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꽃가족 /우동식 사람의 발길 닿기 힘든 곳 비탈이든 벼랑이든 가시밭일지라도 칡넝쿨이 길을 엮어 꽃을 피운다 달팽이에게 잎 넓은 그늘 잠 내어주고 탈장님노린재에게 꽃향 내어주고 콩풍뎅이에겐 꽃잎 몇 잎 내어주고 왕가위 벌은 아예 꽃술에 몸을 풀었다 스스로 버리고 던져 꿈의 마을 이룬다 - 우동식 시집 ‘바람평설’에서 자연의 섭리는 상생이다. 상생은 나를 버리지 않으면 어렵다. 나만 살겠다고 발버둥을 쳐도 결국에는 주변을 위해 흙이 되어 몸을 바친다. 이 몸 바쳐 자연의 상생과 순환이라는 질서에서 빠져나갈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는 동안에는 오로지 나만을 위해 주변과 각을 세우는 일 또한 생명체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래서 생명은 신비스러울 지도 모른다. 나 살기 급급한 세상에서 주변과 화해하며 상호 공생하는 아름다움이 미덕인 것을 우리는 자연에서 쉽사리 발견하곤 한다. 자연으로부터 인생의 한 수를 배우는 것이다. /장종권 시인
불면증은 수면의 시작이나 유지가 어려워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양의 수면을 취한 후에도 원기 회복이 안 되는 상태로, 일반인구 집단에서도 불면증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고, 신경정신과 외래 환자 중 약 70%가 불면증을 호소한다고 합니다. 또한 다수의 연구에서 불면증상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신체증상, 강박증상, 우울 및 불안증상등의 신경증적 양상이 병존할 가능성이 높으며, 정신과적 문제가 높다고 보고하고 있어 불면증과 정신사회적 병리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불면증상은 화병의 관련 신체증상 중 하나로, 화병과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도 보고되었습니다. 한의학에서 불면증 치료는 음양오장육부의 조화에 초점을 두고 신체적인 리듬과 일주기 리듬을 일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침, 한약 등의 방법을 사용합니다. 즉각적인 수면유도는 아닐지라도 장기적으로 오장육부의 안정과 수면 리듬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되어 일상적인 삶의 질을 높여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불면증도 다음과 같은 4가지 형태로 나눠서 각기 다른 처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심신불교(心腎不交)형 불면증은 평소 허약한 사람이 성생활이 지나치거나 지나친
어제 출근길에 택시를 탔다. 개인택시였다. 그리고 머리가 희끗희끗한 기사에게 목적지를 말하고 운전대 주변을 보다가 놀랐다. 핸들 옆 거치대엔 태블릿PC가 놓여 있었고 내비게이션은 물론 콜을 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비롯 주파수가 잡히는 무전기 등등 복잡한 기기들이 포진하고 있어서였다. 뿐만이 아니었다. 선글라스에 목엔 블루투스 헤드셋이 걸려 있었다. 기기에선 연신 지역명칭이 호출됐다. ‘영통동 3번 출구’ ‘화서시장’ 등등. 그러자 헤드셋 버튼을 누르고 응답한다. ‘손님 태우고 조원동 운동장 앞 가는 중’. 기기 다루기가 어렵지 않느냐고. 지긋한 나이를 감안해서 질문을 던졌지만 돌아온 대답은 ‘노 프러블럼’이었다. 오히려 정보통신기술과의 접목이 활발한 영업으로 이어져 즐겁기까지 하다고 했다. 실례지만 올해…, 7학년 5반이란다. 75세란 얘기다. 요즘 영업용 택시를 타면 열에 다섯은 65세 이상 노령 운전자다. 이 같은 현실에 비추어 놀랄 일도 아니지만 어제는 기기 다루는 것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느꼈다. 대단하다고 이야기 하자 이왕 돈 벌러 나왔으
달 뜨는 밤 /안주철 달 뜨는 밤이다. 어제저녁 엄마의 발가락에서 뼈 한마디가 떨어진다. 희다. 피에 젖은 뼈는 더 희다. 엄마가 해주는 팔베개를 처음으로 마다하는 밤이다. - 시집 ‘다음 생에 할 일들’/ 창비시선, 2015 달과 엄마는 같은 족속입니다. 엄마를 비롯 모든 여성은 달처럼 순환적 생성을 반복하는 달 동물(lunar animal)입니다. 남자는 근접할 수 없는 생명의 신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생활이 삶을 속여 엄마의 몸에서 뼈마디를 부서뜨리고 있습니다. 하얗게 남은 엄마라는 여자의 형해(形骸) 앞에 우리는 어쩔 수 없습니다. 생명의 숨소리가 하나 둘 빠져나가는 슬픔을 억누르며 시인은 고작 엄마가 내어주었던 팔베개를 되돌려 줄 뿐입니다. 그러나 달이 떠오르는 밤은 재생의 주술이 걸린 밤이기에 엄마, 다시 살아날 것을 간절히 믿을 뿐입니다. 김종삼 시인은 ‘엄마는 죽지 않는 계단’이라 했습니다. 우리가 밟고 한 단계 다른 차원으로 넘어설 유일한 열쇠입니다. 그래서 달이 뜨는 밤에 엄마의 쇠락은 곧 다시 살 것을 희망하게 합니다. /이민호 시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여유를 즐기기 위해서 관광산업은 필수적이다. 경제사회적 발전은 관광을 통한 휴식과 더불어 새로운 아이디어창출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인간의 성장과정도 관광을 통한 슬기로운 지혜를 경험하므로 중요하다. 각지자체에서도 자연적 특성과 지리적 여건을 고려하여 관광산업의 특성화를 도모해가고 있다. 미래의 관광은 고객을 세계화하여야 하므로 글로벌시대의 특성과 바램을 존중해야한다. 관광지역의 전통과 미래를 공존시켜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간다. 관광객들이 지역의 멋을 체험하여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어야한다. 지역민과 국민들의 깊은 관심과 참여 속에 친절한 안내자의 역할이 이뤄져야 된다. 각 지자체마다 특화된 광광프로그램을 창조적으로 개발해가는 일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수원시의 경우내년도 방문의 해를 맞아 전통적인 콘텐츠 준비를 완료했다. 효율적이고 적절한 홍보를 통하여 많은 관광객에게 감동과 추억을 만들어 주어야한다. 미래지향성적인 창조적 프로그램을 관광 속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만반에 준비가 절실하다.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맞아 수원의 전통적인 관광자원과 대표적인 문화재인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은 물론 정조의 효와 애민정신이 반영된…
정부가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2017년부터 국가가 만드는 국정교과서로 바꾸기로 확정해 발표함으로써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한국사 교과서는 검정교과서로서 민간출판사가 발행해왔다. 12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청소년이 올바른 국가관과 균형 잡힌 역사인식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하기 위해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의 말은 지금 역사 교과서들이 ‘바르지 못한 국가관과 불균형적인 역사인식’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어찌됐건 정부의 발표 후 정치권, 학계, 교육계, 법학계는 물론 국민들 사이에서 찬반 대립이 심각하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정면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의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현 검인정 국사 교과서가 ‘친북 사상을 퍼뜨리는 숙주’라고 일축했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국정교과서 시도를 ‘친일을 근대화라고 미화하는 친일교과서, 독재를 한국적 민주주의라고 찬양하는 유신 교과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여·야의 입장은 다르다. 앞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은 장외투쟁을 비롯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정화를 저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새누리당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발표를 앞두
이맘때쯤이면 뉴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단풍소식이다. 10월이면 단풍에 온 맘을 뺏기기도 하지만 넘쳐나는 인파와 도로 정체 때문에 정작 단풍놀이를 떠나는 것에 대해 망설이곤 한다. 이럴 땐 북적이는 단풍여행지를 피해 가을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남해의 대표적인 여행지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은 경남 통영의 한산도와 전남 여수 사이의 바다와 섬을 일컫는다. 오늘은 단풍과 바다, 문화유산이 공존하고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시작점인 한산도로 여행을 떠나보자. 한산도에 가기 위해서는 통영에서 먼저 배를 타야 한다. 배를 타고 30여분 정도만 가면 한산대첩 역사의 현장, 충무공 이순신의 호국혼이 살아 있는 유서 깊은 섬 한산도에 도착하게 된다. 선착장에 내려서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가는 곳은 제승당유적지이다. 제승당유적지는 이순신장군이 난중일기를 집필하고, 작전회의를 하며, 군사들을 훈련시켰던 곳이다. 또한 충무공을 기리는 사당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제승당과 충무사, 수루, 한산정 등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는 곳이 제승당 유적지이다. 충무공의 친필로 쓴 한산문을 지나 연인들이 걷기에 좋은 하트 길을 따라 경내 입구인 충무문으로 들어서면 정
마을버스는 일반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노선을 운행한다. 일반버스가 다니는 노선은 큰길이거나 인구가 밀집돼있는 아파트단지, 상권이 발달된 곳, 또는 시청이나 구청 등 주민이 자주 찾는 관공서가 있는 곳이다. 그러나 길이 좁은 단독주택 지역이나 고지대 등은 일반 버스가 운행되지 않는다. 대형버스가 운행하기 힘들기도 하지만 이익을 추구하는 버스업체로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마을버스는 이런 틈새구역을 운행하면서 상가나 일반 버스노선, 지하철과 연계해주고 있다. 그러니까 ‘서민 중의 서민’들에게 꼭 필요한 교통수단인 것이다. 마을버스는 지난 1990년도 초부터 운행했는데 요금도 일반 버스보다 저렴하고 자기 주거지에서 가까운 곳을 지나가기 때문에 노선에서 거리가 먼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일반버스와 경합하지 않는 구역을 운행한다고는 하지만 가끔 분쟁도 생기곤 한다. 일례로 군포시의 경우 지난 2월 일부 대형 운수업체가 군포시를 상대로 당동2지구에서 출발, 수리산역과 문화예술회관 그리고 시청 등을 경유해 운영하는 9번 마을버스(군포운수)의마을버스 인가(취소) 소송을 제기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3월19일 마을버스 운행정지…
내년 4월로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왔다. 정치의 계절이 또다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여야가 벌써부터 공천 룰을 놓고 계파 간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실감이 난다. 새정치연합혁신위원회에서 촉발된 3선 이상과 당 원로급의 2선 후퇴 및 격전지 차출설 등이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실제로 새정치연합은 3~4선의 중진들에 대해 출신지역을 떠나 격전지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당인 새누리당 역시 물갈이론에서부터 오픈프라이머리(국민경선제)를 놓고 친박, 비박과 청와대 등이 한 데 얽혀 갈등을 빚고 있다. 가관들이다. 이러한 가운데 며칠 전 한 여론조사전문기관이 지난 주 실시한 ‘현역 국회의원 평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의 47%가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금과 다른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다. 반면 현역의원이 다시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자는 24%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2/3 이상이 현역 국회의원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물론 국회의원들을 모조리 물갈이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데다 대폭 물갈이가 이뤄진다고 해서 훌륭한 국회의원이 다 되는 것은 아니다. 19대 때 예를 들더라도 당선자 300명 중 149명(49.
바쁜 하루의 시작이다.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주방으로 들어선다. 불면증인지 밤에는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다 새벽녘쯤 곤한 잠에 들다보니 아침시간은 늘 벅차다. 서둘러 식사준비를 하면서 대충 청소며 빨래해 널고 출근 준비를 한다. 몇 번을 깨워야 일어나는 아이들 방을 두드리고 관상어에 먹이를 준다. 일분일초가 아까운 시간이다. 설거지를 하다 그릇이 손에서 미끄러져 나갔다. 툭 소리와 함께 그릇의 이가 나갔다. 아뿔사 얼마나 아끼던 그릇인가. 이십여 년을 나와 함께 한 그릇이다. 워낙 어려울 때 장만한 그릇이기도 하거니와 곗돈 대신 받은 그릇이라 의미와 애착도 있는 그 당시에는 고가의 그릇이다. 이 빠진 부위를 찾아 맞춰보니 아귀가 맞는다. 강력 접착제로 붙이니 표시가 났지만 그냥 사용할 참이다. 세월 탓인지 손목이 시큰거리고 팔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그릇을 놓치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일이 버겁다. 나물을 삶아 물기를 짜거나 행주를 짤 때 등 손목을 비트는 일이 만만치가 않고 여기저기 파스를 붙이는 일이 많아졌다. 그러다보니 실수를 자주하게 되고 집안일이 버겁기도 하다. 사람이든 그릇이든 한 번 흠집이 생기면 원래대로 되기가 쉽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