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항 /이현호 낯선 계절을 항해하던 넋이 빈방에 닻을 내린다 마음이라는 이생의 풍토병을 앓으며 몇 번이고 난파하며, 너라는 이름의 태풍들을 헤쳐왔다 삶, 그것은 기껏해야 찻잔 속의 태풍 해적 깃발을 지느러미처럼 펄럭이며 배는 다시 폭풍우 속으로 나아간다, 뱃사람의 노래와 함께 생명보험회사는 무엇 때문에 불멸의 인간에게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인가 ※ 마지막 연은 허먼 멜빌의 ‘모비 딕’에서. - 이현호 시집 ‘라이터 좀 빌립시다’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을 때가 있다. ‘삶, 그것은 기껏해야 찻잔 속의 태풍’이라 위로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것은 몇 번이고 난파하며 너라는 이름의 태풍을 헤쳐온, 지친 심신을 위한 것이다. 우리는 정신없이 노를 젓는 동안 이생에 매달린 풍토병을 앓는다. 하지만 우리는 해적의 깃발을 지느러미처럼 펄럭이며 앞으로 나아가야한다. 내가 나를 추스르는 충전의 시간을 거쳐 다시 나아가야 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불멸의 인간이다. 죽어도 죽지 못하는 항해다. 다시 한 번 뱃사람의 노래와 함께 나아가자. 생명보험회사는 무엇 때문에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인가 묻는 저 반어법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제1당이 된 이번 20대 총선 결과는 오랫동안 깔려있던 민심의 발로였다. 헌법 제1조에 명시된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진리를 표로써 나타내준 것이다. 선거 직전까지도 이를 무시했던 정치권은 국민이 무서운 줄 알며 크게 놀랐다. 그렇다고 해서 야당도 승리를 자만해서는 안 된다.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호남의 민심이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제3당으로 약진한 국민의당을 선택한 것에 깊은 반성을 해야 한다. 표로써 심판하는 민주주의의 진리를 보면서 국민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대화와 타협을 주문했고, 나아가 국가개조 수준의 개혁에 대한 여망을 담았다. 이제 의석 수의 과반을 확보한 정당이 20대 국회에는 없다. 무소속 당선자들을 둘러싼 합종연횡이 이어지겠지만 일단 국민들의 선택은 독선과 오만에 종지부를 찍게 했다. 그런데도 선거가 끝난 지 며칠 안 돼 아직도 각 당이 내홍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금은 당권경쟁이나 대선후보 경쟁이 문제가 아니다. 민심의 진의가 어디에 있는지 빨리 파악하고 민생을 살펴야 하는 게 급선무임을 깨달아야 한다. 국회에 거는 기대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오직 국
교복은 예나 제나 가난한 사람들의 걱정거리 가운데 하나였다. 먹고살기 빠듯한 서민들의 고민일 수밖에 없는 게 한 벌에 수십만원이나 하기 때문이다. 요즘 광고를 보면 성인 기성신사복도 1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데 아이들 교복이 이보다 몇배 더 비싸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그래서 교육부는 지난해 ‘학교 주관 교복 공동구매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교복 가격 거품을 없애 학부모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이전에는 학부모가 스스로 구매했지만 이젠 국·공립학교의 경우 학교장이 조달청 경쟁입찰을 통해 교복업체를 선정, 교복을 일괄적으로 구입하는 방식이다. 사립학교는 권장사항이다. 이로 인해 교복가격 하락이라는 목표는 달성했다. 교복값이 20~30% 정도 낮아졌다. 그러나 일부 품질부분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고 대형사에 밀린 중소 교복업체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실정에서 경기도가 펼치는 ‘착한 교복’사업이 관심을 끈다. 경기도의 설명에 의하면 도와 도교육청 간 교육연정 1호로서,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도내 섬유업계의 발전을 함께 도모하기 위해 도내 중소기업에서 생산된 고품질의 섬유소재를 활용,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디자인한 교복
동궐(창덕궁과 창경궁)은 이궁(離宮)으로 시작하였지만 제왕들은 경복궁보다 이곳을 더 좋아하고 더 많이 머물렀다. 그리고 현대인들도 여러 궁궐 중 창덕궁을 제일 좋아하고 창덕궁에서도 후원을 가장 손꼽고 있다. 창덕궁 후원은 크기는 약 55만㎡로 매우 크며 지금은 13개 정자가 곳곳에 홀로 또는 무리를 지어 건축되어 있다. 옛날 정자가 많을 때는 지금의 2배 이상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렇게 정자가 많은 이유는 국왕들은 통치기간에 자신만의 정자를 후원에 짓고자 하였기 때문이고 그 가운데 정조는 후원을 사랑하고 가장 많은 건축을 한 국왕이다. 창덕궁 후원은 상림원, 내원, 서원, 북원, 금원등 시기에 따라 여러 이름이 있었는데 정조가 활동하던 시기에는 상림원(上林苑)으로 불렸다. 상림원이란 본래 고대 중국에서 황실정원의 명칭이었던 것으로 태조 이성계가 동산색(東山色, 정원과 과실수 등의 재배 관리를 맡아보던 관청)을 상림원으로 개칭하였고 세조시기에는 이를 장원서(掌苑署)로 다시 개칭하였다. 정조가 창덕궁의 후원에서 아름다운 열 곳을 선정하여 시를 지었는데 이를 상림십경(上林十景)이라 하며 이 시(詩)는 홍재전서와 동국여지비고에 실려 있다. 그리고 이 시
이번 선거로 국회의원으로 금배지를 단 의원들은 금배지를 달면 줄잡아 100가지나 되는 특권을 받게 된다. 이는 국민을 대신해서 일을 열심히 하라는 의미지만 현실에서는 종종 이런 뜻에 반하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지난 19대에서는 그야말로 자신의 안전을 책임져 오던 운전기사 급료를 떼어먹는 일부터 대리운전 폭행에 이르기까지 일부 국회의원들이 이른바 특권 갑질자로 둔갑돼 국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특권 갑질 국회의원에게는 연간 1억4천만원에 달하는 연봉에 9천여만원의 입법활동비가 지원되며 의원 1명당 최대 7명의 보좌진에 대한 연간 3억7천만 원의 급여도 국민 혈세로 충당해주고 있다. 게다가 의원님들은 어딜가든 항공기는 비즈니스석, 철도와 선박은 최상등급 좌석을 이용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국회의원의 가장 큰 특권은 면책 특권이다.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고 회기 중에 동료 의원들의 동의 없이 체포나 구금되지 않는 이들만의 불체포 특권도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여야는 저마다 국회의원의 특권을 스스로 내려놓겠다는 공약을 앞다퉈 발표했으나 과연 이를 믿는 국민들은 얼마나 될지 의문스럽다
동백, 기억들 /이민숙 동백은 삭풍에 매 맞던 기억으로부터 깨어난다 꽃이 자지러지는 향기로 생식기를 열어젖히는 까닭은 눈보라 속에서도 얼지 않는다는 어기찬 선언이다 그대 감미로운 노래, 먼 겨울 전율로부터의 몸부림이다 툭, 끊어진 하룻날의 목숨 서글퍼하지 않으리라 개골창 속 발 담근 민들레 같은 그대 연민마저 보내지 않으리라 살얼음 녹이는 몸짓이여! 매서운 바람 무릎 꿇어 품으리라 파리하게 아프게 몽글몽글 솟아나는 기억들 슬금슬금 피해가지 않으리라 - ‘동그라미, 기어이 동그랗다’ / 애지/ 2015 기억은 과거를 떠올리는 방법입니다.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흐른다고 생각했지만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모두 동시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므로 기억을 지우는 일은 과거를 삭제하는 거며 현재를 거부하는 일이며 미래를 외면하는 겁니다. 아픈 기억일지라도 잊지 않는 순간 오늘 나는 살고 있다고 동백은 소리쳐 피어납니다. 오늘을 산다는 것은 ‘어기찬’, ‘몸부림’이며 ‘서글퍼하지도’, ‘연민’하지도 않는 ‘몸짓’입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인용해서 매스컴을 탄 헌법 제1조 제2항 후단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말도 많고 탓도 많던 4·13 총선에서 국민은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었다. 어느 당도 의안처리에 필요한 과반수에 미달한다. 여야 합의 없이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는 180석에는 제1당과 제2당이 연합하지 않는 한 못 미친다. 제3당인 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 친여 무소속 7석을 더하면 167석, 국민의 당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과 함께 해도 167석이다. 친야 4석을 더하면 171석이 되지만 일방적으로 의안처리를 못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어느 당의 독주도 용납할 수 없고 서로 대화를 통하여 국정을 운영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진영논리에 갇혀 무조건 반대하는 여야의 모습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 그동안 여야의 이견은 정말 사소한 것이 많았다. 이견을 해소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모든 정파의 무조건 대화가 국민의 뜻 지난 2월 박 대통령이 국회에서 대표적 예로 든 것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다. 제출된 지 3년 반이나 되
환태평양 지진대는 화산활동이 활발해 ‘불의 고리(Ring of Fire)’로 불린다.태평양을 둘러싸고 있는 화산대의 모양이 고리(ring)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말굽의 편자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지구상 모든 지진의 90%와 규모가 큰 대규모 지진의 81%가 이곳에서 발생한다. 전 세계의 활화산과 휴화산의 75% 이상인450여 개의 화산이 이곳에 위치하고 있다. 불의 고리에는 칠레-볼리비아-페루-에콰도르-코스타리카-과테말라-멕시코-미국 서쪽-캐나다 서쪽-러시아 동쪽-일본-필리핀-인도네시아-뉴질랜드-남극의 일부가 포함하고 있다. 육지쪽의 유라시아판, 북아메리카판, 남아메리카판, 인도 오스트레일리아판, 남극판에 대해 바다쪽 판인 태평양판, 필리핀판, 코코스판, 나스카판이 대립하는 형국이다. 따라서 판의 경계에서 지각 변동이 활발하게 일어날 경우 이들 나라에 지진이 발생하고 화산이 폭발, 큰 피해를 입힌다. 이런 재앙이 끊이지 않는 곳이 일본이다. 전국 1980곳의 온천지를 둔 것이 자랑이라지만 그 밑바탕엔 지각 불안정이란 뇌관이 깔려 있다. 24시간 감시, 관측하는요주의 화산만 20개에 달한다. 5년전 이 뇌관이 터져 진도 9.0규모의 동일본 대지진
이번 총선 결과는 아직도 민심은 살아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거대 야당을 이룬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도 자만해선 안 되면 여당인 새누리당 역시 뼈를 깎는 반성을 해야 한다. 국민들의 여망이 무엇인지 정치권은 이제야 절감했을 것이다. 권력은 국민들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표의 심판을 통해 일깨워줬다. 그동안 말로만 국민을 위한다던 국회의원들이 정신 차렸을 만하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 분위기가 갈지 궁금하다. 그래서 정치권은 이제부터 국회의원이 누리는 특권을 내려놓고 개혁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욱 혹독한 심판이 있을 것이다. 개혁방안 중 하나가 국회의원의 3선 제한이다. 이는 의원 숫자를 줄이는 것보다 더 획기적인 정치개혁이다. 우리나라의 선출직 공직자는 대통령의 경우 5년 단임제, 광역과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임기 4년에 3선 제한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돈과 조직을 장악하여 타 후보자에 비해 유리해져 장기집권의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에서다. 또 오래하면 부패하기 쉽다는 입법취지도 담겨 있다. 헌법재판소도 “3선 제한규정은 위헌이 아니다”고 합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그런데 유독 국회의원만 이 규정에서 제외다. 법을 만드는…
그동안 의왕시가 추진해 온 ‘의왕 레일바이크’가 오는 20일 개장식을 한 후 21일부터 본격적으로 운행된다. 이에 앞서 14일 시민 1천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승행사를 가졌다. 시승식에서 나타난 반응은 나쁘지 않다. 멀리 강원도 정선이나 강릉 정동진, 전남 섬진강이나 여수, 제주까지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어서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4.3㎞ 길이의 호수변 코스를 달리면서 왕송호수의 수려한 경관과 자연생태, 수많은 철새들을 지척에서 관찰할 수 있어 몸과 마음의 힐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생태 체험형 레일바이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왕 레일바이크는 다채로운 테마시설이 조성돼 있다. 노선 중간마다 꽃터널, 피크닉장, 스피드존, 분수터널, 이벤트존, 전망대 등을 배치해 놓았다. 4.3㎞면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데 이용객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특히 주변에는 자연학습공원, 조류생태과학관, 철도박물관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위치해 있어 가족 나들이코스로 손색없다. 의왕 레일바이크 사업도 난관을 겪었다. 제일 먼저 왕송호수 일부 구간이 수원시에 속해 있어서 경계조정을 해야 했다. 이 문제는 지난 201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