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20년 전만해도 열강들의 각축장 신세였던 중국과 지금의 중국은 ‘격세지감(隔世之感)’ 그 자체다. 이렇게 된데는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한다는 굴기(?起)가 큰 역할을 했다. 그래서 ‘보잘것없는 신분이었다가 성공하여 이름을 떨친다’는 뜻의 이 단어를 곳곳에 붙여 사용하기를 좋아한다. 중국정부의 정책에도 자주 등장했다. 경제굴기, 군사굴기, 우주굴기 등등 심지어 평화에도 적용한다. 덕분에 중국은 1980년 이후 모든 분야에서 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경제는 지난 2013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무역 1위 국가로 올라섰다. 2009년 독일을 제치고 연간 수출액 부문 세계 1위에 올라선 지 4년 만이다. 몇년 뒤엔 GDP 세계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경제가 성장 하면서 중국인들은 세계 관광시장도 큰 변화를 가져오게 했다. 막강한 경제력, 거기에 머릿수까지 더해져 중국인들이 세계 관광업계의 ‘지존’에 올랐기 때문이다. 요우커(遊客)라 불리는 중국 관광객수는 10년 전 3천만명에도 못미쳤지만 지난해 1억명을 돌파했다. 중국을 방문하는 연간 세계 관광객수 두배다. 세계 해외 관광객 10명 중 한명이 중국인 관광객이고 이들이 소비하는 금액이 연간 2천
그믐달 /천양희 달이 팽나무에 걸렸다 어머니 가슴에 내가 걸렸다 내 그리운 산(山)번지 따오기 날아가고 세상의 모든 딸들 못 본 척 어머니 검게 탄 속으로 흘러갔다 달아 달아 가슴 닳아 만월의 채 반도 못 산 달무리진 어머니 한반도 어디에서나 잘 자라는 커다란 나무, 팽나무. 소금바람이 부는 바닷가에서도 끄떡없다. 그것도 두툼한 껍질을 뒤집어쓰고 버티는 것이 아니라 수백 년이 되어도 울퉁불퉁하게 갈라지지 않는 얇고 매끄러운 껍질을 갖고 그대로 버티는 것이다. 마치 어머니처럼. 세상의 모든 딸들은 안다. 어머니의 검게 타들어간 가슴을. 만월의 반의반도 못 산 어머니의 인내와 정성, 헌신을 늦게 알아 더욱 절절한 속내를 이 땅의 어머니들은 어제도 오늘도 가슴을 태우면서 몸을 낮추고 살기를 의식주로 삶들을 머리에 두고 다녔다. /권월자 시인
중국발, 마이스산업의 인센티브 관광일환으로 추진되는 단체관광객 유치열풍이 아직도 뜨겁다.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배치의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정부와 영향을 받는다는 업계의 입장은 팽팽하게 대치중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인센티브 관광의 일환으로 중국 단체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고, 그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드결정이 한국 관광산업에 미치는 여파는 최소한 성수기인 9∼10월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입장이다. 사드 배치를 발표한 7월 8일부터 8월 10일까지 5주간 중국인 관광객 수는 102만8천여명으로, 발표하기 전 5주간(6월 4일~7월 7일)의 88만7천여명보다 15.9% 증가하여 관광산업에 사드 영향은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이에 반해 지난 8월 한 달간 우리나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87만3천771명으로 7월(91만7천519명)보다 5%(4만3천748명) 줄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극성수기인 8월 기준으로 감소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사드가 관광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더치(Dutch)’란 말은 ‘네덜란드인’이라는 뜻이다. 원래 게르만민족의 일반인을 가리켰지만 식민지 쟁탈전이 치열했던 17세기 이후 영국인들이 더치라는 단어에 경멸의 뜻을 넣어 유포시키기 시작하면서 부정적 의미의 단어들을 많이 양산시켰다. 더치 액트(Dutch act)는 자살행위, 더치 엉클(Dutch uncle)은 ‘사정없이 비판하는 사람’, 더치 커리지(Dutch courage)는 ‘술김에 부리는 허세’를 의미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더치페이(Dutch pay)도 그중 하나다. 네덜란드인들은 원래 다른 사람에게 조건 없이 베풀거나 대접하길 좋아하는 관습과 전통이 있다. 그래서 ‘한턱내다, 대접하다’라는 뜻의 트리트(treat)를 붙여 더치 트리트(Dutch treat)라는 말을 많이 썼다. 한국어로 표현하면 ‘내가 한 턱 쏠게’라든가 ‘2차는 내가 책임져’ 정도라고나 할까. 1600년대 들어서 영국은 네덜란드와 식민지 문제로 충돌이 잦아지며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영국인들은 네덜란드 사람들이 자기 먹은 것은 자기가 내는, 이기적이고 쩨쩨한 관습이라고 비꼬기 위해 전통 문화인 더치 트리트의 트리트(treat)를 ‘지불하다’라는 의미의 페이(p
선짓국 먹는 사람들 /김선향 겨울에 정오 무렵에 굴다리 옆 기사식당에서 출입문을 등지고 앉아 검붉은 핏덩이를 묵묵히 삼키는 저 구부정한 등 슬픔은 등골에 죄다 모여 있다 - 시화 / 경기 민예총 시화전 / 2016년 6월 사람의 등은 얼굴만큼이나 다양한 표정을 갖고 있다. 신기하게도 얼굴을 마주할 때보다 등을 보면 그 사람의 처한 상황과 기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때가 있다. 표정은 임의로 바꿀 수 있지만 등은 그럴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또 바람이 세게 불면 우리는 엉겁결에 돌아서서 걷는다. 얼굴보다는 등으로 바람을 맞는 것이다. 온갖 풍상을 맞서서 겪어왔을 등, 출입문을 등지고 앉아 묵묵히 선짓국을 먹는 구부정한 등에서 고단한 삶의 쓸쓸함을 포착한 시인이 슬픔은 등골에 죄다 모여 있다는 말에 어떻게 공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최기순 시인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OECD국가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살은 전 세계적인 문제로 세상을 불안하고 비극적으로 만들어간다. 어떠한 경우라도 존귀한 인명을 스스로 끊는 자살은 없어져야한다. 자살은 죽음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행동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인내와 대화로 자살을 방지해 가야한다. 경기도민 자살은 매년 감소하여 전국광역지자체 중에서 가장적다. 최근 5년간 연도별 도내 자살사망자 수는 2011년 3천580명, 2012년 3천215명으로 줄다 2013년 3천369명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2014년부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도 30.5명에서 25.3명으로 5.2명이 줄어들었다. 이는 전국의 광역지자체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죽음으로 복수하려는 보복성 자살과 스스로의 무기력함을 비관하여 자기처벌을 선택하는 자살이 있다. 또한 죽음으로 자신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자살을 한다. 우리사회의 불안이 자살의 근원이 된다. 죽음으로 자신을 표현하려는 자살을 방지해 가야한다. 올바른 인생관을 정립해서 의미와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해 가도록 사회와 국가의 노력이 절실하다. 우울증에 의한 자살이 심화되고 있어 이의 대책이 절실하
최근 5년간 경기도 자살사망자수가 감소 추세라고 한다. 이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5년 사망원인 통계를 분석 자료로서 경기도 자살사망자수는 지난해 3천123명으로 2014년 3천139명에 비해 16명이 감소한 것이다. 지난 2011년엔 3천580명이었는데 이에 비하면 441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도 관계자는 도 단위 광역지자체 가운데서는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밝힌다. 그런데 이는 경기도만의 현상이 아니다. 전국적으로 자살사망자는 감소하고 있다. 지난 2011년 1만5천906명에서 2015년 1만3천513명으로 2393명이 줄어든 것이다. 다행스런 일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노인자살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2015년 경기도 65세 이상 노인자살률은 인구 10만 명 당 64.6명으로 15~64세 자살률 25.1명 보다 무려 2.5배나 높았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이에 경기도는 농촌 노인들의 음독자살 예방을 위해 도내 14개 시·군, 92개 마을에 2천862개의 농약안전보관함을 지원하고 있다. 또 2012년부터 도 차원의 자살예방 정책인 ‘생명사랑 프로젝트’계획을 수립, 도내 전 시·군에 생명사랑 전담인력(자살예방상담사) 131명
60년 넘게 살다보면 억울하거나 속상한 일을 겪게 되기 마련이다. 어떤 가해자는 자신의 영달을 위해 자신이 정한 목적을 성취하려고 남을 비난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사람일수록 자신이 억울하게 당하는 것은 결코 참지 못하면서 남을 비난하는 일에는 즐기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나 혹은 그의 측근이 특정한 목적을 향해 추진했으나 그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그 원인을 남에게 탓을 돌리며 비난을 하는 경우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과 무관한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의 대변인처럼 앞장을 서서 비난의 글을 올리기도 한다. 이 글에 대한 댓글이 올라오기를 기다렸다가 그 글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댓글을 쓴 사람을 공격하는 글을 다시 올린다. 이런 양태가 수차례 반복되면 결국에는 본안은 사라지고 서로 공격을 위한 공격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흠집 내기이다. 흠집 내기는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것이 허용된 특정한 카페 같은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상황을 잘 모르면서도 가해자를 지지하는 그룹도 자연스럽게 발생하게 된다. 가해자가 바라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이런 반사이득이다. 한 사안에 관해 상대방의 말꼬리 잡기부터 시작해서 그 사안에 관해 떠도는 이야기들을 수집…
치아(齒牙)를 닦고 관리하는 ‘칫솔’과 ‘치약’. 어느 것이 먼저 생겼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치약이다. 치약의 기원은 B.C. 5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칫솔은 이보다 1500년이나 늦은 B.C. 3500년경 처음 사용했기 때문이다. 물론 둘 다 지금과 같은 형태는 아니다. 치약의 경우 고대 이집트에서 처음 만들어 사용했는데 당시엔 황소발굽, 구워서 부순 달걀껍질, 화산재 등이 재료였다. 또 바빌로니아에서 처음 사용된 칫솔은 오늘날의 이쑤시개보다는 훨씬 큰 나뭇가지 형태였으며, 이것을 깨물어 부드러운 섬유질로 쪼개놓은 모양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기 위해선 평소 자주 양치질을 하는 게 필수다. 칫솔에 치약을 묻혀 이를 닦는 양치는 한자어에서 유래한 우리말이다. 대부분 양치(洋齒)로 아는 사람들이 많으나 한자를 잘못 유추한 오류다. 고려 때 ‘계림유사’를 보면 버드나무 가지, 즉 양지(楊枝)를 잘라 이쑤시개처럼 썼다고 하는 기록이 있는데 이런 양지가 양치로 변형돼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는 것. 인류와 함께 발전한 양치질은 한때 건강보다는 미백의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로마시대엔 새하얀 치아를 갖기 위해 소변으로 이를 닦는 역겨움을
청정해역 /이덕규 여자하고 남자하고 바닷가에 나란히 앉아 있다네 하루 종일 아무 짓도 안 하고 물미역 같은 서로의 마음 안쪽을 하염없이 쓰다듬고 있다네 너무 맑아서 바닷속 깊이를 모르는 이곳 연인들은 저렇게 가까이 있는 손을 잡는 데만 평생이 걸린다네 아니네, 함께 앉아 저렇게 수평선만 바라보아도 그 먼 바다에서는 멸치떼 같은 아이들이 태어나 떼지어 떼지어 몰려다닌다네 올 여름같이 이런 폭염이 계속되는 날엔 바닷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더 간절하다 그것도 서로를 숨기고 위장할 것 없는 청정해역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파도 일렁이는 바닷길을 따라 모래발자국을 남기며 노을에 깃든 삶을 사랑을 노래하고 싶다 바닷가 어디쯤 나란히 앉아서 아무 짓도 안 하고 서로의 마음 안쪽을 쓰다듬으며 살고 싶은 소박한 소망을 품어본다. 연인의 마음속이 너무 맑아서 오히려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청적해역, 누가 누구의 허물이 아닌 서로의 맑은 거울이 되어주는 이곳에서는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멸치떼 같은 아이들이 태어난다고 말하는 시인, 서로에게 이처럼 맑고 투명할 수 있다면 그 마음 하나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을까. 우리는 서로에게 청적해역인가. /정운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