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로 잠을 못 이루는 데다, 올림픽중계 방송마저 야심한 시각에 진행되는 바람에 심신이 더 피곤한 요즘이다. 그런데도 금메달이 예상되는 종목을 중계하는 날이면 여전히 텔레비전에서 눈길을 떼지 못한다. 시간도 관계없다. 우연히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가 선전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예선전에서 뜻밖의 성적을 거두는 선수를 보고 내 일처럼 기뻐한다. 그리곤 금세 메달에 근접한 것인 양 기대치를 높인다. 지난 7일 여자유도 48㎏급 정보경 선수가 세계 랭킹 1위인 몽골의 문크흐바트 우란체체그를 2회전에서 누를 때도 그랬다. 세계 8위인 정보경이 이같이 선전하자 ‘이왕이면 금메달…’을 많은 사람들이 외쳤다. 하지만 세상일이 어디 그리 호락호락한가. 한껏 높아진 기대치가 은메달에서 멈추자, ‘기왕이면 금메달을 땄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당초에는 많은 기대를 하지 않은 결과인데도. 사람 욕심이란 게 이렇다. 그렇다면 본인은 어떨까. ‘아쉬움’이 ‘승리의 행복감’보다 더 크게 느껴졌을까. 아니라고 한다. 아쉬움은 남지만 행복감이 더 컸다고 한다. 보는 사람은…
오지다 /문정영 오지다는 할머니의 말씀이 이제야 깊게 들린다 어릴 적 내 고추가 조금만 능청거려도, 조금만 밥을 잘 먹어도 오지다 하시던 할머니가 크게 아프지 않고 돌아가신 것도 오지다는 그 말을 이 세상에 부렸기 때문일 것이다 텃밭의 풀들이 웃자라 감나무의 밑동을 휘감을 때에도 저것들 오지게 잘도 자라네 하시면서, 느긋하게 풀 자라는 모습 지켜보시던, 그것이 이 땅에 나서 살다가 다시 가는 날들의 표상인 것을 아는 것처럼 오지다는 말 누누이 나누어 주고 가신 할머니 오늘은 내가 오지다고 내 아이들의 등 두드려주어도 아이들 무덤덤한 표정인 것은, 내 오지다는 말 속에는 무성한 풀숲의 감나무를 바라보던 할머니의 느긋함이 부족한 탓은 아닌지, 할머니의 오지다는 말 다시 들어보고 싶은 날들이다 - 문정영 시집 ‘잉크’ / 시산맥사 ‘오지다’의 사전적 의미는 ‘허술한 데가 없이 매우 야무지고 실속이 있다’이다. 어릴 땐 어른들로부터 심심찮게 들었는데 언제부터인지 귀한 말이 되었다. 오지다는 말 듣는 날은 왠지 힘이 솟고 뿌듯했다. 그 시절 어른들은 좋은 말이라도 남용하지 않았으며, 부족한 행위에 대해…
미세먼지에는 황산염,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등 유해물질이 들어있다. 인체의 폐 속에 들어가 폐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는 등 폐질환을 유발하는 대기오염물질이다. 대부분 자동차, 발전소, 보일러 등에서 연료를 태울 때 발생한다. 그래서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는 67%가 자동차에서 발생하고 있고, 그 상당수가 경유차에서 배출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유차 사용을 줄이겠다는 명분으로 경유가격 인상안을 내놓았다가 국민들의 거센 반발로 철회했다. 국민건강을 이유로 담뱃값을 올려 재미를 본 정부가 이제는 서민들의 연료인 경유 가격까지 올리려 한다는 비난에 주춤한 것이다. 그러나 어찌됐건 우리와 후손이 함께 공유해야 할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친환경 자동차를 확대해야 한다.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방정부 가운데 수원시는 ‘환경시장’이란 별명을 얻은 염태영 시장의 지시에 따라 전기자동차를 적극 보급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자동차 보급을 확대와 아울러 노후 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시는 오는 2018년까지 1천대의 전기자
입추가 지났지만 무더위는 지속된다. 무더위에 지친 주민들을 위한 지자체의 문화행사는 더위를 식혀줄 수 있으며 삶의 질을 향상시켜준다. 지역사회의 자연환경과 여건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 중요하다. 최근 인천시와 연수구의 공동 주최로 송도 달빛공원에서 인천 도시해변 문화기획전을 개최하여 시민들의 각광을 받았다. 시와 구는 지난 16일 동안 문화행사를 개최하여 6만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하였다. 무더위를 잊고 새로운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주말에는 5천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평일에도 2~3천명의 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행사장을 찾아서 무더위를 식히면서 문화행사에 만족하였다. 지역사회차원에서 주민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지역사회의 건전하고 진취적인 문화 활동이 지속될 때에 주민들의 삶의 질은 향상되어 간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깊은 관심은 지역문화를 발전시켜가는 근원이 된다. 이번 행사는 100m에 이르는 인공백사장과 대형 물놀이 시설이 인기를 끓었다. 특히 가족과 함께 쉴 수 있는 텐트촌 등을 설치하여 가족 간 화합을 다져갔다. 가족공동체의 휴식은 신뢰를 돈독히 해준
역사적으로 보면 경제발전이 이루어지고 국민들의 소득이 증가하면 할수록 복지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간다. 우리나라도 지난 60년대 이후 어느 정도 경제발전의 성과에 힘입어 국민생활의 안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필수적이고도 다양한 복지제도를 실천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복지는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삶의 질을 보장하여야 하고, 이 최소한의 삶의 수준은 국민이 국가의 어느 곳에 거주하던 같아야 한다. 그래서 정부의 복지기능은 중앙정부가 담당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믿어 왔다. 그런데 복지정책의 확대와 실천과정에서 지방정부의 복지기능과 역할과 관련한 주요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누리과정과 같이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지방이 비용을 분담하면서 복지에 대한 지방의 역할이 증가하고 있으며, 학교 무상급식의 추진과 같이 지방의 교육기능에 복지기능을 추가하는 변화가 있었다. 누리과정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지방재원의 부족으로 인한 가용재원의 고갈문제 등이 대두되었고, 무상급식과 관련해서는 지방선거에서 이슈가 되기도 하였으며 서울시에서는 정책의 찬반에 대한 주민투표도 실시한 경험이 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하여 최근 들어 성남시의 ‘청년배당,’ 서울시의 ‘청년수당’
Q:납부예외 기간 동안 납부하지 않은 보험료는 나중에 꼭 납부해야 하나요? A:납부예외 기간 동안 납부하지 않은 금액은 나중에 소급하여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그러나 나중에 받게 될 연금수령액을 늘리기 위해서는 납부하는 게 유리하다 아닙니다. 납부예외 기간 동안 납부하지 않은 연금보험료를 반드시 납부할 필요는 없습니다. 납부예외 제도는 소득활동을 하지 않는 기간 동안 보험료 납부를 면제하여 가입자의 부담을 줄이고자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향후 소득이 생기더라도 납부예외 기간 중 납부하지 않은 연금보험료를 소급하여 납부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나중에 가입기간을 늘려서 일시금이 아닌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현재 노령연금은 61세 이상으로 최소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일 경우 받을 수 있습니다), 연금액을 많이 받고자 하여 신청하시는 경우에 한하여 추후 납부를 하는 게 유리합니다. 납부예외 기간에 대해 추후납부를 원하신다면 가까운 국민연금공단지사나 상담전화(국번 없이 ☎1355)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 제공
뜨겁게 달궈진 태양만큼이나 고추도 붉게 익어간다. 가지가 찢어질 듯 달린 고추밭, 고랑이 환하도록 익은 고추가 8월의 한낮을 달구고 있다. 밭고랑에 들어서기도 전에 온몸은 땀으로 젖지만 수확의 기쁨은 즐겁다. 100포기 고추를 심었다. 매운 고추 몇 포기, 아삭이 고추 몇 개 그리고 파프리카 3포기 등 아쉽지 않은 만큼 모종을 심었다. 제대로 농사지어 잘 말리면 1년 식량으로 족하다. 농사가 서툴러 고추벌레와 함께 농사를 짓지만 농약 치지 않고 이만큼 농사면 되었다 싶다. 탄저병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식초와 매실액과 물을 혼합하여 농약대신 뿌리고 벌레 먹고 병난 고추는 따다 멀리 버리는 것으로 병충해와 싸우지만 주렁주렁 열려 익어가는 고추를 보면 더위도 물러나는 듯싶다. 1년 농사가 돈으로 따지면 인건비도 안 되지만 무엇보다 내 손으로 고추 따고 말려서 김치 담고 찌개 끓이고 아들네 주고 하는 것이 보람 있다. 고추를 따다보면 가지도 찢어지고 시퍼런 고추도 따게 된다. 붉은 것 같아 따고 보면 아직은 푸릇함이 남아있어 말리면 곱기가 덜하다. 고추를 따러 갈 때마다 이번엔 잘 익은 것만 골라 따자 하면서도 따놓고 보면 좀 더 익혀야 할 것이 생긴다. 어릴 적 어
요새 정치권의 관심은 더불어민주당으로 쏠리고 있다. 당대표 선출을 위한 컷오프에서 송영길 의원이 탈락해서가 아니라, 더민주 초선의원 6명이 사드문제 때문에 중국으로 가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 초선 의원들은 자신들의 방중 이유를 “현지 교민들이나 학자들을 통해 자세한 입장을 들어볼 예정”이라며 “아울러 관광객 감소 등으로 인한 국내 여행사 피해 등에 대해서도 알아보려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이번 방중을 하는 초선의원들은 “여당이 못하는 것을 우리가 하는 것”이라는 논리도 편다. 이런 얘기를 들으며 정말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이번에 방중하는 초선 의원들 중 학부나 대학원에서라도 국제정치 관련 전공을 해봤던 사람은 김영호 의원뿐이다. 물론 학부나 대학원에서 이런 분야 전공을 하지 않았더라도, 다년간 해당 외교 분야에서 일을 해왔다면 문제가 다르다. 하지만 이번에 동행하는 의원들의 전직(前職)을 살펴보면 대부분 치과의사, 출판인, 경영관련 종사자, 광고 전문가들이다. 다시 말해서 전공도 안했을 뿐 아니라 외교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는 경
고종은 1887년 3월 6일 경복궁의 후원인 향원정에 전기로 불을 밝혔다. 사람들은 생전 처음 본 이 불에게 갖가지 이름을 붙였다. ‘물불’ ‘묘화(妙火)’ ‘건달불(乾達火)’ ‘괴화(愧火)’ 등등. 당시 처음 켜진 전등의 수는 16촉광 700개라고 한다. 촛불 하나가 1촉광도 못되니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같이 조선의 어둠을 밝히는 데는 전기를 생산한 발전기가 있어 가능했다. 10여 년 후 조선에서도 전기 장사가 시작됐다. 1898년 국내 최초 전기판매회사인 ‘한성전기회사’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명색은 민간회사지만 관리는 나라가 맡은 이 회사의 첫 사업은 서울 흥화문과 동대문 간의 전차 운행이었다. 이듬해에는 종로에서 전등 사업도 시행했다. 이는 우리나라 민간 전등사업의 시초이기도 하다. 하지만 당시 설치비가 쌀 두 가마니 정도로 매우 비싸 사업은 신통치 않았다고 한다. 연간 생산량 2606억3600만kWh, 1인당 소비량 4830kWh, 발전설비 보유량은 세계 15위권. 향원정에 전기가 들어온 지 120여 년이 지난 우리나라 전력 현황이다. 전기를 팔아 벌어들이는 돈만도 연간 58조5403억 원(2015년 기준)에 이른다. 전기의 품
아름다운 사이 /공광규 이쪽 나무와 저쪽 나무가 가지를 뻗어 손을 잡았어요 서로 그늘이 되지 않는 거리에서 잎과 꽃과 열매를 맺는 사이군요 서로 아름다운 거리여서 손톱을 세워 할퀴는 일도 없겠어요 손목을 비틀어 가지를 부러뜨리거나 서로 가두는 감옥이나 무덤이 되는 일도 이쪽에서 바람 불면 저쪽 나무가 버텨주는 거리 저쪽 나무가 쓰러질 때 이쪽 나무가 받쳐주는 사이 말이예요 사과가 맞닿아 있으면 그 닿은 부위가 썩는다고 한다. 서로 그늘이 되지 않는 적당한 거리에서 사과 꽃이 피고 열매를 맺으며 달콤한 사랑을 나눌 수 있겠죠.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내 안에 가두려한다. 그것을 사랑이라 착각하면서 그의 어제와 오늘 취향과 버릇까지도 내가 보고 만지고 내 주머니 속에 넣어두어야만 안심이 된다고, 그것을 사랑이라고 우겨가면서, 그 사랑이 곪아 터져 나오는 신음소리를 전혀 듣지 못한 채로 말이다. 그럴수록 정신적 거리이던 물리적 거리이던 상대방의 참 모습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음이다. 시인은 이 시에서 아름다운 사이를 유지하라고 말하고 있다. 그 아름다운 사이에선 미워하고 헐뜯어 서로를 감옥이나 무덤이 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진열장 안 보석을 바라볼 때 그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