전 적지 않은 돈을 들여 넥쏘를 구입했는데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토로한다. A씨는 연료비 1만 원으로 100㎞를 달릴 수 있다던 넥쏘가 30㎞ 정도를 주행하다 계기판에 연료 부족 표시가 나와 의아해 했다. A씨는 검사를 받았고, 연료 탱크에서의 수소 누출이 원인이었다. 측정 불가 수치가 나올 정도였다. 7000만 원에 달하는 넥쏘에서 수소가 줄줄 새 연비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A씨는 “차량 검사만 27만 원이 들었다. 수리하는 것도 아니고 검사만 하는데 비용이랑 시간이 다 들어갔다”며 “그런데 정작 현대자동차 측에서는 리콜 이후 수리조차도 못하게 한다. 이게 말이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움직이는 폭탄이나 다를 게 없다”며 “길을 가다가 언제든지 펑 하고 터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무서워서 차도 못 끌고 다닌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자동차는 넥쏘의 수소 누출 결함을 인정하고 전면 리콜을 시행했다. 수소 누출이 확인된 자동차들을 대상으로 재점검 비용과 수리 비용을 청구하지 않고 무상 수리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을 기점으로 현대자동차는 리콜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교체 이후 실시한 재검사에서도 수소 누출 불합격 판정이 연이어 나왔기 때문이다. 이전에 접수한 차주들도 적지 않은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 현대자동차 하이테크를 통해 예약하면 협력업체인 영도산업에서 해당 하이테크 지점으로 출장을 나가 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서다. 당장 예약만 하더라도 내년 6월까지 한 없이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는 재검을 기한 내 받지 않는 차량 소유주에 3년 이하의 징역형 혹은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A씨는 재검 시점조차 제대로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잘못하면 위법 행위로 형사 처벌까지 받을 위기라고 호소했다. 현대자동차 측은 리콜 중단은 내부 지침이 변경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내부 지침의 변화로 리콜이 중지된 상태다”며 “공지된 내용까지만 안내해 드릴 수 있고, 자세한 내용은 설명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는 5월말 넥쏘 2세대가 출시된다. 지난 2018년 3월 넥쏘를 시장에 처음 출시한지 7년 만의 일이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외형 변화와 성능 향상 등 기존의 문제점을 개선했다는 입장이지만 1세대 넥쏘 수리 지연에 대한 보상 혹은 위법성 여부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 경기신문 / 인천 = 이현도 기자 ]
‘이천시 부발읍 물류창고 화재 사고’는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는 등 철저한 초기 대응이 피해를 최소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물류창고 화재는 다수의 사상자를 동반한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경우가 많아,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한 사전 준비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된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13일 오전 10시 29분쯤 발생했다. 대응 2단계가 발령됐고 소방헬기까지 투입될 정도로 화재 규모가 컸지만, 현장에 있던 관계자 178명이 모두 신속하게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현장에서는 소방장비가 정상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당시 관계자들이 화재경보기가 울리는 소리를 듣고 대피를 준비했다는 진술이 있었다”며 “소방대가 도착했을 때 대부분 대피가 완료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초 신고자가 주변 인원들의 대피를 유도한 점도 피해를 막는 데 크게 기여했다. 전문가들은 “화재 발생 시 당황해 대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물류창고에서는 신속한 대피가 이뤄졌다”며 “사전에 안전 교육이 철저히 이뤄진 덕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고는 과거 이천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사고들과 뚜렷이 대비된다. 2008년 호법면 냉동물류창고 화재에서는 40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으며, 2020년 모가면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에선 38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두 사고 모두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로 평가된다. 2008년 사고 당시에는 인부들에 대한 안전 교육조차 없었고, 스프링클러와 방화셔터, 화재경보기 등 주요 소방설비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익스프레스 화재 역시 스프링클러를 비롯한 설비가 작동하지 않았으며, 현장에는 안전관리자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례에 비춰볼 때, 물류창고와 같은 사업장에서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한 사전 조치는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물류창고나 공장처럼 적재물이 많고 구조가 복잡한 사업장은 화재 발생 시 대피가 어려워 인명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며 “대표적으로 지난해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는 사전 예방 조치가 사실상 전무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주는 정기적인 안전 점검과 함께 화재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하며,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안전 교육을 통해 화재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14일 응급중증 필수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역거점외상센터 국가완전책임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후보는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절반 이상이 경찰조사 경험이 있을 정도로 의료소송이 남발돼 바이탈 관련 의료행위가 위축되는 등 의료진들이 적극의료를 하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이 후보는 한국형 응급진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를 준수 기준으로 명확히 설정해 의료인이 해당 기준에 부합하는 진료를 수행했을 경우 형사책임을 면제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중증외상체계 효과 극대화를 위해 권역외상센터를 통폐합해 광역거점화하고 통합된 광역거점외상센터의 고용과 운영, 소송 등을 전면 책임지는 ‘광역거점외상센터 국가완전책임제’를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신속한 환자 이송을 위한 환자분류를 재정비하고 항공이송체계를 강화하고 시도별로 닥터헬기 1대 이상을 배치해 도심 긴급 착륙 지역 확보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초중증 응급환자를 위한 국가책임운영 광역거점응급의료센터 지정 ▲응급환자 수용 병원 직접 지원 강화 ▲ 응급의료기관 안전요원·청원경찰 법적 권한 강화 등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기대 효과로 국민 안전을 도모하는 것은 물론 핵심의료 붕괴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촌각을 다투는 응급·외상의료 현장을 국가가 책임짐으로써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5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았지만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교권침해를 경험한 교사의 비율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직을 고민하는 교사들 역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경기교사노동조합이 제44회 스승의 날을 맞아 실시한 현장 교사들의 교직 및 교육 현장 인식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이직 또는 사직을 고민한 교사는 응답자 3408명의 72.3%에 달했다. 이직과 사직 고민 이유로는 낮은 급여와 높은 업무 강도, 관리자 갑질 및 경직된 조직문화 등이 꼽혔지만 가장 많은 응답을 받은 것은 단연 '교권 침해와 과도한 민원'이었다. 48.3%에 달하는 교사들이 이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23%의 교사들은 교권 침해로 정신과 상담이나 치료를 받은 적 있다고 답했으며 교권 침해를 막기 위한 수업방해학생 분리 제도, 민원 응대 시스템 작동에 대한 답변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교육 당국의 교권 침해 방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원의 한 고등학교 교사 A씨는 "수업 중에도 교실에서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는데 이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겠냐"며 "교실에 있는 교육 주체들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현행 교육 정책 대부분에 대한 교사들의 의견이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현직 교사 10명 중 9명은 현장 의견 반영이 잘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교육 정책 간 일관성 역시 없어 교육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중학교 교사 B씨는 "교권 침해로 인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 대부분의 교사들이 현행 교육 정책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보호 시스템의 실효성이 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교실 내 학생의 교사 폭행 등 충격적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만큼 교권 침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교사를 보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도 밀접하기 때문이다. 송수연 경기교사노조 위원장은 "학교 현장에 필요한 것은 교사 정원 감축이 아니라 교육 여건에 맞는 교사 충원과 실질적 지원, 교권 보호 장치 강화,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교사 참여 보장"이라며 "교육부는 더 이상 기본적 노동권조차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교사들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부동산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분양 주택 매입, 공공택지 공급 확대,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등 새 정부의 대규모 부동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고공 행진하던 환율이 진정세를 보이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되기 시작했다. 건설업계는 일제히 “정부가 움직이면 바닥을 찍고 반등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아직 차갑다. 거래는 얼어붙은 채,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정책이 구체화될 때까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어떤 메시지를 주더라도 시장은 최소한 8월까지는 관망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변수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DSR 3단계는 대출자의 소득에 비례해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규제로, 모든 금융권에서 이를 의무적으로 적용받는다. 최 교수는 “대출 여력이 줄어들면 집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며 “규제는 그대로인데 기대감만으로 움직이기엔 현재 시장에 남아 있는 체력이 너무 약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현재 정부의 정책 방향이 ‘뭘 할 수 있을지’보다는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 교수는 “가계부채, 미·중 무역 갈등, 환율 등 외생 변수가 너무 많다”며 “정책이 실질적인 반등 효과를 내려면 9월 이후는 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검토 중인 취득세 완화, 세금 감면 등도 기대되지만, ‘실수요자 중심’이라는 원칙 속에서 광범위한 적용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는 “세금 완화가 집값 전체를 끌어올리기보다는, 중저가 주택에 제한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별 양극화는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최 교수는 “지방 시장에서의 급등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인구 감소와 공급 과잉으로 상승 여력 자체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1기 신도시 등은 용적률 완화와 정비 사업 인센티브가 가시화되면 반짝 회복이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수도권 중에서도 과천은 ‘예외적인 지역’으로 꼽혔다. “과천은 입지, 공급 희소성, 정책 수혜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단독 상승이 가능한 지역”이라며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등 일부 3기 신도시도 추후 일정 수준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경우 강남 3구와 마포·용산·성동 일대는 여전히 수요가 집중되며, 강북이나 경기 외곽 지역은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내놓을 정책의 핵심은 ‘속도와 방향’이다. 최 교수는 “지금 시장이 원하는 것은 단기적인 자극책이 아니라, 일관성 있는 규제 완화와 예측 가능한 정책 로드맵”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부동산 시장의 분수령은 오는 3분기 이후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이 시장의 신뢰를 얻느냐가 회복의 첫 걸음”이라며 “정책이 정교하게 설계되고, 시장과의 소통이 이어질 때 진짜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