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에는 ‘사람들의 세 치 혓바닥 위에(人爲膚寸舌) 온갖 고량진미만을 좇아다니는데(百味窮鮮?) 목구멍 속으로 잠깐 넘기고 나면(不知?過咽) 똥 덩어리 된다는 것은 전혀 모르고 있네(便與糞穢俱). 기막힌 눈요기 감만 찾아다니면서(目欲極艶色) 치장한 미녀만 보면 사족을 못 쓰니(花顔丹白粧) 생각하건대 도대체 이 물건이 무엇인가(尋思此何物). 가죽덩어리에 담긴 냄새난 이 살덩이(臭血盛革囊) 음식이든 여색이든 욕정은 마찬가지다(味色是同欲). 결국은 이 모두가 커다란 미혹인데(究竟皆大惑). 이 화두를 깨부수기만 한다면(勘破此公案) 멀리 벗어나 집착 없게 되리라(超然無所着)’ 하였다. 결국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동의보감에서도 몸이 상하는 원인을 食傷(식상)이라 하였다. 오래 사는 학과 거북은 뱃속을 70%만 채운다. 최소한 배고플 때 먹고 목마를 때 마시는 것(先飢而食 先渴而飮)만으로도 건강은 유지시킬 수 있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마무리 공사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아이랑 장애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 모시고 어떻게 살아요.” 4일 오전 여주시청 시장실. 여주 오드카운티 입주예정자 대표협의회 주민 3명이 김춘석 시장과 마주 앉았다. 시어머니가 화재로 한쪽 손목이 없는 장애인이라고 밝힌 주부 김모(33·오학동)씨는 시어머니 이야기를 꺼내며 눈시울을 붉혔다. 입주예정일인 지난달 28일 이사를 계획했던 김씨는 이사를 포기하고 이삿짐보관회사에 이삿짐을 맡기며 보관비용까지 물어가며 현재 친척집을 전전하고 있다. “빨리 들어가야 하는데, 아파트 안에서 포클레인이 왔다 갔다 하고 이런 환경에서….” 이날 주민대표단을 더욱 분노케 한 것은 하루 전인 3일 이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가 연이어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 한 주민은 “아파트 마감공사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임시사용승인 내줬죠, 소방안전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소방필증도 나갔죠, 엘리베이터 사고까지… 저희는 누구를 믿으란 말입니까”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춘석 시장은 “앞으로 여러분들의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최근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가족동반 자살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생명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갖는다. 본능이다. 살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운동하고 세끼 밥을 챙겨 먹는다. 부모가 되면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궂은 일, 힘든 일도 마다 않고 해낸다. 모성과 부성은 위대하다. 그런데 요즘 그런 부모들이 자식과 동반자살 했다는 끔찍한 뉴스가 연이어 들려온다.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싶어진다. 얼마나 살기가 막막했으면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을까. 지난달 26일 생활고를 비관, 집주인 아주머니에게 현금 70만원이 든 봉투와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란 메모를 남긴 채 방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송파구의 세 모녀. 정작 죄송한 것은 그들이 아니라 동반 자살을 해야 할 만큼 힘든 세월을 눈치 채지 못했거나 알고 있어도 무심했던 우리들이다. 물론 국가와 지자체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이들은 몸이 아픈 상태로 수입이 끊겼지만, 국가나 자치단체, 이웃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사회안전망의 외곽,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었다. 또 있다. 경
성장기의 청소년 건강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건강관리를 위한 규칙적인 1일3식의 생활을 정착시켜가야 한다. 이를 위해 지자체가 예산을 학교에 지원하는 일은 당연하다. 질 좋은 식재료 확보와 영양가 분석을 통한 합리적인 무상급식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예산을 지원해 줄 때에 가능해진다. 일반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아침식사를 하지 않고 등교하는 경향이 높은 현실을 직시할 때에 점심 무료급식은 이루어져야 한다. 이들은 빵이나 과자 등으로 허기를 때우고 저녁은 폭식하는 경우가 많아서 성장과 건강관리에 문제가 심각하다. 이러한 현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우선적으로 학생들의 급식비를 책정하여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인천시만이 유일하게 중학생에게 예산부족을 이유로 무상급식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인천시는 15만명의 초등학생에게 289억원을 투입하여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으나 중학생에게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시행을 외면하고 있다. 청소년 중기에 있는 중학생들의 건강관리와 올바른 식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점심의 무상제공은 실시가 마땅하다. 중학생의 효과적인 학교생활을 위해서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무상급식의 중요성을…
4년 전에 도요타자동차의 대량 리콜사태가 미국에서 발생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사상 최대의 리콜사태가 발생하자 도요타는 단시간에 문제가 된 230만개의 가속페달을 조달해 미국으로 공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태의 해결에는 5천만 달러의 벌금과 주가하락으로 인한 주주 보상, 회수와 수리비 등 약 1억 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다. 회사를 위기로 몰고 간 이 사태는 협력기업의 납품가격을 무리하게 깎는 바람에 적절한 품질을 유지하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었다. 거기에다 고객들의 리콜요구를 묵살하거나 차체결함을 알면서도 사실을 은폐했기 때문에 사태가 수습하기 어려울 만큼 커져버린 것이다. 자동차, 선박, 휴대폰처럼 수많은 부품으로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도요타 리콜사태는 협력경영과 동반성장의 필요성을 깨닫게 하는 좋은 교훈이 된다. 협력업체의 애로와 고객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협소한 경영 리더십으로는 많은 지역의 고객으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영역을 넓히는 글로벌 경영이 어렵다. 생산과 구매와 판매에 참여하는 협력기업의 도움 없이 대기업이 홀로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 가격 경쟁력에 의존하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술은 수많은 역할을 한다. 오래전부터 애용돼 온 음식이자, 기분을 풀어주는 약물이자,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음주 과다 땐 간을 포함한 여러 장기에 악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술을 마시면 대부분의 알코올 성분은 간에서 분해 대사된 후 배설되지만, 처리할 수 있는 알코올 양에 한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술 소비량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이에 따라 알코올 간질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음주습관에 관한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 성인 남자의 절반 이상은 일주일에 한번 이상 술을 마신다고 한다. 간 손상의 정도는 술의 종류보다 마신 알코올 절대량에 좌우된다. 개개인의 알코올 대사 능력 차이가 심하므로 알코올 간질환을 유발하는 알코올 농도와 최소 음주량의 명확한 기준은 없다. 일반적으로 제시되는, 간경변증을 일으키지 않는 하루 평균 알코올 섭취량을 살펴보자. 남자는 40g 이하, 여자는 20g 이하를 기준으로 삼는데 한 병에 포함된 알코올의 양을 보면 소주(360mL) 54g, 맥주(355mL) 12g, 포도주(700mL) 66g, 위스키(360mL) 113g, 막걸리(750mL) 35g이다. 2009년…
올해는 그냥 넘기나 싶었다. 그러나 역시 희망사항이었다. 지난 주말부터 몸이 으슬으슬 춥더니 결국 감기몸살로 이어진 것이다. 유독 편도선이 약한 나로선 감기만 걸리면 목의 통증이 가장 심하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온몸의 뼈마디가 쑤시는 것은 그래도 견딜 만하다. 싸하게 아려오는 듯한 목의 통증은 고역(苦役), 그 자체다. 이럴 때면 으레 생각나는 게 있다. 고춧가루 푼푼히 넣은 콩나물 국물이다. 어릴 적 감기에 걸려 목의 고통을 호소하면 할머니께서 ‘아픈 목을 지지는 데는 이만한 게 없다’며 끓여주시던 기억이 새롭게 나서다. 변변한 약이 없던 그 시절, 할머니가 주시는 국물을 삼키고 나면 고통은 잦아들고 신기하게도 감기 또한 며칠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 나갔다. 그 후 할머니는 내 입맛이 돌아올 때쯤이면 콩나물밥을 지어 주시곤 했다. 겨울지나 봄의 문턱에서 매년 해거리를 하듯 감기에 시달려온 나의 원기를 회복시켜주기 위한 고육책이었지만 양념간장으로 쓱쓱 비벼먹던 그 맛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이렇듯 겨울이 끝나갈 무렵인 초봄의 콩나물밥과 달래간장, 잘 만난 남녀같이 음식 궁합이 좋다고들 말한다. 이처럼 우리 음식에는 ‘겉들이면 더
봄은 여자의 치맛자락에서 온다는데. 그대의 봄은 어디서 오는지요. 내일은 개구리가 뛰어오르는 경칩이라는데, 우리는 어디로 뛰어 올라야 하는지 지천명의 나이에도 암담합니다. 그대가 태어난 곡부(曲阜)에도 여전히 봄은 오겠지요. 그대의 의지가 반영된 이 나라는 여전히 유자(儒者)의 나라입니다. 자신의 종교가 무엇인지를 떠나 죽으면 누구나 유인(儒人)으로 거억되니까 말입니다. 살아 잡생(雜生) 죽어 유인(儒人)인 셈이지요. 생잡사유(生雜死儒)겠습니다. 언론에 칼럼 따위를 쓸 주제가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얼마나 뱉어낼 말이 많습니까, 방송은 더할 나위가 없지요. 그런데 이런 와중에 저는 어쩌면, 제가 아끼는 후배의 말처럼 ‘사회 부적응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백컨대, 오늘 하루 무엇으로 창룡문을 메워야할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이 봇물 같은 세상에. 세월은 봄으로 가는데 발목은 얼음에 묻혀 있네요. 봄을 노래한 글귀 하나 적어봅니다. 당대 최고의 시인인 백석(白石)보다 따뜻한 글귀입니다. “동창이 밝았느냐/노고지리 우지진다/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남구
무엇이 바람직한 조세제도이고 조세행정일까? 한 국가에 사는 국민으로서는 자기가 국가로부터 수혜를 받은 부분에 대한 대가를 적정한 수준에서 지불하되,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불공평한 점이 없어야 할 것이다. 조세행정도 납세자의 성실신고를 바탕으로 납세가 이루어지고 과세관청도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할 것이다. 세무조사는 탈루 혐의가 있거나 불성실 신고를 한 경우에 실시하여, 성실신고를 담보하는 역할을 하여야 할 것이고, 성실한 사업자는 세무조사를 신경 쓰지 않고 기업 운영에만 전념하는 게 바람직한 상황일 것이다. 국세청은 올해 세무조사 건수를 1만8천건 이하로 지난해보다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조사과정에서도 과도한 심리적 부담을 주거나 정상적 기업활동에 부담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한다. 지난해에 경기침체로 세수부족 현상이 예상되자 세무조사 등과 같은 노력세수에 집중하여 오히려 기업경영을 위축시켰다는 지적을 수용하고, 경제활성화를 위한 범정부적 노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사실 세무조사를 통한 세수는 총세수의 3% 수준으로, 아무리 조사를 강화하더라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으며 주요 세목인 법인세, 소득세 등은 경기가 활성화 되면 저절로…
북한이 3일 오전, 동해안의 공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또 발사했다. 지난달 27일에도 북한은 같은 장소에서 스커드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 이처럼 북한이 잇따라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것은 한미연합훈련의 무력시위 대응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24일 시작된 한미연합훈련인 키 리졸브(KR)와 독수리(FE) 훈련이 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끝나자마자 북한이 잇따라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지난달 이산가족상봉 행사 이후 대내외적으로 남북관계는 개선의 기대치를 높여주었기 때문이다. 남과 북은 지난달 이산가족 상봉의 행사에 합의하면서 상봉행사 이후 적십자 접촉을 추가로 갖기로 합의했다. 또한 편리한 시기에 남북고위급 접촉도 개최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그런데 북한이 한미 간에 연례적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에 대응해 동해상에 잇따라 미사일 발사를 한 것이라면, 자신에게 득(得)보다 실(失)이 더 많을 것이다. 득이라면 고작 북한 내부의 통합차원에 그칠 것이지만. 실은 남북관계와 국제사회에서의 불신과 압박을 더욱 초래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