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 정책의 현주소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 배출과 집중형 발전설비와 화석연료를 통해 생산되는 전력소비가 가장 높은 광역지자체이다. 후쿠시마 핵사고로 인한 영향으로 도민의 안전에 대한 요구가 증대하고 있으며, 신규 핵발전소 건설과 송·배전선로 건설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심화됨에 따라 집중형 에너지공급체계로부터 지역분산형 에너지와 재생에너지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민선 5기 경기도는 동북아 경제 중심지론을 바탕으로 수도권 중심의 성장패러다임이라는 정책기조를 고수하여 기간 동안 높은 인구증가율과 도시과밀화 등 빠른 도시성장을 방치하여 기후변화와 에너지관련 모든 지표가 적색경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적 책임과 사회적 영향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기후변화 대책과 에너지 정책을 고집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경기도 기후변화대응 종합계획 및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 등의 수립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인벤토리 작성 등 주요한 지표와 통계는 실행력을 담보하지 못한 문서로만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존의 행정조직은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자립과는 동떨어진 행정체계를 유지하고 있고, 법제도적인 지원정책이 매우 미비하다. 경기도내
옛 시인들은 天下本無事라 하였고 明月本無私라 하였다. 세상에는 본시 아무 일도 없고, 명월은 언제나 사사로움이 없이 골고루 비춘다는 뜻으로, 세상은 고요한데 어리석은 사람들이 시끄럽게 만든다 하여 다산 정약용은 만약 庸자를 才자로 바꾸어 놓으면 이치에 맞게 잘 통하게 될 것이라(若改庸爲才 此言尤達理)고 노래하기도 하였다. 庸人이란 의미를 어리석은 사람으로 말하고 있으나 그저 평범한 사람을 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庸人은 마음이 환경에 따라 바뀌므로 결국 시끄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와 반대로 성현은 환경이 마음에 따라 바뀌게 하기 때문에 재주 있는 사람은 이 세상을 그 재주로 많은 일이 일어나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어쩌면 다산 같은 학자들의 편협한 생각이거나 달관한 사람들의 초탈한 생각일 수도 있다. 庸人들이 열심히 일하는 이 세상에서 庸人은 없고 才人만 있고, 재인만 바라본다면 그것은 바라보는 이의 하찮은 안목일 수도 있는 것이다. 古典에 세상만사가 이미 운명에 따라 정해져 있는데(萬事分已定), 허공에 떠있는 사람은 헛되이 바삐도 헤매이도다(浮生空自忙) 하였다. 옛날 성현들은 산이 움직이지 않으면 길을 돌고 돌아다녔고(山不轉路轉)
6월, 아까시꽃은 사라졌다 짙은 녹음만 남기고. 하얗게 묻어나는 향기에 취해 몽유병자처럼 늦은 밤에도 나무 밑을 서성거리게 했던 시간들. 수십 년 반복된 사랑이라면 이제 지칠 때도 되었건만 여전히 짝사랑으로 남아있는 아까시꽃. 흔히 아카시아로 불리는 아까시는 사실 원래 이름이 아까시나무이고, 아카시아는 아까시나무와 전혀 다른 종류로 노란 꽃을 피우는 아프리카 사바나 지역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라고 한다. 아까시나무는 한국전쟁 이후 민둥산이 많았던 우리나라에 산림조성 사업으로 들여와 1970∼1980년대 이후부터 민둥산을 채우며 지천으로 번져 아카시아로 불려왔던 터라 아카시아라는 이름이 더 친근감이 가는 건 사실이다. 특별히 예쁘지도 않고 품위 있는 꽃도 아닌 아까시꽃이 나에게 사춘기 달콤한 설렘처럼 남아있는 건 아마도 이른 봄이면 여지없이 찾아와 낙관처럼 찍어대는 그 꽃의 진한 향기 때문일 것이다. 향기는 사람을 불러 모으기도 하고 추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 그 사람 주변을 맴돌게도 한다. 고성산 산장휴게소 건너편 할머니 손칼국수집, 그 허름한 포장마차에도 5월 향기가 뿜어져 나왔었다. 하얗게 드리워진 아까시꽃을 배경으로 얼큰한 칼국수를 팔고 계
이른바 「문창극 사태」가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지금은 사태의 본질이,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자질 문제에서 문창극 이후의 문제로 바뀌고 있다는 느낌이다. 우선 문창극 후보자 자신이 매우 억울해 하고 있고, 그래서 어떻게든 청문회까지 가겠다는 것이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자. 여기서 문제는 문창극 사태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청와대와 여당이 받는 타격은 더욱 커진다는 데 있다. 즉, 사태가 길어질수록 문창극 후보자의 자질 문제보다도 인선 과정의 문제점이 부각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청와대와 여당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청와대는 이 문제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은 당연하다. 특히 김기춘 비서실장의 책임론이 정국의 핵심에 등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에, 청와대는 문제를 조속히 수습하길 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한 점은, 문창극 후보자의 버티기 모드 덕분에, 문 후보자는 자신이 총리감이 아님을 스스로 증명했다는 사실이다. 문창극 후보자는 스스로 억울하다고 생각하며, 청문회에 가서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보려 생각하는데, 이는 청문회와 같은 제도적 과정을 개인의 억울함 해소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예부터 돼지고기가 늘 인기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고려시대엔 특정인만 먹는 고기로 분류돼 서민들은 접하기 힘든 식재료이기도 했다. 1123년 송나라 사신단의 일원으로 와 한 달가량 개경에 머물며 고려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던 서긍(徐兢)은 그의 책 고려도경(高麗圖經)에서 당시 육식문화를 이렇게 적고 있다. ‘고려는 부처를 좋아하고 살생을 경계하기 때문에 국왕이나 상신(相臣)이 아니면, 양과 돼지고기를 먹지 못한다. 또한 도살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다만 사신(使臣)이 오면 미리 양과 돼지를 길렀다가 시기에 맞추어 사용했다.’ 말은 군사적으로, 소는 농사에 필요한 이유로 길렀지만 돼지는 곡물을 축내는 가축으로 인식돼 천대받던 당시 시대상에 비추어 ‘귀한 고기’라는 개념보다는 ‘안 먹는 고기’라는 의미로 분석된다. 고려 후기 몽골의 영향을 받아 육식 문화가 새롭게 부활했을 때도 그 중심은 소고기였다. 조선시대에도 인기가 없던 것은 마찬가지다. 1417년 윤 5월 태종실록에는 ‘명나라 황제가 조선인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니, 조선 사신에게 쇠고기와 양고기를 공급하라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돼지를 많이 기르지도 않았다. 1488년 조선을 방문했던 명나라 사
7·30 재·보궐선거의 판이 커지고 있다. 현재 확정된 곳이 수원 3곳을 비롯해 14곳에다가 26일 두 건의 대법원 판결에 따라 늘어날 수도 있다. 여야가 거물 정치인들을 내세우려 하는 이유는 이번 재·보선이 민심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도권 경기지역의 경우 특히 여야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 하마평이 나오는 등 이른바 ‘정피아’의 등장이 정가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선거의 승리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지만 자칫 낙하산 공천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수원지역의 3군데 가운데 여당은 우선 지명도에서 앞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게다가 이혜훈 전 최고위원,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외지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높은 지명도와 호남 출신이어서 수원지역에서 승산이 있는 카드로 여권은 보고 있다. 야당도 여당에 맞서 거물급 인사가 거론되기는 마찬가지다. 먼저 경기도지사를 지낸 광명 출신의 손학규 고문의 출마 가능성에다가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김두관 전 경남지사, 정동영 전 의원, 천정배 상임고문, 안철수 대표 측근인 금태섭 대변인 등 지역과 전혀 관계없는 인사들의 이름
“화친은 곧 투항일 것이옵니다. 싸움으로써 맞서야만 화친의 길도 열릴 것이며, 싸우고 지키지 않으면 화친할 길은 마침내 없을 것이옵니다.”(김상헌) “앉아서 말라죽을 날을 기다릴 수는 없사옵니다. 성 안이 다 마르고 시들면 어느 적이 스스로 무너질 상대와 화친을 도모하겠나이까.”(최명길)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에 나오는 주전파와 주화파의 말싸움 장면이다. 그리고 조선의 왕 인조는 스스로 성문을 열고 나와 차가운 겨울 땅에 이마를 찧으며 청나라 황제에게 항복했다. 자존심이 강한 우리민족에게 남한산성은 치욕의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그러나 남한산성은 치욕의 성으로만 기억할 수는 없다. 산성이면서도 행궁 등 갖출 것을 모두 갖춘 완벽한 성이다. 오죽하면 청나라 황제가 직접 지휘한 막강한 청군이 공성을 못하고 스스로 항복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을까. 사적 제57호인 남한산성은 백제의 시조 온조왕의 성터였다는 설도 전한다. 기록에 따르면 북한산성과 더불어 서울을 남북으로 지키는 산성 가운데 하나로, 신라 문무왕 시절에 쌓은 주장성(晝長城)의 옛터를 활용해 1624년(인조 2)에 축성했다. 그 남한산성이 드디어 22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기쁘다.
현재 대학은 사회 전반에 만연한 저출산화와 대학학령 인구의 감소 및 대학교육의 양정팽창으로 정부주도의 대학구조개혁이 강도 높게 추진되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대학 입학정원을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지금보다 15만명을 줄이겠다는 내용의 대학 구조 개혁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대학 운영,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를 해 전국 339개 대학·전문대를 최우수·우수·보통·미흡·매우 미흡의 5개 등급으로 나눈 후 등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정원을 줄여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학평가의 정원감축 정책으로 고등교육의 질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주장이다. 교육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전국대학노조가 대학구조개혁법안에 반대하는 집회를 했다. 심지어 참여연대 등 20여개 단체들은 ‘대학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전국 대학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까지 구성, 대학구조개혁법안 폐기를 요구한 상황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어떻게든 대학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해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립대학위주의 고등교육체계 하에서는 평가를 통한 정원감축정책으로 교육의 질을 관리하겠다는 목적은 결코 달성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재판을 하다 보면 형제자매들끼리 상속 재산을 놓고 싸우는 사건을 많이 보게 된다. 아니, 형제자매들뿐만 아니라, 부모 자식 사이에도 싸우는 경우를 심심찮게 본다. 돈 앞에서는 피를 나눈 부모, 형제, 자매도 없는 것인가? 그런데 사회가 물질적인 것만을 추구하고, 대가족 제도가 해체되고 점점 개인주의화 되는 오늘날에서는 이런 소송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늘어만 가고 있다. 돈보다 부모에 대한 효, 형제자매의 우애를 중요시 하던 옛날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고, 그럼 어떻게 하면 이런 상속 분쟁을 최소화 할 수 있을까? 미리 유언을 해놓는 것이다. 아무런 유언도 없이 많은 재산을 남겨두고 세상을 뜰 경우, 십중팔구 상속인들 간에 꼭 소송까지 가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상속 재산 분배 문제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미리 유언을 해놓으면 그런 분쟁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유언을 하더라도 명확하게 해놓지 않으면, 오히려 그 유언의 해석을 놓고 상속인들 간에 또 다른 다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유언을 하되 다툼의 여지가 없도록 명확하게 해야 한다. 유언에도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민법에 정해놓은 것으로는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106
자본주의는 경제의 성장과 효율을 보장하는 최적의 경제체제로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부의 불균형배분이라는 필연적 한계를 갖고 있으며, 이로 인한 부의 편중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어 전 세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프랑스의 젊은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42·파리경제대학 교수)가 금년 초 미국에서 펴낸 ‘21세기의 자본’이 전 세계 경제학계를 강타하고 있다. 그는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주요국의 과거 300년 간 통계자료를 분석하여 자본의 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압도해 왔음을 증명하였다. 그가 추정한 자본수익률은 연 4~5%인 데 비하여 1700년 이후 글로벌 경제성장률은 1.6%였다. 그 중 절반은 인구증가에 따른 것이고, 나머지 절반(0.8%) 정도가 1인당 생산 증가분이다.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웃돌면 사람들이 당대의 노력으로 얻는 소득보다 조상이 물려준 재산에서 얻는 소득이 더 빨리 불어난다. 소득 불평등의 뿌리가 바로 여기에 있으며, 더욱 암울한 것은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인구증가율이 낮아질수록 이러한 부의 쏠림현상은 더욱 심해져 불평등이 악화된다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