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매(茶梅), 수선(水仙), 납매(臘梅), 옥매(玉梅)는 예부터 우리 조상들이 ‘설중사우(雪中四友)’라 부르는 한겨울 꽃들이다. 모두가 차갑고 삭막한 겨울에 따뜻한 봄기운을 알리는 전령사 구실을 한다고 해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다매는 잘 알다시피 동백(冬栢)을 가리킨다. 동지섣달의 해풍과 골바람을 이겨내며 해안가나 사찰 주위에서 붉디붉은 꽃을 피워 봄을 알린다. ‘날 잊지 마세요’라는 꽃말을 갖고 있는 수선은 부르는 여러 이름들조차 겨울과 연관이 있다. 눈이나 얼음 사이에서 꽃이 핀다 해서 얼음새꽃, 설날 무렵 꽃이 피어 원일초(元日草)라고도 한다. 눈 속에 피는 연꽃처럼 생겼다고 해서 설연화(雪蓮花), 쌓인 눈을 뚫고 나와 꽃이 피면 그 주위가 녹아 구멍이 난다고 해 눈색이꽃이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한겨울 제일 먼저 꽃을 피우고 봄을 예고하는 것은 섣달에 피는 매화라는 뜻의 납매다. 때문에 별칭도 추위를 뚫고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이라는 뜻의 한객(寒客)이다. 특히 설중사우 가운데 향기가 제일 좋아 한겨울에도 즐길 수 있는 꽃으로 꼽았다. 중국 최초의 여제(女帝) 측천무후가 반했다는 일화도 있다. 측천무후는 국호를 주(周)로 고친 그
모래 여자 /차성환 오지 않는다. 모레 온다고 했던 모래 여자,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했건만 떠나자마자 사채업자가 들이닥쳐 잘라 버렸다. 모래 밥을 안쳐 놓고 오지에 가서 오지 않는 여자 오늘 밤도 내일 밤도 아닌 모레 온다고 한 여자 잘린 손가락에 대마초가 피고 냄새를 맡은 경찰이 철문을 두들긴다. 방구석에 놓인 관 뚜껑이 열리고 삼베옷을 입은 아버지가 튀어나온다. 아버지는 대마 잎을 염소처럼 뜯어 먹고 나는 염소젖을 쓰다듬으며 음마음마 소리내 운다. 모레에 오지 않을 것 같고 와도 안 될 것 같은 여자 귓가엔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도시는 황사로 가득한데 치맛자락을 붙잡은 내게 모레에 올게 모래를 흩뿌리며 사라진 여자 뻑뻑한 눈알을 긁어 대는 나를 두고 모레 온다며 떠난 여자 모래를 씹으며 모레를 세면 손가락들이 모래로 떨어지고 방 안에 나 대신 모래 한 푸대 부려 놓고 달아난 여자 대마 꽃처럼 푸슬푸슬한 붉은 입술로 도망간 모래, 모레, 모래 여자 때로는 문학사에서 작품론과 작가론이 거론될 때 그 어느 쪽으로 치우쳐서 불균형을 이룰 때가 있다. 작품은 괜찮은데 사람은 좀 그렇더라는 말도 있고 사람은 좋은 데 작품은 좀 그렇더라는 말이 있다. 그러한 생각을…
자고 일어나면 끔찍한 뉴스다. 가뜩이나 어지러운 세상에 머리가 띵하다. 부천에서 초등학교 어린이를 죽인 사건에 이어 가정파괴 범죄들이 잇따르고 있다.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는 사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 시신 훼손에는 엄마도 거들었다고 한다. 제 정신이 아니다. 엊그제는 광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가장이 부인과 두 자녀 등 일가족 3명을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자신도 투신해 숨졌다. 지난 21일 오전 A(48·중장비 운전기사)씨는 부인(42)과 아들(18), 딸(11) 등 3명을 살해한 뒤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몇 년 전에도 인천의 ‘11살 소녀 학대 사망사건’과 ‘모자(母子) 실종사건’도 결국 ‘존속살해’로 드러났다. 지난 5년간 패륜범죄자는 10만 명을 훌쩍 넘어선다. 부모나 조부모 등 혈족을 살해하는 존속살인도 특히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2008년 45건에서 2009년 58건, 2010년 66건, 2011년 68건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 통계에서도 94건이나 됐다. 이같은 패륜범죄, 특히 존속살인의 중심에는 경제적인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대부분이 유흥, 도박 등으로 빚에 쫓기던 자식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혈육을 살해하는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가 2016년의 치안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 경찰의 분야별 정책수립 방향을 제안하는 ‘치안전망 2016’을 발간했다. 이 자료에서 눈에 띄는 것은 노인범죄에 관한 부분이다. 2015년 9월 기준 전체 범죄자 중 61세 이상 범죄자는 2014년 대비 9.1%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노인들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빈곤 노인층의 생계형 범죄가 증가한다는 예상이다. 실제로 노인 범죄는 최근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31~40세, 41~50세 범죄자의 발생비(인구 10만명당 발생건수)는 감소했으나 61세 이상 범죄자의 발생비는 10년간 58.5% 증가했다는 보고(대검찰청 발간 ‘2015 범죄분석’)도 있다. 경찰대의 ‘치안전망 2016’은 올해에도 노인범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왜 이처럼 노인범죄가 점증하는 것일까? 전문가의 말을 들을 필요도 없는 첫 번째 이유는 노인인구의 증가일 것이다. 우리사회가 고령화 시대를 지나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기 때문인 것이다. 요즘은 의학이 발달했을 뿐 아니라 식생활과 꾸준한 운동 관리 등을 통해 형성된 건강한 신체를 갖고 있어 수명이 늘고 있고 있다.…
똑같은 색깔이다. 씩씩함이 강요된 시퍼런 제복, 성공을 다짐하듯 꾹꾹 눌러쓴 각진 모자, 두리번거리는 깊은 눈망울들…. 수완나 품 공항 A6출구에 흩어져 눕거나 웅크린 채 출구를 바라보고 있는 그들은 미얀마라는 영문자 나라이름을 등허리에 붙이고 있었다. 낯익은 한글이 써진 크고 노란 패찰, 한국으로 일하러 가는 젊은이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더운 나라 조국을 떠나 춥고 낯선 대한민국으로의 첫발을 내딛는 그들을 나는 별이라 생각했다. 별은 어둠 속에서 빛이 난다.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어둠일수록 더 빛이 나는 별. 한 때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낯선 나라로 떠나고 또 떠났던 우리들의 별을 생각해보았다. 가난한 조국을 위해, 가족을 살리기 위해 줄줄이 떠났던 별들의 길은 또 얼마나 서럽고 힘들었을지 나는 짐작할 수도 없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다시 마주한 그 나이어린 이국의 젊은이들은 줄을 지어 안내자를 따라가고 있었다. 어린 그 별들이 부디 그들의 앞날을 환하게 비추어주길 바라며 물끄러미 그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아유타야 유적지의 토막 난 석상들이 문득 떠올랐다. 내가 본 아유타야 유적지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수백 년 방치된 도시의 실체.
“아이들의 눈을 들여다보며 지낸 세월은 즐겁고 행복했다.” 사십여 년의 교직생활을 그렇게 요약하곤 한다. 아이들의 눈! 그 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교원의 특권이므로 그들이 부르면 열 일 제쳐놓고 몸을 돌려 그 눈을 바라보라는 뜻으로 전 교직원에게 회전의자를 선물하고 학교를 나왔다. 회전의자! 그게 그 세월로써 도출한 ‘교육의 결론’이 된 것이다. 세상에서 속일 수 없는 유일한 대상이 아이들의 눈이라는 걸 발견했다. 저것들이 뭘 알겠나 싶지만 그 눈은 우리가 그들을 형식적으로 대하는지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는지 당장 간파해낸다. 교육을 내세우면서도 그들을 대하는 실제적 이유는 다를 수 있지만(봉급을 받으려는 것이 가장 우세하고 합당할는지는 모르겠다), 아이들은 우리에게서 오직 사랑을 찾고 확인하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희한한 것은, 그들은 그 뚜렷한 이유에 대해 매우 너그러워서 우리의 미흡함을 끝까지 참아주고, 따지지 않고, 무조건 용서해주고, 한없이 기다린다. 심지어 사랑이나 교육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온갖 불편한 행위들에 대해 속아주기도 한다. 다 알면서 모르는 척한다. 만날 때마다 하는 인사부터 우리는 형식적
조선시대 서당에서는 전날 배운 내용을 다음날 학우들이 앞에서 책을 덮거나 등지고 앉은채로 줄줄 외우는 배강(背講)이 필수였다. 그러나 이를 못하면 목침 위에 서서 훈장으로부터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았다. 소위 달초(撻楚)라 부르는 체벌이다. 요즘으로 치면 ‘사랑의 매’라고나 할까. 이 같은 체벌은 성균관에도 있었다. 공부한 내용을 제대로 체득하지 못했을 경우 이외에 졸거나 산만한 학생에게도 똑같이 내려졌다. 과거시험에서 쓰이던 ‘삼십절초(三十折楚)’, ‘오십절초(五十折楚)’의 문장이란 말도 여기서 유래했다. 30자루나 50자루의 회초리가 꺾이도록 종아리를 맞고서야 뛰어난 글을 얻는다는 뜻이다. 율곡이 쓴 학교모범(學校模範) 이란 책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잘못을 처음 저지른 학생에게는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린다. 두 번 잘못을 하면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꾸짖고 세 번 잘못을 범했을 땐 출세에 영향을 주는 원부에 기록한다. 예부터 체벌을 교육의 기본 수단으로 여겼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체벌은 가정에서도 자녀의 잘잘못을 일깨워 주는 교육적인 기능으로 존재해 왔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유대인만큼 아이들 교육에 체벌을 적극 활용하는 민족도 드물 것이다.…
봄길 /강세환 겨울은 속절없이 가고 봄은 참 싱겁게 오고 있더라 마치 열매 없는 꽃처럼 맥빠지게 봄은 오고 있더라 마침내 깃발을 흔들거나 구호를 외치며 오지도 않더라 그 멀고 혹독한 겨울의 끝에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상의 끝에서 봄은 결코 그렇게 소리치며 오질 않더라 봄을 기다리는 가슴에다 김을 빼듯이 사람들의 입에다 물을 멕이며 오더라 싱겁게 다가오는 봄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나는 절망한다 봄이 오는 들판에 누워 겨울 내내 숨죽이고 기다리던 그 가슴에다 못을 박는다 봄은 저렇게 설치고 오는데 나는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가 낡은 깃발을 흔들고 있는가 문학이란 무엇인가라고 시작하기에는 무거운 시선이다. 글만 써서 먹고 사는 사람들도 있고, 혹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시인이나 작가의 본업이 문학이다.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빛을 띠고 살아가지만 외형적으로 보이는 얼굴을 통해 글을 쓰고 읽어간다. 시인이라는 직업은 유독 고독을 안고 산다. 시인이나 작가가 세상일에 나서게 되면 상처가 된다. 그러나 시인을 세상으로 끌어들이게 만든 사회는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지금 주변에 살고 있는 일들이 그렇다. 사람을 뽑는 시기가 왔다. 여기저기서 선거의 바람들이 일어나고
본보 21일자 19면과 18면에는 외면하고 싶은 기사들이 살려있다. 하나는 요즘 식사를 하다가 이 뉴스가 나오면 채널을 돌리게 만드는 초등학생 시신 훼손 냉동보관사건이고, 하나는 재산 때문에 늙은 어머니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아들과 손자 이야기이다. 먼저 떠올리기조차 싫은 사건이지만 부천 초등생 사망사건의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졌다. 아버지란 사람이 지난 2012년 11월 7일 저녁 안방에서 말을 듣지 않는다며 아들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엎드리게 한 뒤 얼굴을 발로 차는 등 2시간여 동안 폭행했다. 이로 인해 아들은 사망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부모란 이들이 아들의 시신을 훼손한 뒤 사체 일부는 변기에 버리고 일부는 쓰레기봉투에 담아 처리했다는 것이다. 머리 부분은 범행의 노출을 우려해 3년2개월 동안 계속 냉장고에 보관했다고 한다. 아내 또한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었다. 아들이 남편에게 상습적으로 심한 구타를 당할 때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아이가 숨진 뒤에는 딸을 데리고 친정에 갔다가 다음날인 9일 집으로 돌아와 남편과 함께 아들의 시신을 훼손·유기하기도 했다. 더 끔찍한 것은 부부가 함께 치킨을 시켜먹
경기북부지역의 취약계층보호를 위해서 경찰활동 강화가 절실하다. 타 지역에 비해서 여성폭력문제가 심히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취약계층은 경찰의 적극적인 보호 속에 폭력으로부터 안전성을 유지해 주어야 된다. 경기도는 올해 북부지역을 여성 폭력 안전지대로 만들고자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북부지역 취약여성에 대한 폭력안전성 보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어떠한 경우라도 폭력이 자행되어서는 안 된다. 이해와 사랑을 통해서 신뢰사회를 이뤄갈 때에 행복한 삶의 터전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최근에 동두천 성폭력상담소가 국비 지원기관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여성폭력 상담과 피해자 보호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북한이탈 여성 인권의식 향상 사업을 확대하고 전문 강사를 양성해간다. 당국은 사전에 철저한 계획을 수립하여 체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가야한다. 경기도는 탈북 여성의 性과 가정폭력 피해는 남한 여성의 8배에 이르고 자살률은 3배나 많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교육과 새로운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 경기지역에 거주하는 탈북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7천753명으로, 전국 2만6천634명중 29.1%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도는 올해 다양한 계층을 상대로 여성폭력 예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