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운명의 지배자, 내 영혼의 선장은 바로 나 자신뿐.” 영화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 얼마 전 타계한 넬슨 만델라 역 모건 프리먼 대사다. 영화 같은 삶, 명화 속 감동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 같다. 이런저런 일들로 세상이 시끄럽고 분주한 일상을 보내더라도 스크린 앞에 앉으면 항상 마음의 평정을 찾곤 한다. 필자에게 영화는 운명이 아닌가 싶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교 진학을 앞둔 필자는 남도땅에서 야반도주를 해 영화배우 오디션을 보았고 당당히 합격했다. 시골에서 태어났지만 당시의 월드스타 이소룡을 만난 것도 일기를 잘 썼던 덕분이었다. 공부는 못해도 일기를 잘 쓰면 큰형에게 회초리 대신 20원을 포상금으로 받고 목포시민극장과 원진극장, 호남극장으로 발걸음을 날렸다. 드라마와 영화는 다른 점도 있지만 본질을 생각하면 큰 차이는 없다. 몇 권의 책을 집필하고 공직생활하면서 시나리오를 썼고, 문학에 몰입하면서 공직의 정서를 극복하느라 힘겨운 시간이 지나갔다. 그러다 보니 우여곡절 끝에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을 만들게 되었다. 필자가 문인협회 시나리오분과위원장을 맡은 것을
그동안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문제에 미온적이었던 새누리당이 기초공천 폐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기초공천제를 ‘폐지하겠다’ 또는 ‘아니다’라는 직접적인 의사가 아니라 ‘기초선거에 대한 정당공천제가 폐지될 경우’라는 다소 애매한 입장이다. 그러나 어쨌든 기초공천 폐지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라고 여기고 싶다. 그리고 기초공천 폐지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폐해에 대한 견제 장치를 마련해 제시한 점 역시 눈에 띈다. 무슨 얘긴가 하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가 폐지될 경우, ‘지자체 파산제’를 견제장치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대해선 예산을 포함한 자치권을 박탈하자는 것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지자체의 재정능력을 무시하고 무분별한 사업을 시행해 정상적인 행정 수행이 어려울 정도로 빚을 진 지자체의 권한을 정부가 제한할 수 있다. 해당 지자체의 빚은 중앙 정부가 갚아준다. 그 대신 파산된 지자체의 예산과 인사 등 고유권한은 정부가 가져가게 되는 것이다. 파산제가 도입되면 정부의 파산 관리인이 파견돼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한다. 그렇게 되면 ‘정년보장 철밥통’ 공무원은 존재할 수 없다. 또 추진 중인 사업은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관광은 자연풍광과 주민 삶의 양태를 파악하며 다양한 문화를 체험한다. 우리도 이제 외국인관광객 1천만 시대를 맞아 쾌적하고 풍족한 관광이용시설의 확충이 필요하다. 한정된 여행시설과 여행경비, 교통수단과 안내인서비스 부족 등의 불합리한 관리체계로 외국인관광객이 불편을 겪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여행은 목적에 합당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시설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휴식, 문화체험, 비즈니스, 역사현장 탐사 등 목적별로 충족할 수 있는 운영합리화와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 외국인을 위한 관광 도시민박업 도입이 3년 됐으나 현실적인 문제는 너무 많다. 시설과 정보 부족은 물론 관리자의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본적인 외국어 구사와 올바른 관광지 설명을 위한 지식 습득이 우선이다. 특히 문화관광을 목적으로 적은 경비를 쓰며 한국지역의 특성을 체험하고 싶은 젊은이들을 위한 식생활, 관광지 순방, 인간관계 체험 등 관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최근에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관광객이 안락하고 쾌적하며 저렴한 민박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확충과 관리 제도의 개선이 절실하다. 도시민의 집을 개조해 방 하나에 2층 침대가 몇개씩 있는…
지방은행이 없는 인천기업들은 힘들다. 인천을 거점으로 하여 인천기업들의 자금수요에 정합적인 자금공급을 해주고, 또 인천에서 발생하는 금융배제(Financial Exclusion)를 완화하고, 또 지역경제의 경기변동과는 무관한 안정적인 관계지향적 대출상품을 공급해주는 ‘인천의 은행’이 없기에 인천기업들의 경영이 안정될 리 없다는 의미이다. 인천의 예금은행여신/지역밀착형여신의 수치를 보면 1997년 1.8에서 2012년에는 4.4로 크게 증가하였고, 또 인천 전체 여신 중 예금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60%에서 81.3%로 급증한 반면에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32.9%에서 18.7%로 크게 줄었다. 이는 비용이 많이 드는 기업금융보다는 이른바 소비자금융으로 불리는 수익 추구를 위한 대출을 중시하는 예금은행의 비중이 커져 인천기업들의 자금난이 심각해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다. 이같이 인천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의 지역 내 여신 비중이 크게 줄어듦과 동시에 인천에 설치되어 있는 일반 시중은행의 총대출에서 차지하는 인천 소재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의 비중 역시 줄어들고 있다. 그 비중은 1996년 약…
史記(사기)에 보면 趙(조)나라 왕이 오로지 자신이 알고 있는 방법만 옳다고 여기고 여러 사람의 다양한 의견을 인정하지 않는 趙括(조괄)이란 장군을 대장으로 승진시켜 전쟁터에 보냈다. 많은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병법만 외울 줄 아는 젊은 장군을 보낸 결과는 아주 참담하고 처참했다. 조괄의 아버지는 아주 훌륭한 장군이었는데 그가 부인에게 남긴 자식 조괄에 대한 유언이다. “전쟁이란 생사가 걸려 있어 이론과 방법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방법을 이론적으로만 펼치는 것은 장수가 취할 태도가 아니니 앞으로 괄이 장수가 된다면 조나라는 큰 변고를 당할 위험이 있다”며 괄을 장수로 삼지 못하게 해달라는 부탁의 내용이었다. 조나라 대신이었던 藺相如(인상여)라는 사람이 남긴 말을 보자. “왕께서 그 이름만 믿고 괄을 대장으로 임명하려는 것은 마치 기둥을 아교로 붙여놓고 거문고를 타는 것과 같습니다. 괄은 단지 그 아버지가 준 병법만을 읽었을 뿐 상황에 따라서 변통할 줄은 모릅니다.”(王以名使括 若膠柱而鼓瑟耳 括徒 能讀 其不書傳 不知合變也) 이 전쟁 때 진나라의 작전에 빠져들어 50만 대군을 죽게 한 중국 역사상 최악의 참
“올해부터 내 달력엔 13월을 넣기로 한다/한 해를 12월로 마감하기 허전해서다/단 하루 마지막 달 할일이 참 많을 것 같다/첫사랑 산골 소녀에게 엽서를 보내고/눈 내리는 주막으로 친구를 불러내고/헐벗은 세월을 견딘 아내를 보듬어주고/또 미처 생각 못한 일 없나 챙겨가며/한 해를 그렇게 마무리 해보고 싶다/….” 시조시인 박시교의 ‘13월’이라는 시다. 시 구절에 표현된 아쉬움을 뒤로한 채 어느새 2013년 한 해가 저문다. 12월 달력도 이미 스무날 가까이 지워졌다. 이제 남은 날이라야 고작 열흘 남짓이다. 빠르다 못해 시위를 떠난 살 같다는 표현이 더욱 실감난다. 한해의 끝이 다가올수록 공연히 마음만 바빠진다. 이루지 못한 일에 대한 아쉬움이 큰 탓일 게다. 더불어 연초에 기원했던 소망을 되돌아본다. 희망을 화두로 넉넉한 삶을 바랐다. 또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사랑을 키워가며 여유를 갖는 것이었다. 하지만 바람은 그저 바람으로 끝난 것 같다. 오히려 삶에 짓눌려 자신을 돌아볼 여유조차 갖지 못한 채 바람같이 지나고 말았다. 세월은 자기 나이만큼 속도감을 느낀다고 했던가. 결코 피할 수 없는 나
꼭두는 정수리나 꼭대기, 또는 으뜸을 나타내는 우리말이다. 비근한 예로 우리나라 남사당패(男寺黨牌)에서는 우두머리를 ‘꼭두쇠’라 일컫는다. 그런데 그 어원을 따라가다 보면 다양하다. 중국어는 ‘곽독(郭禿)’, 몽골어는 ‘고독고친’, 집시어는 ‘쿨리’, 인도어는 ‘쿠쿨라’ 등과 연관된다. 그래서 중국기원설과 서역기원설, 지중해기원설까지 ‘꼭두’는 지구상 대부분에 퍼져있다. 결국 언어의 기원은 한 뿌리에서 나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가지를 만들어 뻗어나간 것이 틀림없다. 굳이 박용숙 교수의 ‘지중해문명과 단군조선’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류가 한 뿌리에서 나왔으니 말꼴도 그 뿌리를 같이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언어란 신통방통한 것이라 단어와 단어가 결합하면 원(原) 단어와 전혀 반대의 뜻으로 읽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최고봉을 뜻하는 꼭두 역시 그 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꼭두에 ‘각시’가 붙으면 최고의 존엄으로 통하던 ‘꼭두’의 스타일이 영 구겨진다. 꼭두각시.…
지난 12일, 북한이 남북경협을 내세우며 개성공단을 기획했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조선로동당 행정부장을 국가전복음모죄로 공개 사형에 처했다. 이 소식을 보도하면서, 북한은 “장성택이 미국과 괴뢰역적 패당의 ‘전략적 인내 정책’과 ‘기다리는 전략’에 편승해 북한을 내부로부터 붕괴시키려고 악랄하게 책동해온 천하에 둘도 없는 만고역적이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북한의 장성택사건 이후 향후 남북관계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북한의 장성택 사건 이후 앞으로 남북관계의 방향을 어떻게 접근해 볼 것인가? 이를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점들로부터 추적해 들어가 보자. 첫째, 김일성과 김정일 정권이 자신의 장기독재권력체제 구축을 위해 사형의 칼을 빼어들었듯이 김정은 정권도 그 칼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우선 김일성 정권은 6·25전쟁 이후 남로당 거물인 이승엽과 박헌영, 연안파 거두인 최창익과 소련파 거두인 박창옥 등을 사형시켜 자신의 독재권력 기반을 튼튼히…
2006년 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 현충일 기념식을 하루 앞두고 청와대 경호실이 발칵 뒤집혔다. ‘한 여자가 현충원에 이상한 가방을 두고 사라졌다’는 첩보를 입수해서다. 경호관들은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가방을 찾아 X-레이 촬영을 해보니 폭발물로 의심되는 배터리가 눈에 띄었다. 유사 폭발물로 의심됐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 즉시 현장을 통제하고 가방을 폭파했다. 대통령의 안전을 위해 사전 위험요소를 제거한 것이다. 물론 비밀리에 진행된 것은 당연했다. 광복절을 닷새 앞둔 지난해 8월10일, 이명박 대통령은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했다. 대통령이 독도를 찾은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처음이었다. 암호명 ‘동해일출’ 작전을 2년에 걸쳐 준비한 경호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대통령이 독도에 머무른 시간은 1시간 남짓, 이를 위해 2년을 준비하는 ‘완벽함’의 추구가 곧 경호다. 오직 국가원수를 위해 초개같이 목숨을 던지는 것이 경호실 요원들이다. 따라서 그들을 대통령의 살아있는 인간방패로 부르기도 한다. 해서 공사(公私)생활에서 한시도 빈틈을 보여선 안 된다. 한때 ‘팬티까지
오키나와는 일본 열도의 남쪽에 위치한 섬이다. 일본이 강제로 합병하기 전까지는 450년간이나 이어오던 류쿠왕국(琉球王國)이란 독립 국가였다. 일부에서는 오키나와에 전해 내려오는 ‘오야케 아카하치 홍가와라’ 전설, 즉 ‘홍가왕 전설’을 바탕으로 ‘실존 인물 홍길동’이 세운 율도국이 바로 이곳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진위를 떠나 오키나와는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한이 서린 역사의 장소다. 오키나와는 아름다운 섬이지만 1945년 3월,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에서 최대 규모의 전투가 벌어져 끔찍한 살상이 일어났던 곳이다. 당시 일반주민과 군인을 합해 50만여명이 이 섬에 있었는데 절반 가까운 23만여명이나 희생됐다. 오키나와 전투 희생자 23만여명 가운데에는 우리 민족들도 있다. 무려 1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징용이나 군대위안부로 끌려가 오키나와에서 비극적 최후를 맞았다. 하지만 오키나와평화기원공원 안에 세워진 오키나와전 희생자 위령비엔 447명(남한 365명, 북한 82명)의 이름만이 올라가 있다. 시신 발굴이 다 안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원확인 후에도 이름을 남기는 게 치욕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