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國民年金)은 보험의 원리를 도입하여 만든 사회보험(공적연금)의 일종으로 우리나라는 정부 산하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이 관리 운용하고 있다. 이러한 공적연금은 전세계적으로 약 170개의 나라에서도 운영되고 있으며, 일본도 같은 명칭인 국민연금(国民年金)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가입 기간 동안 가입자, 사용자 및 국가로부터 일정액의 보험료를 받고 일정 요건이 충족되는 시점에 노령연금, 유족연금, 장애연금 등의 형태로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국가 사회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사회보장제도이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은 미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처럼 지급대상에 따라 구분되거나 사연금제도가 아닌, 정부가 관리하는 기관에서 운영하는 제도이다. 한국처럼 정부 산하 단일기관이 운영하는 사례는 일본, 노르웨이, 싱가포르, 네덜란드 등이 있..
경기도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2024년도 수사 기본방향 및 분야별 주요 수사계획’을 수립해 발표했다. ‘민선 8기 경기도 시즌2’를 맞아 특사경은 안전하고 살기 좋은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환경, 먹거리, 생활안전, 동물보호 등 도민 생활 밀접 범죄를 집중적으로 수사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경기도 특사경의 역할은 도민 삶의 질을 지키는 매우 소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올해 더욱 넓고 깊고 빠른, 그리고 감동적인 활약을 기대한다. 경기도 특사경은 수사의 기본방향으로 도민 여론을 반영해 실제 필요로 하는 분야를 선별해 집중 수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5대 민생범죄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특정범죄 분야로 나눠 체계적인 수사를 진행한다. 먼저 5대 민생범죄는 환경오염(폐기물·오폐수·미세먼지 등 불법 처리 등), 생명 존중(의료기..
경기도 내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비상벨의 관리실태가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31개 시·군의 공중화장실 관련 조례개정 여부 및 비상벨 정상 작동 유무, 유지관리 실태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한 결과 부적합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공중시설의 비상벨은 예기치 못한 범죄와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유일한 시설임에도 관리부실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도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일선 시·군의 각성이 필요하다. ‘안전’은 ‘시늉’만으로는 결코 확보할 수 없다. 경기도가 지난해 10월 31일부터 11월 27일까지 도내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공중화장실 비상벨 유지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모두 239건의 부적합 사례를 적발했다. 지난 2021년 개정된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은 시장·군수가 안전관리 시설의 설치가 필요한 공중화장실 등을 정하는 내용을 조례..
쏟아지는 총선용 책들. 홍수를 이루고 있다. 선거판에 뛰어들고자 하는 정치인들의 첫 번째 신호탄은 언제부턴가 출판기념회나 북 콘서트가 돼 버렸다. 어떤 후보는 ‘xxx 꼬마의 춤’ 어떤 후보는 ‘xx 범죄심리학’. 또 어떤 후보는 ‘우리 동네 국회의원 일 잘하는 xxx’, 또 다른 후보는 ‘xx를 위한 나라’. 이 책들은 무슨 목적으로 쓰여 졌는가? 자신의 철학이나 정책비전, 국제정세 등을 유권자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제목으로 봐서 별로 그런 것 같지 않다. 게다가 하루아침에 급조된 책들이 아니던가? 책을 쓰는 것은 피를 말리는 일이다. 그런데 이들은 언제 이렇게 책을 썼단 말인가? 자신이 직접 썼다면 한국 정치판에는 그야말로 달필이 다 모여 있는 셈이다. 물론 서구에서도 정치의 계절인 선거철엔 책들이 쏟아진다. 프랑스의 경우 선거 연도에는 정치서적들의 출판 부수가 쑥 올라간다. 하지만 이 책들은 인기가 많다. 프랑스인들은 우리처럼 정치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2021년 5월 입소스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프랑스인의 65%는 정치가 부패했다고 생각한다. 80%는 정치인들이 국민의 삶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선거철에 나오는 정치서적을 읽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이 책들은 유권자들이 겪고 있는 위기를 해독할 수 있게 해 준다고 믿는다. 후보자들 역시 책을 출판하기 위해 1년 혹은 2년간 집필에 몰두 한다. 그들은 책이야 말로 자신의 야심찬 정책들을 보여주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치서적을 통해 어떤 후보자는 명성을 드높이고 유력 정치인으로 도약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대문호이자 정치인 샤토브리앙과 라마르틴, 전직 대통령 샤를 드골과 프랑수아 미테랑이 있다. 이들은 저명한 정치인들은 역시 훌륭한 작가라는 것을 증명했다. 선거철에 나오는 정치 책은 정치인 본인에게도 유용하다. 먼저 자신의 정치 경력을 한층 높여준다. 또한 정치 작가가 선거의 관점에서 무엇을 저울질할 수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 정치 책은 저자들에게 훌륭한 미디어 포럼이며, 그들의 책이 잘 팔리든 아니든 간에 도서관에 영원히 남는다. 선거철 후보자들이 내 놓는 책은 아주 단순하지만 뛰어난 의사소통 수단이다. 자신을 피력하고, 토크쇼에 참여하며, 팬 사인회나 소셜 네트워크에서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런데 한국의 출판기념회는 이와 너무 다르지 않은가? 우리 정치인들의 출판 기념회. 필시 서구에서 들어온 듯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난단 말인가. 귤화위지(橘化爲枳)라는 한자성어가 생각난다. 귤이 심어진 환경에 따라 탱자가 된다는 뜻이다. 선거철 출판기념회는 본시 좋은 목적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국에 들어오는 순간 탱자가 돼 버린 건 아닌가? 편의주의에 빠져 뒤죽박죽이 돼 버린 한국의 정치문화, 이런 문화 속에서 어찌 정치가 꽃 피길 기대할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6명대가 될 것이라며 ‘국가소멸 위기’라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한국이 끝났다’는 외신을 접하기도 했다.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들이 내놓는 각종 현금성 지원 정책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특히 인천시는 출산 초기 양육비 지원을 넘어 18세 학령기까지 지원 시기를 넓히는 정책도 새로 선보였다. 이런 정책들은 과연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 낼까? 작년 7월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2년 도시계획현황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 17%의 도시지역에 약 92%의 인구가 몰려 살고 있다. 한국은행이 작년 11월 발표한 '지역 간 인구이동과 지역경제' 보고서를 보면 국토 약 12%의 수도권에 50%가 넘는 인구가 몰려 살고 있고(OECD 1위) 이것이 저출산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우리나라의 과도한 도시..
10일 경기도청에서 ‘경기도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출범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조용익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부회장을 비롯, 이기천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 의장, 김기성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과 노동조합 조합원, 버스업체 임직원 등 200여 명이 함께 해 공공관리제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었다. 경기도 시내버스 공공관리제는 기존 준공영제의 단점을 보완한 경기도형 준공영제로 경기도와 시군, 버스회사가 함께 시내버스를 관리한다. 차량 관리 실태를 꼼꼼하게 점검하고 교통사고 지수 관리를 강화해 안전사고를 적극 예방할 방침이다. 차량 내부 청결도와 승객에 대한 친절도 등 교통서비스를 개선하고 ,운행시간과 배차간격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해 도민들은 더 친절하고 안전하며..
묵은해 가고 새해가 된 지 보름이 지났다. 나는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색동옷 입고 동무들과 제기차기 놀이 하던 시절이 지나고부터는 새해를 기다리거나 기대해 본 적 없다. 사람들이 새해의 첫 날인 설에 어떤 의미를 두는 이유는,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다가올 날이 지나간 세월보다 못하거나 바랄 게 없다면 누가 내일의 희망과 꿈을 설계하며 새벽길 안개를 헤치고 교회로 해 뜨는 곳으로 향하겠는가. 호남의 기호학파 간제(艮齊1841-1922)선생은 ‘성(性)이 곧 이(理)’라는 성리학 본령을 확고하게 세워 성선(性善)에 기반 한 의리(義理)의 세계를 구현하고자 했던 당대의 거유(巨儒)다. 그가 말했다. ‘나그네로서의 근심을 없애라. 평생 남을 탓해봐야 아무런 득이 없고 잠시라도 자기를 돌이켜보면 여유의 맛(味)이 있으니 어찌하여 이 맛이 있는 것을 버리고 저 무익한 것을 취하는가?'라며 자기 성찰을 명징하게 당부했다. 그리고 '끝까지 하라. 어떤 분야든 5년 10년 지나면 단맛이 나는 게 없다. 자기가 좋아 하는 일을 끝까지 하는 게 노년에도 최고의 건강 유지법이다'라고 하였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 그리기와 편지 쓰기를 좋아했다. 교과서 중에서도 국어와 역사 시간이 기다려졌다. 그러면서 일기를 썼고 책 읽기에 빠져들었다. 1970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할 때는 그 학교의 어린이신문을 최초로 제작했다. 1980년대에는 지방의 모 방송사에서 일했다. 고전을 공부하면서 ‘마음을 바로 쓰라. 이는 자손의 뿌리가 되기 때문이다. 제대로 뿌리를 박은 나무가 아니면 가지와 잎이 무성할 수 없다’는 진리를 배우기도 했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지난해 말, 서울에 사는 손자손녀에게 책을 사서 보내며 편지를 써 작은 용돈과 같이 보냈다. 그런데 공휴일을 제하고도 일주일이 지나도 도착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는 은근히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들 마음에 내가 살아가는 보법 중 하나의 발자국을 새겨주는 기회가 되었다는 위로가 따랐다. 새들이 떠나간 숲 같이 적막한 어느 날 아침, 아파트를 빠져나와 90세 문턱을 앞둔 누나를 찾아갔다. 나이 든 사람이 더 많은 나이의 윗사람을 찾아가는 마음은 결코 즐거움만은 아니다. ‘운명이 나에게 좋은 카드를 준 것 같지 않다’는 마음이고 보면 더욱 그렇다. 누나는 반갑게 맞아주었다. 거실 의자에 앉자 내 손을 쓰다듬으며 어떻게 먹고 지내느냐고 아이 대하듯 했다. 누나의 온몸은 문자 그대로 피골이 상접한 그 모습이었다. 누나는 끝내 눈물을 보이며 나를 붙잡고 울었다. 그런 뒤 ‘그만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홀로 된 지 20년이 훨씬 지난 누나의 고독이 읽혀졌다. 한동안 앉아 있다 일어섰다. 누나는 다시 눈물을 흘리며 이제 언제 또 볼 것이냐고 하며 내 손을 잡고 ‘불쌍해서 어쩔거나’ 하면서 또 울었다. 나는 한동안 꼭 껴안아 드리고 나왔다. 자동차 시동을 걸고 출발하려는데 누나는 언제 나와서 내 차 앞에 서 있었다. 차의 유리창을 내리면서 들어가시라고 하니 용돈이 든 봉투를 던져 주면서 어서 가라고 했다. 깨어 있는 침묵의 바보 같이 살아가는 내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니 생명의 본질적인 그 무엇이 서글퍼서 울고 말았다.
아버지는 1936년 음력 5월 13일 양(량)강도 후창군에서 태어났다. 양강도는 압록강, 두만강을 경계로 중국과 접해 있어 양강도라 부른다. 어머니 고향은 동해안에 위치한 함경북도 어랑군이다. 두 분은 일제강점기 중일전쟁이 한창일 때 부모님을 따라 두만강, 압록강을 건넜고, 신중국에서 사회주의 실험을 하던 격변의 시대 만났다. 그리고 1960년대 중국에서 일어난 문화대혁명시기 어린 두 아들과 두만강을 건너 북조선으로 갔다. 조선족 자치주인 연변에서는 북한을 북조선이라 부른다. 아버지는 함경남도에 있는 고원탄광(수동구 장동)으로 배치 받아 얼마동안 노동자로 일했다. 의사를 했다는 증인을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3명의 증인이 있어야 하는데 2명 밖에 찾지 못했으므로 속성으로 의사시험을 보았다. 속성 시험을 보면 준의사 자격을 주었다. 준의사는 의사, 간호사 중간에 위치한다. 당시는 의사와 준의사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후에 의사가될 기회가 있었는데 그냥 준의사로 남았다. 병원에서 학위나 학벌은 중요하지 않고 진단과 처방을 잘하는 의사가 존중받는다. 진단과 처방은 즉시 효과로 나타나기 때문에 기술을 터득하지 않으면 학위가 있다 할지라고 지속하기 힘들다. 환자를 진단할 때 먼저 망진(望診)을 한다. 망진은 환자의 눈과 얼굴, 혀, 몸 상태를 통해 병을 진단하는 것이다. 상태를 보고 수술 할 것인지, 큰 병원으로 이송할지도 결정한다. 아버지는 이러한 진단과 처방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아버지 전공은 산부인과이다. 학회에 발표할 정도로 산부인과에서 아버지 의술은 소문이 났었다. 규모가 있는 병원에서도 일하셨고 규모가 작은 병원에서도 일했다. 규모가 작은 병원에서는 내과, 외과, 실험실, 산부인과 등 여러과를 교차하면서 진료를 보았다. 퇴직 전에는 말단 기관인 진료소에서도 일하셨다. 아버지 재직기간 지역을 세 번 이동했다. 병원은 대체로 주민지대와 떨어진 산 아래, 또는 산 중턱에 자리했다. 지역을 이동할 때마다 우리집은 늘 병원 가까이에 있었다. 병원 울타리안에 있을 때도 있었다. 그래서 탄생과 죽음이 공존하고, 병으로 인한 고통을 눈앞에서 목격하며 살았다. 규모가 큰 수동병원 건물 뒤에는 외부와 격리된 결핵병동이 있다. 집은 소속단위 직장에서 배정해 주는데 미처 마련하지 못해 남의 집 웃방살이를 하기도 했다. 아버지는 사회 인정에 대한 욕구가 강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1990년대 이전까지만해도 아무리 의술이 높아도 넘을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아버지가 1960년대 문화대혁명을 피해 북조선으로 들어온 사람이라는 것과 뛰어난 의술외에도 존재하는 계급이라는 서열이 있었다. 의술보다는 계급이 중요했던 시기 아버지는 그것을 극복하려 눈물겨운 노력을 했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을 운명으로 믿고 살아내기는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최상의 보물은 명랑한 표정과 쾌활한 마음이다“, “진정한 희망이란 자기 자신을 신뢰하는 것이다”, ”혼자 잘 살면 된다.“ 이것은 누가 한 말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염세주의의 대표적인 철학자인 쇼펜하우어의 명언이다. 근래 쇼펜하우어 열풍의 이유는, 광대한 푸른 하늘의 뜬 구름이나 적막한 밤하늘에 뜬 별들과 같은 관념적인 행복이 아니라 손에 만져지는 작고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지금의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 요즘 젊은이들은 원대한 꿈(?)보다는 여행을 하고 액티비티를 즐기고 자신의 시간을 갖는 작은 꿈을 이루는 것에서 행복을 느낀다. 그럼 ’지구는 누가 지키지?‘ 하는 염려가 되지만 개인이 행복하지 않은데 어떻게 인류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 느리게 걸어야 보이는 것들 작은 행복, 그것은 조금만 눈여겨 보면 우리 가까이 어디에나 있다. 다만 우리는 늘 너무 바쁘게 지나치기 때문에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이다. 조금만 느리게 걸으며 주위를 둘러보면 대수롭지 않았던 어떤 존재에서 인생의 깨달음이나 기쁨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내가 없으면 안될 것 같은 망상으로 일벌레처럼 살아왔다. 그러다 6년전 파킨슨병을 얻었다. 2배속으로 재생되던 나의 생이 갑자기 화면 정지되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나는 그 고통에 함몰되지 않고 감사할 것을 찾다보니 하마터면 평생 잃어버릴 뻔한 내게 주어진 나머지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그후부터 나는 시간을 내어 제주 올레길을 걷기 시작했다. 느리게 걷다보니 사소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보석보다 예쁜 바닷가의 조개껍데기, 길 가에 낮게 앉아있는 들꽃, 나뭇가지 사이에 기하학적인 거미줄과 그 사이로 지는 노을 등 모든 것이 감동이었다. 처음에는 사소한 발견을 해도 잠시 미소가 지어질 뿐 뭐 달라지는 게 없었다. 그러나 사소한 발견이 하나 둘 쌓이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건과 자연 속에는 삶의 지혜와 인생의 메타포가 숨겨져 있다. 큰 것만 꿈꾸며 바쁘게 다니다 얻은 큰 병도 사소한 발견 하나하나로 이길 힘을 얻었다. 세상에는 허투로 볼게 없다 그날도 나는 야근 중이었다. 퇴근하는 직원이 주고간 포도 한 송이를 한 알씩 따먹다보니 어느 새 포도알은 사라지고 한 그루의 나무 같은 빈 가지만 눈 앞에 남았다. 싱싱하고 달콤한 포도알 같은 사랑이 사라지고 이별 후 앙상한 가지만 남은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허무했으나 결국 우리는 한 가지에 붙어있는 하나였구나 하는 사소한 발견 덕분에 시린 마음이 따뜻해졌다. 다 먹고 남은 포도송이의 빈 가지, 거기서 찾은 사소한 발견이 “포도를 다 먹고 금방 버리지 말아야 할 이유”라는 독특한 제목의 나의 첫 시집을 탄생시켰다. 이제, 사소한 발견을 시작하자 느린 걸음으로 자세히 보면 어디서나 사소한 발견을 할 수 있고 그것은 우리에게 소확행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이제부터 우리 함께 그 길을 걸어가 보자. 때론 우리 마을 골목에서, 때론 들판에서, 때론 그림이나 음악에서, 때론 식당에서, 때론 생활용품에서 우리는 사소하지만 감동적인 것을 발견할 것이다. 그리고 행복해질 것이다. 기대하시라!
10일, 민주당내 비명그룹 의원 김종민, 이원욱, 조응천 3인이 탈당을 선언했다. 기득권을 내려놓은 모든 세력과 대연합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11일, 이낙연 전민주당대표는 제3지대 신당창당을 위해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 한다. 이들과 한목소리를 내던 이상민의원은 진작에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민주당을 향해 날선 비난들을 쏟아냈다. “양심 때문에 비정상 정치에 끌려가는 건 더 이상 못하겠다”며 어제까지 같이 마시던 우물에 가래침을 뱉었다. 심지어 당대표까지 지냈던 이낙연씨는 “민주당 전체 의원의 44%가 전과자”라며 "병적인 요인"이라고 비난했다. 44% 전과기록의 대부분은 민주화운동이나 노동운동 과정에서 빚어진 희생일진대 그의 눈에는 모두 범법자에 불과했다. 광주항쟁의 피비린내가 아직 선연했던 80년대 초 동아일보에 전두환 찬양기사를 적었던 이낙연기자의 본성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망언이 아닐 수 없다. 선거는 멀쩡하던 사람도 미치광이로 만든다. 지금까지 이들이 민주당에 요구한 것은 딱 한가지였다. 요지는 “이재명대표는 공천에서 손을 떼고 물러나라”는 것이다. 정작 당시 대표는 정치테러로 병원에 입원해있었는데 말이다. “정치가 비루하다”고 내뱉으며 탈당한 조웅천의원은 스스로 정치를 더욱 구차하고 비루하게 만들고 있음을 정녕 모른단 말인가? 선거를 앞둔 의원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내가 다시 국회의원을 할 수 있는지’ 여부일 뿐, 이들이 갈 길은 빤하다. 이준석신당과 어떤 형태로든 결합해 판을 키울 것이다. 허나 이 모든 상황은 ‘제3지대 빅텐트’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집권당이 그리고 있는 ‘빅피처’에 가깝다. 결국 선거판의 모든 길을 ‘반이재명’ 구도로 통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정치 자체가 비루한 것도 맞다. 비루한 것이 어디 정치 뿐이겠는가? 언론이 제대로 서있다면 정치가 비루해질 수조차 없다. 대한민국 언론은 황색언론(黃色言論,옐로 저널리즘)의 극치를 띠고 있다. “재미없는 신문은 죄악이다”라며 흥미 본위의 선정주의 보도를 부추겼던 퓰리처를 찜쪄먹을만치 대한민국은 선정주의 황색언론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 유사 이래 처음으로 제1당의 대표가 백주대낮에 흉기로 목을 찔리는 끔찍한 테러가 벌어져도 대표의 안위 보다 ‘지방의료 무시’로 프레임을 몰고가는 언론을 정상적인 언론이라 칭할 수 있을까? 명백한 테러를 두고 공범이나 배후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경찰이 테러범의 신원조차 공개하지 않으며 “1cm 열상”을 입었다며 사건을 축소하려해도 제대로 지적조차 하지 않고 베껴쓰기만 하는 언론을 어떻게 봐야 할까? 또 테러로 생사를 넘나든 환자의 상태나 가족의 의견을 고려해 헬기이송을 결정한 일을 두고 두 병원에 대한 업무방해로 이재명대표를 고발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정상적인 의료단체의 활동일까? 아니면 지금 ‘의대정원 확대’를 두고 정부와 협상중인 이익단체의 정치적인 활동으로 봐야할까? 나는 이 모든 것들은 자신들의 직업윤리조차 저버리는 참을 수 없는 비루함이라고 본다. 본질과 벗어난 다른 프레임을 띄워 사실을 은폐, 축소, 왜곡하는 언론기술자들의 장난이 선거판을 쥐락펴락한다. 언론 스스로 민주주의를 허물어뜨리고 있다. 그래서 마크트웨인은 이렇게 말했다. “신문을 읽지 않는 사람은 무식한 자다. 신문을 읽는 사람은 잘못된 사실을 아는 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