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청와대는 북한의 잇단 대남도발위협과 관련해 수시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안보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4·13 국회의원 총선거, 즉 총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 있다. 총선 정국에서 북한이 잇달아 대남위협의 수위를 높이고 이에 대응해 우리 정부가 대북경고의 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의 후보등록 첫째 날인 지난 24일, 이례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 대비 ‘전국경계태세’의 강화 지시와 함께 국민들에게도 유사시 비상상황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는 전날,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청와대를 타격대상으로 거론한 중대보도의 발표에 이어진 것이다. 지난 26일에도 박 대통령은 ‘제1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를 통해 “무모한 도발은 북한정권 자멸의 길이 되고 말 것”이라고 강력히 대북경고를 보냈다. 같은 날, 북한도 군전선대연합부대 장거리포병대의 ‘최후통첩장’을 내고 우리군의 ‘북한핵심시설정밀타격훈련’ 등과 관련해 박대통령이 공개사과하지 않으면 청와대를 선제타격할 수 있다고 위
주꾸미는 묘한 습성이 있다. 밀폐 공간을 자신의 집으로 알고 거처로 삼는 버릇이다. 그래서 주꾸미를 잡을 때 그물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빈 패류 껍데기를 더욱 많이 활용한다. 고둥 소라 전복 등의 껍데기를 몇 개씩 줄에 묶어서 바다 밑에 가라앉혀 놓으면 밤에 활동하던 주꾸미가 이 속에 들어가 있어서 그냥 건지면 되기 때문이다. 주꾸미의 이 같은 습성은 지난 2007년 수천 점의 고려청자를 발견하기도 했다.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주꾸미 잡이 통발에 고려청자가 달려 나온 것. 800년 만에 햇빛을 본 고려청자는 당시 강진에서 구워 개경으로 운반하던 도중 침몰한 선박에 실려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머리처럼 생긴 게 주꾸미 몸통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몸통에 붙은 다리는 8개로 같은 연체동물이라도 다리가 10개인 한치, 꼴뚜기 등과 확연히 구분된다. 주꾸미는 많은 이름이 있다. 비록 사투리지만 전라남도와 충청남도에서는 쭈깨미, 경상남도에서는 쭈게미, 그 외에 지역에서 쭈꾸미, 죽거미, 쯔그미 등으로도 불린다. 3월부터 4월까지가 산란기며 이때가 되면 알이 배고 살이 더욱 쫄깃쫄깃해 맛이 좋다. 뿐만 아니라 칼로리가 낮으며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아
경기도가 최근 산하 공공기관 25곳에 대한 경영합리화 연구용역결과를 발표했다. 이 결과 경기과학기술진흥원·경기도문화의전당·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경기도청소년수련원·경기영어마을·경기농림진흥재단 등 6개 기관이 폐지 대상에 올랐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은 산학연지원 기능이 경기테크노파크와 중복되고 기초과학기술정책연구 기능은 경기연구원으로의 이관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한다. 기관 단체를 13개로 대폭 줄이는 획기적인 방안이다. 이같은 내용은 경기도연정실행위원회가 보고받은 내용으로서 경기도 산하기관의 경영합리화가 경기도 연정(聯政)의 주요 정책 과제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실현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연정의 성공여부도 가늠할 수 있는 일이다. 이번 구조조정 및 통폐합 방안은 그 전에 제시된 것보다 합리적이고도 진일보한 것이어서 의지만 보인다면 실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경기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경기콘텐츠진흥원·경기테크노파크 등 3개 기관에 대해 창업·판촉·통상지원 등 기능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경기경제산업진흥원을 신설해 통합한다든지, 경기도시공사와 경기평택항만공사를 합해 경기공사를 신설하는 방안, 경기문화재단이 한국도자재단을 흡수하는 방안 등은 설
지난 25일 도내 이천시 마장면의 오리 농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함으로써 비상이 걸렸다. 지난 2월 28일 AI 청정국 지위를 겨우 되찾았는데 1개월도 안 돼 도로 상실한 것이다. 한국은 지난 2011년 청정국이 됐지만 2014년 1월 전북 고창에서 AI가 발병해 지위를 잃은 바 있었다. AI는 조류독감이라고도 불리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인데 닭, 오리, 야생 조류가 감염대상이지만 드물게 사람도 감염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중국에서는 400명 이상이 감염된바 있으며 최근에도 중국 남부 심천지역의 한 여성이 조류독감에 감염돼 사망했다. 이번에 이천시에서 발생한 AI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AI의 전파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오리농가에서 발병했지만 닭을 사육하는 양계장으로 전염될 경우 큰일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초비상 상태에 돌입했다. 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판정되면서 사육하던 오리 1만 1천여 마리를 모두 매몰 처분했다고 한다. 아울러 도내 농장 115개소, 도축장 2개소, 사료공장 12개소, 관련 차량 등을 대상으로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이에…
경복궁 야간관람은 그동안 경회루까지만 가능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왕의 사무실인 ‘사정전’과 왕의 침전인 ‘강녕전’ 그리고 왕비의 침전인 ‘교태전’까지 확대되었다. 따라서 우리의 시간여행도 구중궁궐 깊숙한 곳까지 이어서 떠나보기로 하자. 궁궐은 크게 왕이 신하들과 일을 하는 공간인 외전과 가족들과 생활하는 내전 영역으로 나뉜다. 지난 번 외전영역을 여행한 것에 이어 오늘은 내전 영역으로 출발해보자. 내전에서 처음 만나는 곳은 ‘강녕전’이다. 강녕전은 왕의 침실이다. 하루 종일 정무에 시달렸던 왕이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생활하는 사적인 공간인 셈이다. ‘강녕(康寧)’이라는 이름은 오복 중 하나로 왕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기를 기원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기원은 강녕전 뒤뜰에 있는 굴뚝에서도 만날 수 있다. 강녕전 굴뚝은 무심코 지나치면 찾기 어려운 곳에 있다. 강녕전과 왕비의 침전인 교태전을 구분하는 담장에 기대어 있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담장의 일부로 착각하게 만든다. 교태전으로 들어가는 문 양옆으로 각각 1개의 굴뚝이 있는데 굴뚝에는 ‘만수무강(萬壽無疆)’ ‘천세만세(千世萬歲)’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강녕전 굴뚝을 지나 왕비의 침전인 교태
대한민국 제3의 도시 인천의 개발은 아직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청라지구는 ‘한국의 베니스’로 불리며 야심찬 개발계획을 갖고 출발했다. 송도국제도시가 경제·비즈니스를 지향한 테마도시라면 청라는 주거 지역에 가까워 인천의 인구증가율 평균을 훨씬 웃돌 정도로 수도권에서 인기가 높은 지역의 하나다. 경인아라뱃길과 공항철도, 청라IC 설치 등 서울 접근성이 쉬워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곳이기도 하다. 제1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여의도까지 30분, 청라IC를 통해 인천 공항고속도로를 이용하면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신도시다. 최근 ‘7호선 청라범시민연대’는 서울지하철 7호선을 청라국제도시까지 연장해달라는 주민 5만명 서명연명부를 KDI(한국개발연구원)에 전달했다. 예비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만일 7호선이 연장된다면 인천으로서는 발전의 좋은 기회가 된다. 범시민연대는 주민들의 숙원사업일 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임을 강조하고 있다. 더욱이 노선 연장은 수도권매립지 사용연장에 따른 매립지 4자협의회체(인천 경기 서울 환경부)의 합의사안이다. 과거 서북부매립지로 불리던 곳인데다 악조건 아래서도 수도권 주민들의
경기도 의왕시를 비롯한 전국 자치단체들이 국립철도박물관 유치에 적극 나섰다. 국립 철도박물관은 2021년 말 개관을 목표로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는데 철도문화역사관을 비롯해 철도산업과학기술관, 어린이철도테마파크 등의 시설이 들어선다. 이를 유치하기 위해 일부 지역의 경우 ‘사활을 걸었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토부에 유치를 신청한 도시는 경기 의왕시, 대전시와 울산시와 세종시, 충북 청주시, 경남 창원시, 전북 군산시, 강원 원주시와 춘천시, 전남 나주시와 곡성군 등이다. 이 가운데 의왕시는 수도권에 속해 있어 위치적으로 이점이 크다. 수도권 전철이 연결돼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 철도산업과 관련된 시설이 많은 철도도시다. 의왕시는 1905년 경부선 철도가 개통되면서부터 수도권 남부의 철도 거점지역이었으며 지금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국립한국교통대학, 코레일인재개발원, 철도박물관 등 수 많은 철도관련 시설이 들어서 있거나 연계돼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한국 철도의 과거·현재·미래가 있는 도시인 것이다. 의왕시와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는 도시는 대전시다. 대전은 지난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철도문화메
봄이 오면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만 같아 햇살이 밝아도 바람결이 조금만 부드러워도 설렌다. 냉이도 나오고 버들강아지도 은빛 실눈을 뜨더니 뒤쫓아 개나리가 노란 입술을 내민다. 그렇지만 봄이라고 좋은 일만 있을까. 그 못지않게 성가시게 하는 일도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전화벨도 그렇게 저장 공간이 부족한 탓에 쏟아지는 문자를 지우면서 저절로 짜증부터 난다. 국회의원 후보 캠프에서 보내는 문자와 어느새 줄을 섰는지 지지를 부탁하는 내용도 있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요동을 치면서 이합집산을 하는 모습은 스스로 표현하기로 시정잡배만도 못한 추태를 서슴없이 보이고 있다. 한동안 또 얼마나 보기 싫은 꼴을 보아야 할지. 이 봄에 보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은데 이런 건 사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럴 일만은 아니지 하는 마음도 있다. 뉴스를 보면 언제나 정치권 이야기로 시끄럽다. 위정자들은 국민들을 실망시키기에 주저함이 없고 국민들은 그들에게 실망을 넘어 염증을 느끼는 지경에 이르렀다. 누구도 공약을 실천하거나 국민의 편에 서서 정치 활동을 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위정자들은 국민들로부터
난데없는 일이었다. ‘우리’(그러니까 ‘사람’) 쪽 이세돌 9단이 ‘알파고’라는 괴물과 겨룬다고 했고 ‘어? 어?’ 하는 새 내리 세 판을 졌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맞은편의 ‘저건 사람이지 싶은 사람’은 1202개의 CPU(중앙 처리 장치), 176개의 GPU(그래픽 처리 장치), 1천대의 서버로 구성된 인공지능(AI)의 지시대로 바둑돌을 운반만 한다고 했고 그 괴물은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손수레뿐인 곳에 돌연 으르렁거리며 나타난 중장비와의 시합 같아서 좀 억울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가 넷째 판만 이겨서 그렇지 다섯째 판도 이겼다면 괴물이 장난감으로 전락하거나 ‘우리’ 대표가 신선이 되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갔을 지도 모른다. 전적 1:4는 딱 적당한 결과였다. 처음엔 ‘속수무책’이라고 해야 할 분위기였다. “두 살 인공지능, 5000년 인간 바둑을 넘다” “알파고의 아버지, 지구에서 가장 똑똑한 사나이” “이세돌, 알파고 팀에 경의” &ldq
케냐는 지난 2005년 독립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개헌안 투표의 용지에 바나나와 오렌지 그림을 그려넣었다. 절반에 달하는 문맹 유권자를 위해 찬성하면 바나나에, 반대하면 오렌지에 기표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2011년 아프리카 수단에서 치러진 국민투표엔 사람의 손 그림이 투표용지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손 하나는 남부 수단의 분리독립 찬성을, 두 손이 서로 맞잡은 그림은 남북 통합의 유지를 뜻했다. 이는 남부 수단 주민의 문맹률이 85%에 달하는 점을 고려한 조치였다. 문맹률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도에서는 정당을 상징하는 더욱 다양한 그림들이 투표용지에 등장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연꽃, 자전거, 손바닥, 자명종, 낫, 코코넛 등등. 1960년대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문맹률이 높다 보니 출마 후보의 기호를 1·2·3 같은 아라비아 숫자 대신 막대 개수로 숫자를 대신했기 때문이다. 당시 치러진 참의원 선거엔 후보가 28명이나 출마해 막대를 28개나 그려 넣었다니 후보의 기호를 찾아 정확히 찍는 것도 쉽지 않았을 듯 싶다. 최근 일부 국가에선 투표용지에 입후부자의 사진을 게재해 유권자를 선택을 돕기도 한다. 이집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