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 개봉된 한국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1966년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한 ‘황야의 무법자’(원제: 좋은 놈, 나쁜 놈, 추한 놈)에서 힌트를 얻어 제작된 영화다. 1930년대 만주를 배경으로 한국에서도 미국의 서부영화처럼 광대한 스케일의 총잡이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영화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고, 강렬한 캐릭터를 생생하게 전달해 준 정우성, 이병헌, 송강호의 연기력과 예기치 못한 반전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700만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그런데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우리 삶 주변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을 것이다. 규제에도 ‘좋은 규제, 나쁜 규제, 이상한 규제’가 있다. 여기서 규제란 정부가 특정한 행정 목적을 위해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다. 흔히 규제라고 하면 없애야 할 것, 개혁해야 할 것이라고 보는 편견이 있지만, 규제 중에는 좋은 규제도 많다.…
구글 어스(Google Earth)는 2005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세계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이건 원하는 곳이면 컴퓨터를 통해 마우스 하나로 상세히 검색할 수 있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획기적인 위성 영상지도였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 60cm, 30cm, 15cm의 해상도 사진을 제공해 마치 높은 곳에서 코앞의 지상을 내려다본 것처럼 지형 및 건물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어 구글을 부동의 검색엔진 1위에 올려놓았다. 구글은 더 좋은 영상지도 제작을 위해 2008년 9월 5억 달러의 예산을 들여 지구해상도 41cm급의 ‘지오아이(GeoEye)’라는 위성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영상지도 콘텐츠의 가치가 부각되면서 국내 포털업체인 다음과 네이버 등도 영상지도시장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2008년 1월 위성사진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이어 다음이 2009년 1월 항공사진 지도 ‘스카이뷰’와 국내 최초로 실제 거리 전경을 파노라마 사진으로 촬영한 ‘로드뷰’ 서비스 등 다양한 교통 및 지역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엊그제 국토부가 2011년 5월 개발에 착수한 한국
폐교위기까지 몰렸던 양평 정배분교의 본교 재승격은 그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의 헌신적인 노력이 빚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많은 초등학교가 학생수 급감으로 본교에서 분교로 축소됐다가 폐교의 길을 걸었다. 도시로 인구가 유입되고 있는 농어촌인 경우 그 현상은 더욱 심하다. 읍·면 단위로 내려갈수록 통·폐합 대상 학교도 많아진다. 학생들이 떠나고 학교가 문을 닫으면 당연히 마을 자체는 급속히 활력을 잃게 된다. 이런 점에서 정배분교의 본교 재승격은 지역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여 의미가 남다르다. 이 학교는 1948년 개교했지만 매년 사람들이 도시로 떠나면서 학생수가 25명 이하로까지 줄어 1996년 서종초등학교 정배분교가 됐다. 이 학교가 폐교 위기에서 탈출할 전기를 마련한 것은 2000년 초반, 서종면에 둥지를 튼 예술인들과 학부모, 지역주민, 교사들이 힘을 합치면서부터였다. ‘학교를 지키자’는 데 뜻을 모은 이들은 20명 남짓의 아이들을 데리고 음악회와 장터를 열고, 블로그를 만들어 정배분교의 존재 이유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동시에 기존의 초등 교과 과정을 충실하게 진행하면서 자신들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여
마을기업은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지역 특화자원과 자연자원을 활용해 소득을 높이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안전행정부가 2010년부터 추진해 온 사업이다. 소득과 일자리 창출이 주목적이긴 하지만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점점 각박해져 가는 지역공동체를 되살린다는 의미에서 권장할만한 사업이다.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려면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렇게 설립한 마을기업은 현재 전국적으로 1천24개가 운영되고 있는데 작년에 6천533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49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한다. 대기업의 매출과 비교하면 얼마 안 되는 금액일 수도 있지만 마을 이웃사촌들과 함께 정과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 효과는 크다. 마을기업에서는 그야말로 나쁜 짓 빼고는 뭐든지 할 수 있다. 주민 스스로 문화행사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으며 솜씨 좋은 주민을 중심으로 지역 특산품이나 식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여행, 육아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기획할 수 있다. 벽화마을로 널리 알려진 경남 통영시 ‘동피랑’ 80가구 주민들은 마을기업 생활협동조합 ‘동피랑 사람들’을 만들었다. 이 마을기업은 전국 관광지 어디서나 살 수 있는 중국산 관광상품이 아니라 오직 동
한국경제는 그 동안 선진국 기술을 모방하며 열심히 따라가는 fast follower 전략으로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여는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이제 우리는 선진국의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소망한다. 이를 위해서는 창의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로 신제품을 개발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first mover가 되어야만 선진국 경제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어갈 미래 동력을 찾기 위해 정부는 창조경제를 국가 운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했다. 이 같은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R&D 투자가 중요하다. 대기업은 나름대로 계획을 세우고 R&D 투자를 이어가지만, 중소기업은 계속되는 경기침체 등으로 기술개발 여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럴 때일수록 창조적인 R&D 투자는 계속돼야 한다. 정부의 R&D 지원은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가뭄의 단비와 같이 새로운 제품개발에 마중물이 되어 중소기업의 성장에 기여하고, 신규 고용창출과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중기청에서는 중소기업의 R&D…
장자는 ‘무릇 고니 같은 백조는 매일 목욕하지 않아도 희고 까마귀는 매일 검은 물을 들이지 않아도 검다’라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말로 江山易改 本性難移(강산이개 본성난이)라 하여 ‘강산은 변해도 사람의 본성은 쉽게 변하지 않음’을 비유하고 있다. 고전에 鴻鵠之志(홍곡지지)란 말이 있다. 원대한 포부나 뜻을 말하는데 鴻은 기러기, 鵠은 고니로 모두가 큰 새로 鴻儒(큰 선비), 鴻博(학식이 매우 넓고 많음)을 가리키고 鵠은 목이 길고 유난히 희므로 鵠望(고니처럼 긴 목으로 바라봄), 鵠髮(백발)로 쓰이고 있다. 고대부터 고니는 학과 더불어 신비롭고 상서로운 새로 여겼고, 하늘을 나는 새라하여 天鵝(천아)라 하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날지 않고 연못에 산다하여 池鵝(지아)라고 부르고 있다. 書聖(서성) 王羲之(왕희지)는 거위를 가장 좋아했다. 山陰(산음) 땅 어느 도사가 거위를 키우고 있었는데 찾아가 ‘어떻게 하면 거위를 줄 수가 있느냐’고 물으니 천하에 유명한 왕희지를 알아본 도사는 ‘荒庭經(황정경)이라는 글을 써주면 주겠다’ 하니 그 자리에서 단숨에 글을 써주고 거위를 갖고 돌아온 故事(고사)가 너무나도 유명하다. 사람의 마음이나 본성이 검은 것은 아니나…
이상한 일이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최소 6개월은 야당이 여당을 봐주고 조그만 흠결은 그냥 넘기는 밀월기간이 박근혜정부에는 없었다. 이런 면에서 박근혜정부는 운이 안 좋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현재까지 여야 간에는 상생적 조치가 없었고 사사건건 부딪히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다른 정부와 달리 야당에 밉보여서도 아니고 지금의 야당이 특별히 전투력이 강하고 시비걸기를 좋아해서도 아니다. 현재의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해서는 지난 반년간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라진 밀월의 중심에는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 직원의 댓글을 통한 선거개입이 있다. 그러한 의혹이 없었더라면 지금처럼 꼬인 정국과 야야 대치국면은 없을 것이다. 국정원 대선 개입은 대단히 중요한 사건이지만 박 대통령의 정통성 문제와 상관없다. 박 대통령이 밝혔듯이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 본인은 국정원의 도움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국정원이 골방에서 작업하는 인터넷 상의 댓글로 국민들이 영향을 받고 박근혜 후보에게 과연 몇 표나 더해줬을까도 의문이다. 문제는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작업이 폭로되고 국정원과 서울경찰청장이 수사에 개입하면서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으로도 국정원이 축소수사를 압박하
미생물학자들은 생물을 세 개의 영역으로 나누는데 고세균, 세균 그리고 진핵생물 영역이다. 진핵생물에는 우리가 잘 아는 동물, 식물, 그리고 곰팡이와 같은 진균이 있다. 이러한 고세균, 세균 및 진균을 미생물이라 한다. 그러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버섯은 어디에 속할까. 일반적으로 버섯은 우산모양 등의 자실체를 육안으로 식별할 만큼 크게 형성하는 미생물 무리를 일컫는다. 즉, 버섯은 미생물이며 미생물 중에서도 곰팡이에 속한다. 식물은 물에 녹는 양분을 흡수하거나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한다. 그러나 미생물은 효소로 유기물을 분해해 양분을 흡수하는데 버섯은 미생물이기 때문에 식물과 달리 유기물을 분해 흡수하며 살아간다. 우리가 등산을 하거나 조금 한적한 시골거리를 걷다보면 죽은 나무 표면에 다양한 버섯이 자라 나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버섯이 뿌리와 같은 균사를 나무 안으로 내리고 효소로 나무를 분해해 나무속에 들어있는 양분을 흡수하는 것이다. 이러한 균사가 나무 안에 들어있기 때문에 나무에서 버섯을 따내도 새로운 버섯이 계속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먹는 버섯은 어떻게 재배될까. 바로 이런 미생물의 분해능력을 이용해서 재배한다. 버섯재배에 주로
명함의 사전적 의미는 성명, 주소, 직업, 신분 따위를 적은 네모난 종이쪽. 흔히 처음 만난 사람에게 자신의 신상을 알리기 위해 건네준다고 되어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진다. 길을 가면서 모임장소에서, 아니면 여행지에서 낯설거나 낯익은 사람을 만난다. 꼭 기억해야 할 사람을 기억하지 못해서 민망하기도 하고, 상대방은 반갑게 이름을 불러주는데 아무리 기억해내려 애써도 도무지 떠오르지 않는 친구를 멋쩍은 웃음으로 얼버무린 적도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뜻밖의 사람이 나의 이름을 기억해 줄 때 서먹했던 관계가 사라지고 왠지 모를 신뢰가 생기기도 하는 것을 보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생각하게 된다. 얼마 전 문학 모임에 갔다. 몇 번 만났던 사람도 있었고 만난 적은 없지만 글로 익숙해져 초면이지만 구면인 듯 편안한 사람도 있었다. 서로 인사를 주고받으며 명함을 건넸다. 따로 본인 소개를 하지 않아도 명함을 통해서 그 사람의 직업과 직위 등 프로필을 대략을 알 수 있었고 주로 글로만 만나던 사람을 직접 만나는 즐거움 또한 컸다. 서로 명함을 주고받으며 근황을 묻고 문학에 대한 대화가 쉼 없이 이어졌다. 명
우연히 EBS <지식채널-e>에서 ‘소시오패스’라는 흥미로운 개념을 접했다. 소시오패스는 한마디로,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어떤 짓도 서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심리학자 마사 스타우트는 인구의 4%가량이 소시오패스라고 주장한다. 소시오패스는 사이코패스보다 훨씬 무섭다. 사이코패스는 뇌 구조가 잘못돼 타인에게 공감할 능력이 전혀 없는 반면 소시오패스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도 알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할 능력도 있다. 눈물도 웃음도 있지만, 자신의 잘못을 당최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 언제나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믿는다. 소시오패스는 대체로 두뇌가 뛰어난 편이라고 한다. 머리는 좋고 양심엔 털이 났으니 상류층 인사나 유능한 직업인으로 성공하기 수월하다. 더구나 그들 보기에 거추장스러운 ‘양심’을 가진 보통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니 출세와 성공은 더욱 수월하다. 소시오패스는 항상 자신의 욕망과 야심을 실현할 ‘지배게임’에 몰두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악역 캐릭터가 바로 소시오패스다. 문제는 이렇게 정