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노동을 제공하는 취약계층 노동자 중에 아파트 경비원들이 있다. 이들은 심성이 어긋난 일부 입주민으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하기도 한다. 아파트에 사는 것이 큰 벼슬이라도 되는 것처럼 ‘갑질’을 해대는 못난 입주민도 있다. 입주민의 괴롭힘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던 경비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아파트경비원의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는 2021년 10월 21일 ‘경비원 갑질금지법’을 전면 시행했다. 이를 위반하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여전히 청소, 제설작업, 재활용품 분리 배출, 안내문 게시 등 ‘경비’ 외적인 업무들을 수행해야 한다. 경비원들이 겪는 고통은 이것 뿐 아니다. 근무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쉴 곳이 마땅치 않다. 이미 수원시는 2015년 7월부터 아파트 경비원..
미래학(未來學)은 절대적인 실증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무책임한 엉터리 학문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요. 그러나 선진국일수록 ‘미래 연구’가 활발한 흐름을 보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일은 지극히 현실적인 탐구 영역이 틀림없어요. 미래사회를 시사(示唆)하는 변화 조짐을 찾아내려는 학문이 미래학이라면 넓은 의미에서 ‘미래학은 곧 현재학’이라는 개념도 오류는 아닌 듯해요. 그러나 인류의 미래 전망은 결코 장밋빛이 아니에요. 발목을 잡는 가장 심각한 한계는 급격한 환경파괴지요. ‘산업 만능주의’에 빠진 인류는 지구촌의 자연환경이 급속하게 피폐해지는 현상을 장기간 무시해왔어요. 기후 변화가 초래하는 생존환경 황폐화, 산업 혁명이 불러온 대기오염 같은 치명적 변화에 대한 대응에 여전히 마지 못해 흉내나 낼 정도로 소극적인 게 사실이지요. 핵전쟁 위협은 또 어떤가요. 지난해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는 지구촌이 여전히 위태롭기 짝이 없는 화약고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잖아요. 침략국 러시아를 상대하는 일에도 나라마다 다른 셈법이 작동하니 정의냐, 불의냐의 가치관도 완전히 헝클어졌지요. 러시아의 ‘핵 공격 위협’을 귓전으로도 듣지 않는 듯한 국제사회의 분위기는 정말 괜찮은 건가요? 우리도 그래요. 북한은 몇 해 사이에 실질적 핵보유국이 돼버렸어요.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랜드(RAND)연구소는 지난해 4월 북한이 오는 2027년까지 핵무기를 최다 242기까지 보유할 수 있다고 전망했어요. 전면전이 난다면 개전 초기 한반도에 약 78발의 핵탄두가 떨어질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예측도 했지요. 그런데도 태평한 우리 국민의 일상은 국제적인 불가사의라네요. 오픈에이아이(OpenAI, openai.com)가 개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GPT’는 기술사회에 던져진 가공할 핵폭탄이군요. 무려 1750억 개의 매개 변수를 활용한 2020년 GPT-3 버전에 강화학습으로 더욱 업그레이드한 GPT-3.5를 기반으로 개발한 괴물이라는군요. 챗GPT’가 방대한 전문 지식을 담은 에세이와 논문을 순식간에 써 내려가는 능력이 확인됐다니 기가 막히네요. 구글이 ‘챗GPT’의 대항마 앤스로픽에 4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삼성·하이닉스도 들썩거린다는군요. 네이버도 생성형 인공지능(AI)과 자사 검색 역량을 접목한 ‘서치GPT’를 출시하기로 했네요. ‘챗GPT’는 그야말로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뒤집는 진정한 ‘게임 체인저’가 돼가고 있다는 느낌이에요. 우리는 과연 무한변수가 뒤섞이는 세상에서 미래를 제대로 예측해 대응하고 있는가요? 환경오염과 핵폭탄 재앙에 정직하게 맞서고 있나요? 챗GPT의 등장으로 일대 혼란에 빠진 예술계와 학계, 교육계는 또 어떤가요? 지금이야말로 정밀한 미래학을 바탕으로 이 지독한 ‘미래 불감증 증후군’으로부터 신속히 벗어나야 할 때 아닌가요?
2018년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조사단’이 충남 아산시의 야산 중턱을 파헤쳤다. 아산지역 부역혐의 학살사건 현장이었다. 이곳에서 유해 208구를 수습했다. 어른 유해 중 85%가 여성이었고, 나머지 58구는 어린이였다. 현장에는 부녀자들이 착용했던 비녀와, 구슬 같은 아이들 장난감이 드러났다. 난리통에 남자들은 어디론가 흩어지고 남은 여성과 아이들이 구슬을 손에 움켜쥔 채 군인들의 보복살인에 쓰러진 것이다. 집단광기가 아니면 설명이 불가능한 현장. 끌려가다 콩밭에 아기를 안고 몸을 던져 겨우 살아난 사람이 있었다. 살았어도 산 목숨이 아니었다. 평생의 트라우마와 한으로 온전히 숨쉬기조차 버거운 한평생이었다. 전쟁이라서 그랬다고? 전쟁이 멈춘 지 70년이 지난 현실에서도 엄연히 학살은 일어난다. 2019년 무소불위의 검찰권력을 개혁하고자 나선 법무부장관의 가족을 향해 검찰이 벌인 가혹한 수사를 떠올리면 나는 ‘학살’이란 표현 이외에 다른 단어를 찾을 수 없다. 무차별적인 압수수색, ‘딸의 어릴 적 일기장을 뒤지고 봉사활동 시간을 추적하는가 하면 생활기록부까지 까발리던 일을 떠올리면 ‘사냥’이란 말밖에 떠오르는 말이 없었다. 알량한 표창장을 빌미로 엄마를 4년 징역 살리고도 모자라 지금 와서 인턴활동 증빙이 부족하다 하여 추가로 1년 징역을 더 때린, 이제 아빠까지 2년 실형선고로 화룡점정을 찍는 사법부가 집단광기가 아니면 또 뭐란 말인가? 그들은 어떻게 이 정도 건으로 온 가족을 생매장할 생각을 했을까? 권력을 등에 업고 사람을 짓밟을 때 상대가 고통에 못 이겨 비굴해져야 스스로 합리화되는 법이다. 반대로 상대가 굴하지 않고 당당할수록 부끄러움은 가해자의 몫인 법. 어떻게 살아내나 안타깝기만 하던 조국 전장관의 딸 조민씨가 뉴스공장 인터뷰에 나왔다. 피해를 줄까 봐 다니던 병원마저 그만두고 “제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의사면허에 집착하지 않겠습니다. 의사 조민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행복할 자신이 있습니다. 저에게 의사면허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수단이었지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재판이 끝날 때까지 제가 가진 의료지식을 의료봉사하는데만 사용하겠습니다”라고 백척간두에서 한 발 더 성큼 내디뎠다. 조민씨 앞에서 국가권력은 한없이 비루해져 버렸다. 어려워도 사람을 보면 희망이 구름처럼 피어오른다. 요즘 ‘김장하선생 신드롬’이 화제다. 한평생 한약방으로 번 돈을 가난한 아이들과 지역 언론과 각종 단체, 힘없고 약한 자들에게 아낌없이 베풀고 학교까지 지어서 국고에 헌납한 사람, 그러면서 단 한 번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걸어간 김장하선생님이다. 궁금한 것이 그분은 어떻게 스물세 살 새파란 시절부터 그런 뜻을 세우고 평생을 살아갈 수 있었을까? 내가 그 나이 때 어땠는지를 생각하면 ‘역시 사람은 타고나는 것인가’하는 좌절감마저 들었는데.. 이번에 조민씨의 인터뷰를 접하면서도 비슷했다. 개인의 전 생애가 부정당하는 고통 속에서도 저렇게 밝고 곧은 심성의 젊은이라니.. 걱정했던 국민들이 조민씨에게 거꾸로 위로받는 형국이니, 검란이 부른 전쟁통에 조민이란 빛나는 젊은이를 얻었다는 자위를 해본다. 책 제목처럼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전쟁통이더라도 희망은 여성의 따뜻한 낙관주의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조민씨에게 감사한다.
김진표 국회의장의 강력한 선거제도 혁신 의지가 정가 최대의 관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김 의장은 최근 국회 사랑재에서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 모임’ 참여 여야 의원 30명을 초청해 만찬 간담회를 열고 개혁 의지를 재다짐했다. 지난 2일 기준, 여야 의원 138명이 동참하고 있는 이 모임이 당리당략을 벗어나 국가백년대계를 헤아리는 용단으로 선거제도 개혁의 숙원을 풀어내길 기대해 마지않는다. 소중한 기회를 최대한 살려 국민 여망을 받들어야 할 것이다. 김 의장은 이날 만찬 간담회에서 ‘2월 중 정개특위의 복수 안 제시, 3월 중 의원 300명 전원위원회 집중 토의, 200명 이상의 동의로 선거제 개혁안 마련’이라는 자신의 제도 개혁 로드맵을 거듭 확인하고 “여야가 합심해 합리적인 선거제도를 만들어낸다면 사표 비율을 줄이고 대표성을 개선할 수 있다..
"사장님, 2-3일씩 수시로 철야근무하는 것은 제게 즐거운 일입니다. 그런데, 신혼의 아내에게 연락할 길이 없어 상 차려놓고 저를 기다리다가 밥도 못먹고 잠드는 일이 너무 잦습니다. 오늘은 퇴근시켜주십시오." 일반 가정집에 전화가 없을 때였다. 다음 날 전화가 생겼다. 혼다기연의 엔진개발 핵심 기술자였던 야기 시즈오씨의 젊은 날 추억 한 토막이다. 선생은 일을 지시하고 집에 가지 않고 관련팀을 돌며 젊은 기술자들과 밤을 세운다. 수시로 '터무니 없는' 목표를 제시하고, 그 성취를 위하여 모두가 달려들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 끝내 성공한다. 그 불가사의한 경험들이 누적되면서 신뢰는 두터워지고 존경심은 높아진다. 3류들은 80점짜리를 이루어놓고 만족해하며 파티를 벌인다. 선생은 스스로 "성공이란 99%의 크고 작은 실패 끝에서 거두는 결실이며, 1%는 강한 정신력"이라고 역설한다. 혼다인들은 선생의 신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특별한 집단이다. 이는 주입시켜 되는 일이 아니다. 월평균 잔업 300시간의 기술자들 가운데 노동강도에 불만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1960년, 세계 최초로 연구소를 별도법인화 했다. 생산판매와 연구개발을 분리한 뒤, 주로 연구소에서 기술자들과 함께 했다. 매출액 5%를 연구법인으로 보낸다. 혼다의 RND 예산총액은 토요타 보다도 더 많다. 2022년 기준, 매출 150조원, 종업원수 20만명이 넘는다. 이 회사의 기술자들은 각각 엔진이건 크랭크샤프트건 소음이건 한 분야만 파고들어 세계 최고가 되었다. 직급도 없다. 모두 연구원이다. 청구예산은 대부분 존중되어 집행된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만족도 높은 기술자들은 혼다연구소 사람들이다. 모두가 신바람 나서 일하는 사풍(社風)은 '오야지'ㅡ혼다맨들은 선생을 이렇게 부른다. 선생도 그 애칭을 좋아했다ㅡ의 삶에서 우러나온 진액이다. 신입사원들은 첫날 "멸사봉공'(滅私奉公)하지 말라. 자신을 위해서 일해야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는 것"이라는 선생의 당부를 듣는다. 애사심과 주인정신을 강조하면 실은 위선과 아부가 득세한다. 혼다 소이치로는 1906년 시즈오카 현에서 가난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겨우 마치고 15세에 도쿄로 나가서 자동차 수리점에 취직한다. 6년만에 당시 세상에 나와 있던 자동차 엔진은 모두 뜯어서 고치고 재조립하는 숙련공이 되었다. 마흔 살(1946년)에 100만엔으로 혼다기술 연구소를 차린다. 2년 후 평생 동지인 후지사와 다케오와 의기투합, 1973년 함께 은퇴할 때까지 환상적인 콤비로 동업했다. 회사에 자식들 끌어들이지 않았다. 학벌을 무시하고 오직 끈기와 실력을 존중했다. 은퇴 후에는 최고기술고문 직함으로 있으면서 사망할 때(1991년)까지 재단에만 관여했다. 2륜차는 세계 1위, 4륜차는 세계 Top5의 실적을 달성했다. 1988년에는 F1 경기에서 16전 15승을 거두었다. 그 후 미국 유럽 회사들이 흥미를 잃게 될 것을 우려하여 F1에서 철수했다. 2015년, 마침내 그의 꿈이던 제트기까지 생산 판매하기에 이른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믿지 않은 도전이었다. '꿈의 힘', Power of Dream! 혼다 소이치로의 신념이었다. 첨언:1990년대 국내 자동차업계에 일본 자동차업계 임원출신들을 영입하는 붐이 있었다. 우리 회장이 한 말이 생각난다. 일본의 경영컨설턴트가 혼다차 임원출신은 뽑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유인 즉, "그들은 폐계 ㅡ알을 낳지 못하는 닭ㅡ다. 회사에 모든 걸 다 쏟아놓고 나와서 귀사에 줄 게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30년만에 혼다 소이치로 선생을 다시 읽으며 그 말을 마침내 확실하게 이해했다.
수도법 시행령 51조에 따르면 연면적 5000㎡이상 건축물(의료시설‧학교‧도서관) 대상 세척, 갱생, 교체 등 필요한 조치가 필요하며 2년 주기(준공 후 5년 이후 6개월 이내 첫 실시)로 수도꼭지에서 시료를 채취해 탁도, pH, 색도, 철, 납, 구리, 아연 등에 성분 검사를 통해 기준 초과 시 급수관 세척 또는 급수관 갱생 작업을 실시해야 한다. 학교 내 먹는 물 수질검사는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다 보니 식수 관련 장비, 시설, 위생 상태 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우려다. 학부모들은 검사 결과에 대해 우려도 하지만 실제 세척이 필요한 급수관에 대해 조치가 적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걱정이다. 과거 학교 내 정수기 관리 현황을 살펴보면 물의 탁도나 총 대장균 등 부적합인 수질 검사 결과가 나온 경우도 여러 건 있었다. 정수기 문제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원수(原水)가 안전하다면 정수기는 문제 대상이 아니다. 아무튼 중금속이나 세균에 학생들이 노출되는 것이 위험한 문제다. 지난 1월 안양 모 고등학교에서 식수 오염도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현장검증은 경기도의회가 주도해 경기도교육청, 해당 학교 관계자 등 20명이 참관한 가운데 이뤄졌다. 일단, 물의 탁도가 기준치의 80배를 뚫을 듯하다. 학생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잠시 멍한 느낌이었다. 교육청 관계자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은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경기도교육청은 그동안 학교 자체적으로 수질 검사를 했으나 올해부터는 도교육청과 지원청이 직접 수행한다고 했다. 그리고 연 1회 수질검사를 실시해 학생들이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위생적인 물 공급·관리 체계가 조속히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학생 건강을 지키기 위해 경기도의회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최근 3년간 김포골드라인, 용인·의정부경전철 등 경기도 내 도시철도에서 발생한 승강기(에스컬레이터 등) 관련 안전사고가 2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원 참사’라는 전대미문의 횡액을 겪고도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치유됐다는 증거가 없다.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승객들의 부주의한 모습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안전사고 위험지역 적극 안내, 안전 유도 요원 적재적소 배치 등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을 개선할 촘촘한 안전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경기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2022년 9월) 도내 도시철도에서 발생한 승강기(에스컬레이터) 관련 안전사고는 모두 23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안전사고는 2020년 4건, 2021년 6건, 2022년 13건으로서 증가추세다. 도내에서 운행 중인 도시철도는 용인·의정부경전철, 김포골드라인, 하남선, 7호..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야말로, 우리를 이웃과 또 하느님과 하나가 될 수 있게 함으로써, 그 무엇으로도 빼앗을 수 없는 진정한 내면적인 행복을 가져다준다. 본인 외에 그 누구도 인간의 정신적인 성장을 방해할 수 없다. 육체의 쇠약이나 지력의 감퇴도 정신적 성장에 대한 장애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정신적 성장은 오로지 사랑의 증대 속에 있고, 그 증대를 방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류시 말로리) 현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 그 자체에서 행복을 발견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 (파스칼) 지나간 일을 후회하지 마라. 후회한들 무슨 소용인가? 허위는 회개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진실은 오직 사랑하라고 말한다. 모든 추억을 멀리하라. 지나간 일에 대해 얘기하지 말라. 오로지 사랑의 빛에서 살며 그 밖의 모든 것은 지나가버리는 대로 내버려 두어라. (페르시아의 금언) 사람들이 중국의 현자에게 물었다. “지혜는 무엇입니까?” 현자가 말했다. “그것은 사람을 아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또 물었다. “그럼 또 인(仁)이란 무엇입니까?” 그러자 현자가 대답했다. “그것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여간해서는 행복에 도달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현세의 행복에 대해 갈망은 높으면 높을수록 실현 가능성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의무의 이행 또한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 그것은 마음의 평화는 줄지언정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오직 신성한 사랑과 하느님과의 합일만이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을 준다. 왜냐하면 만약 자기희생이 기쁨으로 바뀌면, 즉 끊임없이 솟아나는 불멸의 기쁨으로 바뀌면, 우리의 영혼에는 영원한 행복이 보장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미엘) 네가 여태까지 사랑하지 않았던 사람, 오히려 비난했던 사람, 나에게 악한 짓을 한 사람을 사랑하도록 노력하라. 만일 네가 그리할 수 있게 된다면 너는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멋진 기쁨의 감정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너는 곧 그 사람 속에서도, 네 속에 살고 있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어둠 뒤에 빛이 더욱 밝듯이 네가 증오에서 해방되면 네 속에 하느님의 사랑의 빛이 더욱 강하고 더욱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 나는 내 속에 서서히 이 세계를 바꿀수 있는 힘이 깃들어 있음을 느낀다. 그 힘은 찌르지도 밀지도 않지만, 나는 그것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조금씩 나를 끌어당기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내가 무의식 속에 다른 사람들을 끌어당기듯, 무언가가 나를 끌어당기고 있음을 느낀다. 내가 그들을 끌어당기면 그들은 나를 끌어당긴다. 그리하여 우리는 새로운 합일을 향한 열망을 느낀다. 나는 내 속에 있는 그 힘에게 묻는다. “너는 누구냐?” 그러면 그 힘은 대답한다. “나는 사랑이요, 하늘을 지배하는 자이며, 지상을 지배하고 싶어하는 자이다. 나는 우주의 모든 힘 가운데서도 가장 강한 것, 지상에 미래의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 찾아왔다.” (크로스비) 어머니가 목숨을 걸고 자신의 자식, 단 하나뿐인 사랑하는 자식을 키우며 지켜가듯이, 우리 안에 있는 모든 생명에 대한 우애의 정을 키우고 지켜가야 한다. (메타스타) 사랑이 우리에게 주는 용기와 평화와 희열의 감정은 너무 커서, 그 내면적 사랑의 기쁨을 알게 된 사람은 세속적인 사랑이 주는 세속적인 행복 같은 건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여기게 된다./ 주요 출처: 톨스토이 『인생이란 무엇인가?』
2002년 평양에서 열린 경제회담에 대표단 일원으로 북한을 방문하여 평양 지하철을 처음 타 볼 기회가 있었다. 평양지하철은 동서와 남북 2개 구간에 17개 역의 노선으로 되어 있고, 지하 100-150m 깊이에 만들어져 있으며, 1973년 광복절에 운행을 시작했다. 총연장 길이는 34km이고 당시 내가 타고 내려갔던 에스컬레이터는 길이가 120m 정도였다. 플랫폼은 대리석 돔 형태로 되어 있고 벽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을 주인공으로 한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마치 중세 유럽의 궁전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역구조상 4량 운행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나 당시 내가 탄 차량은 3량으로 운행하고 있었다. 우리의 서울 지하철 1호선(서울역-청량리 구간)이 1974년 광복절에 운행을 시작했으니 평양보다 1년 개통이 늦다. 70년대 초 평양주민의 교통수요가 많아 지하철을 건설한 것이 아님은 분명하지만 북한의 안내원 H선생에게 건설 경위에 대해 물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사실 미군의 핵 공격에 대비한 대피 시설 역할도 겸하고 있다고 했다. 6·25 조국해방전쟁(6·25 전쟁을 북한을 조국해방전쟁이라 부른다)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평양에는 제대로 된 건물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미군의 반인류적 행태에 대해서도 늘어놓았다. H선생은 미국에 대한 극도의 불신과 적개심을 드러냈다. 그렇기 때문에 6·15 정신(2000년 김대중-김정일 두 정상의 합의 정신)만이 우리 민족의 살길이라고 열정적으로 설교했다. 돌이켜 보면 내 초등학교시절 선생님과 부모님으로부터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공산당의 만행에 대해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북한의 6·25 전쟁 상흔에 대한 트라우마가 우리보다 훨씬 더 크다는 생각과 자폐적 행태를 보이는 유아적 행동들, 그리고 왜 그토록 핵에 집착하는지에 대해 나름 이해도 되었었다. 지난해 발악에 가까운 미사일 도발이나 말 폭탄, 그리고 최근의 무인기 침투에 이르기까지 모든 적개심 표출은 모두가 6·25 전쟁에 뿌리를 둔 공포와 불안, 그리고 미국에 대한 불신일 것이다. 특별히 2018년 남한과 미국이 보인 배신행위로부터(북한은 당시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음의 책임을 모두 미국과 한국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적개심과 불안은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북한핵에 불안을 느끼는 정도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에서의 핵항모나 F-22 F-35 등 전략무기들의 전개에 대해 극도의 공포심을 갖고 있다. 나아가 오랜 기간 지속되는 대북제재에 북한은 한계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것 같다. 따뜻한 배려와 소통, 그리고 사랑만이 북한을 자폐적 적개심의 노예 상황에서 벗어나게 하는 길이라 확신한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의 약속(비핵화와 제재해제 그리고 북미수교)을 구체화하는 실행계획을 북한에게 제시한다면 북은 흔쾌히 대화에 응할 것이다. 내가 평안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평안해야 함을 잊어선 안 된다.
보여주지 않아도 압니다. 얼굴은 필요 없습니다. 뒷모습만 보아도 분명할 때, 확인이라는 절차는 생략해도 좋습니다. 그럼에도 방송에서는, ‘이십대로 추정되는 남성과 좀 더 나이 들어 보이는 여성’이라고 표현할 것입니다. 그건 그들의 방식입니다. 나는 그냥 ‘엄마와 아들’이라고 부를 겁니다. 그리 불러도 무방할 만큼 두 사람의 뒷모습은 닮은꼴입니다. 피는 못 속인다고 했습니다. 쾌활한 팔 동작과 명랑한 발놀림만 봐도 틀림없습니다. 저런 생김새와 걸음걸이는 물려줌과 물려받음 아니고서는 불가능합니다. 손과 발을 교차하며 걸어갈 때, 고개 젖히며 웃는 머리 각도와 어깨 들썩이는 모양새까지 영락없습니다. 보여주지 않아도 압니다. 설명은 필요 없습니다. 까르르 웃을 때, 서로를 향해 쏟아지는 봄 햇살 같은 눈빛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언론에서는, ‘발달장애 아들을 보살피는 어머니’라고 보도할 것입니다. 그건 그들의 말투입니다. 나는 그냥 ‘엄마와 아들’이라고 부를 겁니다. 그리 불러도 좋을 만큼 두 사람의 웃음은 온전합니다. 억지웃음은 들키기 마련입니다. 특수학교 통학버스에 오르는 아들의 웃음에는 꾸밈이 없습니다. 아들을 배웅하는 엄마와, 차창 안에서 손 흔드는 또 다른 아이들의 웃음에도 가식은 없습니다. 사랑으로 온전한 엄마와 아이들의 웃음은, 한겨울 단칸셋방 유리창에 어른거리는 따뜻한 입김 같습니다. 보여주지 않아도 압니다. 동정은 필요 없습니다. 도움을 사기 위해 학교 앞 사거리로 나아간 것이 아닙니다. 엄마가 붕어빵을 구워 파는 것은 아들에게 따뜻한 저녁밥상을 차려주기 위함입니다. 힘듦을 틀에 구워서 희망이라는 빵을 익히기 위함입니다. 내일의 버팀을 위해서 따뜻하게 구운 오늘을 파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방송에서는,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가족’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건 그들의 착각입니다. 그냥 ‘엄마와 아들’이라고 불러야 맞습니다. 평생 도움에 기대 사는 아들을 바라는 엄마는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특수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간절히 응원하는 것도 도움 없이 스스로 살아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 다음에 오셔서 주세요. 한 마디만 들어도 압니다. 굳이 계산할 필요 없습니다. 카드를 내미는 손님에게 엄마는 그렇게 말하며 붕어빵 봉투를 건넵니다. 카드단말기가 없으니 돈이 있을 때 달라는 겁니다. 주소도 전화번호도 묻지 않습니다. 나는 지금껏 이런 거래를 목격한 적이 없습니다. 당신은 어떠십니까. 다음에 와서 물건 값 줘도 되는 백화점 보셨습니까. 돈이 생길 때 공과금 내도 탈 없는 나라에 살아 보셨습니까. 저는 없습니다. 돈이 있을 때 임대료를 입금해도 좋다는 건물주를 만난 적 없습니다. 꿈에서조차, 이자는 돈이 생기면 천천히 갚으라는 은행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언론에서는, 엄마와 아들을 ‘안쓰러운 이웃’이라고 보도할 것입니다.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정 ‘안쓰러운 사람’은 누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