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을 가려고 내비게이션을 보고 왔더니 서울 금천구였다.”, “도대체 여기 시흥은 뭐고 시흥시는 뭐냐?”라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그리고 금천구에 산다는 주민은 자신이 토박이인데 어째서 시흥시가 ‘시흥’을 사용하냐고 따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경우 거기도 ‘시흥’이고 여기도 ‘시흥’이라고 하는데, 무슨 말장난이냐며 성을 내 말이 중단되기 일쑤다. 정말 서울 금천구도 ‘시흥’이고 여기 시흥시도 ‘시흥’인데 말이다. ‘시흥(始興)’은 지명(地名)이다. 현재 이 ‘시흥’은 시흥시를 이르는 말로 널리 통용되고 있다. 그런데 서울특별시 금천구에 가도 ‘시흥동’과 ‘시흥사거리’ 등의 ‘시흥’이 들어간 지명을 사용한다. 그러한 이유는 바로 이곳 금천구 역시 ‘시흥’이기 때문이다. 문헌에 따르면 고려 때 거란을 물리친 강감찬(姜邯贊, 948~1031)의 기록에서 “강감찬의 옛 이름
사람들은 그리스를 신화와 전설이 살아 숨 쉬는 곳이라 말한다. 아폴론이 태어난 델로스 섬과 제우스가 살았던 델포이, 포세이돈의 신전이 있던 수니온 곶에 이르기까지 어느 곳을 가더라도 신화 속의 주인공들이 살던 매력적인 유적지와 흥미로운 이야기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아테네 아크로폴리스는 매우 특별하다. 그리스의 정치문화가 태어난 곳으로 오늘날 서양 문명의 기틀을 마련한 중요한 장소여서다. 그래서 혹자들은 이곳을 서양 문명이 태어난 고향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리스를 둘러싸고 있으며 크고 작은 400여개의 섬이 산재해 있는 에게해는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관광지다. 또한 BC 1500년경부터 이 해역을 중심으로 에게문명이 생겨났으며, 고대 후기에는 그리스문화의 중심부가 되었다고 해서 그리스인들에게는 자부심의 상징이기도 하다. ‘희랍인 조르바’의 작가며 그리스의 대문호로 추앙받고 있는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에게해의 아름다움을 다음과 같이 예찬했다. ‘죽기 전에 에게해를 항해하는 행운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산토리니는 이런 에게해를 대표하는 섬이다. 푸른 바다 위를 눈부신 백색으로 장식하고 있어 그리스 섬의 대명사처럼 불리며 수많은
날개 /박인옥 알타미라 동굴 벽화는 아마츄어 고고학자 사우투올라의 어린 딸이 발견했다 비좁은 굴에서 무심코 본 벽화에는 석기 시대의 붉은 들소 수 십 마리가 거세게 뛰고 있다 내 가슴에 얼굴 부비며 어디든 따라 다니는 막내딸은 날아다니는 새를 보다가 나는 왜 날개가 없느냐며 큰 소리로 울곤 했다 그 때마다 너는 날마다 내 마음 속을 날아다닌다고 나의 컴컴한 동굴 속 어디쯤에서 수 만 마리 새들과 날고 있다고 달랬다. 불빛을 비추면 어느 원시의 벽화 속 새들이 나타나고 거짓말처럼 너는 나의 한 마리 어여쁜 새라는 것을 언젠가 알게 되겠지 어린 새의 연한 주둥이 같이 따닥따닥 종알거리는 너를 보면 숨겨 왔던 내 날개가 자꾸 푸드덕 거린다 모녀가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은 정겨운 모습 중 하나이다. 어린 딸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면 엄마는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화자는 막내딸이 즐거워하며 종알거리는 모습을 보고 숨겨왔던 날개가 자꾸 푸드덕거림을 느낀다. 그 숨겨왔던 날개가 무엇일까? 아마 시인인 화자는 글을 쓰고 싶은 무한한 욕구였을 것이다. 많은 부모들은 자식들의 자유로운 비행을 내버려 두지 못한다. 내가 이루지 못한 꿈을 대물림하며 자식들
평생학습에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세계적 축제인 제3차 세계평생학습포럼이 열렸다. 경기도와 시흥시,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 공동 주최를 하고, 유네스코평생교육국제기구인 UIL이 후원을 하고 아주대가 주관한 이 포럼은 보기 드문 성대한 행사로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행사장인 시흥시 ABC행복학습타운에서 발표와 토론에 나선 6대륙의 세계적인 교육자들과 전국에서 모인 평생교육관계자와 마을리더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메르스 여파로 거의 모든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는 아슬아슬한 상황임에도 줄잡아 이틀간 오백여명에 가까운 참가자가 등록을 하고 참여하였으니 가히 그 열기를 가름해 봄직하다. 포럼의 주제는 ‘2015 평생학습, 지속가능한 실천전략’이었다. 슬로건은 ‘학습, 그 안에 숨겨진 보물’이었다. 필자는 이 포럼의 의미를 선제(先提)하는 오프닝을 맡았다. 인류의 영원한 화두인 ‘학습이라는 보물’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자 우리가 모였음을, 100세 시대 ‘요람에서 무덤까지’ 지속 가능한 실천전략으로서의 평생학습의 새판 짜기 지혜를 나누고자 여기 함께 하고 있음을 밝혔다. 6대륙 참여자…
경기도와 용인·화성·이천 등 3개시가 말 산업특구 육성에 공동 협력해가로 하였다. 국내말산업의 수요확대와 유통활성화를 촉진시켜 말 산업성장을 도모하며 도·농간의 교류활성화를 추진해간다. 말과 관련된 여러 기업체가 참여해 산업전시관에서 기업을 홍보하고 교류하는 시간을 갖고 일반 대중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가는 일도 중요하다. 기마민족의 기상을 살려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어 기대가 모아진다. 이를 위해 말 박람회가 6년 전에 처음으로 개최되었다. 박람회를 통해서 기마민족의 후예가 다시 도약하는 계기가 되어야한다. 말처럼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해 가야할 때이다. 경기도 행정1부지사와 용인시장, 화성시장, 이천시장은 도청에서 말 산업특구 상호 협력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지난 22일에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들 3개 지역 1천987㎢를 말 산업특구로 지정한 데 따른 것이다. 3개 지자체는 앞으로 2년간 말 산업 발전을 위한 국비 50억 원을 지원받게 된다. 협약에 따라 도는 각 지자체간 업무조정 등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 용인시는 엘리트와 생활승마사업을 추진해간다. 화성시는 레저 및 관광 사업을 추진하며 이천시는 말 생산과 유
최근 들어 경기침체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정년 연장과 청년 실업이 또다시 사회의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부터 근로자의 정년이 60세 이상으로 연장된다. 이에 따라 청년실업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임금피크제 도입이 시급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 2013년 4월 정년연장법이 국회를 통과하여 내년에는 공공기관과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에 우선 적용되고 2017년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근로자 300인 미만의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음에도 기업들의 평균 정년은 58세 정도이나 실제로는 50세가 넘어가면 퇴직을 준비해야 하고 늦어진 연금수령 연령 등으로 인해 점점 노후생활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정년연장은 좋은 대응방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정년연장은 IMF 경제위기 이후 이어진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가장 심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청년실업문제를 더욱 어렵게 할 수도 있다. 이에 앞으로 ‘세대간 일자리 전쟁’을 예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법원의 통상임금 범위 확대 판결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보통 감기는 일주일 정도 고생하면 낫는다고 누구나 경험적으로 알고 있고 감기에 걸렸다고 불안해하지 않고 대수럽지 않게 여깁니다. 왜냐하면 단순감기의 자연경과(natural history)를 경험적으로 누구나 알기 때문입니다. 의사들이 환자에게 질병에 대해 설명할 때 바로 이 자연경과(natural history)에 대해서 설명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통증을 수반하는 디스크 같은 질환의 자연경과를 설명하면 환자들이 통증을 견디고 극복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정성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허리 디스크의 경우 보통 급성으로 디스크가 생겨 심한 통증이 발생하더라도 2~3개월 정도 후에는 70~80% 정도가 통증이 사라집니다. 이야기를 다른 각도로 해석해보면 치료를 잘해서 통증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저절로 좋아질 수 있는 병이 바로 디스크라는 것입니다. 또한 치료성적의 기본이 2~3개월에 80% 정도는 되기 때문에 치료자에게는 2~3개월 후에 70~80% 좋아질 수 있다는 호언장담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적어도 치료효과가 입증되려면 80% 이상의 호전 즉, 자연경과보다도 좋아야 치료효과가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디스크에서 수술이 필요한…
5월부터 국가 재난수준으로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 6월 한달 동안 30여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며 국민들을 포비아(공포)로 몰아넣었던 전염병도 이제 서서히 진정되는 분위기다. 끝없이 날 뛸 것으로 보였지만 이쯤에서 잦아드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일부 지역에서 근거 없는 괴담이 아직 성행하고 있고 이같은 이야기는 또 다른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어서다. 아파트를 비롯한 동네 분위기도 여전히 냉랭하다. 이웃집과의 왕래도 아직은 제한적이다. 어쩌다 마주쳐도 예전의 살가운 모습은 없어지고 오히려 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거리를 활보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비록 마스크 행렬은 줄어 들었다고는 하나 다중집합장소 출입을 자제하는 모습에는 달라진게 없다. 특히 의료진을 비롯 가족들에 대한 ‘은따(은근한 따돌림)’도 여전하다. 아직도 바깥 출입을 염려하는 ‘조심족’ 덕분에 배달 업체는 인기고 배달 종업원은 정신이 없다는 푸념이 넘쳐난다. 언제쯤 예전의 모습이 되살아날지 답답하다. 이런 6월의 경제 사정은 더욱 안 좋았다. 언제 한번 경제 사정이 좋은 적이 없었지만 이번 메르스로 인해 더욱 피폐해
이끼 /함순례 봉분에 이끼가 돋았다 죽어서는 그늘도 짐이 되는구나 무덤 앞 뒤 상수리나무 자르니 앞산 들머리 한눈에 들어온다 어머니 눈을 열어드린 거였다 눈자위 붉게 휘어진 시야 저 이끼로 말씀하신 건 아닌지 아픈 자식을 품고 불공드리러 가던 길 달려오는 자동차 피하지 못한 캄캄한 바닥, 핑그르르 젖이 돌고 계실 어머니의 한 짐 그늘을 베었다 -함순례 시집 ‘혹시나’中 (삶창, 2013) 양지바른 봉분에 이끼가 있는 풍경은 어딘가 이슬이 맺힐만한 그늘이 있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늘 햇살 받은 언덕처럼 따뜻했지만 어머니 그림자에 피어난 이끼. 그것은 다름 아닌 잉태하면서부터 사랑이었고 근심이었던 자식이 피워낸 눈물의 꽃이 아닌가. 환한 남향으로 시야를 열어드려도 그 분의 눈은 그늘을 향하고 그 곳에 마르지 않는 눈물로 이끼를 피우고 있는 결코 임종(臨終)하지 않는 그늘, 마치 엄마의 젖가슴같은 봉분에 핑그르르 젖이 돌듯 지금도 어머니의 그늘, 어머니의 이끼가 된 불효의 나를 돌아본다. 생전의 그늘이 귀천(歸天) 후에도 그늘이 되는 질긴 사랑을 본다, 마르지 않는 눈물을 본다. /김윤환 시인
영화 ‘연평해전’이 개봉 닷새만에 관객 150만명을 넘어섰다. 연평해전 발생 13주년인 29일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는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현직 장관으로서는 처음 참석해 추모사를 하는 등 기념식을 가졌다. 2002년 당시는 한일월드컵이 한창 열려 대표팀의 선전에 온 국민이 들떠있던 때다. 그래서 연평해전은 월드컵의 그늘에 가려졌다. 그러나 이젠 그날의 전투로 목숨을 나라에 바친 6명의 호국 전사들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 한 장관이 추모사에서 언급했듯이 제2연평해전은 승전의 역사이며, 그 속에는 필사즉생의 삶을 실천한 대한민국의 진정한 영웅들이 있었다. 고 윤영하 소령을 비롯한 ‘여섯 용사’들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참된 군인의 표상이다. 19명의 부상자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연평해전 13년을 맞는 이때 영웅들의 역사를 바로 기록하고, 호국 용사들의 높은 뜻을 기려야 한다. 느슨해진 안보태세도 강화해야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6명의 해군 용사 이름을 딴 윤영하함, 한상국함, 조천형함, 황도현함, 서후원함, 박동혁함 등 6척이 엊그제 서해상에서 실시한 기동훈련에 참가했던 것도 이같은 의지를 담은 것이다. 당시 우리 정부와 군의 대응체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