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세 치 혀가 몸을 베는 칼’이라는 말이 있다. 혀를 잘못 놀려 큰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허다함을 빗댄 말이다. 누구보다 말의 위력을 잘 알았던 중국 오나라 명재상 풍도(馮道)은 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입은 재앙이 들어오는 문이고) 설시참신도(舌是斬身刀: 혀는 제 몸을 베는 칼이다) 폐구심장설(閉口深藏舌: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어 두면) 안신처처우(安身處處宇: 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라며 말조심 하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사자성어엔 말조심에 관한 내용이 많다.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도 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사불급설(駟不及舌),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는 언비천리(言飛千里), 담에도 귀가 달려 있으니 말을 삼가라는 이속우원(耳屬于垣), 땀이 몸속으로 들어갈 수 없듯 한 번 내린 명령은 취소할 수 없다는 호령여한(號令如汗), 나쁜 소문은 세상에 빨리 퍼진다는 악사천리(惡事千里) 등등. 공연히 안 해도 될 쓸데없는 말로 남의 원한을 사거나 원망을 부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들이다. 그러나 어디 말을 안 하고 살 수 있나. 그래서 생겨난 말이 ‘가려서 하라’인가 보다.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를 지키지 못해 낭패 보는 사람 또한 부지기수
복숭아밭에서 /임동윤 산국농장이 연분홍빛으로 달아올랐다 수백그루의 나무와 수만 마리의 나비들이 투명한 햇살에 정수리를 내놓고 겹겹으로 불타올랐다, 화르르 화르르 바람으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푸른 허공이 일시에 무너지고 하늘 언저리로 나비 떼들 빨려 들어간다 뼈만 남은 가지에 살이 붙고 통통하게 물이 오른 아이의 종아리처럼 연분홍이 흘러내리는 산기슭 검은 흙 둘레가 나풀나풀 나비로 달아오른다 벌써 나무들은, 단물 뚝뚝 흐르는 푸른 여름을 손끝 가득 매달고 섰다 -임동윤 시집 ‘편자의 시간’ 잘 익은 복숭아가 산자락을 가득 메우고 있는 풍경화 한 폭이다. 한 문장 한 문장 읽기만 해도 단내가 푹푹 묻어날 것 같다. 보드랍고 말랑하고 향긋한, 그 물 줄 줄 흐르는 미식을 입안 가득 베어 물고 싶다. ‘푸른 허공이 무너지고 수백 그루의 나무와 수만 마리의 나비들이 날아오르고’ ‘연분홍이 흘러내리는 산기슭’, 하지만 어느 꿈속 같은 저 도원 속에는 농부의 수고가 들어있다. 가지마다 과일이 달리고 익어가는 동안 화가가 한 폭 그림을 완성하기까지 수만 번 붓질하는 것처럼 밤낮으로 쉬지 않고 오간 손길이 있다.
과음으로 인해서 건강을 해치거나 타인에게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 음주운전으로 인명살상사고가 발생하는 등 많은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우리의 음주문화는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희로애락에 의해서 정착되어왔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농업노동에너지를 확충하기 위해서 음주를 하였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음식대용으로 이용되었다. 오랜 역사 속에 내려온 음주행태가 문제가 되고 있다. 아직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여 커다란 사고를 발생시킨다. 처음으로 술을 마실 때에 주로 동년배 또래들과 무책임하게 마신다. 음주는 절제하며 자신의 건강에 적합한 만큼만 마셔야한다. 몇 일전 만취한 상태로 사고를 낸 뒤 도주하던 택시기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수원중부경찰서는 사고를 내고 도주하던 택시기사를 검거했다. 사고 당시 운전기사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인 0.128%이였다. 승객의 안전을 우선해야 할 택시기사의 음주운전 행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경찰은 철저한 음주 단속과 더불어 음주운행 예방캠페인을 적극적으로 벌려야한다. 택시기사에 대한 보다 철저한 교육과 단속이 요구된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예
골프장 건설로 인한 피해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무차별적인 산림파괴가 지형을 변화시켜 집중 호우 시 산사태를 일으키거나 토사(土砂)가 밀려 인근 하천과 논밭을 뒤덮어버리기도 한다. 산림을 ‘녹색댐’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물 보유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골프장은 이런 산림의 물보유 능력을 대폭 감소시키고 지하수 고갈현상을 초래한다. 숲은 하천의 유량을 늘리지만 홍수 때는 물을 품고 가뭄 때는 물을 풀어 놓는다. 이런 숲이 사라지면 당연히 인간과 주변 동식물의 식생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골프장에서 사용되는 농약의 피해는 생태계를 무너트리고 있다. 모든 골프장에서는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화학비료와 함께 살충체, 제조제를 듬뿍 뿌린다. 이 농약과 비료들은 빗물과 섞여 인근 하천이나 농경지, 지하로 흘러들어간다. 잔류 농약은 대기, 수질, 토양, 생물을 오염시킨다. 인간과 동식물들은 잔류농약을 직·간접적으로 섭취할 수밖에 없고 급성 또는 만성적 피해를 당하게 된다. 실제로 골프장 인근 하천이나 양식장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거나 골프장 캐디가 기형아를 출산하고, 주변 마을의 식수원이 오염되고 벼가 말라 죽는 등 피해를 입힌 사례들이 무수히 보도
지난 7월4일 토요일 밤 KBS1 TV는 ‘세계인’ 프로그램에서 6월20일 파리 태양극장에서 개최된 ‘제3회 유러피언 판소리 아마추어 소리꾼 선발대회’를 소개했다. ‘세계로 퍼진 우리의 문화, 판소리’라는 제목에 정확히 부합되는 행사였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유럽 거주 한국 전통음악 애호가’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는데, 참가자들은 판소리 다섯 마당 가운데 한 대목과 민요 한 곡을 부르면 되었다. ‘춘향가’ 중에 ‘이별하며 술을 권하는 노래’를 부른 독일인 안나 예츠가 1위를 했는데, 참가자 모두 한복을 입고 참여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번 행사는 ‘우리 소리 세계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파리 한국소리페스티벌조직위원회(K-Vox)가 주최했다. K-Vox는 판소리를 배우는 배우 겸 극작가인 프랑스인 에르베 페조디에와 한국인 한유미씨 부부가 만들었는데, 이들 부부는 2007년부터 프랑스인을 대상으로 판소리 워크숍을 진행했다. 2013년부터는 국악공연과 경연이 어우러진 페스티벌로 발전했는데, 파리 한
변호사 회장을 하다 보니 가끔 소속 회원들로부터 주례 요청을 받는다.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지 얼마 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새로운 거친 환경에 적응해 가며 또 가정도 꾸려야 하는 그들을 생각하노라면 어떤 좋은 말을 해 주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주옥같은 명문장의 예문도 많고 유명인의 주례사도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 있지만 변호사라는 전문 직업인에게 알맞은 내용을 생각하게 되면 결국 나 자신의 옛 결혼 시절을 되돌아보게 된다. 또 변호사로서 활동한 지난날들을 회상하며 후회되는 일, 기쁨의 순간을 떠올린다. 결국 주례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 날 이루지 못 했던 꿈들을 풀어 헤쳐내고 이들에게 이러 이러한 일들에 도전하고 성취해 내라는 다소 교훈적인 딱딱한 설교 스타일이 되고 만다. 특히 같은 변호사끼리 결혼하거나 의사 등 전문직과 결혼하는 후배들에겐 업무와 관련된 조언이 자연스레 포함되게 되는데 어떻게 보면 결혼식장에서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는 형국이다. 우리나라 전 영역에 걸쳐 살기가 어렵게 되었지만 요즘 변호사 시장은 매우 불안한 상황이고 미래의 전망도 극히 비관적이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른 불황이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츰 나아지겠지만 그 근
바둑의 기원은 문자가 생기기 이전인 4300여 년 전 고대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려의 승려 도림(道林)이 백제의 개로왕(蓋鹵王)과 바둑을 두었다는 얘기가 삼국사기에 전한다. 백제의 학자 왕인(王仁) 등은 일본에 문화를 전수할 때 바둑도 전파했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은 일본 고대 보물들을 소장하고 있는 나라(奈良)의 정창원(正倉院)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당시 백제 의자왕이 일본 실권자 후지와라에게 보낸 바둑판과 바둑함이 그것이다. 바둑판 모서리에는 등을 둘 가진 낙타가 그려져 있고 은으로 만든 바둑함에는 코끼리가 새겨져 있는 등 당시로서는 매우 귀한 것이어서 교류의 정도를 짐작케 한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기보는 오(吳)나라의 장수 손책(孫策)과 여범(呂範)의 기보로 알려지고 있으며, 송나라 때의 바둑고전 망우청락집(忘憂淸樂集)에 그 내용이 실려 있다. 국내 기보로서 가장 오래된 것은 김옥균이 1866년 당시 일본 바둑계의 최고봉이던 슈에이(秀榮)와 두었던 6점 접바둑 기보다. 프로바둑이 생긴 것은 근대에 들어서다. 우리나라는 국수전(國手戰)이 효시다. 1956년에 첫 기전이 시작됐다. 국내 기전 중 유일하게 도전기 형
글자 위의 낙관 /김길나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꾸려 넣은 책* 속에 ‘대부분의 생물은 매우 작아서 간과하기 쉽다’ 라는 문장을 지나온 어디쯤에서 나는 매우 작은 날파리 한 마리를 만났다 고것이 책 안으로 날아들면서 내 정신은 산만해졌다. 펼쳐진 책장이 마치 제 비행장이나 되듯이 고것이 자꾸만 글자들을 제 날개 밑에 탑재해 책 밖으로 옮겨 나르고 책의 글자가 여기저기서 사라진다. 나는 사라진 글자들을 조합해내지 못해 불안해진다 제 비행 회로를 빠른 선회로 감추며 책에서 컴퓨터 모니터로 옮겨 앉은 고것이 다시 실어낼 글자를 물색하려는지 책으로 회항하고 책에 착지한다. 이때 나는 기회를 잡는다 책을 덮어 눌러버린 것이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속에 고것의 눌린 자국이 선명하다 책의 글자를 책 밖으로 실어 나른 날개가 납작 꺾이어 책 속에 먹빛 낙관으로 찍힌 것이다 *빌 브라이언. ‘거의 모든 것의 역사’ -김길나 시집 ‘홀소리 여행’ 중에서 우리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얼마나 더 많은지 알 수가 없다. 눈에 보이는 것을 쫒아 달려가기 때문이다. 신호
그동안 메르스 사태로 인해 이른바 ‘탄저균 배달사고’가 가려진 감이 있다. 탄저균이 메르스균 보다 훨씬 치명적인 재앙을 불러올 수 있음에도 정부의 ‘탄저균 배달사고 관련 미군오산기지 조사결과’ 발표는 현장 검증은 물론 기본적인 사실 관계도 파악하지 않은 채 작성됐단다. 그러니 차라리 미국 국방부의 발표를 인용하는 게 낫겠다. 지난 5월27일(현지시간) 살아있는 탄저균 샘플을 미국 내 다른 연구기관으로 보내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영국·호주·캐나다 등을 비롯해 경기도 평택 주한 미군 공군기지 연구소에 탄저균이 배달됐다고 밝혔다. 주한 미군은 이렇게 배달된 탄저균 샘플로 제독 실험을 했고, 이 과정에서 오산기지 실험요원 22명이 탄저균에 노출됐지만 감염자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살아 있는 탄저균이 민간 배달업체에 의해 한국으로 배달됐고 실험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주한미군은 탄저균 실험목적과 과정, 폐기처분 방법 등 상황설명을 구체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기지에 있는 응급격리시설에서 탄저균 표본을 폐기처분 했다고만 밝혔다. 자칫 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는데도 말이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기지…
건강한 삶을 통한 행복지수를 높여 주어야한다. 빠르게 고령사회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 할 때에 노인건강을 위한 철저한 대책이 절실하다. 경기도내 치매환자수가 최근 3년 동안 20% 이상 증가하였다. 날로 늘어나는 노인에 대한 종합적인 복지방안을 마련해야한다. 건강유지와 여가선용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병마와 외로움에 시달리는 노인에 대하여 국민들이 깊은 관심을 갖고 도와주어야한다. 경제적인 도움보다 사회관계개선이 더욱 소중하다. 걱정 없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노인은 건강을 유지해 갈 수 있어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경기도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13년 기준 117만 명으로 서울 108만5천명보다 8만4천여 명이나 더 많이 늘어났다.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도내 치매환자수도 2013년 10만3천907명에서 2014년 12만175명이며 올해에도 12만5천675명으로 늘었다. 이는 전국 치매환자수의 18∼19.6%에 달한다. 도내 인구가 2032년도 정점에 이르게 된다. 고령층이 증가하는 방추형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통계청이 예측하고 있어 도내 노인인구 증가세는 앞으로도 지속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도는 만 60세 이상 노인을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