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과 관련한 우울한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이 –8%를 기록하면서 1년 손실금이 무려 80조 원에 육박했다. 지금 국민연금 개혁을 외면한다면 소득의 42%를 걷어야 제도가 유지되는 최악 상황이 도래한다는 끔찍한 분석이 나왔다. 국회 연금개혁 관련 민간자문위원회는 맹탕 보고서를 내밀었다. 이렇게 가면 우리 후손의 미래가 비참해질 게 분명하다. 여야 정치권이 이 문제에 손을 놓고 있을 때가 아이다. 지난해 국민연금 운용 연간 수익률이 최저를 기록하면서 기금 소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총적립금이 900조 원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80조 원 손실은 엄청난 액수다. 아무리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지만, 가뜩이나 소진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는데 손실까지 발생했으니 2030 세대들을 중심으로 우려감이 확산하는..
돈하고 권력이 대단히 닮아있는데요. 이것들은 암만 많아도 물리지를 않아요. 많을수록 더 매력이 있고 더 마력이 생깁니다. 출세하라는 말은 남을 다 찍어누르고 너 다 가져라' 소리거든. 권력이나 돈이나 똑같지. 늙으면 뻔뻔해진다. 꼰대가 되지 말아라. 자기 자식들한테도 갑질하는 게 돈 가진 아버지 하는 짓 아니에요? 기회만 있으면 마음대로 횡포하는 걸 예사롭게 하는 아주 비문명적인 야만적 사태죠. 1등 해라, 1등 해라 하다 보면 그 꼴 됩니다. 그렇게 길들여온 거예요. 독재같이 하여 지배하기 쉽게 하려고 이승만, 박정희 독재하기 위해서 길들여놓은 거니까. 해답이 있을 뿐이지 정답이라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거죠. 끊임없이 변화하는데. 그때그때의 해답이 있을 뿐이지 정답이라는 발상은 아주 잘못된 발상이죠. 그게 독재가 만들어낸 사고방식이죠. 여성과 남성, 가진 자와 안 가진 자, 세대, 나이 드신 분과 젊은 세대. 토론은 있어야 하고 건강한 페어플레이는 있어야 하지만 혐오는 아니다. 학교(學校)는 배우는 데지 가르치는 데가 아닙니다. 배우게끔 하는 거고 배우고 싶게끔 하는 곳이에요. 그런데 지금은 뭘 배우고 함께 사는 걸 가르치는 게 아니라 경쟁부터 가르치고 있다. 부모들이 그따위로 가르치니 학교 책임만은 아니다. 자기 자식들이 그 꼴 되는 게 불쌍하지도 않은지. 출세 돼봤자 남의 앞잡이다. 민중이여, 정치인들을 믿지 말아라. 스스로 살길을 찾는 수밖에 없다. 북에는 퍼준 적도 없고, 또 퍼주면 자기 자랑인데, 자꾸 줘야 된다라는 거지 학부모가 되지 말고 그냥 부모님들이 되시라. 자기 자녀한테 그런 이상한 경쟁에 좋은 학교 가서 좋은 직장에 간다라는 그런 망상을 자꾸 자식한테 심어주지 마라. 자식은 그냥 믿어주면 됩니다. 자기 집, 가학(家學. 가족주의)에서 벗어나야 됩니다. 대단한 사람들도 가학을 끝까지 못 벗어나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상당히 훌륭한 학자나 훌륭히 사고하는 그런 분들도 자기 가학을 못 벗어나요. 가학이라는 건 아주 완매(頑昧)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단위 가족만 살기 위해서 필요한 생각이니까. 어떻게든지 가학에서 벗어나서 인류 보편의 것이 뭔지를 조금씩은 자꾸 느낌을 갖도록 그것도 순박하게. 교묘하게 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너무 많이 알아서 탈인 시절입니다. 책에서는 사실은 별로 힘 안 나옵니다. 꾀만 나옵니다. 몸에 땀이 나고 몸이 괴로운 쪽으로 하면서 생각하는 쪽이 제일 믿을 만할 겁니다. 가만히 생각하기보다는... 책이나 읽고 생각하기보다는 손발 움직이고 몸 움직이고 해서 몸에서 땀이 나고 몸을 고달프게 하면서 하는 생각들. 그것이 대개 믿을 만한 생각들입니다./ 출처 : 김현정 <뉴스쇼> 2019년 1월 4일
해 뜨는 아침 산책길에서 올해의 진달래꽃을 본다. 활짝 핀 연분홍 꽃과 아가씨 유두 같이 붉은빛으로 맺혀 있는 꽃봉오리가 볼품이다. 만개한 꽃에는 작가의 느낌을 수신하는 안테나 같은 수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진달래꽃은 언제 보아도 수수하다. 그리고 겸손하다. 조선 땅에서 알게 모르게 피어나 농부의 가슴을 파고들어 안기고 때로는 힘겨운 농부를 위로하는 꽃이다. 꽃을 보면 어머니와 아내 생각이 난다. 외국으로 가서 공부하던 아들들의 모습도 떠오른다. ‘함께 보면 좋을 텐데…’싶은 마음이다. 좋은 아침 가라앉은 마음으로 가족을 그리워하며 사랑하는 마음이 우러날 때 나는 ‘행복으로 가는 길’ 임을 깨닫게 된다. ‘멋있는 사람은 가난하여도 궁상맞지 않고 인색하지 않다. 작은 사치를 사랑한다.’ 고 했던 피천득의 문장도 생각난다. 얼마 전, 우연히 TV에서 MBC ‘PD 수첩’을 시청하게 되었다. 내용은 무슨 부장 검사인가를 하다 변호사로 있다는 사람의 아들이 어느 고등학교에서 동급생을 괴롭히고 왕따 시켜 피해 학생의 인생이 망가져 가는 사건 취재였다. 반면 가해 학생은 갑질 노릇하며 학교 폭력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도 제 아비의 힘으로 법 앞에 아무 문제없는 일로 처리되어 서울의 명문 대학에 진학하여 보란 듯이 잘 살고 있다는 내용이다. 조심스러운 표현이겠지만 이것이 대한민국의 교육 현장이요. 갑질 사회의 경제대국이라면 나처럼 농부의 자식들 희망은 꿈속의 일이었겠지 싶다. 동물들의 사회를 말할 때 약육강식을 들먹인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동물사회의 생명질서에서 사람보다 나은 점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어떤 동물이 제 새끼 잘 먹이고 잘 지내도록 돕기 위해 지능적으로 다른 동물을 못살게 괴롭혀 놓고 숨어서 보이지 않는 웃음을 흘리고 있는가. 힘센 동물이라고 해서 약한 짐승을 수십 마리 잡아 쌓아 놓고 지내는 것을 보았는가. 타고난 그대로 꼭 필요한 먹이만을 구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나는 초등학교 다닐 때 나보다 나이가 많은 아이들과 함께 입학하였다. 한국전쟁으로 제 때 입학을 못한 아이들 때문이었다. 그로 인하여 일찍이 학교 폭력에 시달렸으며 중 • 고등학생 때는 자취하며 낯선 동네 아이들에게 을의 입장에서 시달렸다. 그렇듯 힘들게 지내면서 ‘끝을 보자. 먼 훗날 초연히 내 길에 당당히 서리라.’ 그리고 ‘짐승만도 못한 놈은 멀리 하라’는 어머니 말씀을 신봉하며 내 역사를 쓰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며 정 많은 사람이 되고자 했다. 4월에는 아이들을 위한 기도의 덕목이 있다. 손자들이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에 입학해 낯선 아이들과 같이 지내야 하기 때문이다. 부디 학교 폭력이나 왕따 같은 일 없이 학교생활이 행복하기를 기도하고 있다. 그리고 감수성을 기르며 친구들과 좋은 우정 관계 속에서 가슴 펴고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축원한다. 선출직 의원들, 정치꾼들, 죽을 때까지 직업이 주어지는 판사 검사 출신 변호사, 잘 나가는 의사들에게 묻고 싶다. 이 나라의 청년들이 살맛 안 난다고 결혼도 안 하고 결혼한다 해도 아기는 낳지 않겠다고 한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으며 처방전은 갖고 있는가를. 제발 설치지 말고 허세 부리지 말며 미래의 한국을 위해서 법 이전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그래야 이 땅의 봄과 미래 세대를 제대로 볼 수 있을 테니까.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의 본(本) 하나가 일본에서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동여도(東輿圖)의 요소를 품은 대동여지도’라고 뜻을 더한다. 설렐 만한 일이다. 여(輿)와 여지(輿地)라는 말이 눈에 띈다. 지도(地圖)는 땅의 여러 사물을 그린 그림이다. 에두르지 않는, 보편적 이름이다. 동양학에는 비유적인 이름이 또 있었다. 輿地다. 輿는, 車를 보듬은, 수레(車·거 또는 차)의 다른 이름이다. 동여도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처럼 옛 지도나 지리지(地理志)에 약방의 감초 격(格)이다. 지도는 원래 암각화(岩刻畵)나 갑골문의 (그림)문자처럼 인간이 제 생각을 표시하는 도구적 이미지다. ‘그림’의 하나이며 이런 그림은 나중에 문자(상형문자)로도 진화한다. 輿는 바퀴 달린 마차 그림인 車보다 상징적인 그림이다. 바탕글자인 舁(여)는 ‘마주 (힘 합쳐) 든다’는 뜻이다. 輿地(여지)의 뜻은 그 상징의 바탕에서 짐작하자. ‘세상을 (모두) 실은 수레’라고 푼다. 수레는, 마차처럼 움직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여론(輿論·public opinion)의 輿이기도 하다. 세상(사람들)의 뜻(마음) 실은 마차, 이 또한 한 곳에 멈추지 않는다. 그것을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진) 사람만 듣는 거대한 굉음(轟音)을 깔며 섭리(攝理) 따라 움직인다. 輿地라는 제목(개념)은 중국 전한(前漢)의 역사가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가 그 시초다. 땅을 실은 수레라는 (멋스러운) 뜻 여지는 옥편(玉篇)이 자전(字典·글자사전)의 이름처럼 쓰이게 됐듯, 지도의 다른 이름이 됐다. 한때 미원이 조미료의 대명사처럼 불렸던 것과도 흡사하다. 옥편은 중국인의 최애(最愛) 보석인 옥을 꿰어 만든 책이라는 뜻이다. 지도는 그림이다. ‘어떤’ 의도를 지녔지만, 바탕은 아름다움을 담고자 하는 마음의 발로(發露)다. ‘청구도’ ‘동여도’ ‘대동여지도’ 등을 펴낸 조선 후기 고산자 김정호의 작품세계에서 그 마음의 청향(淸香)을 읽을 수 있는 까닭이다. 현장에서 더 진하게 느낄 수 있으리니. 바야흐로, 한국을 중심으로 한 동서양의 독서계(지성계)는 요즘, 한 역사적인 우리 지도가 인간 시공간의 시야(視野)와 시거(視距)에 어떤 광채를 던졌는지 새롭게 명상한 장관(壯觀)에 마음 설레기 시작했다. 우리가 인쇄술과 기록문화, 훈민정음과 대동여지도의 겨레임을, 세계 지성을 이끌어온 뛰어난 인문학의 거봉(巨峯)임을 실물로 입증하는 책 한 권이 MZ세대를 중심으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소문만으로 화제가 된 신간 ‘1402 강리도’를 서둘러 사서 읽고 있다. 새 대동여지도로 설레는 요즘, 고산자(古山子)를 움직인 우리 옛 세계지도의 비밀을 톺아낸 그 책 때문에 매일 가슴에 지진(地震)이 난다. 좀 두꺼운 그 책, 실린 輿地들도 꼼꼼히 보고 독자께 알려드릴 터다. 지도는, 이렇게 문명인류 종횡(縱橫)의 맨얼굴을 품고 있구나.
양도세 축소나 고액 대출의 목적으로 거래가격을 조작하거나 자녀에게 편법 증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등의 부동산거래 신고 위반행위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도는 지난 1~2월 부동산 거래신고법 위반행위 총 393건을 적발해 739명에게 과태료 총 23억 60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부동산 불·편법 거래 방치는 투기·사기 풍토를 확산하는 배경이 되곤 한다. 강력한 단속과 통제로 발본색원해야 할 것이다. 위반 유형별로는 미신고 및 지연 신고가 30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거래가격 허위신고(업·다운계약)와 계약일 거짓 신고 각 37건, 자료 미제출 및 거짓 제출이 11건으로 뒤를 이었다. 과태료 부과와 더불어 양도세 및 증여세 탈루 의심 99건은 각 시·군·구청 관할 세무관서에 통보해 세무조사를 의뢰했다. 주요 적발 사례를 분석해보면 매도인과 매수인..
난 사실 블랙핑크가 어떤 친구들인지, 그들의 노래가 어떤 경향성을 지니는지 잘 모른다. 근데 아마도 그건, 내 나이 대의 사람들 대다수가 그럴 것이다. 그냥 BTS급의 세계적 인기를 지니고 있는 팝 그룹쯤으로만 알고 있으며 국내만큼, 아니 국내 이상으로 인기가 높다는 것을 바람풍으로 들은 정도일 것이다. 레이디 가가도 마찬가지다. 솔직히 레이디 가가가 브래들리 쿠퍼와 나온 2018년 영화 ‘스타 이즈 본’보다는 바브라스트라이잰드와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이 나왔던 1976년 영화 ‘스타 탄생’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스타 이즈 본’은 ‘스타 탄생’을 리메이크 한 작품이다. 블랙 핑크와 레이기 가가는 뮤지션들이다. 이쪽 방면의 아티스트들은, 영화인들보다 더, 대통령이 됐든 대통령 할아버지가 됐든, 아무리 그들이 부탁한다 한들 자기가 싫으면 안 하는 성향의 인물들이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블랙 핑크는 그 좋다는, 아니 단박에 세계적 명성을 얻는다는 UN공연도 마다했다고 한다. 그들의 스타성은 실로 하늘을 찌른다. 오랜 기간 이쪽 업계를 관찰해 온 사람으로서 한미 정상회담에 블랙 핑크 – 레이디 가가 공연이 ‘주요 의제’처럼 됐다는 사실이 놀랍지는 않다. 지금의 정부가 그저 ‘깜짝 쇼’를 하려고 혈안이 돼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그보다 놀라운 점은 블랙 핑크 급 스타들의 공연을 즉흥적으로 유치하려 했다는, 그 무모함에 있다. 이들의 스케줄은 2~3년 전부터 예약을 걸어도 될까 말까이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적 필요성이 요구되거나 해야 한다. 그것도 본인들이 싫으면 한 번에 ‘까이기’ 십상이다. 그래서 이들을 섭외하기까지는 매우 정교하고 디테일한 계획과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는 대통령실이니까, 전화 한 통이면 모든 게 될 거라고 생각했을까. 그보다는 대체 이 공연의 계획과 입안 과정의 실체, 그 진실은 무엇일까. 정말 질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인이 그토록 원했던 일일까. 진실로 그것이 알고 싶다이다. 다 떠나서 블랙 핑크와 레이디 가가는 대체 무슨 죄인가. 한국의 정치가 이상적인 수준에 도다르지 못하는 이유는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기 때문이다. 문화적인 대통령, 문화적인 국회의원을 만나기가 쉽지가 않다. 그저 이용하려고만 한다. 연예계 셀럽들과 사진을 찍고 유명세에 편승해 표 한 장 더 얻으려는 천박한 심성 외에는 다른 게 없어 보인다. 정치가 문화적이 돼야지 문화를 하위 개념으로 깔보는 시선으로는 정치가 문화만큼 대중들의 사랑을 얻기가 힘이 든다. 정치가 문화적인 것이 되는 데는 천부적이거나 타고난 감성이 있어야 되는 것은 아니다. 문화 역시 끊임없는 훈련 과정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교육의 과정이 뒷받침되면 모두 어느 정도는 미술을 알아보는 식견과 음악을 취향 대로 골라 듣는 귀가 열린다. 혹은 영화가 갖고 있는 그 안의 메시지를 읽어 낼 수가 있다. 또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에서 하급 킬러 한희성(구교환)은 주인공 길복순(전도연)에게 이렇게 말한다. “세상은 모순 덩어리예요. 우리는 그 모순 너머의 진실을 찾아야 해요.” 정치는 모순과 이율배반의 원천 같은 것이다. 사람들이 정치인에게서 기대하는 것은 세상을 구동하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앞장서는 것이다. 적어도 문화 행위라고 하는 것이 늘 그런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정치인들이 잘 알고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정친인들은 볼거리 이벤트에 앞서서 자신이 할 일들부터 잘 챙겨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수차례에 걸쳐 얘기하는 것이지만, 영화에 관한 법률 이름이 아직도 ‘영화와 비디오에 관한 법’이다. 지금 세상에 비디오가 남아 있는가. 아직도 VHS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는가. 국회의원은 입법을 하는 사람들인 바, 그렇다면 자신들의 책무를 다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이다. 일종의 직무유기이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공연을 다니기에는 시간이 턱도 없이 부족할 것이다. 안되면 성의라도 보여야 할 것이다. 봉준호가 세계적인 감독이고 그가 K-컬처를 이끄는 사람이라는 판에 박힌 얘기만 할 것이 아니라 그가 만든 ‘기생충’이 왜 미국의 아카데미나 프랑스의 칸에서 주목을 받았는지, 그 영화가 한국을 넘어 세계 사회에 어떤 얘기를 던져 주고 있는지 성찰하는 얘기를 해야 할 것이다. 만약 앞으로 봉준호를 만날 계획이 있다면 그가 만든 새 영화가 에드워드 애슈턴이 쓴 SF소설 ‘미키 7’을 토대로 한 것이라는 것쯤은 알고 만나야 할 것이다. 만약 박찬욱 감독을 언급하려면 왜 그가 지금 베트남 작가 비엣 타인 응우엔이 쓰고 퓰리처를 탄 소설 ‘동조자’를 7부작 드라마로 만들고 있는지 정도는 인지해야 할 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적어도 의전팀이 그 책의 내용을 요약해서 사전 보고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지금의 윤석열 정부는, 안타깝게도, 그 같은 문화 수준을 기대하기 힘들다. 실로 암담한 일이다. 사람들이 점점 심하게 자조적이 되어 간다. 블랙 핑크 논란은 좌절감까지 느끼게 한다. 나라가 이렇게까지 가야 하겠는가.
-할매요, 강아지 사셨네요? -하도 적적해서 똥개 두 마리 키울라고. -한 마리구만요? -집에 한 마리 더 있어. -본래 개 안 키우셨잖아요? -영감탱이. -아이고, 할아버지를 똥개라고 하시면... ㅋㅋㅋㅋ -두 마리 다 내가 밥 안 차리주만 안 먹고 굶응께.
“6·25 때 우리를 위해 피 흘린 형제의 나라를 이번엔 우리가 돕자” 지난 2월 6일 발생한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참사로 5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튀르키예에서만 45조 원이 넘는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는 등 끔찍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즉각 구조대와 의료진를 파견했고 성금과 구호물품도 보냈다. 지방정부, 기업, 복지단체, 종교계와 국민들도 성금과 구호물품을 현지에 전달하고 있다. 의류와 식품, 담요, 텐트, 매트리스, 침낭, 의료용품 등은 물론 이동식 세탁차와 급식차, 임시주택 컨테이너도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해운사인 HMM은 구호물자 무상수송에 나섰다. 한국이 보낸 성금과 구호물품이 지진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이에 튀르키예 정부와 국민들은 지진 희생자..
우리가 정치를 접하는 것은 미디어를 통해서다.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대통령, 국회의원의 메시지가 정치를 이해하고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미디어는 대통령이나 대통령실, 당의 대변인을 통한 메시지를 주로 전달한다. 1994년 성수대교가 붕괴되어 5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하였으나 못내 억울함에 부실기업을 떠맡은 기분이라 말했다. 당시 민주당 박지원 대변인은 “경복궁이 무너지면 대원군이 책임져야 하나”라고 비판하였다. 한 줄의 논평이 정확하게 폐부를 찔러 상황이 정리되었다. 2000년 총선 패배로 자민련이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 후 이인제가 JP를 향해 “서산에 지는 해”라 비난하자 JP는 “지기 전 서쪽하늘을 붉게 물들이겠다”라고 답했다. 날 선 비판에 대한 멋진 화답이다. 정치논평 중 생활언어로 정착한 말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내로남불, 정치 9단, 총체적 난국을 들 수 있다. 헌정사상최장수(4년 3개월) 대변인을 지낸 박희태 전국회의장이 그 주인공이다. Naeronambul은 뉴욕타임스 2021년 4월 한국정치 뉴스에 영어단어로 표기되었다. 1996년 국회본회의장에서 한 말이 언론을 통해 회자되면서 생활언어로 정착된 경우다. 총체적 난국도 1990년 경제위기에 대한 이승윤부총리의 영어(total crisis) 표현을 옮겨 이야기하면서 일상어로 자리 잡았다. 박희태는 당대변인 문화를 창시한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대변인중에 명대변인으로 보수, 진보에서 박희태, 박지원의원이 각각 꼽힌다. 이낙연 전 대표도 점잖고 중후한 언어로 대변인에 5차례 선임되었다. 박희태 대변인처럼 촌철살인이나 박지원 대변인처럼 유머러스하게 핵심을 찌르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독설, 험담 없는 언어로 대변인의 품격을 만들었다. 정치인의 언어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사람이 있다. 고 노회찬 의원이다. 2004년 KBS심야토론에서 주장한 “삼겹살 불판 갈자”는 비유는 정치변화의 당위성을 대중적 언어로 구사한 명언으로 평가된다. 그는 또 정치인, 대선후보들의 민생투어란 말을 적나라하게 꼬집었다. 민생은 우리의 삶인데 어떻게 투어(관광)의 대상이 되느냐면서 선거 때나 서민의 삶을 이야기하는 태도에 신랄한 비판을 하였다. 요즘엔 대변인의 언어가 거칠고 생경해졌다. 정치가 실종되어 극한대립을 하다 보니 자연스런 결과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부터 정제되지 않고 거친 표현이 많자 대통령실홍보팀은 뒷수습하기 바쁘고 여당의 대변인은 야당의 공세에 맞대응하면서 품격 있는 언어가 사라졌다. 대통령실의 대변인은 공식적 입장을 주로 말하고 당의 대변인이 정치적 언어를 구사해야 하는데 작금의 상황엔 그게 허용되지 않는 듯하다. 새삼스레 JP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고급스럽고 여유 있는 언어가 아쉽다. 22년 12월 윤관석, 윤재옥 두 의원이 공동위원장으로 있는 국회선플위원회는 아름다운 말을 사용하는 국회의원에게 선플상을 수여하였다. 고교, 대학생 300명으로 구성된 청소년 선플 SNS기자단이 국회 회의록에 기록된 언어를 분석하여 수상자를 선정하였다. 모처럼 듣기 좋은 소식이었다. 이념적 지향점이 다르고 대립과 갈등이 깊어진 정치현실이지만 혐오와 비난의 언어를 자제한다면 서로 협의할 수 있는 폭이 커진다. 정치는 혁명이 아니기에 서로 다른 입장을 인정하는데서 출발한다. 인정은 언어로 표현된다. 지금은 물러난 선배정치인들의 여운과 품격 있는 정치언어를 한 번쯤 되돌아보도록 권하고 싶다.
뉴스가치의 요소들 기자는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 취재하고 뉴스화한다. 그렇다고 세상만사 모든 일이 뉴스가 되지는 않는다. 기자의 눈에 뉴스감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건은 뉴스가 되지만 어떤 일들은 전혀 보도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뉴스화 결정에는 여러 요인들이 작용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뉴스가치론(news value)’이다. 대중들이 알 만한 가치가 있고 또 기자가 알릴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어떤 일이 뉴스로 알려지는 데에는 공중과의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 해당 사건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거나 관련된 인물이 유명하며 자주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면 뉴스화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뉴스가치’에는 영향성, 저명성, 희귀성, 인간적 흥미 등의 요소가 있다. 그러니까 뉴스에는 이런 뉴스가치 요소가 최소한 하나는 있는 것이다. 최근 유명 쇼핑호스트가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고 있다. 홈쇼핑방송을 진행하면서 음식을 먹기도 하고, 생방송 중에 비속어를 사용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 보도에는 어떤 뉴스가치적 요소가 있는 것인가. 쇼핑호스트의 공인성(公人性) 우선 영향성이다. 쇼호스트라고도 불리는 쇼핑호스트는 홈쇼핑방송에 출연하여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판매를 촉진하는 전문직업이다. 다른 상거래와 다른 특이한 것은 ‘방송을 통하여’ 이러한 과정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방송은 동시에 넓은 지역으로 전달되는 특성이 있어서 시청자들의 생활과 다양한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저명성이다. 쇼핑호스트는 ‘방송을 통해’ 상품에 대해 설명을 하여 시청자들의 구매를 돕는 방송인이기도 하다. 쇼핑호스트는 방송시간이 축적되면서 시청자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고 유명해진다. 시청자들이 알아보는 셀럽(celebrity)이 되는 것이다. 또 한 요소로는 잘 일어나지 않는 일탈성(逸脫性)이다. 홈쇼핑방송을 통해 판매되는 상품의 종류는 의류나 보험에서부터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식품류의 경우에는 음식을 조리하고 시식하는 모습을 방송으로 내보내기도 한다. 식품류 상품 판매 프로그램이 아닌 시간에 화면에 등장하는 쇼핑호스트가 음식을 먹으면서 방송을 진행하는 행위를 보고 시청자들은 당황하지 않았을까. 또 다른 방송에서 비속어 사용을 들으면서 시청자들은 또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쇼핑호스트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판매를 촉진하는 전문가이고, 시청자들의 상품 선택 결정에 영향을 미지는 방송인이다. 특히 ‘방송’을 통해서 유명해지고 더욱 저명해진다. 즉 강한 공인적 성격을 지니게 된다. 방송 시청과 상품 소비의 양면성을 지닌 방송수용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다. 쇼핑호스트는 직업적 자기정체성 인식에서 공인으로 거듭나야 한다. 공적 마인드 제고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