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곡물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 국내 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신정훈 국회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8월 기준, 1톤당 밀 가격은 345달러로 2020년 202달러 대비 70.8% 치솟았다. 대두도 350달러에서 590달러로 68.6%, 옥수수는 143달러에서 277달러로 93.7%나 크게 올랐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구조적으로 취약하기 이를 데 없다. 2020년의 경우 밀 0.8%, 옥수수 3.6%에 지나지 않는다. 밀은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밀 가격이 오르자 빵, 과자, 라면, 국수 등 밀 가공제품 가격이 연쇄 인상되고 있다. 이럴 때를 대비해 평소 우수한 품질의 국산 밀을 충분히 비축해놓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
지난 10·3은 개천절인 동시에 동서독이 통일을 이룬 날이기도 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리 온 통일’ 이라고 하는 탈북민에 대한 얘기를 할 까 한다. 경기도 안성에는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도록 지원하는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별칭 하나원)가 있다. 1999년 개원 이래 현재까지 3만 4000여명의 탈북민들이 하나원을 거쳐 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국내 주요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 탈북민 규모는 낮은 인구수의 군과 비교해서 적지 않은 인원이지만 의외로 우리 주변에는 탈북민과 직접 생활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많지가 않다. 탈북민에 대한 사회 인식은 같은 동포로서 지원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부정 인식과 일부 탈북민의 일탈 행위로 탈북민들과는 일종의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탈북민들 대상 대..
플라톤은 그의 저서 ‘국가’에서 이상 국가의 실현을 위해서는 진리와 선을 아는 소수의 철학자가 정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현대 민주주의는 대의 민주주의를 채택함으로써 시민의 대표자 다수가 정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정치인은 사회와 역사에 대한 고민을 해 본 적이 없는 듯한 막말과 저급함으로 인해 우리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고 있다. 사실, 정치인의 막말과 시정잡배 같은 행태는 종종 목격되었으며 이로 인해 시민들은 정치 자체에 대한 무관심과 혐오를 경험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았으며 다음 선거를 기다린 후 투표를 통해 개인의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 유권자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의사 표시였다. 이쯤에서, 이러한 정치무관심과 혐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할까라는 환원론적 관심..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하고 나오면서 했던 대통령의 말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 말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당황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외국 정상들이 참석한 회의장에서 바깥으로 이동하면서 외교부 장관에게 한 대통령의 말로써 비속어와 함께 미국 대통령이 표현되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이 xx”는 미국 의회가 아니고 한국 국회를 의미하고, 바이든은 “날리면”이라는 해명이 대통령실의 홍보수석으로부터 나왔다. 한미관계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에서 한국 국회에 대한 언급과 비속어로 논란의 초점이 옮겨졌고 이 말은 국민적인 관심사가 되었다. 바이든? 날리면? 어떻게 들리십니까 논란이 된 이 영상을 수십번 반복해..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다른 사람과 미리 정하여 두는 일을 약속이라고 한다. 앞으로의 일이 어떻게 될지, 크든 작든 대부분의 일은 이미 약속에 따라 정해져 있는 셈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을 스스로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약속을 저버리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니 세상이 어지러워지고 사람 관계가 험악해진다. 사람이나 조직체 사이에 서로 지켜야 할 의무를 글로 명시하여 법률로 책임을 지도록 한 계약은 지켜야 하고 그렇지 아니한 약속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 만연했다.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약속은 인격을 담보로 하는 것이고 계약은 법률적 강제를 담보로 한 것이다. 계약을 지키지 않으면 법률적 책임만 지면 되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인격의 훼손을 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잠시도 멈춘 적이 없는 여야 정치권의 ‘무한 정쟁’ 형국이 갈수록 태산이다. 도무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집권당이나 정치를 사뭇 전쟁터로 몰아가는 다수 야당의 무책임한 정치행태가 가뜩이나 깊어지는 국민 불안을 하염없이 덧내고 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고(高) 경제위기 쓰나미 앞에서 숨넘어가고 있는 가계와 기업들의 애환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실종된 정치를 되찾아야 할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정치·경제·사회·안보 등 전 분야에 있어서 복잡한 난제들이 동시다발로 불거지는 총체적 난국으로 몰려가고 있다. 특히 발작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마저 나오는 세계 경제 회오리의 여파로 민생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암울한 시련 속으로 빠져드는 중이다. 각자도생의 처절한 수난 속에서 아시아에서 제2의 외..
인간은 고독해질수록 항상 자신을 부르고 있는 신의 목소리가 잘 들린다. 오로지 침묵하고 감추어라 너의 감정도, 꿈까지도! 네 영혼 깊이 그것을 키우고 심화하라. 밤하늘에 빛나는 별처럼 그것을 사랑하며 침묵하라!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누가 이해하랴 네 마음을 누가 이해하랴 네 생명을 언어는 사상을 속이는 것을 샘물은 흐림을 꺼리는 것을 오직 침묵하고 헤아려라! 이젠 고독을 배울지어다 네 마음에는 한없는 만다라의 세계가 펼쳐지거늘 떠들썩함은 마음의 귀를 빼앗고 드러난 빛은 눈을 빼앗도다. 침묵 속에 마음의 노래를 들어라. (추체프) 좋은 의도도 입 밖에 내어 말해버리면 그것을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이 약해진다. 그러나 청년 시절에 선을 지향하려고 분발한 감정을 입밖에 표현하지 않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훨씬 시간이 지난 뒤에야 우리는, 아직 제대로 피지도 않을 꽃을 기다리지 못하고 꺾었다가, 얼마 후 그것이 땅 위에서 짓밟혀 있는 모습을 볼 때처럼 후회하게 된다. 인생의 중대한 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언제나 고독하다. 따라서 우리의 진정한 역사는 결코 남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마음속에서 연출되는 드라마의 가장 훌륭한 부분은 독백 또는 오히려 우리와 신의, 즉 우리의 양심과의 진지한 대화이다. (아미엘) 파스칼은 말한다. 사람은 혼자서 죽어야 한다고, 이와 마찬가지로 사람은 또 혼자서 살아야 한다. 인생의 중대한 문제 앞에서 인간은 언제나 고독하다. 즉 사람들과 함께가 아니라 신과 함께 있는 것이다. 남들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면서 자신은 남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행복한 사람이다. 죄가 많은 사람은 인생에서 항상 다른 사람들과 연관을 맺고 있지만, 죄가 깊을수록 마음속의 고독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와는 반대로 선량하고 총명한 사람은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도 가끔 고독을 느끼지만, 그 대신 고독하게 있었도 끊임없는 인류와의 일치를 의식한다. 이따끔 세속적인 것을 버리고 자신 속의 신적 본성을 발견하는 것은, 육체에 음식이 필요하듯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영혼의 양식이다./ 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내 사랑, 내 누이/꿈꾸어보렴 거기서/단 둘이 사는 달콤한 행복을! 한가로이 사랑하며/사랑하며 죽을 것을/너를 닮은 그 나라에서!(...)/ 그곳은 모두가 질서와 아름다움/호사, 고요 그리고 쾌락(...). 잠자던 로망을 불타오르게 하는 시다. 너를 닮은 그곳에서 단 둘이 달콤한 행복을! 깊어가는 가을 몽상 속에 풍덩 빠지게 한다. 샤를르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의 ‘여행에의 초대.’ 시인은 애인과 함께 이상의 나라 네덜란드로 떠나 살고파 했다. 감각을 승화시키고 절대적 진실을 찾아 헤맸던 보들레르. 그는 파리 오뜨푀이(Hautefeuille)거리 13번지에서 태어났다. 스물여섯의 처녀 카롤린 뒤파이는 육십이 넘은 조제프-프랑수아와 결혼해 보들레르를 낳았다. 아버지는 그가 겨우 여섯 살 때 돌아가셨다. 어린 보들레르는 어머니와 함께 행복했다. 어머니와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을 함께 나눴고 이는 평생의 추억으로 간직됐다. 자전적 시, ‘하얀집’에서 그는 여름날 어머니와 함께 보낸 뇌이쉬르센을 회상했다. 그런 어머니는 재혼했고 그때부터 보들레르의 인생은 헝클어지기 시작했다. 대학 대신 시인의 길을 걸으면서 의붓아버지와 싸웠고, 결국 보들레르는 친아버지가 남긴 거금의 유산을 챙겨 그와 결별했다. 유년의 추억 때문이었을까. 보들레르는 평생 파리를 사랑했다. 파리는 그의 삶의 터전이자 영감의 원천이었다. 특히 생루이섬을 좋아했다. 이 섬에 있는 퐁 마리(마리다리)는 센 강의 좌안과 우안으로 인도한다. 보들레르는 이곳 산책을 즐기며 골목 카페에 앉아 시를 썼다. 이 생활은 20년간 지속됐다. 스물세 살 작가초년병 시절에는 아예 이곳에 정주하며 그 유명한 ‘악의 꽃’의 초기작품들을 썼다. 그는 벽이 매우 높고 센 강의 경치가 훤히 보이는 넓은 창문 집을 좋아했다. 애인 잔 뒤발(Jeanne Duval)과 여기에 살면서 라 뚜르 다르장에서 점심을 먹고 집 근처에 있는 골동품상에서 물건을 사고, 저녁나절에는 피모당 호텔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보들레르가 좋아한 생루이섬. 이곳은 원래 방목장이었던 암소섬과 노트르담섬 두 개로 이루어졌다. 이 두 섬은 17세기 초 다리를 놓아 연결됐다. 이곳의 건축물과 분위기는 세월이 흘러도 거의 변함이 없다. 왜 보들레르가 이 섬에 굴복당했는지 짐작이 간다. 대시인이 떠난 지 어언 150년. 이 섬은 오늘도 찬란한 빛을 발사하고 있다. 파리를 여행한다면 라틴가(街)를 들러 고풍스런 대학가들을 둘러보고, 노트르담 대성당 꼭대기에 올라 파리전경을 바라본 후, 퐁 마리를 건너 생 루이 섬으로 들어가 보라. 파리지만 파리가 아닌, 왠지 에그조틱한 분위기를 금방 느낄 수 있다. 세계 최고의 시 ‘악의 꽃’을 탄생시킨 생루이섬. 파리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바로 여기다.
“깨져 버린 바이든의 밀어”, “미국의 전기차 ‘뒤통수’에 ‘허둥지둥’”, “‘실망 안 시키겠다’던 바이든이 '현대차의 꿈' 깼다”, “14조 선물 고맙다더니, 미국 이익만 챙기는 ‘중국 견제’”, “이게 한·미 경제동맹이냐” 등등은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유독 현대·기아자동차만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사건에 대한 신문 표제들이다. 필자는 2022년 6월 30일 자 칼럼 “지경학적 분열의 시대,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에서, “기업 경영자는 ‘탈통합’에 선제적으로 앞장설 필요는 없다. 기존의 글로벌 ‘통합’의 이익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서서히 변화에 적응해 나가는 긴 호흡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 강대국들의 말이 아니라 행동에 맞추어 대응하여도 늦지 않다.”라고 조언한 바 있다. 바이든의 행위는 2016년 트럼프가..
섣부른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궁지에 몰린 푸틴이 또다시 핵버튼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푸틴이 진정 핵을 사용하고 이로 인해 핵전쟁의 길목으로 들어설 것인지 모두가 우려스런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핵무기는 사용할 수 없는 무기”라는 80여년 간의 타부가 깨어지고 서서히 “사용가능한 핵무기”로 패러다임이 shift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푸틴의 핵위협이 ‘선언적 사용’ 단계였다면, 이번 핵사용 위협은 ‘실제적 사용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기에 그 어느 때 보다 엄중하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암울한 ‘핵무기 사용 협박’ 에 편승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정은이다. 조만간 실시될 7차 핵실험은 ‘핵무기가 협박용이 아닌 실전용’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입증하는 한편, 지난 9월 7일 제7차 최고인민회의에서 발표한 핵독트린은 ‘핵실전 사용’ 가능성이 결코 망상적 시나리오가 아님을 명확히 하고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정책에 대하여>는 북한이 사실상 핵선제 불사용을 폐기하였음을 시사하면서, 6조는 북한이 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김정은의 핵시계가 매우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엄혹한 핵환경 하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연일 한미동맹 강화와 핵우산 보장이란 미국의 다짐이 되풀이 되고 있지만, 어쩐지 미덥지가 않다. IRA(인플레 감축법)에서 동맹인 한국을 고려하지 않은 미국의 자국이기주의 태도가 핵전쟁 국면에 들어갔을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지 말라고 어느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바이든이 바뀌고 새로운 미국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이전 정부의 약속을 이행한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는가. 여론을 의식하는 미국 정치역학으로 볼 때 미국민이 손상되는 상황이 펼쳐지는 상황에서도 한국을 무작정 도우리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더욱 한심한 일은 엄혹한 국제정세를 목도하면서도 여전히 망상적 ‘환경놀음’에 빠져 원자력 활성화를 방해하는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원자력은 이미 에너지 안보의 필수가 되어 가고 있고, 향후 핵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원자력 생태계를 복원해야 하는데, 편협한 사고에 사로잡혀 ‘신한울 1호기’ 가동에 제동을 거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작태는 분노를 치밀게 한다. 우리 국민들의 핵무장 여론이 90%가까이 된다는 사실은 원안위의 행태가 상식과 국가미래를 등한시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전개될 핵공포 상황은 지도자들 간의 강심장 대결이자 국민여론 결집도가 핵심 키가 될 것이다. “나는 죽은 사람을 살려내지 못한다. 이는 내가 스스로 살 수 있는 사람을 일어날 수 있도록 한 것뿐이다(越人非能生死人也 此自當生者 越人能使之起耳).” 편작(월인은 편작의 이름)의 창공열전에 나오는 말이다. 어떤 상황이든 손쓸 수 없는 경지에 이르면 그땐 어떤 처방도 효험이 없다는 뜻이다. 여야를 떠나 지배세력들이 새겨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