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닥터헬기 전용 계류장이 남동구 월례공원으로 사실상 확정되자 인근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 다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4일 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응급의료헬기 계류장 신축 계획’이 통과됐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내년 상반기부터 닥터헬기 계류장 이전 및 신축 설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전 사업 대상지는 남동구 고잔동 월례공원이다. 시는 사업비 16억 5000만 원을 투입해 내년 말까지 월례공원 10만 8700㎡ 부지에 전용 활주로, 격납고, 사무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월례공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반대 목소리도 다시 커지고 있다. 월례공원은 남동구에 속해있지만 주거지역으로 따지면 연수구와 더 가깝다. 연수2동 아파트 밀집지역과 약 450m 떨어져있다. 지난해 월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의회가 제안한 정책건의를 전격 수용하면서 도와 도의회 간 협치 모범사례를 만들어 냈다. 7일 도에 따르면 도는 최근 외국인주민 지원 종합대책 마련, 도립장애인오케스트라 창단 등 소외계층을 위한 2가지 정책 추진에 나섰다. 이는 김동연 지사 특별지시에 따른 것이다. 김 지사는 지난달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열린 도정 열린회의에서 “지난번 도정질의에서 외국인주민 정책, 경기도장애인오케스트라 창단 제안 두 가지에 주목했다”며 적극 검토를 지시했다. 김 지사는 “앞으로 외국인과 다문화가정 문제, 외국 이민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대한민국 미래의 큰 관건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국, 여성가족국, 농수산생명과학국 등 여러 부서가 관련돼 있는데 종합대책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필요하다면 조직개편을 해도 좋다”고 주문했다. 경기도장애인오케스트라와 관련해선 “질문을 받을 때 가슴이 먹먹할 정도였다. 도에서 처음으로 해보고 싶다”며 오케스트라 창단을 독려했다. 정책제안을 한 김철진(민주·안산7) 도의원은 “도의 현재 외국인 주민 관련 정책은 유입된 외국인에 대한 교육과 서비스 제공 측면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인구정책의 관점에서 외국인 유입과 정착, 통합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한 주도적 행정조직이 필요하다. 지역인구 감소·인구구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했다. 장한별(민주·수원4) 도의원은 “오케스트라는 장애인이라고 다른 공간을 만들어 가두지 않고 기존에 있는 틀의 영역을 확장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공간”이라며 전국 최초 도립장애인오케스트라 창단을 요청했다. 이에 도는 지난 4일 외국인주민 정책과 관련해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외국인 종합대책 전담조직(T/F)’을 구성했다. 도는 전담팀을 통해 외국인 업무를 하고 있는 부서와 유관기관, 정부, 시군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협의체를 운영할 계획이다. 7일에는 외국인 주민들의 행정수요를 소화할 수 있는 통합지원센터 구축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도 열렸다. 이밖에 온라인 상담이 가능한 원스톱 외국인통합지원 플랫폼 구축, 외국인 건강권·복지권·노동권·아동권·인권 등을 포괄하는 종합계획도 수립해 발표할 방침이다. 경기도장애인오케스트라 창단은 현재 규모, 창단 시기, 운영방법 등을 결정하기 위해 다른 지자체 창단 사례 검토, 민간 장애인 오케스트라 단체와 관련 분야 전문가 의견 수렴 중이다. 특히 창단, 운영 등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처리해 실력자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김 지사는 7일 ‘도의회와의 소통 강화를 위한 실국장·공공기관장 회의’를 열고 도의회와의 협치·소통을 재차 당부했다. 김 지사는 전날 도의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 대표를 만난 사실을 언급하고 “의회와 소통함에 있어 도의회 의원들이 도민 대표라는 대원칙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 심의가 진행 중인데 민선8기 주요 정책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실국장과 공공기관장들이 의원들과 많이 만나고 발품을 팔아달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이유림 기자 ]
정부가 킬러문항을 배제하겠다고 했지만 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불수능이라고 평가될 만큼 국어·영어·수학 영역 모두 지난해보다 까다로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상위권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7일 지난 11월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국어의 경우 통상 시험이 어려우면 높아지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작년 수능보다 급상승했다. 수학은 어렵다고 평가됐던 작년 수능보다도 더 어려웠다. 영어는 절대평가 도입 이래 1등급 비율이 가장 낮았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을 보면 국어 난이도가 작년 수능보다 크게 높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한다. 2024학년도 수능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작년 수능(134점)보다 16점 상승했다. 이는 역대 수능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 가운데 가장 높다. 국어 만점자 수는 64명에 불과해 작년(371명)보다 줄었다. 수학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으로, 지난해(145점)보다 3점 상승했다. 만점자 수 역시 612명으로 작년 수능(934명)의 3분의 2 수준이었다. 영어영역에서 원점수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4.71%(2만 843명)였다. 이는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바뀐 2018학년도 수능 이후 가장 낮다. 결국 국어·수학·영여영역 모두 최상위권에게는 지난해보다 까다로운 시험이었지만, 중위권 학생들에게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는 게 평가원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수능 만점자가 3명이었던 반면 올해 수능에서 전 영역 만점자는 졸업생 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이번 수능은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도 충분한 변별력을 갖췄다고 평가된다”며 “지금까지 학생들이 ‘킬러문항’을 풀기 위해 사교육업체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배우려고 노력했다면, 앞으로는 사고력과 추론능력 등을 기르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보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수원FC가 벼랑 끝에서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 돌입한다. 수원FC는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 2023 승강 PO 2차전에서 K리그2 부산 아이파크와 홈경기를 치른다.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승강 PO는 1, 2차전 180분 동안 합계 점수로 승자를 가리고 합계 점수가 무승부일 경우 곧바로 연장전을 치른다. 여기서도 승부가 안 나면 승부차기로 운명이 결정된다. 승강 PO 1차전 전반을 1-0으로 마친 뒤 후반 중반 수비전술로 나섰다가 이승우가 퇴장당하고 부산 라마스에게 연속 페널티킥으로 2골을 내줘 1-2로 역전패를 당한 수원FC에게는 패배만큼이나 이승우의 손실이 뼈아프다. 수원FC가 1부리그에 잔류하기 위해서는 승강 PO 2차전에서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 하고 연장전과 승부차기를 피하려면 2골 차 이상의 승리를 해야만 잔류를 확정지을 수 있다. 수원FC는 팀의 운명이 결정되는 마지막 경기에서 공격을 이끌고 있는 이승우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 큰 걱정거리다. 과거 K리그를 호령했던 로페즈는 예전처럼 위협적인 슈팅과 폭발적인 스피드를 잃었고 역습 상황에서도 공격 템포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인 김현은 올 시즌 20경기에서 단 2골을 뽑아내는데 그치며 극심한 골가뭄을 겪고 있다. 미드필더로 뛰며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승우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0골을 뽑아내며 팀 내 최다골을 기록했다. 수원FC는 중원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윤빛가람과 함께 전방으로 공을 뿌려줄 수 있는 이승우를 대체할 자원이 마땅치 않다. 이영재와 윤빛가람의 활약이 절실한 이유다. 특히 올 시즌 수원FC에 합류한 뒤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윤빛가람은 승강 PO 1차전에서 뛰지 않았기 때문에 체력적인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수원FC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프로데뷔 13년차 베테랑 윤빛가람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또 지난 시즌 보여줬던 화끈한 공격력을 상실한 수원FC가 승리를 챙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불안정한 수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올 시즌 정규리그서 76골을 내주며 K리그1 구단 중 가장 많은 실점을 한 수원FC는 부산과 승강 PO 1차전에서 처음으로 우고 고메스-잭슨의 센터백 조합을 내세웠다. 그러나 전반 초반부터 부산 공격수들에게 고전했고, 뒷공간을 돌아 들어가는 선수들을 잡지 못해 위험한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수원FC의 첫 번째 실점이 돌아 들어가는 상대 선수를 놓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그 결과 이승우가 퇴장 당했으며 경기의 흐름을 내주고 역전까지 허용했다. 안정된 수비를 구축하는 것이 짧은 시간에 이뤄질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생존이 걸린 상황에서 어떡해서든 대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축구수도’ 수원특례시를 연고로 두고 있는 전통의 명가 수원 삼성이 K리그2로 강등된 상황에서 수원FC까지 궁지에 몰리면서 줄초상을 치를 위기에 몰렸다. 수원FC가 잔류에 성공하며 축구수도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프로진출 2년 만에 승격 기회를 잡은 K리그2 김포FC는 같은 날 강릉종합운동장에서 K리그1 강원FC와 승강 PO 2차전을 진행한다. 김포FC는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지만 선수들은 자신감에 가득 차있다. 1부 리그 강원을 압도하진 못했지만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서 승격에 대한 꿈을 이어갔다. 양 팀의 승강 PO 2차전은 많은 득점이 나오진 않을 전망이다. 김포는 K리그2 13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실점을 내준 팀이다. 강원 역시 K리그1에서 41실점으로 광주FC, 전북 현대(이상 35실점), 포항 스틸러스(40실점) 다음으로 골을 적게 허용했다. 승강 PO 2차전에서 운명이 갈리는 만큰 양 팀 모두 신중한 경기운영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포는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왔을 때 해결해 줄 수 있는 K리그2 득점왕 루이스와 뛰어난 돌파능력을 갖춘 주닝요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2013년 창단한 뒤 4부와 3부, 2부리그를 거친 김포가 1부리그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경기신문 = 유창현 기자 ]
경기지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도내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산학협력을 통해 반도체 인력 양성 및 입지 관련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은행 경기본부와 경기연구원은 7일 오전 '도내 중소기업의 성장제고를 위한 정책방안'을 주제로 지역경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공철 한은 경기본부장은 개회사를 통해 "도내 많은 중소기업이 지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으나 생산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여타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다"며 "지역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는 도내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는 권동휘 한은 경기본부 경제조사팀장의 기조발언 및 2개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주동헌 한양대학교 교수가 사회를, 정선문 동국대학교 교수와 권진우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이 각 세션의..
안성시의 가축분뇨 통합바이오에너지화 시설 건립이 속도를 낼 듯 하다. 지난 6일 김건호 안성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과 일죽면 고은‧방초리 마을 주민 40여명은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가축분뇨 바이오가스화시설을 합동 방문했다. 이날 현장견학은 지난 9월 안성시 일죽면에 2024 가축분뇨 통합바이오가스화 시설 건립을 위한 환경부 국고보조사업이 환경부 심의를 통과하여 사업 추진이 현실화 됨에 따라, 김보라 안성시장이 마을 주민들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할 것을 주문함에 따라 이루어졌다. 서산시 자원순환형 바이오가스시설은 2016년 환경부 유기성폐자원 통합처리 시범사업에 선정돼 2020년부터 운영 중이며 가축분뇨 100톤, 음식폐기물 50톤, 분뇨 70톤, 하수농축슬러지 100톤 등 1일 총 320톤의 유기폐자원을 바이오가스로..
경진여객 노조가 오는 12일까지 파업을 유보하고 사측과 실무 협의에 나선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지부 경진여객여객지회(이하 노조)는 지난 6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서 사측 및 경기도 관계자와 함께 추가 조정회의를 가진 뒤 이같이 결정했다. 실무 협의는 오는 12일까지 노사 대표 1명씩이 참석해 진행될 예정이다. 노조 측은 배차시간 조정과 사고 등에 따른 징계 기준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하루 동안의 조정회의로 합의안을 내는 건 불가능할 거라는 판단에 사측의 실무 협의 제안을 수용했다"며 "대화의 장이 마련된 만큼 최선을 다해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조는 6%의 임금 인상과 함께 배차시간표를 현실적으로 조정해달라고 사측에 요구했으나, 사측으로부터 별다른 응답을 받지 못하자 지난달 13일 오후, 14일·..
건설사는 대한민국 산업발전의 역사와 함께한다. 한국전쟁 이후 국가 재건 토목사업부터 고도 성장기의 각종 SOC 국책사업에서 건설사들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국내 기업들의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선봉이었고, 개발도상국 시절 외화를 벌어들이는 주요 창구기도 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대표 주거 형태이자 각 가정의 주된 자산인 아파트 역시 건설사를 빼놓고는 논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에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잦은 인명사고로 지탄을 받기도 하고,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몰리기도 한다. 또 현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지적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경기신문>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명암을 고스란히 반영한 건설사들의 성장 과정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롯데월드타워는 고(故)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관광보국' 정신의 결실과도 같다. 555m의 높이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롯데월드타워는 세계거탑연맹(WFGT)의 49번째 회원이 됐다. 세계거탑연맹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들이 가입된 곳이다. 롯데월드타워 시공사는 롯데건설이다. 세계적 기업들과의 협력으로 신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이자 꿈이었던 '슈퍼 타워'를 완성시켰다. 일본에서 껌 사업으로 시작해 유통, 화학, 건설을 아우르는 재계 5위의 대그룹을 일군 신 명예회장의 관광보국에 대한 신념을 롯데건설이 실현시킨 셈이다. 신 명예회장이 건설사업에 진출한 것은 1978년 평화건업사를 인수하면서다. 1952년 변형권 사업주가 설립한 평화건업사는 6.25 이후 전후복구사업부터 경제성장기의 각종 대규모 공사에 참여하며 성장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지하철 1호선 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중동 붐이 일며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진출에도 나섰으나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서울신탁은행의 관리를 받다 1978년 롯데에 인수됐고, 이듬해 롯데평화건업로 사명을 바꿨다가 1981년 롯데건설이 된다. 롯데건설은 평화건업사가 주식회사로 전환한 1959년을 원년으로, 롯데가 인수한 9월 15일을 창립기념일로 삼고 있다. ◇ 신격호 명예회장의 '관광보국' 이뤄낸 롯데건설 경상남도 울산에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스무살의 나이에 빈손으로 일본으로 건너간다. 고학을 하며 우유배달부터 공장일까지 온갖 일을 마다하지 않던 신 명예회장은, 그의 성실함을 알아본 지인으로부터 돈을 빌려 몇몇 사업을 벌이지만 실패하던 중 껌 사업에서 가능성을 본다. 한국을 떠난지 7년 만인 1948년, 신 명예회장은 본격적인 껌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주)롯데를 설립했다. 롯데의 껌 사업은 승승장구해서 1960년대에는 일본 껌 시장점유율을 70%까지 장악했다. 신 명예회장은 이어 초콜릿, 사탕, 아이스크림 등 제과 사업과 부동산, 광고업 등에도 진출하며 그룹의 기틀을 다졌다. 1967년 일본의 성공을 바탕으로 신 명예회장은 고국에 현재 한국 롯데그룹의 모태격인 롯데제과를 설립한다. 롯데의 한국 투자는 당시 일본 직원들의 반대에도 고국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신 명예회장의 강한 의지로 진행됐다. 이미 성공 노하우를 보유한 신 명예회장의 롯데제과는 한국에서도 성장을 거듭한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호텔 사업에 나선다. 호텔 사업은 1970년 박정희 대통령이 먼저 신 명예회장에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4년 박정희 정부는 정부 소유의 반도호텔을 호텔롯데에 매각하고, 호텔롯데는 반도호텔을 허문 부지에 38층 높이의 롯데호텔을 짓는다. 동시에 신 명예회장은 외국인 투숙객을 위한 쇼핑 시설 건설을 목적으로 롯데호텔 옆에 롯데쇼핑센터를 함께 세우게 된다. 호텔 사업 이후 신 명예회장은 건설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호텔을 지으며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든다고 말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다시 우리나라를 찾도록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던 신 명예회장은 "주말에 쇼핑하고 즐기고 이런 것들을 한국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1986년부터 잠실에 롯데월드와 롯데호텔, 롯데백화점 건설에 돌입한다. 롯데건설이 대한민국의 대표 랜드마크 건설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1989년 개장한 세계 최대규모의 실내 테마파크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 현재까지도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꼽히며 에버랜드와 함께 세계테마파크 순위 10위권에 늘 이름을 올리고 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한창 공사중이던 1987년, 신 명예회장은 또다른 청사진을 그린다. '제2 롯데월드'의 일환으로 구상된 초고층 타워의 건설이다. 그는 "외국인들에게 언제까지 고궁만 보여줄 수는 없지 않냐"라며 초고층 타워 구상을 발표했고, 30년이 지난 2017년 123층, 555m의 롯데월드타워가 준공되며 꿈은 현실이 됐다. 롯데월드타워는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건물로 신 명예회장 평생의 숙원사업이었다. 롯데그룹은 완공 후 이 건물을 한국 본사로 사용하고 있다. ◇ 롯데캐슬, 브랜드 아파트 시대를 열다 롯데건설이 최초로 시공한 아파트는 1977년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설악아파트다. 약 2만여 평 부지에 3차에 걸쳐 1000여 가구를 공급했다. 이 아파트는 롯데건설에게 특별한 의미다. 1977년 롯데건설이 처음 지었던 아파트를 2002년 롯데건설이 롯데캐슬갤럭시1차로 재건축한 단지기 때문이다. 롯데캐슬갤럭시1차 분양시기는 롯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롯데캐슬의 전성기의 시작이기도 하다. 다만, 2022년 해당 단지의 리모델링 수주가 현대건설 몫으로 돌아간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롯데건설은 1999년부터 '낙천대'와 '롯데캐슬'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론칭했다. 일반 아파트에는 낙천대, 최고급 아파트에는 롯데캐슬을 사용했다. 최초의 롯데캐슬 아파트는 '서초 롯데캐슬 84'로 2001년 입주를 시작했다. 롯데건설은 2006년 하반기 낙천대 브랜드를 폐기하고 롯데캐슬로 일원화 한다. 이 때 기존 낙천대 이름을 롯데캐슬로 변경한 단지도 상당수에 이른다. 2010년대에 들어 초기 브랜드 아파트들이 노후화 단계에 접어들며 새로운 하이엔드 브랜드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다. 이에 DL이앤씨,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국내 메이저 건설사들이 새로운 하이엔드 브랜드를 앞세워 강남 재건축 시장에 뛰어 들었다. 롯데캐슬을 유지하던 롯데건설은 강남 수주전에서 좀처럼 승기를 잡지 못하자 2019년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론칭한다. 르엘은 잠원동, 대치동 재건축 단지에 처음 적용되며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로 자리잡는다. ◇ 롯데건설의 숙원사업 '기업공개' 롯데건설의 숙원 사업은 상장이다. 2008년부터 IPO 의사를 타진했지만 시장 상황 등 다양한 이유로 아직까지 기업공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롯데건설의 상장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한일 롯데 분리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일본 기업 논란에 때때로 휘말리는 롯데그룹 입장에서 롯데건설을 내세워 일본과의 지분 정리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꾸준히 나온다. 롯데건설의 최대주주는 롯데케미칼로 44.0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 호텔롯데는 43.30%다. 이밖에 롯데알미늄 9.51%, 롯데홀딩스 1.68% 등이며 나머지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주전 부회장, 신영자 이사장 등이 각각 0.59%, 0.36%, 0.14%를 들고 있다. 롯데건설의 지배구조에서 문제는 호텔롯데와 롯데알미늄이다.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는 롯데지주인데, 대주주 신동빈 회장이 직접 보유한 롯데지주 지분은 13% 수준이다. 나머지는 호텔롯데(11.1%), 롯데알미늄(5.1%), 롯데장학재단(3.2%), 롯데홀딩스(2.5%) 등이 보유중이다. 호텔롯데의 대주주는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롯데홀딩스로 지분율 19.1%다. 롯데홀딩스는 한일 롯데그룹의 최정점에 있는 광윤사의 지배를 받는다. 광윤사 최대주주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50.3%의 지분을 들고 있고, 신동빈 회장은 39% 수준이다. 롯데알미늄의 경우에도 일본계의 지분율이 100%다. 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인 롯데지주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일본 롯데의 영향력을 줄이는 방향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추진했다. 한일 롯데의 완전한 분리가 목적이지만 복잡한 지분관계와 아직도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형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관계가 발목을 잡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의 경영권을 모두 장악해 당분간 분쟁의 여지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한일 롯데의 지분 정리가 완료되지 않으면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어렵다. 이를 타개할 방안으로 호텔롯데와 롯데건설의 상장이 언급된다. 국내 상장을 통해 일본계 지분을 희석시키고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상장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호텔롯데의 경우 코로나19 기간 실적이 바닥을 쳤고, 아직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롯데건설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과 고금리 환경 등 대내외적으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당장 상장에 나설 여력이 없다는 분석이다. 롯데의 일본 회사 논란에 대한 결론은 다시 미뤄질 전망이다. ◇ 설계오류·부실시공 관련 이슈 지난 2015년 국회 교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2015~2017년 상반기까지 부실시공으로 벌점을 부과받은 상위 10개 건설사 중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 기간동안 롯데건설은 23건의 벌점을 부과받아 총 26.77점을 기록했다. 건설사에게 인명사고 역시 피할 수 없는 악재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 이후 롯데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6명에 달한다. 고용노동부는 롯데건설의 모든 현장에 대해 일제 감독에 나섰다. 이밖에도 지난 2017년 준공한 '제천시 강저 롯데캐슬 피리미어'에 1층 출입구를 설치하지 않는 등 설계오류나 부실시공 관련 이슈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는 국내 아파트를 공급하는 대부분의 건설사들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 롯데건설의 ESG, 안전보건경영과 환경경영 롯데건설은 현장의 안전 사고를 예방하고자 안전보건경영실을 운영하고 있다. 안전보건경영실에는 안전보건운영팀, 예방진단팀, 교육훈련팀 등 3개 팀이 종합적인 안전 관리를 수행한다. 위험성 관리를 바탕으로 전 직원 및 근로자의 참여를 통해 근로자 보호 사업장의 무재해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안전소통센터도 운영중이다. 또 롯데건설은 환경경영의 일환으로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에 대한 능동적 대처를 위해 'Green Life 2018 in LOTTE'라는 녹색비전을 수립했다. 녹색 경영체제를 확립하고 녹색 사업화를 추진하며 녹색 기반을 구축한다는 3대 과제도 설정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 개발과 신사업에 대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한국기자협회는 6일 포털 ‘다음(Daum)’이 ‘콘텐츠 제휴 언론사(CP사)’의 뉴스만 검색되도록 검색기준을 변경한 결정은 ‘국민 알권리 침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기자협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다음은 국민의 다양한 알권리를 위해 CP사 위주의 정책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다음은 시스템 개선을 이유로 기존에 다양한 언론사 뉴스를 제공했던 검색 기능을 CP사 뉴스만 보이도록 변경했다. 기자협회는 다음이 현업 언론단체와 논의 없이 검색기준 변경한 점을 언급하며 “포털 뉴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다양한 정보와 뉴스를 제공해야 할 공적 책무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다음의) 이번 결정은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 다음의 뉴스검색 기준 변경으로 군소 언론사만 피해를 보는 것에 반대한다”며 다음에 CP사 위주의 검색기준 정책 철회를 재차 촉구했다. 기자협회는 이번 검색기준 변경 과정에 정부가 관련됐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기자협회는 “사실 징조는 있었다. 다음은 올해 기사 품질을 평가하는 제휴평가위원회 활동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판 보도를 참기 힘들어하는 정부 입장에선 포털 노출 기사가 줄어드는 걸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일련의 상황이 정치적 압력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자협회는 이번 다음의 검색기준 변경에 언론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며 반성과 성찰을 해야 한다는 자성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기자협회는 “우리 언론이 광고를 위해 포털 입점에 목매고 기사형 광고나 비판 보도로 광고를 수주하는 행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먼저 언론의 반성과 성찰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인천 영종도에 추진중인 미단시티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이 결국 무산된다. 6일 RFKR과 인천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복합리조트 사업자인 RFKR이 사업 연장을 신청하지 않을 계획이다. 법령상 90일 전인 오는 16일까지 문화체육관광부에 사업기간 연장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현재 신청서 제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네 번째 사업 연장 승인을 받으면서 문체부가 연장 조건으로 내건 ‘3개월 내 공사 재개’는 이뤄지지 않았고, 공사 재개 시점과 세부적 사업 계획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사업자 측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사업 연장이 불투명하다고 판단, 연장 신청 기한을 일주일 앞두고도 사업 연장 신청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RFKR이 오는 16일까지 연장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사업 연장기간이 끝나는 내년 3월 17일 사업은 자동 취소된다. 미단시티 복합리조트 사업 무산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RFKR과 중국 푸리그룹의 같은 계열사인 알앤에프코리아가 지난 4월부터 EOD(채무불이행)에 빠지면서 중구 운북동 1277-3 일원 소유 부지를 공매로 넘겼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당 부지가 푸리그룹(RFKR)이 미단시티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 투자자로 참여한 이후 확보한 땅이라는 점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푸리그룹의 사업 의지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했다. 미단시티는 국내 경제자유구역 중 처음으로 국제공모를 통해 추진된 사업이다. 시행주체는 인천도시공사로 복합리조트 사업은 경자구역 내 외국인전용 카지노업 허가 사전심사제도가 도입되면서 본격화됐다. 최초의 수식어를 달았지만 물거품으로 돌아간 셈이다. RFKR 관계자는 “지난주에도 문체부에 현재 사업 진행상황과 공사에 대해 소명이 필요한 자료를 제출했지만 공동사업자를 찾지 못하면서 사업의 동력을 찾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연장 신청서를 제출해도 심사받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 재개 시점이나 세부 사업계획도 뚜렷하지 않아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단시티 복합리조트 사업은 3만 8365㎡ 규모 용지에 카지노, 특급호텔, 컨벤션시설, 공동주택, 오피스텔 등을 짓는 사업으로 2017년 9월 착공했다. 사업비는 9000여 억 원이다. 현재 앵커시설에 해당하는 27층 특급호텔(750실)이 24층까지 골조가 올라간 상태로 공정률 약 25%에서 멈췄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정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